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호 -20180320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라고 울부짖는 개그 유행어가 있었지 아마. 사회학에 대한 기초 개념들, 사회문화의 아주 기본적인 개념, 거기에 불평등, 차별, 정의, 국제사회, 시민사회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타겟이 딱 중학생 같은데 잘 읽히고 그러면서도 내용이 좋다. 학생들한테도 권할만하고 아이에게 나중에 읽히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글을 쓰는 방식이나 사회를 보는 관점도 무난해서 다른 저서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
밀란쿤데라 -20180326 드니 디드로에게 바치는 3막짜리 오마주 세상의 균형을 위한 독서는 개뿔이지만 밀란쿤데라가 드니 디드로의 소설을 3막 희곡으로 재구성했다 자크의 첫 동정 잃던 시절 쥐스틴과 친구 비그르의 삼각관계 그것이 진정한 우정으로 속여진 시절 거기에 주인과 생트르와 아가트의 삼각관계 후작과 여관여주인 또는 후작부인의 애증과 복수(창녀를 사랑하게 만들고 후작 새 장가보내기 ) 임신한 아가트 아마도 생트르의 아이 생트르의 꾀로 고발당하고 임신공격 당한 주인 쥐스틴이 임신한 걸 기뻐하는 비르그와 그게 자크 아이일지도 모를 암시 주인이 죽인 생트르 그로 인해 잡혀 죽을 뻔하다 비르그에게 구원받는 자크 의자와 아이들의 무한 생산 반복 이 세상은 변주곡 뭐 밀란쿤데라의 변주곡은 늘 재미지다.
조정육 -20180407 장승업의 생애를 따라 그의 그림을 함께 읽어 가며 그 배경과 관련 화가 역사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풀어주는 책이다. 아이들 대상 책 같은데 친절한 설명과 동시에 그림을 보고 읽고 느끼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는 책 같다. 저자의 표현이나 상상력도 나름 훌륭하다. 장승업은 취화선에서 본 기인의 풍모 영화의 선정적인 부분 최민식의 강렬함 이런 것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강한데 그것이 정작 그의 그림보다 그의 기행에 대한 흥미만 갖게 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빼고 나니 그림에서 보이는 천재성 재미 독창성 이런게 좋았다. 물론 영화도 약간의 상상을 가미하는데 도움이야 되겠지만… 아이에게도 읽게 권하고 싶은 시리즈다. 그림 읽어주는 책들 은근 좋다. 미술태교랄까 ㅋㅋ 그 중에서도 잘 쓴 책 같다. 시리즈로 이중섭도 집에 있던데 기회되면 읽어봐야겠다. 어쨌든 이 책으로 3월 이후 출산 전까지 열권 읽기 미션은 성공. 앞으로 다섯 권은 더 보고 싶은데. 될까?ㅋㅋ
부제 세상을 바꾸는 힘 마리아나 발베르데 -20180405 다양한 나라의 사례들이 언급되고 서술도 쉬운 편이다. 흥미로울 만한 사례나 문제제기도 있다. 그런데 좀 중구난방이고 체계가 없기도 하다. 논쟁이 될만한 사항들 고민해 봐야 할 것들 미국이나 서구의 법치주의 관련 문제들에 대해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저자의 관심분야가 공권력과 경찰 권력인지 그 부분에 굉장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중남미 경찰권의 문제점 부패 뇌물 예산 사용의 불투명에 대해 많이 다루는데 우리 나라에도 해당되는 부분도 있고 좀 많이 다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20180624 구병모네 이웃-너의 이웃 또는 4 집 이웃 중의적 표현같다. 강요된 공동체의 상징같은 묵직한 뒤뜰의 식탁. 세 자녀 출산을 조건으로 국가가 임대해주는 공동임대주택에서 네 가구가 부대끼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소설이다. 별 다른 큰 사건은 없이(이게 큰 사건들이 아니냐고 뭐라뭐라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상 잔혹사라 할 미묘하고 사소하면서도 개인을 위축시키고 파괴하는 상황들이 이어진다. 고립된 시골의 공동 생활과 지켜야 될(결코 지키기 어려운)룰이 있는 점은 전작 피그말리온 아이들과 비슷하다. 인물들 이름이 특이해서 너무 안 외워진다. 하하 방금 읽고도 다 까먹음어린 애기 키우는 프리랜서 일러스트 작가 효내는 예전 단편 (어떤 자장가였나) 속 논문 쓰기 위해 애기 재우려 전전긍긍하던 엄마를 다시 붙여다 놓은 느낌이었다. 그저 사회 생활이려니 참고 견디던 이웃 남자 카풀의 지분거림에 거센 항의도 못 한 채 아이와 함께 달아나는 여인공동체 의식을 강요하는 오지라퍼의 상징 같은 단희, 공동육아 실험을 제안한 장본인단희에게 동조하면서 좋은 엄마 알뜰한 주부 노릇하려 애쓰는, 가장 체제 순응적인 그녀(결국 혼자만 애 셋 성공하고 혼자만 공동주택에 버텨서 에필로그를 전하는 역할도)쓸데 없는 지분댐으로 자기 가족과 남의 가족까지 박살낸 제강무능한 집 지키는 남편알뜰하다 못 해 거지맘 취급받는 부인 뒤통수 치며 자기 누이 도와 준 남편부인의 프리랜서 일을 은근 그만했으면 하는 남편전작 장 단편에 비해 서사도 약하고 남자들 인물 그리는 것도 단순 소홀하고 썩 수작은 아니다. 네 여자 캐릭터들로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그냥 수렁에 빠진 듯 답도 없고 소통도 잘 못 하고 좀 내버려둬 이러는 답답함만 느껴진다. 소설과 별도로 최악은 조남주가 추천사 쓴 것. 그것도 뭐 정식 페이지도 아니고 맨 뒷 표지 안쪽과 바깥쪽에 짤막하게 써 뒀다. 문장 구린 건 차치하더라도 작가가 말하려는 복잡 미묘한 것들을 딱 조남주 특유의 프레임으로 제한해 버린다. 차라리 평론가 해설을 덧붙이든가. 이건 정말 정말 별로다.작년 말부터 다시 구병모에 꽂혀서 이것저것 소설집들 모으다 신간이 나와서 신나서 질렀는데 기대 이하였다. 좋아하는 작가지만...다음 작품을 기대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