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판매자 중고책 사는 게 취미다. 원래 관심 있던 책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의 목록을 처음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다 훑는다. 분야는 과학, 소설/시, 만화 위주로. 저렴한가? 들어 본 작가인가? 들어 본 책인가? 왠지 끌리는가? 나름의 허술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다가 뭉터기로 집어온다. 전문 판매자도 있지만 본인이 읽거나 소장하는 책 정리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어떤 판매 목록을 보면, 와 저 사람 서재 통으로 굴착기 같은 걸로 퍼다가 우리 집에 넣고 싶다. 안 볼 거면 저 주세요… 조금만요… 


 그렇게 퍼 온 남의 책장. 뭔가 알라딘 이웃이 댓글로 어머머 그거 제가 판 건데- 그러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도. 정작 나는 쌓기만 하고 잘 안 내보낸다. 책과 함께 고인다. 묵는다. 썩는다. 

유수님이 근래 읽은 시집 중 좋았다고 해서 그럼 또 새겨 듣고 주섬주섬 쟁여든다. 겉지에 아주 얇은 막 같은 좀 예쁜 겉옷?같은 게 있었는데, 알콜 티슈로 닦았더니 쭈글쭈글해졌어…으앙 S급 중고 B급으로 만드는 내 손…옷도 물건도 이상하게 내가 쓰면 닳고 보풀 일고 부서지고 잉크 묻고 그렇다. 


일본 소설 많이 안 봐서 아, 좀 보자, 이러고 들어본 작가는 눈에 띄는 대로 사는데, 사기만 하고 읽질 않아서 많이 안 본 사람 그대로이다.












예전에 아직 책 많이 안 볼 때, 무슨 책인지 안 밝히고 미스테리 박스처럼 책 파는 마케팅 페이스북에서 보고는 혹 해가지고 읽게 된 책 중 하나가 베를린 누아르 3월의 제비꽃이었다. 같이 온 로맹가리 마법사들은 아직도 안 읽었고, 뭔 문학상 수상한 신인 장편 소설은 그저 그랬다. 그런데 베를린 누아르는 엄청 재밌었는데 뒷편이 안 나온 상태라 으아 아쉽다, 이러고 있었는데, 2, 3편 나중에 나온 걸 어제 알았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베를린 누아르 2권도 1권 만큼 흥미 있을지, 그새 내가 변했을지 읽어봐야 알겠다. 








주기율표 좋다면서 그럼 동명의 책도 봐야 하는 거 아니냐? 하고 한참 눈독들이다 최저가 판매에 꽂혀 이 서가를 뒤지기 시작했고… 한 권 싸게 사려다 과소비 하고 말았지만… 그리고 충격적인 건 책을 받아들기 전까지 이게 과학책인 줄 알았다는… 같이 산 책 릴리트도 같은 작가 소설이라길래 과학자가 소설도 쓰나? 헤헤 궁금해 하고 샀는데 아무래도 난 바보가 아닐까. 








중학생 때 아큐정전 등등 여러 단편이 담긴 범우사르비아문고판 조그만 노신 소설집을 아주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기억나는 건 구구해자! 하는 편집증 환자의 마지막 외침 뿐… 그래서 20년도 더 지난 후에 읽는 루쉰은 어떨까, 작년에 나를 위로하던 루쉰의 말 절망은 허망이다, 희망이 그러하듯이- 그 말이 자꾸 생각나서 샀다. 그런데 새로 나온 산문집 번역은 같은 글을 다르게 번역했는데 말맛이 영 나랑 안 맞아서 제꼈다. 참 저 아큐정전 실린 사르비아문고도 아직 가지고 있는데 왜 또 삼…




볼라뇨 안 볼 거라매… 표지 그림 어디 기사에서 본 화가의 독특한 그림!!! 찾아봤다 제임스 앙소르!!!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보고 입 찢어지게 웃던 그 그림 그린 작가였다.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308260459i

이상하게 살아생전 미움 받고 구박 받던 사람들이 남긴 것들에 관심이 간다. 그런데 리디북스에 별점 짠 거 보고 뭔가 좀 걱정되기 시작…


이스마엘 카다레는 이제 그만 좀 모으고 읽지 그러니… 부서진 사월 인상 깊게 읽은 이후 열심히 모으다가 또 한 권 추가만 하고…이젠 진짜 읽지 않겠니… 제목 보니까 왜 못 떠나나 궁금해져서 그만…


 이렇게 내 공간은 줄고 어느 곳은 그만큼 비었겠다. 거긴 또 새 책이 들어찰지, 가뿐하게 비우고 넓어진 공간에서 이미 읽은 책들 치운 홀가분한 기분만 남을지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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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10-19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르비아문고(사루비아?) 있음. 넘기다가 책장 타노스 스냅마냥 스스스 소멸할까봐 잘 안펴보지만요 ㅋㅋ

오.. 오대수 그림!!

반님 남의 서재 1/3칸 비우는 이런 글 보면 보낸 분은 어떤 생각하실지도 궁금하여요. 오예하고 치킨시킬지 이걸 왜 사지 아몰랑할지 올려뒀지만 막상 보내려니 아쉽기도 할지!!!

반유행열반인 2023-10-20 10:09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에는 범우사 책이라 범우사 르비아 문고 인 줄 알았어요 오랫동안 ㅋㅋㅋㅋ 저걸로 개빻은 한국문학 시리즈-김유정 이효석 현진건 등등 유서깊은(?)한국근현대문학 많이도 봤었는데... 그 정도는 안 소멸할 걸요? 나 요즘 우리 작은꼬마 애정 도서가 나 일고여덟살에 보던 전래동화책 ㅋㅋㅋㅋ책등도 찢어져 사라져 장판테이프 붙여놓고 책 서술도 내용도 영 구린데 그림이 칼라풀해 그런가 나만 보면 자꾸 읽어달래요 ㅋㅋㅋㅋ

제가 책 몇 권 팔고 느낀게, 대부분 나한테 없었음 좋겠다 만 내놓지 아쉬운 건 진짜 너무 망하고 집 터져서 어쩔 수 없는 거 아닌 이상 안 내놔서 누가 사간다 그러면 감사 오예 드디어 치웠다 싶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

호시우행 2023-10-19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 하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고책을 사준다니.

반유행열반인 2023-10-20 10:10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저렴하게 고전명작 넘겨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일입니다 ㅎ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3-10-20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꺼운 루쉰 소설 전집이 탐나네요. 출판사는 다르지만, 저도 루쉰 소설집을 좋게 읽었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10-22 16:29   좋아요 1 | URL
어려서 본 책은 이번에 다시 보니 아큐정전에 그림도 엄청 많이 삽입되어 있었더라구요 ㅎㅎ 페크님도 한 권 마련하세요 ㅎㅎㅎ

새파랑 2023-10-21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 판매자 중고책 사본적이 없는데 ㅋ 열반인님 글 보니 한번 해봐야 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2 16:30   좋아요 1 | URL
남의 서재 뒤지듯 어떤 판매 페이지들은 파는 사람 취향이 보여 흥미롭더라구요 ㅎㅎ어떤 곳은 고물상 폐지더미에서 보물 찾기 하는 것 같고요.
 

-그는 다시 일어나 테레자 쪽으로 왔다. 그는 그녀에게 그 조그만 것을 손에 쥐여 주었다. 그것은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떨었다. 토끼였다. 그는 토끼를 테레자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공포와 슬픔은 사라졌고 그녀에게 속했던 이 작은 동물, 그녀가 품에 껴안을 수 있는 이 작은 동물을 손 안에 든 그녀는 행복했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울었고 울음을 멈추지 않았으며 눈물 너머로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목표를 달성해 그녀가 가고자 했던 곳, 더 이상 도망칠 이유라곤 없는 그런 곳에 있다고 생각하며 토끼를 집으로 데려왔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중에서



지구도, 인류도, 민족공동체도, 구할 자신도 의지도 없었다. 그저 나 한 몸과 내 가까운 사람 정도는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대부분의 일들은 마음 먹은대로 이루어졌다. 가끔 아프고 가끔 불행했지만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았다. 회복은 늘 찾아왔고 때때로 행복했다.

약 4-5년의 시간. 분기점은 어딜까? 마지막 아이를 낳은 때? 30대의 절반을 넘어 후반부에 접어 들면서? 펜데믹이 도래해서? 연간 읽은 책 100권을 돌파한 때부터?(ㅋㅋ) 모르겠다. 그간 내가 익힌 대부분은 체념, 무기력. 내가 바라는 대로 무한정 이룰 수는 없다는 뒤늦고 새삼스러운 깨우침이었다. 딱히 망한 것도 없지만, 딱히 바란 걸 이루지 못했다.
이전까지 바라던게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다, 내 밥벌이는 하고 싶다, 혼자이고 싶지 않다, 사랑받고 싶다, 그런 가장 기초적인 욕망이었어서 필사적이었고 또 그런 건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나는 욕심을 부렸다. 더 편해지고, 더 오래 지속되는, 더 부대끼지 않는 삶을 바랐던 것 같다. 사실 이제는 무얼 바랐는지 바라는 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토마시에서 토끼가 되어, 점점 작고 약해지다 안길 품 하나만 남은 채. 테레사마저 먼저 사라지면 어쩌나 조바심만 남긴 채.

셀프 구원을 외치던 인간은 자기 자신 하나도 구하기 버거운 순간이 왔을 때, 나 좀 구해달라고 내맡길 바깥이 하나 없어 끝을 모르고 가라앉는다. 뭘 구해, 애쓰지 마. 그냥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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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3-10-19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쉽게 도달하지 않았을 거예요. 왜 이렇게 지치신 거 같죠 반님? 무슨 일 있나요? 애 쓰지마는 동의하고 냅둬는 살짝 반대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19 16:46   좋아요 2 | URL
아 냅둬 냅두라고 ㅋㅋㅋㅋ 방황이 깁니다. 삶이 구차하고 하찮아서 어쩔 줄 모르는 나날입니다.

우끼 2023-10-1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냅둬는 반대합니다2222 제가 집의 책좀 보내드릴까요?? 새것같은 헌책 ….요새 미니멀라이프 꿈꾸며 짐정리중입니다 ㅠㅠ
리스트는 보내드릴 수 있어요 양질의 책 드립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0 10:06   좋아요 1 | URL
다정하고 귀여운 우끼님 ㅋㅋㅋ 제 경험상 천원이라도 주고 골라 산 중고책이 거저 받은 책보다 읽힐 확률이 높더라고요? 제가 감사한 마음만 듬뿍 받을게요!!! 책 정리하시려면 바로 팔아버리는 건 알라딘 중고서점에 거기서도 안 사는 건 알라딘 회원에게 천원-삼천원 (양질에 수요 있는 거면 판매가 절반보다 좀 더 싸게 올리면 잘 나갈 듯 ㅋㅋ) 이렇게 싸게 올리면 정말 필요한 분들이 골라가시지 않을지!! 그렇게 용돈 벌이 합시다 ㅎㅎㅎ여하튼 정말 감사해요 우끼님 ㅎㅎㅎㅎ꽃선물 만큼 책선물도 거절 잘하는 반놈 올림
 

언제 읽어 주실 거죠? 잔소리 안 하고 조용히 기다리는 소설들.
새로 영입된 파솔리니(그래 나는 오래 전에 살로 소돔 120일을 봤고...반항아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궁금하다)부터 역순으로 볼 가능성이 높음. 먼저 연인 읽겠다던 이웃님들 늦으시면 내가 그냥 봐 버릴 가능성이 있음. (협박 맞습니다ㅋㅋㅋ)

말만 이러고 가을의 독서는 언제나 지지부진. 제 독서의 계절은 확실히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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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0-17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녀이야기와 증언들!
저를 계속 기다리고 있는 소설이예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7:21   좋아요 2 | URL
그곳에서도 대기중이군요 ㅋㅋㅋ자꾸 밀리네요 ㅋㅋㅋㅋㅋ아직 마가릿 애트우드 한 권도 안 본 사람 여기요!!!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0-18 02:16   좋아요 2 | URL
나란히 꽂혀 있는 사진 덕분에 처음 인식했어요 둘다 [황금가지]에서 나왔네요^^ 전 [시녀이야기] 그래픽 노블로 읽고 싶은데, 제가 사는 지역 전체 도서관에 한 권도 없더라고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8 08:48   좋아요 1 | URL
황금가지가 장르문학(?) 많이 내는 출판사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랑 인연은 별로 없네요 얄님 ㅋㅋㅋ

공쟝쟝 2023-10-17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먼가… 폭력적으로 살게 생기셨다… 찢어진 난닝구입고 부두 배회할 것 같은 비주얼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7:45   좋아요 0 | URL
똥먹은 입술로 이마에 뽀뽀 자국 남는 영화 찍고(으으윽) 영화 완성 며칠 만에 연인(?) 정부(?성별 남성) 한테 살해당하고 불태워졌다고 함요...삶도 창작도 개빡셌던 아조씨

공쟝쟝 2023-10-17 17: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소돔 120일을 쓴게 아니라 찍은 것도 어이구야 인데 ㅋㅋㅋ 살아버리신ㅋㅋㅋㅋ 아 똥먹고 뽀뽀해요? ㅋㅋㅋㅋ 사드 마니아 3위님 ㅋㅋㅋㅋ 왜 읽은 거냐 ㅋㅋㅋㅋ 극강의 호기심이다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7:51   좋아요 3 | URL
영화고 소설이고 존나 똥판이라 저따구로 살면 120일은 커녕 12일 안에 다 수인성 질환으로 똥질하다 몰살이다 싶음요... 상상력은 높이 사겠으나 그냥 공상비과학 변태 판타지, 현존 포르노 영감의 애비 할애비 정도이고 네 권 읽은 사드 중에 (굳이) 문학적(?) 가치라고 발끝만큼이라도 치켜올려줄 작품은 제 좁은 견해엔 미덕의 불운 정도였습니다 번역도 작품 자체도... 나머진 그냥 극기 수련임 나 사드 봤어 n권 봤어...근데 굳이 안 찍어먹어도 똥인 거 알잖아 우리...

공쟝쟝 2023-10-17 17:55   좋아요 2 | URL
푸코도 변기에 있을 것을 욕조에 받아둔 곳에서… 수갑을 차고…(그만해…) 사실인지 확인은 할 수 없으나… 사후 채찍과 수갑이… 반려인이 모르는 서랍에서 발견되고… 한때 자주 드나들던 곳의 문화는 변기대신 욕조가…(🤯)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7:55   좋아요 2 | URL
얘도라 일반 장염도 똥으로 옮아요 하물며 장티푸스 염병 등등 다 똥이 매개란다 디지기 싫으면 깨끗하게 허자...푸코야
콘돔 꼭 써라 아 죽었니...

공쟝쟝 2023-10-17 17:56   좋아요 2 | URL
웅 에이즈로…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7:57   좋아요 1 | URL
저는 퀴어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치만 건강은 챙겨가며 안전하게 하자이...내 말 듣기도 전에 푸코님은 나 엄마 뱃속 있을 때 저승가심...

공쟝쟝 2023-10-17 17:59   좋아요 3 | URL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 소년과 사랑하기를 택하겠다는 말을 남긴바 있습니다. 유작은 성의 역사 1.2.3…
남남도 콘돔쓰자 애도라!

얄라알라 2023-10-18 02:16   좋아요 2 | URL
ㅋㅋㅋ미간 세 줄인가 네줄 보고 하시는 말씀이죠? ㅋㅋㅋ 아...쟝님!! ㅋ

Yeagene 2023-10-17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졸리니 영화도 상당히 괴로운데 읽을 생각하시는 열반인님 대단하세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17 18:04   좋아요 2 | URL
괴로운 건 제게 맡기세요...꽃길만 걷고 예쁜 것만 보고 듣고 드세요ㅎㅎㅎㅎㅎ

Falstaff 2023-10-17 1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들의 나라. 독보적 한 편!

반유행열반인 2023-10-17 20:57   좋아요 2 | URL
여기 구매 내역 지분에 팔백작님 제법 크게 차지하셨네요 전부 고전 명작(?) ㅋㅋㅋ

은오 2023-10-17 2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ㅋㅋㅋ 연인 내가 먼저 읽을거다! 한 사람이 심지어 저 한명이 아니었나욬ㅋㅋㅋㅋㅋㅋㅋ 얇은데 딴거에 계속 밀리는중.. 얼른 읽겠어요 ㅋㅋㅋㅋ
아 긍데 저도 먼가 추워지니까 책 덜 읽는 느낌.. 피곤하다.. 😫

반유행열반인 2023-10-17 22:07   좋아요 3 | URL
기분은 여러 경쟁자(?)같은데 누가 읽겠다더라... 생각하니 떠오르는 건 은오님 한 분 뿐 ㅋㅋㅋ저도 찍고 보니 쟤가 제일 얇아서 어쩔 수 없이 그리로 손이 갑니다... ㅋㅋㅋㅋ

유수 2023-10-17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여름이죠?
소설 대기실 명명이 좋다. 실상은 세월아 네월아 소설 침상 같은데도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7 22:09   좋아요 2 | URL
저 올 7월이 만화책 포함이긴 하지만 25권 최다치더라구요 ㅋㅋ근데 몇 년 지켜보니 뭔가 더위에 찌들려 하는 게 제일 체력소모 적은 책장 넘기기(종이장 혹은 터치)였어요. 아무래도 여름에 쑥쑥 자라나던 나무의 저주, 나무의 영혼 종이장이 그랬어요.

유수 2023-10-17 22:12   좋아요 1 | URL
성실함과 빚독촉의 콜라보??ㅋㅋ 아무튼 좋아서 그럽니다. 이런 대기실 자주 많이 보여주세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7 22:27   좋아요 2 | URL
늘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수님 ㅋㅋㅋ 대기실인지 영안실인지 사실 잘 모르겠네요 사놓고 십년 넘게 묵은 애들도 많아서 ㅋㅋㅋㅋ책의 무덤 우리집...

scott 2023-10-18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의 이북은 이보다 더 많을 것 같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10-19 10:55   좋아요 1 | URL
이북 구매목록 290권 뜨는데요 ㅋㅋㅋ안 읽은게 대부분이지만 쌓인 건 폐지 쪽이 열배 이상일 듯요 ㅋㅋㅋㅋㅋscott님 넘 오랜만이구 반갑구 말씀 자주 나누기 힘드네요 많이 바쁘신지요 ㅋㅋㅋㅋ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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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4 장하준.


책을 지금보다 덜 읽던 시절에도 장하준 교수의 책은 대부분 보았다.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고 주장하는 바나 서술이 마음에 들었는지 먼저 나온 책들이랑 이후 나오는 저자의 책들을 챙겼다. 대세가 되어 버린 신자유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자라나야 할 개발도상국에게 저개발의 해결책인 양 강요하는 건, 지들 자라날 땐 보호무역으로 잘 해 처먹은 선진국들의 횡포라고, 비교적 경제성장에 성공한 우리나라 등등을 예로 들면서 국가 주도적 성장, 복지의 확대 등을 옹호하고 있었다. 대학 강의실에서는 주류경제학 위주로 배우고 곁다리로 그 한계 언급하는데 다른 학파들의 주장을 조금 배운 정도라, 반미 반제국주의,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는 강의실 바깥 움직임에 동조는 하면서도 막연하고 쭈그러지는 느낌이 있었다. 장하준 책은 거기다가 온갖 예들 모아 힘을 보태주는 느낌이었다. 곁의 사람은 비슷하게 폴 크루그먼 책을 재밌다고 찾아보는 편이었다. 공돌이에다 라이트노벨이나 만화책 아니면 다른 책은 쳐다도 안 보는 것 같은데, 유일하게 보는 경제학책이 (나도 한 권도 안 보고 이야기만 주워들은) 폴 크루그먼이라 신기했다. 나름 둘다 케인지언 옹호자들이었던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위치가 달라지면, 가진 게 쥐톨만큼 이라도 생기면 사람은 바뀌는 걸까. 그보다도 인간은 생각보다 불완전하고 국가도 관료도 마찬가지여서, 선한 의도로 뭔가 해 보겠다고 열심인게 오히려 많은 것들을 망치고, 정부 주도, 정책이라는 게 국민을 위한다는 말로 국민을 억압하고, 심지어 그 위한다는 말조차 말뿐일 뿐 사실은 자신들을 위한 것이었다는 의구심이 자주 들면서 회의주의에 빠진 것도 같다. 그냥 날...존나 자유롭게 죽게 내버려 둬라…
말은 이래도 새끼들 키우는데 육아수당 꼬박 나오고 보육비 무료고 사회 복지 정책의 혜택을 제법 보고 있지… 이건 첫애 어릴 때랑 둘째 어릴 때 극명하게 차이를 체험했다. 오히려 큰애 낳았을 때가 완전 가난뱅이였는데 그땐 지원이나 혜택이 훨씬 적었다. 그치만 그때보다 출산율이 점점 바닥 찍는 거 보면, 전쟁 후 굶어 죽겠어도 여서 일곱 낳던 할머니 세대 생각해 보면, 정책이 사람들에게 애를 더 낳거나 덜 낳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오래도록 지나치게 지구 잘 파먹고 살았으니 이제 그만 파먹고 소멸하자 인류야…

이런저런 취향(?)의 변화로, 장하준 신간 소식을 듣고도 어머 이건 꼭 읽어야지! 하지 않았다. 사 보진 않을 것 같고… 그런데 전자도서관 여기저기 신간 입고되었는데 예약이 많아서 딱히 줄서서 보고 싶지도 않아… 레시피라니 음식 던지고 거기다가 적당히 경제 관련 내용 갖다 붙이는 식이겠지… 크게 흥미롭지 않아… 하다가 책읽기가 하도 부진하던 어느날 대출 자리 하나 비는 걸 충동적으로 빌렸다.

오, 오랜만에 읽는 경제책은 뭔가 고향에 온 듯 편안. ㅋㅋㅋㅋ 짐작대로 음식 하나 툭, 거기에 경제 썰 좔좔, 그런데 시작부터 오, 예전 책들, 그것도 일반인 대상 교양서라고 (저자가 이 책 말미에서)하는데 그래도 제법 학술적인 내용 담고 서술도 그러했던 (주석 좔좔 참고문헌 좔좔) 전작들과 달리 에세이 느낌이 났다. 자기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특히 마지막 ‘초콜릿’ 장을 보면 아...장하준 교수는 초콜릿 덕후다… 이 장 쓸라고 이 책 쓴 거 같다...하는 느낌이다. (새로운 지식 ‘장하준은 초콜릿을 아주 매우 좋아한다’를 획득하셨습니다.) 나머진 경제 관련 내용은 전작을 다 봤다면 딱히 더 새로울 게 없었다. 이전 주장들을 음식이랑 연결한 정도… 그런데 그 연결고리도 뭐 그냥 이야기 도입용, 관심 환기용 정도지 엄청 납득될 만큼 탄탄하진 않다. 그게 특히 심했던게 ‘고추’ 장에서 돌봄 노동과 쓰촨 요리 식당 메뉴 속 당연한 고추를 연관짓는 것...그거 너무 어거지… 잘 이해도 안 됨… 메뉴판에 고추로 맵기 표시했지만 고추 안 그려진 음식에도 고추는 들어간다...그건 마치 너무 당연하게 여겨져서 잊고 마는 우리 곁의 돌봄 노동처럼… 나만 이 연결이 이해가 안 되나? 이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저자 후기에 자신 없던 부분인데 부인 덕에 쓰게 되었다고 해명? 변명? 나도 쫌 그래...그런 느낌으로 언급은 되어 있었다. ㅋㅋㅋㅋ

그냥 가볍게, 주류 경제학의 통념에 다양한 근거로 반박하는 저자의 주장을 훑어보고 싶다면, 그리고 생각보다 음식에 진심인 경제학자의 음식 썰을 보고 싶다면 (나는 음식 책을 봤는데 경제학 지식도 석학의 통찰도 겟!) 나쁘지 않을 책이었다. 유머도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 영국 살이가 길어서 음식이든, 식당 소개든, 경제사의 사례든 영국 예가 많다. 외국인들에게 읽힐 것을 염두에 두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걸 보면 그런 식의 서술도 제법 흥미롭다. (한국 출신이지만 외국 오래 살면서 외국애들한테 우리가 당연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한국 음식 문화에 대해 묵은 말야- 잡채는 말야- 하는 거. 케이 열풍을 타고 전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고자 하는 야심도 느껴진다면 억울하다고 할 것 같지만ㅋㅋㅋㅋㅋ)

고향 방문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다음엔 ‘물리적 힘’을 읽을까… (됐고 제2의 고향인 소설을 읽을까… ㅋㅋㅋㅋ)


+밑줄 긋기
-한국인은 곧 마늘이다. (당신이 먹는 건 당신이 아닙니다 선생님… 아, 내가 초근목피하면 식물인간이 되...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돼지가 돼...죄송합니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하는 중요한 사실은 경제학이 과학이 아니라는 점, 반론의 여지 없이 증명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는 점이다. 모든 상황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경제학적 해결책이나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경제가 처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거기에 맞는 경제학적 답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자국 시민에게 도덕적으로 또는 윤리적으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 어디가서 사회‘과학’이라고 하지 마라 창피하니까… 침대도 과학이라는데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는 경제학자의 양심 선언)

-이교도와 벌이는 전쟁이란 의미로 알려진 지하드는 원래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지난한 노력을 한다는 뜻이다. 이슬람 교리 중에는 군국주의적인 해석을 가능케 하는 부분도 있고,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리도 있다. 후자는 “순교자의 피보다 학자의 먹물이 더 숭고하다”라고 강조한 선지자 마호메트(무함마드)의 말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렇다고 막 죽이진 마셈… 위인들은 다 왜 극단일까 어떤 새낀 책이고 학자고 다 구덩이에 파묻고 태우질 않나…)

-힘은 보복이 두려워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것이 자기 이익에 반한다고 믿도록 만들기도 한다. (권력의 까쓰라이팅)

-요즘 미국을 비롯한 부자 나라 사람들은 ‘바나나 리퍼블릭’을 의류 브랜드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원래 부자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거의 완전히 장악했던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였다. 이 의류 브랜드의 이름은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 좋게 봐 줄 수도 있지만 나쁘게 보자면 굉장히 모욕적이고 불쾌하다. 뭐랄까, 커피 원두를 갈아 주는 힙한 가게를 ‘사탄의 공장Satanic Mills’이라고 부르거나 고급 선글라스 가게를 ‘암흑의 대륙Dark Continent’이라고 부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근데 나는 사탄의 공장도 암흑의 대륙도 마음에 드는데… 죄송합니다 인종감수성 부족한 감각…)

-좌파는 모든 사람에게 결과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 공평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마다 다른 필요와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반면에 우파는 기회의 평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공정한 경쟁이 되려면 개인 간의 역량이 어느 정도는 균등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싸우지 말고 둘이 애를 낳아라...중파를 낳아라…)

-우리는 돌봄 노동이, 그것이 무보수가 되었든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되었든, 인간 생존과 복지에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활동인지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뭔가의 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돌봄 노동이 여성의 일이라는 생각과도 이별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돌봄 노동을 태업하고 있단다...ㅋㅋㅋㅋㅋㅋ팥쥐엄마)

-남녀 임금 격차는 세계 평균 20퍼센트지만 파키스탄, 시에라리온 등에서는 45퍼센트까지 차이가 나고, 태국처럼 격차가 전혀 없거나 필리핀, 파나마처럼 여성이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20년 6월 발표한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이해Understanding the Gender Pay Gap’ 자료 참조.(여성 인권 거덜난 나라들이 돈도 안 준다 소한테 밭갈이 시키고 돈 안 주듯이…)

-그리고 나 자신의 괴상한 의식의 흐름을 따라갔다는 것도 인정한다. 물론 앨런 베넷Alan Bennett과 W. G. 제발트W. G. Sebald가 거장으로 꼽히는 이 장르에 누가 되지는 않았으리라 믿고 싶다.(아니 여기다가 제발트 운운하는 게 더 누가 아닐까… 조이스나 프루스트는 참은 거죠? 유일하게 과한 유머가 후기에...ㅋㅋㅋ)

+서가의 (한 줌) 경제학 코너의 제법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장하준의 책 다섯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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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0-16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추억돋네요. ㅋㅋㅋ 장하준… 책장에 있는 책 4권 읽었스니다! (균형잡힌 사고방식의 경영학과 생 씀) 저는 다 버렸고 사다리 걷어차기는 있을지도…

반유행열반인 2023-10-16 18:27   좋아요 0 | URL
와 쟝님은 경영학과 찐 사회과학도셨군요 ㅋㅋㅋ저는 유사사회(?)잡종이라 한 우물 못 파고 뒤늦게 방황중...

공쟝쟝 2023-10-16 19:56   좋아요 1 | URL
경영학과는 맨큐랑 (좀 빠지면 하이예크) 읽어요. 저는 경영학과에서 정치경제학 읽은 이단아… !! ㅋㅋ
 
이게 바로 물리야 8 : 힘과 운동 이게 바로 물리야 8
조지프 미드선 지음, 새뮤얼 히티 그림, 이충호 옮김,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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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조지프 미드선, 새뮤얼 히티.

고1때 담임 선생님은 공통 과학을 가르쳤다. 수업 중 의문사항이 생기면 갑자기 사색에 빠지셔서 졸다 깨도 진도를 놓치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 선배들 중에는 우리 담임 선생님을 제물포(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고2 올라가는 문이과 갈림길에서 내가 문과를 선택하니까 많은 아이들이 왜??? 법대 가게??? 아니? 그런데 왜??? 뭐 그런 질문을 주고 받은 기억이 난다. 문과 가는 주제에 방학 방과후학교에서 기어이 담임 선생님이 맡은 과학 보충을 듣다 과학에 대한 흥미를 마지막으로 관뚜껑에 못질하듯 봉인했던 것도… 신기한 건 수능 사회는 두 개 틀렸는데 과학(20년 전엔 문돌이도 수능에서 과학 시험 봄) 하나 틀렸다는 것…

2년 전 이맘쯤 대가리에 총을 맞았는지 갑자기 나, 고교 수학이랑 과학이랑 이과 과목 다시 공부해 보고 싶어… 생각했었다. 그럼 공부 다시 하는 김에 수능도 하자… 청소년용 교양 과학서 나부랑이 좀 주워본 주제에 처음에는 화학이랑 물리가 궁금하다, 였지만 수능은 현실이라 진리의 조합이라는 생지, 생명과학과 지구과학 선택으로 공부를 하고 시험을 봤다. 지구과학, 수학, 생명과학 순서대로 3,4,5등급 받고 장렬하게 사망했다… 문과는 정직하게도 전공과 가장 가까운 순으로 한국사, 영어, 국어는 1,2,3등급...국어는 평소보다 아주 못 나왔는데 과학 지문 하나를 통으로 날려먹었기 때문이다…

몸이 아파 중도 포기한 올해는 한껏 여유가 있으니 핑핑 놀다가 물리나 하자, 이러고 내신 완자 물리1을 가르치는 수업을 조금 들었다. 강사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디트미트 편입 물리학 강사 하다가 이 시험들이 없어져서 수능 강의를 시작한 선생님이었다. 인터넷 강의 하다가 한 주 하루 정도는 페이 닥터로 치과 근무도 한다는 듯했다. 직업이 여러 개라니, 때에 맞춰 내가 내키는 직업군 사이를 오갈 수 있다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물론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겠어… 내가 부은 건 탕수육 쏘스 말고는 없으니까 부러워하기나 하자… 나 새끼 지쳤는지 거의 이주전 마지막 강의 듣고 물리 공부는 놓고 있다… 힘내렴 나야... 시작했으면 올해 안에 물리 완강해야지? 그러고나서 다시 생명과학으로 돌아갈지 말지 정하기로 하자…

어린이용 물리 만화책이라고 해서 전10권짜리 세트가 다 탐났다. 부디 너희는 수학 물리 무섭다고 이과를 피하지 말거라…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물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물려주면 응 그것 참 쓸데 없네요 하고 버려버리려나 내새기들… 물려주지 말고 나나 물리랑 친해지자 하면서 힘과 운동 한 권 먼저 샀다. 진도맞춰 다른 시리즈도 살 수도 안 살 수도? ㅋㅋㅋ

초록초록 대충 그린 것 같은 힘돌이랑 운동돌이가 나온다. 영어로는 포쓰 앤 모션. 힘, 운동, 가속도, 일, 관성, 마찰력 등 역학의 가장 핵심 기초 개념을 눈에 보여준다. 중력, 에너지, 열은 따로 한 권씩 나와 있는데 고교 물리는 힘과 운동이 제일 먼저인데 이 시리즈는 열, 에너지, 중력, 힘과 운동 순으로 구성되었는데 뭔 심오한 뜻이 있는지 그냥 내키는대로 그렸는지 모르겠다. 나는 왠지 역순으로 사 볼 것 같은데? 안 사 볼지도...ㅋㅋㅋ

지난 주에 놀이공원에 갔다. 수많은 기구들이 중력을 거스르거나 중력에 따르고, 원심력 때문에 어린이가 튕겨나갈까 봐 어린이는 회전하는 안쪽에 앉히라고 하고, 가속과 관성과 진자운동 회전운동 오르락내리락 수직 수평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왠지 놀이기구로 물리 설명하는 책도 있을 것 같다. 있겠지… 물리학책을 읽는 거랑 수능 물리 공부하는 건 영 다른 영역 같지만 뭐 공부에 도움될 수도 있다는 핑계로 놀 수 있는 건 좋은 일이지… 일단 물리 들어가는 컬렉션 중에 제일 쪼그만 거 먼저 봤다. 나머지는 언제 볼지 기약 없음… 그전에 물리 강의 완강하는 게 먼저일 수도...뭐라도 해라 인간...

+밑줄 아니고 퍼오기(사진)
-인정 사정 없는 힘새끼(인간이 아니니까...) 운동이를 피사의 사탑에서 패대기 침...어린이 여러분 따라하지 마시오 같은 거 써 놔야 되는 거 아닌가?ㅋㅋㅋ

-역시나 돈에 있어서도 인정사정 안 봐주는 힘놈. 네 돈을 쓰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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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10-11 0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물포 ㅋㅋㅋㅋ^^ 열반인님, 확실히 공유하는 게 많습니다요! ㅋ


[놀이공원에서 물리를 더듬다]^^ 제가 생각해본 제목입니다

항상 그래왔지만, 새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늘 공부하시는 열반인님 화이팅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1 18:03   좋아요 1 | URL
언제나 제게 후하신 얄님 ㅋㅋㅋ저는
아직 포기 안 했다 했지만 정말 더듬다 말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ㅌ

북깨비 2023-10-13 0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쟤물포 ㅋㅋㅋㅋㅋㅋ 그 분 수업 한번 들어보고 싶어지네요. 아 궁금하여라 ㅋㅋㅋㅋ 🤣
저는 화학, 생물 과목은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온 편이었는데 유독 물리는 어려웠던게 뭔가 이해한 것 같다가도 문제를 풀다보면 자꾸 헷갈렸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10-13 22:09   좋아요 1 | URL
그래도 고1 담임 선생님 정많고 대학 갈 때까지 삼년 내내 잘 챙겨주셨습니다 ㅋㅋ북깨비님은 진작 과학 공부 챙기셨군요 ㅋㅋ저는 뒤늦게 배워보려니 힘드네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