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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_2020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안녕 알라딘 커피야? 네 번째 원두를 구매하고 1빠로 리뷰를 남긴다.
오늘 이미 세 잔이나 마셨는데, 방금 택배 아저씨가 띵동띵동하고 박스를 문앞에 놓고 가셨다.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부제가 붙어 있더라.
나라는 인간은 오늘 밤 잠 못 이뤄 부릅뜬 눈으로 흑흑거릴 걸 알면서도 커피를 내린다.
믹스커피 톡 털어 마시던 내가 드립백필터를 거쳐 티타늄 드리퍼를 들이고, 원두를 고르고, 이제는 물줄기 타령하며 손바닥 만한 드립포트도 샀어. 쪼로록 물을 따른다. 북플 지워서 사진 첨부가 안 되네. 귀여운 드립포트 못 보여줘서 미안.
동백꽃 별로라고, 구지 모모라 그럭저럭이라고, 산수유 싱겁다고 하면서 별점 야박하게 준 모진 인간인데, 신제품 나왔다니 또 사버렸지 뭐니.
사실 어제까지 산수유 먹었는데 먹을수록 괜찮았어. 이제 산수유꽃은 다 져버렸네. 봄마다 꽃보면 생각날 듯.
에티오피아 구지 모모라 괜찮았는데 이번 원두도 같은 나라네. 동네 이름은 시다모인데 이 커피 안 시다며? ㅋㅋㅋ 드립하면서 개드립...
난세보라니 혼란스러운 세상에 뭔가를 알리러 온 느낌이야.
겉포장에 에티오피아 여성이 눈을 감고 있군. 기왕이면 에티오피아 남성도 옆에 같이 그려주지. 혼자 있으니 외로워보인다.
이름 탓인지, 직전에 아무데서나 산 원두가 더럽게 맛없어서 두 번 먹고 새로 사서 그런지, 이번 커피는 별점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난 이렇게 탄맛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봐...
새 시리즈 나올 때마다, 나새끼의 별점 따위 전혀 신경 안 썼을테지만 왠지 이번 건 어떤가 맛 좀 봐라, 하면서 도전해오는 느낌이 들어서 자꾸 사고 말았어. 네 번만에 별 다섯이라니 알라딘 커피야 노력 많이했구나. 축하해. 점점 나아지는 걸 보니 흑역사를 반복하는 나보다 낫다.
다음 달 커피쿠폰 나오면 자기 만의 방 블렌드를 사보려고 해. 지난 달에 그 책을 봤거든. 스테디셀러 (커피말입니다)인 걸 보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지만 먹고 나서 커피에 점수 매기는 글은 이걸 끝으로 안 쓸 거야. 뭔 전문가도 아니고 맛과 향은 너무나 주관적인 거잖아. 이번 커피 리뷰도 적립금 준대서 쓰는 거야.
그런데, 다 쓰고 보니 드립백만 주는 건가? 리뷰가 아니고 100자평인가? 헛짓거리 했나? 커피 네 잔 빨아 먹고 쓰는 게 겨우 이런 망글이구나. 마신 커피가 아깝다.
또 그런데, 같이 시킨 명탐정 코난 92권 중고 겉지도 없는 꼬질꼬질한 걸 팔았더라? 책 상태는 안 좋아지고 값은 점점 비싸지는 중고책 어쩔 거니. 반성해. 커피 너 말고 중고책 담당 말야...
또 또 그런데, 이번에도 비구매자평으로 올라가나? 홀빈을 사야 하는데 자꾸 핸드드립용 사서 옵션이 일치하지 않아 그런가? 안 그래도 진지하게 원두 그라인더 살 고민을 하다가 정신차렸어. 이미 맥시멈라이프, 그만 사자...알라딘이 잘 갈아보내주잖아...갈아준다고 돈 더 받는 거도 아니고...금방 먹을 거 신선도랑 향이 날아가면 얼마나 날아가겠어...막입인데...
커피 잘 마시고 책 부지런히 읽고 일기장에 독후감도 계속 쓸게. 점점 더 맛있는 커피로 만나면 좋겠다. 나도 이것만 마시고 내일부터는 적당히 마시는 인간으로 거듭나야겠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