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 맛, 음식, 요리, 사피엔스, 그리고 진화
조너선 실버타운 지음, 노승영 옮김 / 서해문집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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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조너선 실버타운 지음 노승영 옮김
원제 Dinner with Darwin
부제 맛, 요리, 음식, 사피엔스, 그리고 진화
처음에는 원제가 괜찮은데 한국 제목 왜 이래했다. 찾아보니 한국인 저자가 이미 다윈의 식탁이란 제목의 책을 십 여년 전 내버렸다. 원제대로 가면 짭퉁 느낌이 날까 걱정했나보다.
제목은 딱딱해졌지만 책 자체는 정말 재미있었다. 구성도 참신하고 저자의 유머감각, 번역자의 기지도 뛰어나다.
음식, 맛, 요리책을 가장한 진화생물학+유전학+고인류학 책이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먹는 여러 음식들의 기원을 살피며 인류의 진화와 요리의 발달이 다른 생물집단의 진화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이루어졌음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요리하는 인류와 동식물의 공진화랄까.

1.만찬 초청장
펜케이크의 세 재료-달걀, 밀, 우유-만으로도 진화의 산물을 접한다. 셋 모두 각 종이 후손을 먹이기 위해 고안한 이유식을 (기생충)인간이 훔쳐먹는 짓이다.
진화의 관점으로 달걀이 닭보다 먼저라 단언해서 놀랐다. 물에서 알을 낳지 않으면 마르는 양서류-양막과 그 안에 담긴 액체, 보호하는 다공성 껍질로 진화-파충류, 조류의 등장-이런 설명을 들으면 오 끄덕끄덕하게 된다.
밀 같은 씨앗 역시 아기 싹에게 먹일 영양소와 건조한 상황에서도 버틸 겉껍질을 식물이 개발한 결과다. (이전 이끼류 등 고식물의 포자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아니면 생장이 어려웠다.)
젖 역시 많은 양을 생산해 새끼동물을 키운다. 젖이 원래는 땀구멍의 일부였고 포유류로 넘어오는 중간단계 흔적이 단공류에게 남아있다. 요즘은 꼬맹이 젖을 먹이며 진화의 긴 세월을 체감한다.ㅋㅋ

2.요리하는 동물
인류의 기원 책을 먼저 본게 이 장 이해에 꽤 도움이 되었다. 인류 조상들을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부터 차례로 만찬에 초대하는 식의 전개가 재미있었다. 여러 고인류학의 발견이 과거 조상이 어떻게 동식물을 가공해 먹고 살았는지 보여준다. 치석을 가지고 먹은 것을 분석하는게 제일 신기했다. 내 이에 낀 치석을 보면 미래인들은 무얼 알아낼까.ㅋㅋ

3.조개-해변의 채집
역사시간에 선사시대 배울 때 조개무지가 대체 뭔 의미야 그냥 뭐 까먹고 버린 쓰레기장 아냐 했었다. 알고보니 조개 덕에 인류는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면서 해안선을 따라 지구 곳곳으로 이동해 퍼져나갈 수 있었다. 나중에 봉골레 파스타나 바지락 칼국수 먹을 땐 인류의 긴 여정을 떠올려봐야겠다.

4.빵-작물화
지구상에 가장 넓은 범위에서 경작되는 작물이 밀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도 열심히 밀을 퍼나른 인류와 너무도 다른 환경에 부단히 적응해 간 밀의 콜라보 덕이었다. 게다가 밀을 괴롭히는 병해도 계속 진화하고 거기에 대항해 밀도 진화해야 멸종하지 않는다. 러시아 과학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가 종자 채집을 위해 세계를 돌아다닌 여정은 정말 놀랍다. 정작 본인은 불쌍하게 스탈린 치하 감옥에서 굶어죽었다. 안타깝다.

5.수프-맛
아는 거 (MSG)나와서 좀 재미있었다. 번역자가 육수 대신 맛국물이란 말 쓴게 좋았다.
맛국물의 원리: 해조류의 글루탐산+말린 가다랑어의 이노신산 또는 버섯류의 구아닐산=감칠맛 폭탄 폭발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었다.
감칠맛 등 맛의 수용체를 열쇠와 자물쇠로 비유한 부분도 좋다.
“감칠맛 수용체는 한 개가 아니라 한 쌍의 단백질로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는데, 한 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개의 열쇠를 꽂았을 때 반응이 훨씬 강하게 일어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첫 번째 열쇠는 글루탐산이지만 두 번째는 두 가지 핵산 중 어느 것이든 괜찮다. 구아닐산은 익힌 채소와 진균에 많이 들어 있으며 이노신산은 동물성 성분에 들어 있다. 이런 재료를 익히거나 분해하거나 발효해 세포가 부서지면 핵산이 빠져나온다. 글루탐산에 핵산이 결합하면 글루탐산 하나일 때보다 식품의 영양학적 성질을 더 정확히 알려준다.”
“좋은 맛인 단맛, 짠맛, 감칠맛에게는 쓴맛과 신맛이라는 못생긴 자매가 있다. 쓴맛은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지는 맛으로, 식물로 만든 음식에서만 난다.”
“신기한 점은 쓴맛이라는 단 하나의 감각을 수없이 많은 화합물이 자극한다는 것이다. 단맛을 내는 분자는 몇십 개에 불과하고 감칠맛을 내는 분자는 몇 개밖에 안 되지만, 쓴맛을 감지하는 분자는 수천 개에 이른다. 그것은 식물 대부분이 독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므로 식물을 먹는 동물이 감지 능력을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열쇠와 자물쇠 비유를 다시 쓰자면, 쓴맛 세포에는 쓴맛을 자극하는 스물다섯 가지 자물쇠가 있으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활성화되면 쓴맛 경보가 뇌로 전달된다.”

6.생선-향미
생선 비린내 안 좋아해서 잘 안 먹는데 이 장을 읽고 나면 생선의 향과 식감의 복잡미묘함에 대해 궁금해져 생선 먹는 걸 다시 시도해 봐야 하나 싶다.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의 다섯 가지 기본 맛으로는 생선 향미의 다양한 단계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이는 향미가 다섯 가지 기본 맛에 냄새, 촉감(식감), 장면, 소리, 기억이 결합해 무한한 가능성을 선사하는 다중 감각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추를 베어 물 때처럼 입안의 통각 수용체조차도 향미에 한몫한다....
하지만 냄새는 인간 감각의 신데렐라여서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많은 이들에게 과소평가되고 비난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2000년도 더 전에 이렇게 썼다. “우리의 후각은 나머지 모든 생물보다 열등하며 우리의 나머지 모든 감각보다도 열등하다.” “
“쓴맛 수용체가 서른다섯 개 있어도 우리는 이 수용체들을 자극하는 다양한 화학 물질을 모두 같은 맛(쓴맛)으로 지각한다. 모든 쓴맛 수용체 세포는 하나의 선으로 뇌에 연결되어 ‘퉤퉤’라는 단 하나의 메시지만 전달하기 때문이다. 후각 수용체 세포는 이런 식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400개의 수용체 각각이 전용선을 따라 뇌에 연결된다. 이것은 전화선 서른다섯 개가 모두 소방서에 연결되어 ‘불이야!’라는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과 전화선 400개가 400명의 친구들에게 연결되어 각각의 선이 각각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진화의 관점에서 경보 시스템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후각은 음식과 섹스에 대해 훨씬 미묘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더 풍부한 전달 체계가 필요하다.”

7.고기-육식
길들임 증후군domestication syndrome-관련 도서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의 소설 《우주 가장자리에 세워진 레스토랑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은여우 길들이기

8.채소-다양성
“야생에서 식물과 천적의 진화적 관계는 군비 경쟁과 같다. 한쪽에서는 식물이 끊임없는 선택을 통해 방어 수단을 개선하고 다른 쪽에서는 적진의 곤충, 진균, 기타 초식 생물이 자연선택을 통해 식물의 방어 수단을 무력화한다. ...
“자, ‘여기’에서는, 보다시피, 계속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진화생물학에서 붉은 왕비 가설은 생물과 천적 사이의 진화적 군비 경쟁 때문에 양쪽 다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으면 멸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9.양념-자극
향신료(스파이스)를 다 양념으로 표기해놔서 낯설었다. 스파이스 로드=양념길. 맞는 말인데 어색해ㅋ 이 책 읽을 수록 대항해시대 게임 교역품 고증이 진짜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한 고기의 맛을 좋게 하려고 양념을 쓴다는 이론의 문제점은 양념이 이 용도로 그다지 쓸모가 없으며 강한 맛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염장, 건조, 훈연, 발효 등이 식품 보존에 훨씬 나은 방법일 뿐 아니라 널리 쓰이고 있다. 기후와 양념 소비의 상관관계에 대해 마크 트웨인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과학에는 매혹적인 면이 있으니, 사실을 눈곱만큼 투자하여 추측을 도매금으로 돌려받는다는 것이다.” 이 상관관계는 단순히 양념의 지리적 분포로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념의 원산지는 대체로 열대지역이니 말이다.”
“페퍼민트향과 스피어민트향의 차이는 효소 하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단 하나에서 비롯하지만, 그 효과는 철도 선로전환기 손잡이를 당겨 선로를 전환하는 것과 같다. 한 대립유전자는 페퍼민트향이 나도록 모노테르펜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다른 대립유전자는 스피어민트향이 나도록 조합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박하 같은 허브가 이토록 다양한 방어용 화합물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적 이유는 자연선택이 기존 메커니즘을 매만져 점진적으로 개량하기 때문이다. ...
두 번째 이유는 천적들이 모두 진화하는 상황에서 이들 모두를 맞닥뜨려야 할 때 여러 방어 수단을 가지고 융통성 있는 전략을 짜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
또 다른 이유는 저마다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스러운 화학 물질이 어떻게 해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 독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는 수용체는 위험을 막는 방어 체계의 제일선에 불과하다. 그 화학 물질에 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우리는 그 자극을 회피하기보다는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이 유익하고 자연선택에 의해 선호되는 이유는 “나한테 독 있어. 먹지 마!”라는 식물의 허풍에 속지 않으면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양이다. 작은 곤충이 독성 식물을 많이 먹으면 우리 같은 대형 동물이 같은 식물을 조금 먹는 것에 비해 몸무게당 더 많은 단위 독성에 노출된다. 그러므로 타임 잎을 먹는 곤충에게 해로운 것이 우리에게는 — 음식에 소량 넣었을 때 — 향미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육두구 같은 양념은 과용하면 독이 되기도 한다.”

10.후식-탐닉
달고 기름진 맛=탄수화물+지방=생명의 맛
그러니 디저트류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자연의 시장에서 당질 수액을 ‘운반하거나 훔치거나 예금하거나 쓸 수 있는 액체 화폐’라고 한다면 지방은 은행에 예금한  즉, 몸 안에 고이 간직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돈이다. 버터의 지방은 당에 비해 무게당 두 배의 열량을 낸다. 지방은 대다수 음식에 재료로 들어간다. 맛있는 후식의 요리법에 지방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지방은 그 자체로 맛있을 뿐 아니라, 많은 향미 분자가 지용성이어서 이것들이 후각 수용체에 전달되려면 지방이 필요하다.”
“과일은 식물의 유전자라는 귀중한 짐을 감싼 일회용 포장지다. 과일의 영양소는 택시비이고, 택시비를 챙기는 새와 박쥐와 영장류는 택시이며, (식물의 관점에서) 목적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확실한 장소다.”
“식품 섭취는 총체적 요인들이 세부 사항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과학적 현상이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메뉴와 식기의 디자인, 음식 이름, 접시 색깔, 유리잔 모양, 배경 음악, 실내조명 등 식당의 여러 요소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런 영향은 실제 음식의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기도 전에 작용한다”

11.치즈-낙농
치즈 엄청 좋아하는데 매우 다양한 미생물들이 공헌한 인공적 결과물이라는 게 새삼 놀라웠다.
“진화는 운명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점진적 과정이며 자연은 도약하지 않고 작은 단계를 누적해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이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점진성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으며 이를 자기 이론의 시금석으로 여겼다. “만약 현존하는 복잡한 기관이 무수히 연속적이고 미세한 변형에 의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내 이론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12.맥주와 포도-양조
미생물과 식물의 합작, 거기에 알코올에 중독되게 진화한 인간까지. 이 부분은 술 취한 식물학자 책에서 실컷 읽었다.
“헤로인 중독자는 양귀비·털애벌레 전쟁의 민간인 사상자다.”

13.잔치-사회
왜 나눠 먹는가? 남에게 음식을 왜 접대하는가?
엄마가 그렇게나 밥 먹어라! 소리치는 이유와 손님 오시면 상다리가 휘어지고 부러지는 이유를 과학으로 풀면 그럭저럭 이해가 된다.
음식을 나눠먹으면(차려주면) 주고 받는 쪽 모두 혈중 옥시토신 양이 증가한다. 식구, 밥은 사랑입니다.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양의 되먹임이 되어 밖으로 확장되는 나선마냥 증폭된다는데, 이것은 좋은 평판(명예)를 얻기 위함이라 설명한다. 이 부분레 포틀래치까지 들먹이지만 사실 여기는 거의 유일하게 납득 안 되는 부분이었다.
고기 속에 마트료시카처럼 또 고기 있는 음식을 고고기기, 칠면오닭리조 라고 번역한게 진짜 빵 터졌다.

14.미래의 식량
거창한 제목과 달리 뭔 퓨쳐리즘 터지는 분자요리나 인공고기 같은 건 안나온다. 식량 문제에 대한 현재 거의 유일한 답은 GMO같다. 저자의 GMO옹호에 동의한다. 모든 생명은 GMO다 같은 얄팍한 책 한 권 만으로 설명될 만큼 간단하다. 과학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팽배하는 불신, 환경과 건강 파괴, 생태계 교란 우려. 한 번 굳어진 신념들은 참 되돌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GM 식품은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았지만 비합리적 반대론이 해악을 끼친 것은 거의 분명하다. ...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농부들은 병충해에 저항력이 있는 GM 품종을 접할 기회를 차단당했다.
과학적 증거를 무시하는 것은 사람들의 삶과 환경에 피해를 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환경적 대의를 주창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표적을 겨냥한 선의의 캠페인으로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 과학적 증거를 무시하는 사람과 조직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
GM 작물의 문제는 네 가지 측면에서 진화와 관계가 있다. 첫째, 현재는 반대에 직면해 있지만 유전자 변형은 작물의 미래 진화를 좌우할 것이다. 식량의 진화는 이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다른 반대론자들이 라이너스만 한 도덕적 용기를 발휘해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할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우리가 수천 년 동안 길들이면서 유전적으로 변형한 동식물과 뚜렷이 구별되도록 GMO를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대론의 열기가 식어갈 것이다.28 그 이유는 GM이 진화적 문제인 두 번째 측면으로 연결된다. 자연은 그 자체로 원조 유전 공학자다...
GM이 진화적 사안인 세 번째 이유는 자연선택이 대부분의 기술을 이미 진화시키고 검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GM 기술을 쓰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따르는 것이다. ..
GM 기술은 자연적이고 검증되었지만, 그 막강한 힘에 안주하거나 이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GM이 진화적 사안인 네 번째 이유로 이어진다. 해충은 자신을 구제하려고 설계된 GM 기술에 저항성을 진화시킬 수 있다. 
...
GM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동식물 육종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은 GM이 여느 육종 기술보다 본질적으로 더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저자의 늙는다는 건 우주의 일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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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5-15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알차다..... 당했어. 난 이제 오늘 이거 빌려온다......

그나저나 대항해시대는 글자만 봐도 또 하고 싶엉ㅅ!!

syo 2019-05-15 10:00   좋아요 1 | URL
앗... 싶엉ㅅ!! 는 시펑스가 아니라 싶어요!!의 오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05-15 10:02   좋아요 0 | URL
이 책 전 좋았어요ㅋㅋㅋ 대항해시대 나도 또 하고 싶엉ㅅ!! ㅋㅋㅋㅋㅋㅋㅋ(전 의도적 오타입니다)

syo 2019-05-15 10:04   좋아요 1 | URL
내가 낸 오타지만 시펑스 좀 귀엽네요....😳

반유행열반인 2019-05-15 10:06   좋아요 0 | URL
거의 완벽에 가까운 syo님이라 스스로의 자그마한 실수에 귀여움을 느끼는군요

syo 2019-05-15 10:06   좋아요 1 | URL
아 이분 또 이러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드셨어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19-05-15 10:13   좋아요 0 | URL
adore나 worship 이랑 거리가 먼 인간이지만 syo와 그의 글은 언제나 adorable 하잖아요(써 보고 싶었어 보그멍청체)

syo 2019-05-15 10:16   좋아요 1 | URL
열반인님의 몰아세우기란 정말 막강합니다. 폭풍칭찬이라서 그나마 다행이지, 열반인님을 적으로 만난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오금오금 저리네요..... 우리 절대 싸우지 마요. 제발요 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19-05-15 10:19   좋아요 0 | URL
저는 생각보다 퇴마(?)하기 쉬운 부류라 걱정 놓으셔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예의 없이 굴어도 너그러이 봐 주시고 이 어두운 곳에도 친히 들러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syo 2019-05-15 10:2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누가 예의없대요. 예의와 재미의 총합을 최대화하는 열반인님의 밸런싱 역량에 늘 감탄합니다.

내가 ‘친히‘ 이거 못 찾아낼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2 - 태평천국 라이징 본격 한중일 세계사 2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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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사회책 역사책에선 몇 줄로 훑고 지나치던 태평천국, 거의 반 권 할애해서 풀어 놓았다. 잘 몰랐던 조직 성격, 전투 과정, 나름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청군, 태평천국군 어떤 놈이 더 (덜) 나쁜 놈인가 고민했는데 아무리 봐도 민중한테는 두 놈들 다 악이었다. (이거 뭐 차악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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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5-12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요즘 저도 이것과 저것을 읽고 있는데, 열반인님도 이것과 저것을 읽고 계시는군요!!

반유행열반인 2019-05-13 07:30   좋아요 0 | URL
역사만화 그리는 사람들 상 줘야 되요ㅎㅎ제가 진도가 한참 느리죠?ㅋㅋ실록만화는 벌써 15권 보시던데!

syo 2019-05-13 09:42   좋아요 1 | URL
잘하면 이달 안에 실록 20권, 한중일 5권 다 읽을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러고 나면 또 박시백 선생님 신작도 있고, 고우영 선생님 18사략도 있고...... 아 신나는 만화세상 예에에....

반유행열반인 2019-05-13 10:01   좋아요 0 | URL
한중일은 중고책이 나와야 하나씩 보는 중인데 저도 도서관엘 가볼까요ㅋ 십팔사략은 (아마도) 다 봤어요. 고우영 삼국지, 초한지도 넘나 신나죠. 신나는 만화 세상 예~!(아 그런데 제가 첫 시험 준비할 때 김성모 만화 하루 이삼십권 씩 보다 재수생이 되었다죠...학습만화 봤음 합리화라도 할텐데...또르르...)

syo 2019-05-13 10:42   좋아요 1 | URL
김! 성! 모!

syo 2019-05-12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것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 세종.문종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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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니 이렇게 재미있다니..한 권으로 읽는 실록 보고서 만화로 보니 술술 읽힌다. 만화만 너무 봐서 다른 책을 안 보니 쉬엄쉬엄 읽어야지. 1,2권이 제일 재미있었고 뒤로는 살짝 맥이 빠졌다. 드라마 정도전 봤던 생각도 났다. 4권은 세종! 감사합니다! 한글 만드신 덕에 이런 재미난 책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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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5-12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것
 
엄마들
마영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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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6 마영신
 엄마도 여자고 사람이야. 내 어머니 이야기가 좀 더 윗 세대 엄마들 이야기라면 그 엄마들의 딸이면서 우리 세대의 엄마들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좀 더 적나라한 게 김성모 만화 생각난다. 사는 건 참 별 거 없고 구질구질하고 그깟 남자 없으면 어때 하고 싶어도 사람 맘이 맘대로 되냐. 이런 엄마도 있고 저런 엄마도 있고 다양한 인생이 있다. 해로하고 사이좋게 늙는 부부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는 거니 쓸쓸한 마음이다. 이 만화책엔 전부 결혼 생활 뿐 아니라 연애까지 실패인 아줌마들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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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함과 더러움 - 청결과 위생의 문화사
조르주 비가렐로 지음, 정재곤 옮김 / 돌베개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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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90506 조르주 비가렐로

손을 자주 씻는 편이다. 편집증적 수준임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매일 목욕을 하거나 머리를 감는 건 아니다. 그냥 손만 엄청 닦고 손으로 입이나 얼굴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중고책을 사면 육면체의 온 면을 물티슈로 박박 닦는다. 종이 한 장씩은 닦아 낼 수 없는 걸 애석해 하면서. (그럴거면 새 책을 사란 말야.)
이 책에 나온대로라면 내가 강박적으로 가진 위생관념은 19세기 이후에야 등장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편집증 중 결벽증은 없었을까? 확인하진 못 했지만 없었을지도 모른다.

중세까지 목욕탕, 한증막이 있었지만 위생을 위한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목욕은 곁다리고 쾌락과 범죄의 장처럼 여겨졌다.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이런 장소들은 대부분 폐쇄된다.
16-17세기 무렵에는 물 목욕은 위생과 상관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페스트 이후 물이 몸을 병들게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대신 사람들은 옷에 닿는 내의를 자주 갈아입어 청결을 유지하려 한다. 물로 안 씻었다 해서 청결에 무심했던 게 아니라 옷이 몸을 세척한다 믿었다. 이 시기의 청결은 겉으로 보이는 옷의 새것 같음, 단정함, 깨끗함으로 판단된다.
18세기 후반에는 차가운 물 목욕이 신체를 단련한다는 믿음이 유행한다. 주변을 깨끗이 하고 거리를 물청소하고 옷을 자주 갈아입는 노력도 하기 시작한다. 과학이 조금씩 발전하면서 물이 몸을 약하게 만든다는 믿음이 약해진다.
19세기에는 국가 주도로 공중목욕탕을 만들고 위생학이 발달하고 상하수도 시설도 본격 정비한다. 미생물에 대해 알게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병을 일으킨다는 공포를 가지고 물이 미생물을 씻어낼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계몽적인 방식으로 목욕하는 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부유층은 수많은 내의를 소유하고, 호화로운 목욕탕, 욕조, 수도시설을 갖추거나 비싼 요금을 내는 공중목욕탕을 이용하는 등 당대 청결 관념에 맞는 물질이나 서비스를 누렸다. 반면 빈민층은 청결에 반하는 생활을 지탄 받거나 계몽의 대상이 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공중 목욕시설, 적은 비용으로 여러 사람을 씻길 수 있는 샤워 시설의 첫 실험대상?이 되는 등 위생 면에서 소외되었다.

저자가 프랑스 역사학자라 참고 사료가 대부분 프랑스사에 한정되고 일부 영국 등 주변 국가 사례를 참고한 수준이다. 시대도 중세 이후부터 19세기까지로 국한되어 있다. 그렇지만 위생, 청결, 깨끗함이라는 개념 하나를 가지고 온갖 사료를 뒤져 시대별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나름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방안들을 방대하게 정리해 놓은 게 놀랍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개념, 어휘들이 시대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하고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을 반영하고 계속 변해왔다는 걸 새삼 또 확인했다.

우리나라도 특정 시대별로 위생, 목욕 등에 대해 정리한 연구가 있는지 궁금하다. 재미있을 것 같다. 멀리 못 가면 현대사 속 목욕탕의 변천사라도.검색해보니 온라인 서점에 목욕의 역사에 대한 책은 단 세 권, 그 중 두 권은 같은 캐나다인 저자가 쓴 것이고, 한 권은 한국온천에 대해 일본인이 쓴 책이다. 둘다 뭔가 특이하다.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신문기사 아카이브 같은 거 뒤져서 한국 대중탕의 역사 -흥망성쇄를 책으로 써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안 팔릴 것 같으니 안 쓰는 거겠지?)
위생사에 대한 책은 주로 의료 쪽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청결에 대한 것은 다소 관념적이라 객관적 기술이 어려울 법도 하다. 당장 조르주 비가렐로도 사료뿐 아니라 온갖 당대 프랑스 소설에서 사람들의 인식과 생활 습관을 유추한 부분이 많다. 조선인들 더럽다 하는 서구인, 일본인 관점의 기술은 많은데 우리 조상들 스스로는 깨끗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유지했는지 궁금하다. 이것도 누가 좀 써 주면 좋겠다. 어렵고 안 팔리겠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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