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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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워터스 -20180313
박찬욱 아가씨를 보다가 문득 읽고 싶어서 사 두고 한참만에 보게 되었다. 800페이지 넘는게 살짝 부담은 되었는데 비교적 빨리 재미있게 읽었다. 빅토리아 시대 1840-50년대를 배경으로 상류 가문의 재산을 차지 하기 위해 속고 속이는 이야기이다. 
1부까지는 박찬욱이 아가씨에 고대로 다 가져다 베껴놨고 거의 철저하게 재현해놨는데 뒷 부분은 사실 좀 출생의 비밀이나 감금방 같은 정신병원 이런게 딱 시대극 다워서 2,3부는 박찬욱이 소돔120일을 가져다 썼구나 싶었다. 그래서 소설이랑 영화랑 약간은 다르다. 오히려 사실을 알고 날 구했더라면...그러면서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드와 수의 꿈을 찬욱이가 이뤄줬달까. 둘이 편 먹고 삼촌과 백작을 다 조져버리는게 영화 쪽이 좀 더 통쾌하고 페미페미했달까.
소설의 2,3부는 좀 더 비극이다. 모드와 수의 바뀐 운명, 젠틀맨의 살해와 석스비 부인의 교수형. 사실 제일 독하고 돈에 집착했던 두 인물이 그렇게 순식간에 훅 가는게 좀 개연성 떨어지긴 하지만. 그리고 삼촌도 너무 쉽게 죽어버리고. 그렇다고 세명의 악당?이 죽어도 수와 모드가 바로 행복해지진 못했다. 오히려 진실을 알고 더 고통스러워한다. 그나마 둘을 구원하는 것은 둘의 재회와 사랑. 서로를 찾아 나선 여정. 뭐 그런거. 그냥저냥 간지럽고 흥미롭게 읽을만 한 소설이긴 한데 1퍼센트 정도 부족하달까. 번역자가 이공계 출신의 아저씨라는게 좀 더 흥미로웠다. 그런데 문체도 괜찮고 나름 번역을 잘 해둬서 잘 읽힌 것도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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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역사 - 지금껏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소비하는 인간의 역사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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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설혜심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소비사에 대해 다룬 책이다. 네이버에서 연재하던 걸 모아서 나름 글들도 흥미롭게 읽히고 참고문헌이나 사진 자료도 많아서 보기가 수월했다. 핑거스미스와 도벽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흥미로웠고 나름 최신책이라 트럼프 당선과 보호무역주의 문제도 언급하는 등 약간 시사적인 부분도 있다. 설탕소비에 대한 보이콧이 영국에서 이루어졌다는(그것도 노예무역 반대를 위해) 이야기는 처음 알게 되어서 재밌었고 윤리적 소비, 공정무역 이런게 아주 최근의 움직임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다만 저자가 서양사 전공이라 그런가 대부분의 주제 꼭지가 영미사에 치우친 점은 아쉽다. 한국의 소비사 이런 건 또 그 분야 전공자가 관심을 가지면 뭐 나오겠지. 역사학자 말고도 소비자학과 이런 쪽도 관심 가질만한 주제인 것 같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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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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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 -20180323

두 번째 본 작가의 소설. 영국식 잔잔한 문체 이런 걸 좋아하게 된 거 보니 나도 늙었나 싶다. 재미있게 봤다. 
스티븐스는 집사 외길 인생으로 살아왔고 그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느끼고 위대한 집사의 품위에 대해 거듭 생각한다. 
전 주인인 달링턴이 죽은 후 패러데이라는 미국인을 모시다 그의 호의로 자동차 여행을 떠나게 된 여정을 그리며 여행 중 떠오른 과거의 일들을 하나씩 풀어간다. 여행의 말미에는 과거에 썸타다 떠나보낸 켄턴양과의 만남이 있다. 그리고 그토록 모실만한 주인이라 믿고 헌신한 달링턴씨가 사실은 나치에게 이용당했었다는 불편한 진실도 있다. 
그저 충성과 헌신만이 있는 삶, 자기 생각과 자기 주장 없이 그저 복종하는 삶과 그 이면의 비극은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떠올렸던 것 같다. 나는 거기에 채만식의 치숙도 약간 생각했다. 일본인 주인을 옹호하고 거기에 동조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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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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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 -20180330
2015년 작고한 색스의 유고 에세이집이다. 
과학에 대한 여러 의문과 그에 대한 통찰들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나타난다. 다윈과 식물학, 진화론, 자신의 학문분야인 신경학 관련, 속도의 상대성, 식물에게도 지각력이 있을까. 신경학자로서의 프로이트, 기억의 오류와 재구성 왜곡, 잘못 듣기, 모방과 창조를 결정하는 차이란, 항상성이란, 의식이란, 과학에서 망각된 업적들과 그로 인한 단절 왜 어째서 
그런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펴놨다. 전문적인 용어나 이야기가 많아 좀 집중력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편하게 쉽게 써서 잘 읽히는 부분도 있고 어쨌든 과학을 너무 사랑하고 인간에 학문에 그토록 관심이 많던 천재였던 사람이다. 
책도 나름 기획을 잘 해서 표지 디자인 장정 종이질 인쇄형태 다 감각적이었다. (환각 표지는 너무 구렸던거에 비하면 이 책은 색스에 대한 출판사의 헌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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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애니 체니 지음, 임유진 옮김 / 알마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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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9 애니체니
진짜 시체팔이에 대한 논픽션. 수많은 시체들이 기증자들의 의사에 상관없이 상품처럼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데 쓰이고. 화장되어 안식을 찾을거라 믿던 사람들 뒤통수를 때리고 지상을 배회하고. 시체의 일부가 훔쳐자고 하는 이야기다. 
시체를 어디다 쓸까 싶은데 해부학 교육용 신의료기기 시범용 신기술전수세미나시범및실습용 조직 이식 뼈 이식 등 온갖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부족하다고 한다. 이 틈새시장을 공략한 이들은 인간의 존엄이고 감염 위험이고 범죄및 위법여부고 다 무시한 채 여기저기서 시체를 썰고 발라내고 택배로 부치고 장례식장에서 훔치고 첨단기술 공정으로 깨끗하게 가공하고 있었거나 있다고 한다. 
음 근데 자꾸 왜 그게 문제인가. 시체를 팔면 왜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너무 실용주의자인가. 시체값을 유족에게 제대로 지급하면 문제가 없을까. 어차피 죽어 썩고 재될몸 유용하게 쓰면 안 되나. 거기에 본인과 유족의 의사가 중요하긴 하지만. 죽은 후엔 다 땡인데 연연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다. 나도 범죄자 마인드인가. 허허. 

아기 낳기 전 보고 있던 책 낳고 나서 처음 본 책이 우연히도 이거다. 논픽션물 나름 심층취재해서 보도한 저자도 대단하고 단지 이게 왜 문제인가에 대해 철학적이든 윤리적이든 접근하는 것이 좀 부족했던 거 같다. 
단순히 탐욕 위법 부당이득 그것만으로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해결되면 문제가 없다 이렇게 호도될 위험이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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