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80828 김영하
호출 보자마자 이어 보니 조금 질리긴 했는데 또 막상 마지막 장 덮은 순간 그렇게 아쉬울 수가. 어쨌든 남은 김영하 소설은 쉬엄쉬엄 보는 걸로. 
소설집과 같은 제목의 소설은 없다. 밀회란 소설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초단편? 엽편? 카프카 소설집에서 본 짤막한 토막 같던 형식의 글들이 여기도 많다. 

로봇-헌팅당한 여행사 직원이 로봇의 3원칙 때문에 헤어진 이야기
여행-결혼을 앞두고 있는. 배신 당한 구남친은 납치하듯 여자를 끌고 간 동해안에서 뱃사람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그 틈에 여자는 택시를 타고 사금파리를 쥔 채 귀로. 
악어-목소리를 잃은 가수는. 
밀회-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소설이다. 하이델베르크의 뒷골목과 강 가와 낡은 호텔까지 안 가 본 동네를 죽 구경시켜 준다. 초반부터 죽음, 묘지의 언급. 너는 해파리야. 하고는 해파리가 스륵 사라지는 부분이나 폐가 없다는 부분이 나름 상황을 짐작하게 하지만 끝까지 긴가민가 했지. 
칠 년 간 한 해에 한 번 만나던 그녀가 나를 보고 슬퍼하는 모습에 화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나 작위적이긴 하지만 무릎으로 기며 허물 벗듯 코트가 벗어지는 부분 누군가 낚아채 듯 위로 오르다 내려다 본 도시 등등의 표현이 좋았다. 그녀를 가짜 아내라고 의심하는 뇌가 고장난 남편 이야기는 올리버 색스의 환자들을 생각나게 한다. 
명예살인-피부가 안 좋아진 피부과 직원은. 
마코토-화자가 오랜만에 발랄해서 오빠가 돌아왔다의 중학생이 대학원생이 되면 이쯤 되지 싶었다. 마코토를 짝사랑하던 나는. 그리고 암전. 이게 뭐라고 좋네. 
아이스크림-개별 포장되어 있는 그 아이스크림이 처음엔 엑설런트인가 했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초코코팅된 지우개 모양이라면...티코! 뭔 퀴즈게임 같다. 여기서는 소송걸릴까봐 미츠 라고 부른다. 서민의 전형 같은 부부의 유일한 낙인 아이스크림을 잃게 되는 과정. 마지막 장면에 둘이 꾸역꾸역 치킨을 먹어대는데 이 소설 읽던 날 마침 닭튀겨 먹고 체해서 마구 토했다. 마지막 부분 펼쳐져 있는데 꾸역꾸역 글자만 봐도 속이 안 좋아서 페이지을 넘겨 버렸다. 
조-백화점에서 좀도둑 쇼핑과 직원 아이쇼핑을 즐기던 부패형사 조의 (타락에 관한 이야기다. )결말은. 
바다 이야기 1-어쩌다 목만 남고. 그러다 목도 없어지고. 아내는 왜 우냐
바다 이야기 2-바다에서 엑스트라 되어 카메라 안 보고 걷고 돈 받기 돈 안 받고도 카메라 안 보고 걷기
퀴즈쇼-은이의 비극과 퀴즈쇼에서 다시 만난 은이. 와 나. 
오늘의 커피-오늘의 커피와 카페라떼의 재회. 괜히 아는 척 해서 콧방맹이 맞는 바보
약속-지키지 못 할 약속. 호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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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80825 김영하
김영하 소설 집에 있는 여섯 권을 다 읽고 네 권을 더 샀다. 읽을게 많아 좋다. 
김영하의 첫 소설집이다. 참 삐삐를 좋아한다. 기시감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내가 쓸 걸 이미 써 버렸어란 생각도. 루우는 늦게 태어난 죄, 라고 했는데 덧붙여서 동시대를 살면서 늦게 태어난 죄다. 김영하 아찌가 삐삐치고 소설쓰고 결혼하고 어쩌고 저쩌고 할 때 나는 초등학교에서 일기 검사를 받고 있었단 말이다. 
도마뱀-나는 도마뱀의 왕이다 외치던 도어즈 노래가 브금으로 깔려야 할 듯한. 성적 비유 같은 도마뱀과 화자인 여자의 과거와 학원강사인 그 남자. 도마뱀을 준 남자. 
호출-삐삐를 건네며 헌팅?하는 상상 속 대역배우인 그녀가 상상한 나와 그 상상으로 소설을 쓰는 나. 그 놈의 삐삐. ㅋㅋ
도드리-대금. 운동권과 바꿔치기한 악보. 선배처럼 되지 못해 선배를 좋아한 여인을 가졌다 버리고 나는 이제 대금도 거의 안 불고. 
손-레즈비언 소설. 이라고 쓰면 그저 스포가 되네. 구속의 상징 같은 반지를 까 부수고 피아노 대신 조각을. 로뎅의 손. 편지 형식
내 사랑 십자드라이버-기계를 사랑하지만 사람은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는. 공감능력 결여? 이것도 나보다 먼저 써 버렸어. 사람 죽이고 감옥에서 편지형식. 그래서 루우가 식상하다 그랬다. 
총-탈영병은 왜. 어쩌다 여기까지. 그냥 그런거야.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게임 폐인의 원조 자동차 딜러. 게임 속에서는 삼국지 원전과 상관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네. 관우 니가 날 배신하다니. 조진다. 갈라진 머리의 상사를 닮은 위연 너도 조진다. 
베를 가르다-무당이 된 내 옛 애인. 내 카메라에 담겨 기사화된다. 발을 씻어주고 싶던. 나는 그녀의 발을 사랑했을지도. 
전태일과 쇼걸-극장에 걸린 두 영화. 운동권으로 만났던 두 옛 연인의 극장에서의 재회는 그닥 우연이라 하기엔 높은 확률의 만남이다. 
나는 아름답다-죽음을 찍다. 남편을 죽인 여인을 그린 화집. 죽음의 냄새. 본디지 연출한 이혼한 아내의 사진. 을 찍은 나. 와 그 사진에 매료된 낯선 여자. 섬. 죽음의 목격자. 방주 타령은 뭔지 모르겠다. 
거울에 대한 명상- 영화 주홍글씨는 진즉 봤는데 이 소설은 이제야 읽었다. 

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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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오디션에 미치다
이영호 지음 / 꿈의날개(성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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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80821 이영호 빅터 리
아이돌 시리즈 아마도 네 번째

저자가 패션디자이너라는데 연예계랑 무슨 상관인지 엄청 연예계 관계자인 양 써 놓았다. 검색해 보니 본인 이름의 출판사도 있고 책 내는게 취미인 듯 온갖 분야에 대한 책을 내 놓았다. 비교적 최근에는 오디션 속 불편한 진실? 이라는 비슷한 주제의 책도 내 놓았다. 
제목과 책 내용은 별로 일치하지 않았다. 책 표지에 책 나오던 2011년 무렵 유행하던 공중파의 온갖 오디션 프로그램을 써 놓았는데 막상 내용은 가수 오디션에 대한 것은 거의 없고 연예인 되는 법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 캐스팅 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타겟이 연예인이나 배우 지망생과 신인, 활동 중인 연예인이라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싶은 순간이 자주 있었다. 내용은 타겟들의 자기계발서? 성공을 위한 방법? 아니면 무조건 적인 낙관을 버리고 일단 안 됐을 때를 대비해라, 니가 꼭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뭐 이런 쓴소리와 훈계 정신교육 위주여서 타겟들은 쳇 뭐래 이러고 집어 던지기 좋아 보였다. 틀린 말은 없는데 새삼 뻔한 소리 나열이라 참고 읽은 내가 대견할 지경이다.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 심한 어린아이들이 보면 뭐 그럭저럭 좋을 소리들도 많긴 한데 그런 애들은 이 책을 안 보겠지. ㅋㅋㅋ타겟팅을 해도 그 사람들은 해당 책을 안 본다는 것이 늘 모순이다. 
난 이걸 대체 왜 본 거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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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면 저질러라 - 아이돌 지망생에서 최연소 고졸 법무사가 된 정보경의 매직 다이어리
정보경 지음 / 새움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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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정보경
아이돌 시리즈 3번째가 될..뻔 했으나 아이돌과는 크게 관계 없는 책. 
89년생 24살 최연소 법무사 합격자의 자서전이다. 사실 아이돌 시리즈 파면서 연습생하다가 다른 진로 모색하게 된 사람의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아이돌 지망생이라는 문구에 낚여서 샀는데 저자는 그냥 지망생이었을 뿐 연습생은 될 뻔 했을 뿐 본격 준비한 적이 없었다. 원하던 게 아니라 조금 실망…대학생활 4년 대신 법무사 수험생활 4년을 택한 젊은이의 자서전이라고 소개하면 좀 더 정확하다. 아이돌이라는 키워드는 그냥 낚시다, 낚시. 
읽다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싶은 순간이 자주 찾아왔지만 참고 읽었다. 
1.유년 시절은 삐라 줍기와 알바에 미쳤다. 
2.중딩 때는 신화 사생팬하느라 기획사 주변 서성이고 공개방송 쫓아다니는데 미쳤다. 
3.고딩 때는 아이돌 가수 되겠다고 오디션 보러 다니고 라디오랑 케이블 채널 출연도 잠깐했다. 그러느라 공부는 안 하고 다녔다. 
4.가수의 꿈은 잠시 접고 대학가자, 솔로몬의 선택에서 고승덕 보고 오오 그래 법대 가자! 이러고 고3 때 마음 잡고 공부했다. 5-6등급에서 3등급으로 올렸으니 용됐지만 법대는 커녕 인서울 4년제도 어렵고 부모와 담임이 권한 ㄷ보건대 치위생과만 붙었다. 그런데 도저히 그 쪽 공부는 마음이 가지 않아 아무 목표 없이 대학 안 가고 그냥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모색하겠다고 했다. 
5.엄마의 권유로 07년 후반 법무사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 듣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 다니면서 4년 공부해서 법무사에 합격했다. 이 부분은 조금 재미있던게, 나도 그 무렵에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같은 공간 있던 사람이 그 동네 장점 설파하는게 재밌었다. 나도 그 동네에서 반 년정도 (사정상 학원은 못 다니고 반지하방에서 알바해가며) 임용 고사 준비하고 합격 후 상도동, 봉천동 떠돌다 신혼 살림을 다시 고시촌에서 차렸었으니. 내가 그러저러한 일 겪는 동안 이 친구는 내내 법무사 공부를 파고 있었다. 안쓰럽기도 하고 어쨌든 일찍 시작한 공부라 그러고도 최연소 합격자가 되었다. 인생 전략 참신하게 짠게 성공한 듯. 
6.아이돌 지망생에서 고졸 최연소 법무사로-라는 독특한 이력 덕에 방송 출연도 많이 해서 어릴 적 소원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인천에 사무소도 개업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듯 하다. 검색으로 사진 대충 보고 음 이 얼굴에 아이돌?이 생각 잠시 했는데 책에 그런 악플들에 시달려 상처 받던 이야기를 써놔서 뜨끔 했다. 

글발은 그냥 유치한 웹소설 같은 글투에 가끔 !!!하면서 오그라드는 혼잣말 하는 부분이나 갑자기 반성하고 교훈적으로 결론짓는 부분이 많아서 타겟이 십대 어린애들인가 싶었다. 그러다가 법무사 준비 과정은 나름 상세하게 쓴다고 썼는데 뜬금 없이 법조항 해석이나 판례 줄줄 그대로 복붙해서 법무사 준비하는 사람한테 하는 조언인가 싶다가도 나 깡통 아니고 법 공부 열심히 한 사람임! 이런걸 티내려 애쓰는 듯 해서 조금 웃겼다. 법무사 시험 준비하는 자신을 고시생이라고 칭하는 것도...나도 속물이고 지나친 자기자랑 앞에서 배배꼬이는 몹쓸 사람인가보다 싶게 만드는 구절이 많았다. 

대학 가지 않고도 공무원 시험이나 전문직 자격 시험 보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데, 그 중 한 사례를 그럭저럭 잘 본 것 같다. 남들 다 공부하는 십대 후반에 논 대신 이십대 초반에 정신차리고 공부에 올인하는 인생, 그것도 뭐 나름 강제로 주어진 것 따르기 보다 자기 목표 가지고 시작한 거니 괜찮은 선택 같기도 하다. 대학 4년 떠올려보면 책 몇 권에 과제 몇 차례 하고 사람들하고 조별과제하고 부대끼고 그 와중에 제대로 배운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동아리에서 공연준비나 책 읽고 세미나하고 동아리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사회성 키운게 그나마 성장에 영향을 줬달까. (인맥조차 결국 동아리 인맥…) 
대학을 가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지금의 남편은 못 만났을지도. 서울대라는 간판빨로 느끼는 자부심이나 부러움도 없었을 것이다. 순전히 자기 능력으로 부딪히고 인정받아야 했을 거고 학력 학벌로 인한 설움도 많이 겪었겠지. 알바도 과외 같은건 해 보지도 못하고 최저시급으로 몸으로 부딪히는 일들을 해야 했겠지. 교사 자격증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뭐 딱 거기까지고, 임용 이후의 삶은 약간의 후광효과 외에는 순전히 내 노력과 인성으로 인정 받아야 하는 시간들이었지만. 어찌됐든 나에겐 대학을 진학하지 않을 때의 기회비용이 너무 커서 상상하기 어려운 삶의 방식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저자가 고등학교 졸업 후 시험에 올인한게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내가 선택하지 못 할 방식.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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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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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 책장은 뭔가 애틋한데 나도 그런 무덤에 묻히고 싶다(..) 책이 네모난 이유는 아이가 좀 슬픈 이야기라고 하며 네모의 꿈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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