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은밀한 몸 - 물어보기도 민망한 은밀한 궁금증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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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옐 아들러 글 카트야 슈피처 그림.
소설책 볼 거라며 왜 또...그러게…다음 책은 정말로 소설 볼 거야...

식물책, 몸(뇌 포함)책에 약하다. 더구나 이 책에서 다룬 주제는...체취, 성기와 성생활과 성병, 항문과 비뇨기 질환, 손발톱, 털, 점(과 온갖 멍울, 종양, 하여간 피부에 솟는 많은 것), 노화, 호르몬, 우울증, 신체에서 나는 온갖 이상한 소리까지 다룬다. 원래 남들이 말하길 꺼리고 감추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재미있다.

저자는 독일인 피부과, 비뇨기과 의사이다. 우스개소리 던지며 접근하지만, 몸에 대한 궁금증과 질환의 원인과 몸 안에서 작용하는 호르몬, 근육, 세포, 미생물 등등 전문적인 것까지 다 다루니 유익하기까지 했다.

​최근 본 여자 의사들이 쓴 책 대부분은 호르몬이나 약제 사용에 대해 전문가 지도 하에 필요한 경우 사용한다면 걱정 없을 것처럼 말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근래 본 것 중 가장 보수?적으로 호르몬이나 약물 사용에 접근했다. 신중에 신중을 강조하고,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가능하면 다른 대안을 시도해본 후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라고 한다. 뭐 이런저런 전문가 이야기 잘 들어보고 선택은 본인이 해야지.

어쨌거나 이 책의 요지는 몸에 이상 있으면 말하기 창피해하지 말고 주변에 말해라,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불편함과 이상함은 꼭!!!전문가인 의사를 찾아와서 해결해라. 와서 창피해하지 말고 솔직하고 자세하게 말해라 그래야 빨리 쉽게 나을 괴로움을 엉뚱하게 오래 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끄덕끄덕. 모두 건강합시다.

​이 책은 온갖 민망할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해서 부끄럽다가도 시원한데, 거기에 어울리는 삽화가 좀 짱이다. 너무 웃기고 마음에 들어서 캡쳐 많이 해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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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7-05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 쿤데라는 대체 언제? 응? 대체 언제?

반유행열반인 2020-07-05 14:07   좋아요 1 | URL
아 할배요 좀 가만 있어 봐요 자꾸 수연님 보내서 읽으라고 시키지 좀 마라고.... ㅋㅋㅋㅋ
이별의 왈츠 63쪽부터 읽을 거에요...일단 딸래미 배고프대서 떡볶이 해 먹이고...책보다 몸이 먼저....

수이 2020-07-06 11:45   좋아요 1 | URL
이별의 왈츠? 쿤데라 소설? 처음 들어보아서 막 찾아보고_ 책보다 몸이 먼저.... 이 말 좋아라. 오늘 월요일인데 월요병 생기지 말고 잘 놀기~ 아 아니다 잘 근무하기~~
 
[eBook] 안 느끼한 산문집 - 밤과 개와 술과 키스를 씀
강이슬 지음 / 웨일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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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4 강이슬.

7월에는 소설 읽을 거라며! 또 에세이 빌렸어. 6월에 예약한 게 자동으로 빌려져서 어쩔 수 없었어…

내내 운동화만 신던 발에 발등이 드러나는 여름 신발을 꺼내 신었다. 작년 여름에도 재작년 여름에도 신던 크록스 재질 신인데, 삼십 분 쯤 걸어서 출근하니 발뒷꿈치가 다 까졌다. 엄지발가락 옆 튀어나온 뼈 부분이랑 새끼발가락에도 물집이 잡혔다. 예쁘지도 않은 걸 편할 거라 생각하고 자꾸 고무신을 사 모았는데 내 발은 말랑한 고무신에도 복숭아껍질처럼 막 벗겨진다. 멘탈만큼 약한 내 피부.
스무 살 여름 이맘쯤에도 새로 산 슬링백을 신고 우리 학교에 놀러온 아이를 데리고 경사 심한 교정을 걷다 발뒤꿈치가 칼에 벤 것처럼 너덜너덜해졌다. 아이는 후생관 신발 가게에서 내게 못생기고 발은 편한 남색 슬리퍼를 사줬다. 나중에 화장실 슬리퍼로 썼지. 아무튼 챙겨주는 모습이 퍽 다정하게 느껴져서, 한 달 후쯤 사귀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성인 되고 첫 연애였어! 그러나 겨우 두 달 만나는 동안 그 아이는 충남에 있는 대학 앞 하숙집에서 이 학교 너무 싫어, 부모 몰래 휴학하고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하게 먹여살려줄래? 하고 문자로 징징대기 바빴고, 나는 그런 아이한테 나는 네 엄마가 아니니까 그만 징징대고 네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할래? 하다가도 아냐아냐 내가 먹여살릴게, 그러니까 전화기 끄고 술먹느라 잠수타지 말고 제발 연락좀 자주 해줘 징징징 하다가 찬 바람 불 무렵 문자로 안녕. 하고 말았다.
그러고나서 스물 한 살에 지금 옆에 있는 사람 만났으니 내 연애경험이란 거의 없는 거나 다름 없고, 짝사랑만 한 가득이었다. 이런 사람 뭐라고 부르던데...연애고자였나…

왠 연애타령이냐면 나보다 싱싱하고 젊은 이십 대 청춘 방송작가인 저자도 망한 연애와 짝사랑 이야기를 한바탕 늘어놓길래 생각이 났다. 요즘은 자꾸만 지난 일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생각이 나면 적어두어야 한다. 기억력이 너무 좋아 힘들다고 하던 시절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나는 점점 멍청이가 되어간다. 망각은 축복인데 뭘 잊었는지도 모르는 삶은 또 슬픈 것 같다.
온갖 섹드립이 난무하며 피실피실하는 웃음 주던 SNL를 이런 사람들이 살을 갈고 피땀눈물 짜서 만들었구나 그와중에 무너져가는 허름한 옥탑방에서 겨우 잠을 자고 먹고 사랑하고 차이고 그런 이야기를 백지에 적으며 버텨왔구나 하면서 짠하게 읽었다.
이십 대로 다시 돌아갈 거냐고 물으면 절대 안 가, 할 것이다. 돈도 없고 우울증 심하고 꼰대들은 네가 젊으니까 일을 더 하라고 대놓고 떠맡기고 곁에 있든 없든 사랑은 불안정하고 애를 낳겠다니까 아직은 돈도 기반도 없으니 나중으로 미루라는 소리나 듣고. 그러니까 으르신들은 젊은이들을 보며 그때가 좋은 거야, 젊음은 돈 주고도 살 수 없어, 하고 그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돈이 있으면 젊음을 왜 사 테헤란로에 빌딩을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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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07-04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발이 잘까져지는 사람이라 한여름에는 샌들 양말을 신는 패션테러리스트가 됩니다... 마지막 테헤란로의 빌딩에서 피식했어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7-04 08:58   좋아요 2 | URL
이건 원문 출처가 따로 있어요 ㅎㅎㅎ각주 표기라도 하고 싶은데 못했네요...

수이 2020-07-04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테헤란로는 바라지도 않고 서울 저기 촌구석에 일곱 평짜리 허물어져가는 이층짜리 건물이라도...... 근데 반유열님 연애고자였다니 반전이다. 내가 다 아쉽네. 근데 부제 마음에 드네요. 밤과 개와 술과 키스를 씀.... 이라니. 모두 다 좋아하는 어휘들인데.

반유행열반인 2020-07-04 09:51   좋아요 0 | URL
저렇게 관능적인 단어는 다 열거해놓고 온갖 궁상 다 떨면서 웃기고 울리는 걸 보면...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 싶기도 해요.

반유행열반인 2020-07-04 09:52   좋아요 0 | URL
서울 저기 촌구석 일곱평 이층 건물 모두 병렬될 수 없는 단어인 거 아시죠? 서울-과 건물-로 이미 금테 아니 금가루 도금 입히고 환상 속 무언가가 된다는..,

수이 2020-07-04 10:17   좋아요 1 | URL
근데 밤과 개와 술과 키스라는 단어들에 더 이상 흔들리기 어려운 갱년기..... 서울 저기 촌구석 일곱평 이층 건물_ 우리 동네에 있는데......

반유행열반인 2020-07-04 11:28   좋아요 0 | URL
그런 공간의 존재 자체 부정이 아니고요 그런 걸 소유하는 일은 환타지가 맞는데...설마 수연님 환상 속의 그대 아니시죠...

수이 2020-07-04 12:08   좋아요 1 | URL
아 부끄러버.......

syo 2020-07-04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아놓은 동전을 전부 탕진하여 테헤란로 빌딩의 꿈이 저만큼 도망갔습니다....

저도 이 책 읽어봤지만, 반님도 강이슬 선생님 못지 않게 쓰신다니까요.

반유행열반인 2020-07-04 13:17   좋아요 0 | URL
코노도 못 가는 시절이니 다시 차곡차곡 모으면,,,무얼 살 수 있을까요.
한 십 년쯤 더 쓰면 syo님이나 강이슬님이나 이슬아님의 발목 만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은 무리무리.

바다그리기 2020-07-19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부제(?)부터 읽고픈 의욕을 마구 샘솟게 하네요. 재미있게 잘 읽다가 역시나 마지막 문장에서 또 감탄을.. ㅋㅋㅋ 그르게요 주님 위에 건물주인 세상에서^^ 사이다 잘 마시고 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7-19 13:31   좋아요 1 | URL
저도 이웃님 인용과 책 소개 읽고 뽐뿌와서 봤어요. 마지막 문장은 제 것이 아니랍니다...사이다 병 하나 가지고 막 입대고 돌려 먹는 기분...
 
여자의 뇌 - 어제, 오늘, 내일 달라지는 내 감정의 모든 이유
루안 브리젠딘 지음, 임옥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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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루안 브리젠딘.

리뷰하려고 도서 검색하니...여자의 뇌에 관한 책 왜 이렇게 많아. ㅋㅋㅋ그래도 더 읽고 싶은 마음은 안 든다.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다고 화내는 거 같은 제목도 방금 발견...
이번달에 12.5권 정도 책을 봤는데, 그 중에 소설은 단 한 권인 게 충격...나 소설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7월에는 소설을 다섯 권 이상 읽겠다고 다짐합니다… 소설을 사랑하지만 너무 잘 쓴 거 자꾸 읽으면 이상하게 주눅드니까...좋아하면서 피하는 이 마음...아끼는 거야...내 맘 알지…(뭐라는 거야…)
지난 번에 읽은 남자의 뇌보다 먼저 같은 저자가 쓴 책이었다.(문장이 왜 이래...)
->여자의 뇌는 지난 번에 읽은 남자의 뇌를 쓴 저자가 그보다 먼저 쓴 책이었다. (이것도 이상해...)
유아, 소녀, 사랑에 빠졌을 때, 섹스할 때, 아이를 갖고 낳고 수유하며 모성을 익혀갈 때, 감정을 다룰 때, 완경을 맞이할 때 무수히 변하는 여성의 뇌의 특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정 시기, 상황에 따라 뇌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되고 특정 호르몬의 영향 하에 놓인다는 사실을 계속 반복했다. 널뛰기하는 마음의 근원에 물질의 작용이 있다는 걸 아는 일은 나름 위로도 되고 대처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여자의 심리 같은 게 나는 이해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 남자의 뇌가 왜 더 재미있지… 남자 좀 그만 좋아해…

먼저 나이든 사람들은 노년기에 대해 굉장히 좋은 것처럼 그린다. 올리버 색스 박사님도 그랬고 이 책의 저자도 그랬다. 완경이 다 끝장나고 죽어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살 기회라고. 더 차분해지고 흔들리지 않고 자기에게 집중하는 시기가 온다고. 이야 그게 진짜라면 빨리 늙고 싶다. 진짜에요? 겨우 십 몇 년 남은 기간 후에 내 널뛰기도 잔잔해지는 날이 오나요?

사랑도, 감정도, 물질이 만드는 거라면, 거기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나는 지금 테스토스테론이 뿜뿜 하는구나. 옥시토신이 뿜뿜뿜 하는구나. 그래서 네가 그렇게 예쁘고 아기같아 보이는구나. 내가 불안하고 걱정하고 괴로운 이유는 다 뇌새끼와 호르몬새끼의 조화로구나. 하고 마음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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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07-01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뇌새끼랑 호르몬새끼 읽다가 커피 마시다가 뿜을뻔 했어요 ㅋㅋㅋ 완경 이후 이야기는 신선해서 좋은데 막상 이게 몸으로 접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간다고 선배들이 이야기하던데 개인차가 있는건지 어떤건지 문득 궁금해져요.

반유행열반인 2020-07-01 15:21   좋아요 1 | URL
우리가 직접 가보지 않으면 확인 불가겠지요 개인차가 있을지 없을지... 요즘은 얼른 늙어 죽었으면 좋겠다 싶어요...언니 앞에서 깝치는 어린놈 말 버릇 보소...죄송합니다...

수이 2020-07-01 15:32   좋아요 1 | URL
우리 독일어 선생님이 요즘 공부하기 시러 죽겠다고 맨날 죽고싶다 하던데 여기두...... -.-

반유행열반인 2020-07-01 16:10   좋아요 2 | URL
저는 ‘늙어’가 붙었으니 사실 죽고 싶지 않은지도 몰라요. 선생님께서도 ‘늙어’를 붙이시길!!

수이 2020-07-01 16:18   좋아요 1 | URL
선생님도 말씀만 그러시겠지 싶은데 박사 따기가 쉽지 않은듯... 박사 따보지 않아 모르겠지만요. 저는 백살까지 살고 그리고 여력 되면 더 살다가 가려구요, 반유열님두 저랑 백살까지 읽다 가요. 그럼 저승 가서두 막 수다 떨고 잼나지 않을까? :)

반유행열반인 2020-07-01 16:38   좋아요 1 | URL
저승 가서 수다 떨 수 있음 다들 이러고 버티고 살리가 있어요? 가기 전까지 열심히 수다 떨다 가겠음다 흐흐흐

수이 2020-07-01 17:39   좋아요 1 | URL
저승 판타지 있는 1인인지라......

프유 2020-10-26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난 번에 읽은 남자의 뇌와 같은 저자로 여자의 뇌가 먼저 쓰인 책이다. 한 번 같이 고민하며 고쳐보았습니다ㅋㅋ 이문장도 이상하네욬ㅋㅋㅋㅋㅋㅋ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 2019년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윤이형 지음 / 문학사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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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윤이형.

문학사상사가 수상 작가로부터 부당하게 저작권을 오랫동안 빼앗아 온 일 때문에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소설을 쓴 작가들은 마음을 다쳤다. 그렇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항의했고, 수상을 거부했고, 잘못된 관행이 이슈가 되었고, 올해 수상집은 나오지 못했다.
작년도에 이런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상을 받았던 윤이형 작가 또한 마음이 많이 다친 것 같고, 결국 그 상으로 인해 얻은 모든 이득에 대해 괴로워하다 절필을 선언했다.
소설집 ‘작은 마음 동호회’를 읽을 때는 이런 사정도 모르고, 아니 왜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안 들어간 거야, 하고 언짢아했다. 작가의 책은 붕대감기를 끝으로 만날 수 없어졌다. 중고로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샀다. 읽고 싶던 소설을 드디어 읽었다.

-윤이형,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
애완이든 반려든 동물을 곁에 두는 삶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제활동을 위해 빈집에 종일 혼자 두고 나가는 무책임을 견딜 수가 없다. 인간의 만족을 위해 애착 대상으로 그들의 평생을 자유를 묶어두는 일. 그렇지만 그 덕에 보살핌 받는 생명을 생각하면 그게 꼭 나쁜 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선택과 책임감을 존중하되 나는 안 하기로 한다.
사실 어려서 마당에 키우던 개의 죽음을 너무 여러 번 봐서 마음을 닫은 건데 저런 핑계와 신념을 갖다 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 두 고양이의 죽음과 한 가정의 해체와 부부의 결별이 나온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울고 싶은 나를 두들겨 패는 것 같은 소설이었다. 모든 상실에 관한 은유가 될 이야기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이렇게나 잘 쓰는 소설가를 잃게 된 것까지 울고 싶은 일이 넘쳤다.
각자의 삶을 찾은 희은과 정민을 더 행복해진 것 마냥 그렸다. 초록이도 그럭저럭 해 나가는 것 같다. 모두가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잃은 것에 대한 미련과 고통과 슬픔과 원망 없이 자기 자신을 찾은 것으로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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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6-29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윤이형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의 이야기를 그 정도의 문장으로 써낼 줄 아는 사람이 과연 쓰지 않는 삶을 버텨낼 수 있을까요.

반유행열반인 2020-06-30 04:19   좋아요 1 | URL
읽는 사람들한테는 기쁜 일이겠어요. 안 쓰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그것도 좋겠지만.
 
[eBook]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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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8 오후. 2/3쯤 읽다 포기.

같은 작가의 마약 책이 되게 궁금했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 전자책 도서관 입고되라! 하고 기다렸는데 안 되어서 동네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하니 코로나 휴관이 장기화 되어 못 읽었다. 뭔가 궁금한데 닿지 않으면 더 갈망하게 되는 법. 대신 작가의 두 번째 책인 이 책이 전자 도서관 들어왔다. 오오, 농담이래. 과학이래. 과학교양서 좋아하는 빡대가리 문돌이는 주섬주섬. 게다가 표지에 이 멍멍이 왠지 라이카 같은데.

질소비료, 도량형 통일, 플라스틱, 성전환, 우주개발, 빅데이터, 날씨, 해킹, 유전자-이 책이 다룬 주제이다.
빅데이터까지 꾸역거리고 읽다가 결국 1/3쯤 남은 즈음 이 책을 포기했다.
제목만 보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작가 또한 서문에서부터 재미있게 쓰겠다고 호언장담 했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가 없었다. 농담이라고 재치 부리며 던지는 말의 개그코드가 하나도 나와 맞지 않았다. 자신의 피씨함을 옹호하듯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하면서도 결국 하고야 마는 웃기지도 않은데다 거지같은 드립이 많았다. 그리고 다짜고짜 사례로 섹드립을 많이 치는데- 독자 머릿 속에 섹스만 들어있다고 단언해버리거나 조루타령하며 자기비하인듯 아닌 듯한 개그 하거나. 무엇보다 정보량자체가 그닥 많지도 않은데 분량 자체가 늘어지고 그러다보면 핵심도 못 짚겠고. 저자가 과학 기술과 연구자의 태도와 그 파급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가지는 점은 다 동의할 수 없더라도 좋은 부분이지만, 그런 자기 주장을 전달하는 방식이 뭐랄까 되게 구리게 느껴졌다. 책을 준비한다고 방대한 분량을 조사하고 공부한 건 알겠는데 그걸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중구난방 나열한 느낌도 아주 많이 들었다. 이게 무슨무슨위키나 인터넷 커뮤니티 흥미로운 썰, 같은 게 아니라 출판물인 만큼 독자의 소중한 시간과 참고 읽어줄 인내심까지 고려해서 적절한 취사선택과 편집이 있어야 했을 것 같다. 더구나 전자책 발간하면서 인심 쓴 건지 후한 건지 뒤에 추가 챕터를 덧붙였는데...날씨부터 추가 챕터는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물리고 질리고 정이 떨어져 버렸어.

나의 부족함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하고 유머넘치고 재미있는 책일 수도 있지. 나에게는 아니었다네. 참고 마음을 다잡으며 몇 번을 다시 읽으려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네. 앞으로는 제목에서 엄청 재미있는 척 하는 책은 믿고 거르기로 했다네. 마약 책도 굳이 안 읽어도 될 것 같다네.
죄송합니다. 이런 못난 독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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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 2020-06-29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못난 독자 ㅋㅋㅋㅋ 저도 가끔 못난 독자 됩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0-06-29 11:52   좋아요 1 | URL
반대로 독후감 쓸 땐 못난 글쓴이도 되는데 역지사지가 잘 안 되고 너무 세게 까서 작가분들께 죄송한 마음 뿐...(그러면서 까길 멈추지 않는 못된 마음 ㅋㅋㅋ)

추풍오장원 2020-06-29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리뷰만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요새 이런 인스타그램 감성 책들이 늘어나는듯 하네요..

반유행열반인 2020-06-29 15:28   좋아요 0 | URL
감성 따지며 내보이기엔 너무 두껍고 번잡합니다. 나무위키 인쇄물에 가깝습니다...(작가님하 또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