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 스티커북 만5.6세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1998년 1월
평점 :
절판


초판 13쇄 2003년에 나온 이 스티커는 대체 어디 숨어 있다가 중고시장에 나왔는지. 어쨌든 지금 열심히 옆에 꼬맹이가 붙이고 있다. 요즘 나온 왠만한 스티커북은 큰놈이 다 붙여봤는데 이 스티커북은 그 조상님 뻘되어 보여...꼬맹이들은 신상 안 따져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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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을 위한 되풀이 창비시선 437
황인찬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20200602 황인찬.

올초에 시 읽는 법이라는 책을 읽고 매달 한 권의 시집을 읽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지.
원대한 것은 그리고 목표는 늘 그러듯 실패로 향한다.
중간에 예쁜 시집 선물 받고도 아껴 읽는다고 너무 아껴서 아직 다 못 읽었다. 그건 이 다음에 다 읽을 시집!
그래서 이 시집은 올해 처음 그리고 아마 인생 처음 내 돈 주고 사서 다 읽은 시집일 것 같다.
시를 잘 모르지만 잘 읽히고 좋았다.
사실 전자책을 샀다. 그리고 사기 전에 유튜브로 시인이 낭독하는 사랑을 위한 되풀이를 들었다. 목소리가 무척 좋았다.
수다떨듯 말과 글의 군더더기와 쓰레기를 자꾸만 만드는 나는 한참 생각하고 누르고 자르고 줄여 담은 말이 글이 그저 신기하다.

밑줄긋기

“이런 삶은 나도 처음이야”

그렇게 말하니 새하얀 입김이 공중으로 흩어졌고
(사랑과 자비 중)

파도에는 끝이 있고, 해변의 모래에는 끝이 있고, 바다의 절벽에도, 바다 절벽 위의 소나무에도, 파도가 깎아놓은 몽돌에도 끝이 있는데

아직 우리는 끝을 보지 못했구나
그런 생각들 속에서

끝이 있는데도 끝이 나지 않는 날들 속에서

사랑을 하면서
계속 사랑을 하면서

우리는 어디를 둘러봐도 육지가 보이는 섬의 해변에 앉아 있었다

돌아가는 배 위에서는 멀미를 하는 너의 등을 두드리며

이렇게 계속되는 것이구나
생각을 했고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중)

우연히 얻은 것을 우연히 얻었다는 이유로 부끄럽게 여기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면

그 생각을 여기 적지 않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참을 수 없는 기쁨과 배를 앓는 듯한 불안을 그리는 순간이 없으면 좋겠다

영원히 계속되는 미래가 오지 않는다면 좋겠다

아침도 오지 않는다면 더 좋겠다
(그것은 가벼운 절망이다 지루함의 하느님이다 중)



공원에 떨어져 있던 사랑의 시체를
나뭇가지로 밀었는데 너무 가벼웠다

어쩌자고 사랑은 여기서 죽나
땅에 묻을 수는 없다 개나 고양이가 파헤쳐버릴 테니까

그냥 날아가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날 꿈에는
내가 두고 온 죽은 사랑이
우리 집 앞에 찾아왔다

죽은 사랑은
집 앞을 서성이다 떠나갔다

사랑해, 그런 말을 들으면 책임을 내게 미루는 것 같고
사랑하라, 그런 말은 그저 무책임한데

이런 시에선 시체가
간데온데없이 사라져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다음 날 공원에 다시 가보면
사랑의 시체가 두 눈을 뜨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 전문)

“우리 이야기 좀 하자”

맞은편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어떨까 목소리가 들려오면 이야기라는 것이 시작되겠지

어떤 목소리는 이야기와 무관하게 아름답고, 어떤 현실은 이야기와 무관하게 참혹하고, 그런데도 이야기를 하자는 사람이 있구나

이야기라는 것은 또 대체 무엇일까
(부서져버린 중)

(시인의 말 중에서)
이 시집은 1959년 11월 30일에 발간된 전봉건의 첫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에서 제목을 빌렸다. 꼬박 60년의 시차를 두고 있는 셈이지만, 특별히 의식하고 정한 것은 아니다. 전봉건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데 어째서 그를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이유 같은 것은 언제나 나중에 붙는 것이다.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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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반딧불이 (경쾌한 에디션) 마음산책 짧은 소설
손보미 지음, 이보라 그림 / 마음산책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20200601 손보미.

중편 빼고 단편집 두 권과 장편까지 책으로 묶인 손보미 소설책은 거의 다 봤다.
이번 책은 양장본 말고 경쾌한 에디션이라고, 얇은 표지에 군더더기 없이 반 값으로 나온 건 딱 좋았다. 외국에서는 페이퍼백이라고 하나? 난 쓸데없이 띠지 두르고 겉지 감고 무겁게 양장해서 들고다니기 힘든 것 말고 이런 판형도 자주 나오면 좋겠다.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동안 잡을 수 있었던 단 하나.’
짧은 서문 쯤 될까, 이 문장 읽는데 되게 슬펐다. 나는 손보미의 단편과 장편 모두 흡족하게 읽었었는데 아주 짧은 소설들을 모은 이 책은 재미없다...하면서 참고 꾸역꾸역 읽다 쉬다 하다 읽어 치우자! 하고 하루만에 몇 주 간 방치하던 걸 절반 남은 걸 후다닥 겨우 읽었다.

그래도 허리케인 처럼 이전에 읽은 소설의 결말을 다시 쓴 걸 읽는 게 흥미로웠고, 제임스 설터의 플라자호텔을 노린의 관점에서 다시 쓴 것이나 소나기에 제3의 관찰자를 등장시켜 이어 쓴 것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손보미 글을 처음 읽은 게 약간 느와르? 추리물? 같은 짧은 글이었는데 탐정이나 살해 당한 남자 같은 게 나오는 글들은 그런 소설들의 씨앗 같은 걸 읽는 느낌도 들었다.

큰 제목 아래 작은 소설들이 모듬으로 되어 있는데, 역시 맨해튼의 반딧불이 밑으로 묶인 글 여섯 편이 제일 좋았다.
쓰지 못하는 날들을 보내는 건 참 힘들던데, 울지 말고 예전처럼 반짝이는 것들 다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봄이 힘내라. 나도 예전에는 쓰지 못했던 반짝이는 것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왜 묻어가냐. ㅎㅎㅎ

-차례-

불행 수집가와 교환하는 방식 
고양이 도둑 
계시 
불행 수집가 
시간 여행 
아보카도의 진실

잃어버린 것은 그저 잃어버린 것으로 
분실물 찾기의 대가 1_그날 밤 당신이 잃어버린 것 
분실물 찾기의 대가 2_웨딩 앨범의 행방 
분실물 찾기의 대가 3_바늘귀에 실 꿰기 
분실물 찾기의 대가 4_잃어버린 것은 그저 잃어버린 것으로 
최후의 조니워커

맨해튼의 반딧불이 
하이힐 
빵과 코트 
반딧불이 
허리케인 
축복 
크리스마스의 추억 

돌려줘
마지막 밤 
그녀의 눈동자 
돌려줘 
죽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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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자기만의 방 - 1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내 5월 쿠폰은 다 써서 또 가족계정 커피 쿠폰 털어 샀다. 
자기 만의 방을 읽었으니 한 번 마셔줘야지 했다. 
방금 도착해서 오늘은 드립커피 두 잔 째. 신맛 세지않고 탄맛 좀 나는 무난한 커피이다. 
리뷰 쓰러 들어오니 5월 말 일을 끝으로 품절 예정이라고 했다. 나는 막차를 탄 것이었다. 
그리고 블렌드 수국 신제품이 나왔다...6월 다음 커피는 너...일까 알라딘은 블렌딩보다 싱글이 맛있어서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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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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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김숨.

김숨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원래는 수업에서 정이현 소설과 함께 언급된 럭키슈퍼를 읽고 싶었는데 도서관은 또 닫아버렸다. 1월 30일에 빌린 책들이 아직도 책꽂이에. 심지어 한 권은 아직 다 읽지도 못함 ㅎㅎㅎ

줄거리를 못 적겠는 소설에 배수아 김사과 거기에다 김숨 추가했다. 문장 하나는 또박또박 읽히는데 어 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어…
연작소설이라고 몇 개 본 게 없어서 그런가 읽는 동안 난쏘공이랑 채식주의자도 생각났다.

천장에 구멍 뚫어둔 오빠를 관찰하는 동생이야기
뿌리로 부조를 만드는 헤어지고 싶은 애인(아마도 전 이야기의 오빠가 자란 듯..)을 관찰하는 여행사 직원이야기
꼭 나쁜 미래의 나를 닮은 전직 교사 엄마가 금붕어를 사다 어항에 넣고 죽으면 떠다 버리기를 반복하는 걸 보는 불쌍한 자녀이야기

와...요약이 왜 이따위야...아무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없었던 것 같다.
왜 나무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나무에요?

수록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발표 당시 제목 「느림에 대하여」)

뿌리 이야기 …… 『작가세계』 2014년 여름호

슬픈 어항 ……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발표 당시 제목 「중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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