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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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국 붕괴 연출이 좋았다. 낙킹온헤븐스도어에 마르크스 일침, 예레미아서가 어우러진..굽시님 폭망하는 묵시록 상황을 참 잘 그림ㅋ일본은 천황과 막부 대립에 양이하냐 마냐 하는 내전 수준 권력 암투보고 있으니 혈압오름..미친놈들아 그만 싸워..저런 놈들 옆에 사니 우리까지 험한 꼴 겪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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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4 - 태평천국 Downfall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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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권은 조선 연대기 빼고는 다시 중국 이야기다. 2차 아편전쟁 치르고 서양과 중국이 베이징 조약 맺고 태평천국은 꺼질 듯 말듯 아직 안 망함....5권가야 망한다고...지나온 일 재미거리로 보는 우리야 전쟁이 지루하네 마네 하지만 직접 전란 겪은 당시 사람들의 개개 삶은 얼마나 비참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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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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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6 김영하
책꽂이를 하나 더 들였다. 120센티 폭에 4단짜리. 겨우 비운 벽에 딱 맞는 크기를 찾는게 쉽지 않았지만 찾았다. 처음 보는 중소기업 브랜드에 상품평도 없어 불안했고 배송도 열흘 걸렸다.
막상 받으니 혹시는 역시, 들뜬 필름지, 선반과 칸막이 사이의 넓은 틈, 맨 아랫단 레일 없이 나무조각으로 대충 끼워 맞춘 서랍과 도어의 날카롭고 위험한 마감까지 대실망이었다. 14개월짜리는 왜 이렇게 위험한 것만 골라 쉬이 서랍을 빼 내던지고 도어를 열었다 닫았다 하며 상처날 확률을 높이는지. 반품을 고민하다 물티슈를 열 장쯤 뽑아 톱밥 먼지를 닦고 그냥 쓰기로 했다.
이제 집 안을 차지한 책꽂이의 가로폭이 10미터를 돌파했다. 이렇게 말하면 엄청 넓거나 다층의 집에 사는 것 같지만 그냥 평범하고 크지 않은 아파트다. 책꽂이 종류와 높이가 2단부터 5단까지 다양하고 소파 뒤에 대충 포개진 부분이나 베란다에 놓인 책장도 있다.
내가 7살 때 산 어린이 그리스신화나 97년 밍크 같은 건 좀 버려야 하는데. 책도 아닌 상장이니 일기니 플레이어도 없는 기스난 LP판 뭉치니 초딩 때 낙서한 연습장은 왜 꽂아두는 건데. 구성원의 집단적 저장 강박증의 결과 결국 이중으로 꽂히고 가로로 눕힌 채 쌓인 책들의 해결책은 책꽂이를 더 사는 쪽으로….
새 책꽂이는 일종의 판테온?처럼 내가 내 돈 주고 산 2권 이상의 저자들로 채우기 시작했다. 센터는 마땅히 토지 빼고 단일 작가 최다 보유-열다섯 권을 십 수년 간 차곡차곡 모은 밀란 쿤데라 영감님께 바쳐야 마땅했지만 이미 영감님의 고정석이 있는 마당에 노구를 함부로 옮길 수는 없었다. (더구나 새 책꽂이가 더 싸구려에 구리다고…)
그래서 판테온의 영광은...작년 출산 이후 충동적으로 쓸어모은 소설책 작가들에게 우선으로 돌아갔다.
4월에 꼬맹이 낳고 5월쯤 정신을 차리니 애기 낳기 전 다 읽으려다 못 본 책에 눈이 갔다.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이게 태교용으로 적합하긴 한거냐...어쨌든 새벽 수유 때 노란 전구불 켜고 멍 때리거나 스마트폰 붙잡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읽자 싶어 읽기 시작했다. 수유 의자 앞에 간이책상과 독서대 올리고, 읽고, 중고책 쇼핑하고, 반복했다. 하루에 열 번 가까이, 총 서너시간 젖을 먹이니 강제 독서, 거기에 애기가 푹 자주면 추가 자유시간까지. 최고였다. 읽다 말다 하다보니 주로 가벼운 소설이 잘 읽혔다.
그래서 잔뜩 모인 김영하의 소설책 열 한 권을 고이 책장 꼭대기에 모신다. 그래도 첫 칸 자리가 남으니...읽지 않고 모아둔 필립 로스 할배 책 다섯 권을 채우니 얼추 맞군.
맨 아래 두 칸에는 역시 열 몇 권씩 읽은 장강명과 구병모의 소설책들을 나란히 꽂는다. 구병모 소설이 어정쩡하게 두 권 남아서 그 옆에 박경리,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귄, 아직 읽지 않은 할머니 여류 작가들을 모셔 본다.
자리가 너무 많이 남아서, 김애란, 정유정 책들도 멀쩡이 있던 자리에서 이주하고, 결국 작년 재작년에 산 젊은 한국소설가들 책도 다 꽂고, 이런저런 과학책들도, 만화책도, 센터에는 인류 존재의 기원을 짚어간 아직 안 읽은게 대부분인 두꺼운 명저들도 모셔온다.
첫인상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한참 만에 책 정리를 하고 가지런해진 거실 풍경을 보니 기분이 흡족해졌다. 기존 책장들도 나름 읽은 책, 안 읽은 책, 내 맘대로 세운 분류 기준대로 정리를 하니 책 찾기가 쉬워졌다. 하나 더 깨달은 점은 앞으로 십 년간 책을 한 권도 안 사도 집에 있는 안 읽은 책들을 아마 다 못 읽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만 사고 좀 읽자.

일기가 기네. 꽂아둔 책들을 보니 읽고 싶은게 너무 많았지만 결국 종이책 대신 전자책으로 김영하 신간을 봤다.(뭐야 쓸데 없는 빌드업…) 이 두께를 이 값주고 너무하다는 평을 들은 책일수록 빌려보면 더 이득인 기분이다. 더구나 짧은 책을 읽고 싶었다. 내가 소설 열 권이나 읽은 작가면 못할 소리도 많이 했지만 나름 (나혼자)친한 기분이라 펼치기 편하잖아.
제목은 여행의 이유-지만 여행기는 거의 없다. 여행 그 자체에 대한 단상과, 여행과 유사한 인생과 소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주로 쓰여 있다. 여행기를 기대하지 않고 작가 노트다 생각하고 보면 배신감이 덜 들 것이다. 읽었던, 혹은 아직 읽지 않은 작가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야기를 여기서 접하니 생각보다 좋았다. 여행에서의 신뢰-환대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이 들었다. 여행의 이유는 저마다 다를테지만 작가는 이래서 여행을 하는구나, 낯선 곳 호텔의 정돈된 느낌, 거부되지 않고 받아들여지는 것, 어린 시절 잦은 이주의 경험 등이 어우러져 있구나 싶었다. 그런 이야기 와중에 소설이 구성되고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도 좋았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밖에 나갈까 말까 하며 살고 있다. 그래도 내가 했던 여행들, 내가 갔던 곳들을 가끔 떠올린다. 책장 정리하다 온갖 여행지에서 모은 팜플렛이며 티켓이며 하는 뭉치들을 뽑아내 다른 곳으로 몰아 놓았다. 항상 같이 하는 사람이 있는 여행이었다. 내 계획대로 따라주고 내 대신 외국어를 해주고 오만 성질 투정 변덕 다 받아준 사람. 한 사람만 있다면 어디라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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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123q34 2020-10-0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알림울려서 죄송해요.. 답댓이 없어도 실망하지 않아요!(진지..) 조용히 읽고만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기 힘든 것들도 있어서..ㅋㅋ 리뷰를 가장한 일기를 가장한 에세이를 가장한 애정고백이었다니.. 대충격.. 혹시는 역시라는 말이 너무 좋아서 머릿속에 잘 저장해두고.. 처음엔 못난이였지만 역시 좋은 걸로 채우고 예뻐졌다니 다행이야~ 역시 인생이란 그런거지~ 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런 뜻이 아니라서 또 충격.. 어쨌거나 지금쯤 또 자리가 부족해지셨겠죠... 힘내자구요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0-08 15:02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글로 제 인생을 재구성하고 계신가요? 저는 빈곳 부족한 곳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link123q34 2020-10-08 1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가 많아서 신나서 오늘 제가 읽어본 책들 이야기를 엄청 구경했어요 슬프게도 몇권 안됐지만..ㅋㅋ 사실 읽으면서 제인생을 생각해보고 있었어요.. 못난이 책장도 역시 좋은 걸로 채워보면 그래도 좀 괜찮아지는구나.. 좋은 걸 몸과 머리에 더 담아보아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책장보다는 그냥 책장은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하고 어수선했던게 정리가 되어 전체적으로 말끔해진 분위기인거 같아서 역시 못난이는 다른 걸 담아봐도 못난이인것인가.. 싶어서 나는 왜 이걸 저렇게 입력했나 싶더라고요.. 일상이야기인데 혼자 저렇게 읽었구나~ 싶고..ㅋㅋ 자리부족은 책장에 대해서... 저도 늘 만성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요.. 충만한 일상중에 글도 많이 써주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8 18:37   좋아요 1 | URL
고생 많으셨습니다. 링크님의 글도 기대합니다 ㅎㅎㅎ제가 쓴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펼쳐가시니 잘 읽고 잘쓰시는 분이겠구나 먼저 짐작합니다 ㅋㅋㅋㅋ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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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임승수
영업?된 김에 전자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봤다. 오 일단 신기하게도 뭔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분명 전에 봤던 얘기야 하는 느낌... 강사와 학생이 문답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식이 많이 나오고 말도 충분히 풀려 있지 않아 어려웠다. 읽으면서 이 더운데 왜 이걸 읽고 있지...재미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고...역시 쉬운 길은 없다. 고전을 압축해서 한 권으로 해결하겠다 자체가 과한 욕심이지. 조금 더 두꺼워도 이진경의 자본을 넘어선 자본을 다시 읽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마르크스와 자본을 제대로 알고 싶은 절실함이 없었다. 
휴직 직전에 자유학기 프로그램에 노동 인권 교육 강좌를 열었다. 연수 하나 듣고 청소년 도서 몇 권이랑 열심히 수집한 교육 자료들이랑 안 되면 웹툰 드라마 송곳 미생 몇 편 아니면 영화 카트 틀어주지 이게 내가 설명하는 거보다 나을 걸 하는 안일함이 있었다. 이런저런 활동을 꾸리기도 했지만 사실 실패한 것 같다. 아이들은 현재 상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아무래도 약자이다 보니 법이 보호하는 노동자의 권리에 약간 관심을 갖긴 했지만, 미래에는 자신이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아니 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 자영업자가 되어 고용주 입장이 되더라도 지켜야 할 일이라는 말도 안 통했다. 그저 돈 많이 벌고 싶다, 건물주 되고 싶다, 유튜버 할 건데 관련 없지 않나 하는 쪽은 낙관적이라 해야 하나. 나도 본질은 노동자이지만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면 욕을 얻어 먹는 특수 위치에다 법으로 인정 받는 노동조합도 없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한계도 알아야 하지만 그전에 아직은 건재한 자본주의 안에서 살아남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나도 잘 모른다. 그저 잘 지켜지지 않는 법에 호소하는 방법, 제대로된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증거 남겨서 꼬투리 안 잡히는 법, 떼인 돈 갚으라고 내용 증명 보내는 법 같은 잔챙이 지식이나 나눠주고. 그나마도 어린애들은 소화를 못하고...무력감만 엄습한다. 
원숭이도 이해하는~이런 제목 도발적이라 싫어한다. 이래도 안 볼거야? 넌 이해 안 되냐? 하고 안 보고 못 알아 듣는 사람 탓하는 것 같아서. 만국의 노동자들을 각성시키고 단결하게 하려면 조금 더 친절하고 조금 더 쉬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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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6-25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원숭이 전도사가 잘못했네.....

<자본론>은 자체가 수식과 도식이 등장하는 정치경제학 서적이라 제아무리 원숭이라 한들 쉽게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원숭이 추천시에는 공산당선언-마르크스사상-자본론 순서로 읽기를 추천드립니다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겠군요.

콕 찝어 ‘자본론‘에 관해서라면 고병권 선생님의 12권짜리 자본 강의가 출간 중에 있습니다. 강의록 형식이라 친절하지요.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 자본론 번역의 양대산맥인 김수행 선생님과 강신준 선생님의 1권짜리 자본론 강의 책도 있습니다. 역시 수식은 피해갈 수 없지만, 진지하게 읽기에는 원숭이가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 있지요.

이외에도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이랄지, 이남석 선생님의 ‘마르크스씨,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죠?‘ 같은 것들이 아이들 수준에서 읽을 수 있는 입문서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06-25 21:29   좋아요 0 | URL
역시 전문가의 손길!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보고 참 쉽네! 하는 걸 보니 역시 문제는 절실함이 없을 때 혹시나 쉬운 길이? 하고 안일하게 펼친 제 자신입니다. 언젠가 자본이 나와 가족을 짓눌러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때 추천 마법사 syo님의 엄선 목록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당장은...알라딘 전자도서관 신간 업데이트 된 거 신나서 만화책 보러 갈래요.ㅎㅎㅎ (아 부끄러워라 재미만 좇는 무지성 무사고 무지렁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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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마이클 부스

제목이랑 북유럽에 대한 책이라는 정보만 접했다. 컵에 물이 절반 있다면- 나같은 놈들은 당연히 이 책 제목을 보고 ‘완벽하지 않다는 소리네. 뭐라고 깔까’ 기대했을 것이다. 남들도 그랬을까? 휘게 욜로 북유럽 갬성의 완벽한 멋쟁이들 이야기겠지? 하고 읽은 사람들은 무례하고 까불어대는 영국인 기자의 이상한 영국식 농담에 짜증났을 것도 같다. 나도 처음엔 짜증났다. 덴마크 살면서 온갖 좋은 이웃 동네 다 둘러보는 주제에 뭘 그리 빈정대는거야 배부른 놈이… 그래도 읽다보니 정도 들고 북유럽 국가들의 차이점과 디테일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게 해줘서 다 읽을 쯤엔 작가와 헤어지는게 아쉬웠다. 후속작으로 한중일 둘러보고 비슷한 빈정거림으로 한 편 써주면 좋겠는데 그랬다간 상하이 어느 으슥한 구석에서 칼침 맞을테니 안 하겠지?

1.덴마크
-읽기 전 내가 알던 덴마크: 덴마크 우유(상표만 그렇고 국내산 원유 쓴 유제품 파는 브랜드. 티라미수 요구르트 솔직히 충격이었어..), 베이컨, 안데르센. 끝.
-읽은 후: 저자의 장모님의 나라라 이 책에서 대미를 장식한 스웨덴과 함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휘게, 얀펜의 법칙, 단체로 부르는 민요, 긴 휴가, 잠시 진지하게 아!내가 찾던 북유럽 천국은 스웨덴이 아니라 덴마크였나? 싶었지만 책을 읽을수록 차례로 아니네 내 천국은 핀란드네-아니네 노르웨이네-아니네 그냥 스웨덴이네-아니 어디에도 천국은 없다 그냥 한국에서 잘 버티자로 수렴되었다.
덴마크가 원래부터 지금처럼 작았던 게 아니라 이 나라 저나라에 영토 삥 뜯긴 걸 처음 알았다. 레고랜드에서도(아니 여기서 훨씬 더)레고는 비싸다는 것도...
북유럽 애들 다 그놈이 그놈 비슷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지들끼리 사이 안 좋고 헐뜯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들 간 차이는 책을 읽을 수록 조금씩 보였다.

2.핀란드
-읽기 전: 휘바휘바 자작나무 자일리톨, 핀란드의 교육은 말이죠…(자세한 건 모름. 엄친아 자랑은 귓등으로 듣기 마련…쳇), 악스트 3,4월호 읽으며 알게 된 사우나대회(와 사망 사건)
-읽은 후: 왠지 우중충하고 시골스러운 과묵한 나라가 왜 이리 좋으냐. 고스족 패션의 과묵한 청소년이 되어 헬싱키 뒷골목을 헤매고 싶다.
러시아와 씩씩하게 싸우고 버텨낸 우직함이 느껴진다.
학교 간 교육 격차 매우 낮음(우리도 이렇게 되려면 사립학교 다 국가가 사버리고 강남애들은 강북으로 강북애들은 강남으로 강제 배정해서 스까 놔야 될거야…), 석사 필수 우수한 교사진(끝내 논문 못 쓴 나새끼 반성), ‘민중의 촛불’이라니! 교사에 대한 신뢰와 지원은 부럽고도 아름답다.
아 산타 원조가 핀란드구나.(왜 몰랐지…) 여름에 산타 마을 가면 어떤 기분일까 저자와 저자의 자녀는 안다.

3.아이슬란드
-읽기 전: 에이야피야로쿨?화산? 지열발전, 온천, 경제폭망
-읽은 후: 북유럽인데 여기도 해당되나 했는데 노르웨이계가 세운 나라라 한다. 비슷한 바이킹 후예라도 빚잔치하고 배째라 하며 경제 폭망을 할 수 있다는, 북유럽의 흑화 버전을 이 나라에서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아이슬란드 사람들 이 책 제일 싫어할 것 같음)
얼음과 용암과 반지의 제왕 중간계 같은 자연환경은 가보고 싶고 궁금하기는 하다. (경제위기 여파로 환율 이 유리했다던데 지금은 회복 다 되서 다시 비쌀 듯...은 문제가 아니고 난 참 제주도 갈 돈도 없는게 문제)

4.노르웨이
-읽기 전: 조선 강국(지인 아들이 조선 전공하고 노르웨이 살러간 자랑 잔뜩 듣고 조금 부럽던…), 이명박 존경한다는 브레이비크라는 미친 살인마놈의 사악한 미소, 그놈이 갇힌 최고급 감옥, 연어! 엄청 큰 고등어!
-읽은 후: 신재생에너지 어쩌구해도 아직은 석유, 천연가스가 짱, 중동보다 자원 보유량이 더 많은 줄 이제 앎(교과서 자원 정보 리뉴얼이 너무 늦다.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다 대박났는데 아직도 석유만 나오면 OPEC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남미 타령..)
다문화사회에 대한 고민이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에서도 큰 화두 같다. 중국인 이슬람 혐오 댓글이 포털 기사 밑에 깔린거 보면 짜증났는데 이 동네는 아예 제대로 정치세력화 되는 듯… 정작 사고는 그런 극우차별주의자 백인들이 크게 치는데…
다문화 걱정하는 나라들이 대개 부자에 잘나가는 곳인거보면 우리나라도 인싸인 건가 약간 착각하게 되었다.
노르웨이 가서 바나나 껍질까고 생선 내장빼면 나도 먹고 살 걱정은 없을까 살짝 팔랑대는 마음도 들었다. 그치만 난 머리 까맣고 눈찢어지고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아시아인이니 가면 아랍인보다 더 무시당하겠지...나쁜 쉐끼덜…

5.스웨덴
-읽기 전: 요나스요나손의 소설들, 스티그라르손과 다비드 아저씨의 밀레니엄 시리즈(리스베트!!미카엘!!), 누미 라파스 처음엔 못생긴 거 같았는데 정들었어, 이케아 DIY 책꽂이는 다시는 사지 않겠다...등등 비교적 호감도 높고 인지도도 높은 동시에 복지국가의 문제와 한계 또한 생각해 보게 만든 나라였다.
-읽은 후: 이 책은 이 장을 위해 쓴 게 아닌가 싶게 스웨덴을 까려고 애쓰는 척하나 사실은 부러워 뒤지겠다 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수전 손택이 스웨덴 까는 글 인용한게 진짜 웃겼다. 까는 사람이 너무 치졸한 느낌 들 수 밖에 없는 투덜거림 같아서. (거의 완벽한-이란 수식어와 주변 국의 샘내는 게 오히려 더 부각되는 듯)
엘레베이터 다른 사람이랑 같이 타느니 계단으로 가고 만다-하는 건 내 얘기인 줄 알았다. 나 스웨데시? 거기 가면 내친구들 만나는 거야? 근데 어깨빵은 아주 싫어하는데. 감당 안 될 듯.
이 책의 백미는 저자놈이 실험이랍시고 온갖 비매너로 스웨덴 사람들 괴롭히는 부분이다. 빨간 불에 길 건너는 건 약과고, 박물관에서 쩝쩝대며 과자랑 콜라먹고, 젤리 먹는 아줌마 앞에서 먹고 싶어요 하듯 얼굴 찌푸리고-옆에서 봤으면 진짜 때려줬을 것 같다. 더 충격적인 건 스웨덴 사람들 중에 그런 상황에서 얘를 때려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보살의 나라인가...내가 가서 진상 피워도 받아줄까...
완벽한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는 듯 하나 실은 그로 인해 국가의 통제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건 리스베트와 고자된 100세 할아버지 입을 빌어 많이 듣던 소리였다. 그럼에도 진정 자율성을 얻기 위해 가족이나 타인 아닌 국가에 기댄다는 주장은 자꾸 팔랑거리고 기꺼이 소득 절반을 바치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아시아인인 나는 받아들여지더라도 말뫼 슬럼가에서 쥐꼬리같은 사회보장과 감시를 동시에 받으며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클거야...안 가 퉤퉤

-에필로그에서 북유럽의 행복 공통 요건으로 삶의 자율성을 꼽았다. 아무리 까댄 들 지상천국에 그나마 가까운 곳이 이곳이고 자본으로 인한 문제의 열쇠도 이곳에 있다고 했다. 99프로 분량으로 빈정대놓고 사실 니들이 짱 부러워서 그랬어 하는게 참 나같아서 짜증났다. 하하.
발붙인 현실에 불만족하며 아 어디로 떠날 수 없을까-가끔 그랬다.
그런데 이 책 끄트머리쯤 읽다보니 내가 사는 곳이 사회 경제 역사 자연환경 자원 주변국 역학 따지면 절대 얘들 나라처럼은 못 되겠지만
그래도 그에 비스무레하게 될 방법은 어딘가 있지 않을까, 거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도 있지 않을까, 아주 막연하게 생각이 드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큰 소득 같다. 잘 나가는 인싸 나라들 보다보니 역설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던(아싸인) 나 자신과 내 나라를 좋아할 구실을 찾았달까.

<밑줄 긋기>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
“사고방식과 정체성을 형성하던 시기라 핀란드 학교는 선구자가 되어 횃불을 들고 나라를 비출 교사들을 채용했고, 그런 의미에서 교사들은 그 이후로 줄곧 그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스케이닌 교수가 말했다. 초기 핀란드 교육의 본질은 생존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목공부터 바느질까지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 교사들은 ‘민중의 촛불’로 불리며 핀란드가 자립으로 가는 길을 밝게 비추는 역할을 했다.

  교사는 여전히 매력적인 직업이다. 핀란드 대학 졸업생의 4분의 1 이상이 교사를 희망 직업 1순위로 꼽는다. 교직 훈련 지원자가 반문맹자인 경우가 없지 않은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핀란드에서는 가장 똑똑한 학생들이 교사에 지원한다.

1970년 이후 내내 모든 핀란드 교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석사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모든 핀란드 교사는 연구 기반의 교육을 받습니다. 교수법뿐 아니라 교직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법도 같이 배웁니다.” 스케이닌 교수가 말했다.

  교사들이 핀란드 역사에서 했던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웅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의 교육 제도는 교사들에게 석사과정을 의무화하기 전까지는 영국만큼이나 열악했다. 석사과정 의무화는 확실히 핀란드 교육이 성공한 결정적 요소였다.

-평등의 시작은 교육
핀란드인의 학업 성취도가 그렇게 높은 또 한 가지, 실제로 꽤 중요한 이유가 있다. 또다시 등장하는 단어, 평등이다. 핀란드에서 교육 제도는 공교육, 사교육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핀란드에는 사립학교가 없다. 적어도 세계 다른 나라의 사립학교 같은 것은 없다. 또 모든 학교 교육은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한다. 즉 핀란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평등은 칠판 앞에서 시작된다는 것.

-겸손이 지나치네. 
몇 년 전 한 설문조사에서 자신을 설명하는 형용사 여덟 개를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핀란드인은 다음 단어를 골랐다. 정직한, 느린, 믿을 수 있는, 충실한, 직설적인, 내성적인, 시간을 잘 지키는. 자신감 넘치고 공격적인 나라를 설명하는 단어들은 아니지 않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망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순수함은 끝난다.” ― 존 디디온, 『자존심에 대하여On Self-Respect』 중에서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는 졸음, 평화, 안정감, 고요의 느낌도 당연히 북유럽 사람들이 누리는 안전감과 삶의 질, 더 나아가 행복의 핵심이다. 하지만 안전, 기능, 합의, 중용, 사회적 결속이 삶의 전부는 아니며, 단지 수많은 욕구의 토대일 뿐이다. 스칸디나비아가 사람들이 그 피라미드 모양의 땅에서 찾고 싶어하는 몇 가지—가령 더 남쪽 나라에서 찾는 열정과 재치, 화려함과 삶의 환희—가 약간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내가 처음은 아닐 것이다.

-라곰. 북극곰. 
스웨덴인이 서로 ‘유능하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을 때는 ‘라곰lagom’한 인상을 주려고 애쓸 것이다. ‘라곰’은 스웨덴의 또 다른 중요한 좌우명이다. ‘적당한’ ‘합당한’ ‘타당한’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합리적인’이라는 의미다. 확실히 루터교 교리를 떠올리게 하며, ‘라곰’의 어원은 훨씬 더 오래전인 바이킹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해지는 말로는 모닥불 주변에서 뾰족한 잔에 벌꿀술을 나눠 마실 때 이 조심성 많고 배려심 깊은 바이킹들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으려고 주의하면서 잔을 옆 사람에게 건넸다고 한다(그런 뒤 나가서 수도승의 목을 잡아 찢었다). 라게트 옴laget om은 대강 번역하자면 ‘돌리다pass around’라는 뜻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라곰’으로 변했다고 한다. 오늘날에 와서는 집단의 자발적인 절제를 의미하게 됐다.

-참고 서적(내가 깐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는 변명 같다)
내 지침이 그렇게 종합적이지 않다 싶으면(맞는 말이지만, 다 쓰려면 진짜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스웨덴인의 머릿속 차가운 심해를 항해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자료로 오케 다운의 책 『스웨덴식 사고방식』을 참조하라. 스톡홀름에 있는 북유럽 박물관의 전 관장이자 스톡홀름대학교 민족학과 전 학과장이었던 오케 다운은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북유럽 민족학자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그는 스웨덴다움의 ‘권위자’로 불리며 그의 책은 성격 분석의 걸작이다. 그토록 완벽한 글, 아니 한 나라를 그렇게 잔인하게 꼬챙이에 꿰는 모습은 처음 봤다.

다운은 스웨덴인을 불안감으로 고통받는 짝 없는 외기러기 민족이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느니 차라리 계단을 택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스웨덴인의 더 재미있는 버릇들로는 시골 가기, 얇은 비스킷 먹기, 소리 낮춰 말하기, 논란이 될 만한 대화 주제 피하기 등이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스웨덴 문화가 ‘질서 정연함’을 정말 중요시한다는 사실입니다.” 다운은 시간 엄수와 철두철미한 준비성은 스웨덴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징에 들어간다고 덧붙인다. 음, ‘섹시해’.

-미친놈아
나는 벤치에서 구미베어 젤리를 먹고 있는 여성에게 슬그머니 다가갔다. 나에게 하나 주리라 기대하며 젤리 봉지를 쳐다봤다. 나의 강렬한 시선을 눈치 챈 여자는 어색하게 엉덩이를 옆으로 움직였지만 계속 젤리를 먹었다. 계속 쳐다봤다. 아무 반응도 없었다. 마침내 여자가 올려다봤다. 나는 젤리를 하나 먹고 싶은 욕구를 전달하고자 얼굴을 찌푸렸지만 분명 크게 놀란 여자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걸어가버렸다. 이것 참!

-엘레베이터를 혼자 타고 싶은 내 상상 속 친구들
스웨덴에서는 자급자족과 자율성이 제일 중요하며, 감정이든 호의든 현금이든 모든 종류의 빚은 어떤 수를 쓰든 피해야 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심지어 술 한잔도 빚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행복하려면
진정하고 지속적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삶의 주인이 되고, 자기 의지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며, 그렇지 않다면 적절하게 경로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북유럽 국가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보다 계층 이동성이 훨씬 더 크며, 이 지역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주의와 국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자유가 훨씬 더 많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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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6-24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너무 큰 기대하고 봐서 그런가 재미없더라구요.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라고 쓴 사람 진짜 미쳤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음......

아니, 이게 미친듯이 웃기다고 이 미친놈아? 이러는 게 아니라, 웃다가 미칠 뻔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구요....

혹시 그분이 이 댓글 보실까봐(작은 마음).

반유행열반인 2019-06-25 05:05   좋아요 1 | URL
저는 전자책을 빌려 봐서 부제 미친 듯이 웃긴 어쩌구를 다 읽고 나서 확인했어요. 어째 평이 짜다? 했는데 부제가 과대광고를 해 놔서 많은 분의 분노와 실망을 불러일으킨 듯ㅋㅋ여기서도 원효대사 해골물이네요. 저도 미친 듯이 웃기진 않고 피식 실소한 정도? 웃다가 미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출판사 분들이 욕심히 과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