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걸을수록 나는 더 작아진다 NFF (New Face of Fiction)
셰르스티 안네스다테르 스콤스볼 지음, 손화수 옮김 / 시공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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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세르스티 안네스다레르 스콩스볼
노르웨이 작가. 이름 겁나 어렵다. 이웃 나라 스웨덴 사람들은 스티그 라르손 요나스 요나손 이렇게 심플한데. 
마테아라는 독거 노인이 고립된 채 외롭고 쓸쓸한 나날을 보내며 유일한 사회적 관계였던 남편 엡실론(인간 관계에서의 최소한의 최소한?본명 닐스.신기한 모험?!)과의 과거를 돌아보다 죽음을 준비하고 선택하는 이야기다. 원래 소설이 그런건지(의도한건지)번역이 이상한지 과거와 현재시점을 막 섞어서 약간 혼란스럽기도 한데 마치 앱실론이 곁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마테아의 과거회상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게 좋았던 것 같은 엡실론과의 나날도 사실은 자기말만 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날, 유네엄마에게 관심 보이고 파티에서 다른 여자 곁에만 있던 엡실론 때문에 상처받은 일들, 그녀가 수시로 부쳤지만 뜯어보지도 않은 채 그가 은퇴하고 죽은 이후 돌려받게 된 편지들. 뭔가 자기에게 유일했고 전부였던 그 관계조차 실패에 가까웠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다. 
아이를 가질 뻔 했지만 가지지 못하고 그래서 유네가 탄 유모차를 미는 유네 부모와의 만남도 불편했고, 어려서 키우던 스티그?란 강아지도 산책 갔다 줄 끊어 먹고 잃어버리고, 엡실론과 키우던 스테인마저 물이 빠져 죽게 만들고, 홀로 있기 두려워 엡실론에게 사달라 한 토끼는 하루만에 죽어 묻어버리고. 아니 뭐 이렇게 되는게 없는 사람이 있나 싶게 동물과의 연 조차 없는 마테아를 보면 작가가 너무 잔인하게 가혹한거 아닌가 싶기까지. 
잼병도 못 열고. 다른 사람 보면 수줍어 숨어버리고. 엉뚱한 이야기로 갑분싸하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전화번호부 펼치고 장난 편지 보내거나 114에 자기 전화번호를 종일 묻는 등 나름의 사회생활?하는 사회성 결여의 집합같은 그녀 모습은 왠지 나를 보는 것도 같았다. 하하
정말 언젠가 내 곁의 소중한 사람이 모두 떠나고 나 혼자 남아 늙고 외롭게 죽어갈 때 나는 어떻게 살게 될까, 어떤 마음과 기분으로 살게 될까 궁금해지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스웨덴도 그렇고 노년 인구가 많은 동네는 노인의 이야기가 많다. 우리는 아직 노인에게 너무 무심하다. 최근 읽은 파과나 영화 죽여주는 여자 정도가 노인이 주인공이 된 컨텐츠. 영화 시도 있군. 미리 고민해야 할 미래에 우리는 너무 회피스킬을 쓰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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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피플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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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4 장강명 아홉번째 책. 재고 모두 소진. 
신촌과 르 메이에르에 살았던 작가는 작품마다 뤼미에르 빌딩을 자주 등장시킨다. 
단편집인데 책 한 권 안에 느슨한 연결고리가 있는 연작소설이다.
각 장을 호수로 표현한게 재미있다. 약간 미스테리물 같은. 웹툰 금요일이랑 꽤 비슷한 느낌이다.

801호 박쥐인간-가출소년은 박쥐인간이 되어 편의점과 만화방 알바를 한다. 박쥐인간은 슬픔을 먹고 산다고 한다. 만화방에 오는 홀로된 흡연 임산부와 알게 되면서 그녀의 애인을 죽게 한 거울장난 범인을 찾게 되지만 범인은 장애인이었다. 소년은 박쥐에서 인간으로 변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임산부는 아마도 박쥐인간이 되었다.

802호 모기-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 목표 지향적으로 살던 기러기 아빠인 남자가 몸이 마비되면서 엥엥대는 모기에 시달리며 숨 참아 자살 시도도 하고 목표 없는 삶을 상상한다. 약간 카프카 변신을 떠올리게 한다. 쩜이란 소녀와 빡이란 소년이 현재의 즐거움을 좇으며 살다가 불행해 하며 목표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환 구도?  

803호 명견 패스-시청에서 비둘기 밥 준다는 새로운 사실! 청각장애인이면서 남들과 다른 지각 소통 능력을 가진 남자, 그를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고 다르기 느끼는 왜소증 여자, 개에 물려죽은 건 빡일까. 802호 쩜(현아)의 자살 시도는 눈에 묻힌다. 

804호 마법 매미-이 책의 소설을 쓴 작가가 죽었고 그의 예언과 저주가 현실이 되는 이야기. 나연은 현실과 예언의 차이를 부각하며 부정하려 한다. 작가 매미 싫어하나 보다. 

805호 돈다발로 때려라-2단으로 두 이야기가 평행?병렬?로 이어진다. 빚에 쫓겨 매품 파는 정민은 흥부의 매품팔이를 떠올리게 하고, 돈으로 때리는 게임으로 사촌들을 누르려다 실패하고 사고로 죽는 재벌 정민은 약간 베테랑의 어이 없는 빛아인도 생각나게 한다. 두 이야기도 약간 순환 구도로 맞물려 있다. 

806호 삶어녀 죽이기-삶이 어렵지 않은 여자로 여론 뭇매를 맞던 여자의 아버지와 그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 그 둘에게 모두 의뢰를 받은 팀 알렙, 결국 뒤에서 중재하고 끝내는 이야기. 나중에 장편 댓글부대로 발전하기 되는 이야기인데 장편이 좀 더 구체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아직은 이야기의 씨앗 수준이랄까. 좀 싱겁다. 

807호 피 흘리는 고양이 눈-버릴거면 좀 키우지 마. 아니 그냥 애완 이란 문화 자체가 짜증난다. 동물은 그냥 먹을거 아니면 안 키우면 좋겠다. 고양이로 묘사하고 있지만 뒷골목 조폭 얘기로 대입해도...호모 도미난스의 방황하는 일본 십대 조직 이야기랑 묘하게 오버랩된다. 

808호 쥐들의 지하 왕국-반인반서에 대한 상상은 좋은데 스토리는 그냥 싱겁다. 

809호 동시성의 과학-이것도 그럭저럭 좋은데 임현의 소설집 맨 처음 것이었나, 천재 소년? 미래를 보는 소년? 나오는 이야기랑 비슷하다. 불행한 엄마와 아들이 나오는 공통점 때문인 듯.

810호 되살아나는 섬-노래로 섬을 재건하는 일이삼대 무당?이야기. 브로콜리너마저가 나와서 반가웠다. 현수동의 이현수가 여기 나온다. 804호에서 나연에게 현수를 찾아달라하는데. 현수동 이야기는 그믐,...에서도 나온다. 현수동 정말 있는 동네인가? 가상 동네인가? 현석동? 찾아보려다 귀찮아서 미루고 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단편집은 유일?한데 나름의 독특함과 구성의 실험이 있었다. 

재미로 순위를 매기자면
1.댓글부대
2.우리의 소원은 전쟁
3.그믐,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재미 불문 가장 예쁘게?쓴 책)
4.당선,계급,합격(소설 아니고 르포)
5.5년 만에 신혼 여행(소설 아니고 에세이)
6.뤼미에르 피플
7.한국이 싫어서
8.호모도미난스
9.표백 

작가님아 신작 얼른 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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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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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적이고 이질적인 그러나 아름다운 존재, 그러나 드러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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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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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1 구병모
구병모 소설도 꽤 많이 읽었다. 위저드베이커리로 시작해서 빨간구두당,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파과, 피그말리온 아이들, 네 이웃의 식탁 그리고 오늘 아가미. 아가미는 사 둔지 꽤 됐는데 왠일인지 아껴? 두다 오늘 읽었다. 
구병모의 최고 강점인 판타지와 단단하고 잘 갈린 문장. 처음 읽으며 든 생각은 어 이런 식으로 문장을 다 쓰다간 작가 금방 죽지 않을까 싶었다. 
아가미 달린 남자에게 실족(또는 투신) 후 구원 구조 받은 해류. 
다시 아가미 달린 남자가 곤궁하다 못 해 죽음 이상 답이 없던 아버지와 물에 빠진 후 노인과 강하에게 구해지던 먼 과거. 아가미는 원래 있던건지 물에 빠져 생긴 건지 아무도 모름. 강하가 붙인 아가미 아이의 이름은 곤. 
그리고 곤은 먼 훗날 어느 한적한 민박에 숨은 듯 죽은 듯 기거하고 그를 찾아온 해류. 
강하에게 학대 받지만 또 의지하며 성장한 해류, 그들에게 돌아온 강하의 엄마 약쟁이 이녕. 
이녕과 얽히다 이녕의 사고사로 급히 강하와 노인을 떠나게 된 곤. 
곤에 대한 해류의 게시글을 보고 접근한 강하, 둘의 만남과 짧은 인연, 강하와 노인의 실종. 
다시 곤을 찾아 나선 해류와 곤의 만남. 

이물적이고 이질적인 그러나 아름다운 존재, 그러나 드러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상상이 독특한 소설이었다.

마지막에 평론 보는데 람혼(최정우)!!님의 글이 훅 들어와서 아 참 이 분 평론가셨지 하고 또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이름과 퇴화 혹은 흔적기관인 아가미와 장자 우화 속 곤과 전작인 위저드베이커리 재봉틀여인 남염(부주지?)에 대한 이야기가 마구 풀어 나오는것도 흥미로웠다. 그나저나 평론글 열 몇 쪽이 단 한 문단으로 후다다다다닥 달려서 만연체를 긴 호흡에 헐떡이며 쫓아가느라 혼났지만 아 이 분 이런 문체지 이러고 새삼 또 반가웠다. 

약간 징징대는 듯한 책표지날개 작가소개는 또 새로운데 위저드베이커리를 약빨면서(우리가 아는 그 약 말고 위장용 현탁액)썼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역시는 역시, 이런 문장을 쓰려면 위장 건강 정도는 소설의 신에게 헌납해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 거기에 더해 아 이젠 이렇게 힘들게 쓴 거 너무 까지 말아야겠다(작가 위장에 빵꾸 날지도 몰라) 하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짧지만 강렬한 독서경험, (람혼님말대로)굳이 장르문학 청소년 문학 안 나눠도 경계 넘나들며 나름의 상상력을 독특한 문장으로 단어들로 펼치는 구병모 작가 다른 작품들도 계속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로성 유희성 재미있는 거짓말에 나도 자꾸 끼고 싶어졌다. (근데 난 아직 멀었어...틀렸어 다들 먼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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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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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책의 독서가 좋은 점은 늘 다른 책과의 좋은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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