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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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 최은영

엄청 잘 팔리고 두고두고 좋다는 사람들이 많아 읽어 보았다. 착하게 썼다. 엄마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와 소녀들과 이십 대 우울한 여자애들이 두고두고 나온다. 
만나고 멀어지고 후회하고 화해하고 자신과 화해하고의 반복이다. 
감정선을 잘 타고 섬세하고 그런가 본데 좀체 울리지 않는 쇳덩이가 된 나의 취향에는 맞지 않는다. 
내가 이상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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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면 멈추자 경기문학 24
장성욱 지음 / 테오리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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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 간결함, 발랄함의 삼박자. 재미있다. 그리고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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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면 멈추자 경기문학 24
장성욱 지음 / 테오리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20181013 장성욱
소설책하면 두툼하게 한 작가나 여러 작가 작품들을 모아둔 것만 봐 왔는데 단편 한 둘만 담은 책들이 눈에 띈다. 최은영 정세랑 책이 나온 테이크아웃 시리즈(음 커피 한 잔 값으로 소설 한 잔-컨셉인듯), 김봉곤 조남주가 봄여름호로 등장한 문지문학상의 계절 소설 프로젝트 소설보다, 한영대역이라 좀 다른 컨셉이지만 장강명 구병모 김애란 소설이 궁금했던 K픽션 등등. 간편함 가벼움 경제적 등등을 내세우는 출판사들 나름의 자구책이자 새 시도 같은데 효과는 지켜봐야할 듯.

여튼 내가 고른 첫 간편 소설은 역시 한 두편의 소설을 담은 경기문학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 ‘꽃을 보면 멈추자’. 종이책은 처음 보는 장성욱이라는 작가였다. 이전 독서의 무겁고 엉킨 느낌 좀 털기 바라는 마음의 독서였는데. 제법 성공한 선택이었다.
가뿐한 책의 판형과 소설의 장점이 나름 일치해서 시너지가 있달까, 재미있게 금세 읽혀 좋았다.

꽃을 보면 멈추자
제목이 마음에 들었는데 양지 바른 곳에 핀 꽃을 보며 미소짓는 훈훈함을 기대한 사람에겐 시무룩할수도. 약간의 조소와 냉소가 섞였지만 뭐 소설 보다 보면 진짜 웃게 되는 지점도 있다. 게다가 진짜 꽃을 보려 멈춘게 아니라 꽃을 보는 나를 보기 위해 멈춘 사람들, 사진을 올리는게 아니라 사진찍는 나를 SNS에 올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만큼 적절한 다른 제목도 없을 듯하다.
그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정말로 또 다른 나를 찾아 온 애인과의 에피소드, 치유 받기 위해 상처받자는 개소리의 등장, 주목 받기 위한 SNS와 무조건적 추종자들, oo녀로 반짝 떠오르는 사람들… 이 모든게 말도 안 되고 우습다고 여기던 주인공조차 마지막에는 동요되는 모습을 보인다. 때맞춰 구여친과 대기업과 맞아맞아족에게 떠밀리듯 강제로 힐링열풍에 동원되려는 순간 소설이 끝난다.
힐링, 00녀, 블로그는 열풍이라 하기엔 살짝 식어 주춤한 장치들이지만 또 다시 욜로, 여혐이 안 될 또 다른 신조어들, 트윗과 인스타로 대체해도 손색이 없다. 작가는 나름 우리가 거쳐온 한 시점을 적절히 포착했고 그 시점을 보는 시선도 뭐 한 동안은 유효할 것 같다.

가볍고, 간결하고, 발랄한 그래서 잘 읽히고 재미있는게 장점인 소설이었다. 엄청 두꺼운 겨울 코트만 입다가 깃털 같은 경량 재킷을 보고 ‘이거 허술하니 춥지 않을까’했는데 그 가벼움과 간결함의 여백 사이에는 큰 함기량이 있었다. (파르테니데스가 가벼움을 긍정적인 것으로 두었다는 것이 내내 이해가 안 됐었는데 이제야 수긍이 되기 시작.)

모든 등장인물이 익명인 것도 나름 특징. 나와 애인(파울홈런녀?),그것,친구 옥장판,맞아맞아 등등.

야구는 좋아하지만 야구장은 낯선 주인공, 파울 홈런 보고 좋아하는 여자(그게 나야...야알못), 야구는 니 어깨와 어깨 사이에 있는 걸로 하는 거야(맞나 다시 뒤져보고 수정 ㅋ)하는 야구 선수의 띵?언이 등장하는 걸 보면 엘지 팬이었던 듯 한 작가도 야구를 좋아하는 듯. (아니면 야구인 타겟팅 마케팅?) 아 다음 소설에도 야구선수 나온다.

이사
오티를 마치고 대학 입학을 앞 둔 시기 자취방 이삿날, 자취방에서 라는 짧고 좁은 시공간 안에 경서(부잣집아들),도길(아마도 대다수일 없는 집 아들),민혁(운동부-고교야구부 출신)이 부대끼는 순간의 이야기이다.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의 설정과 인물들이 괴기하고 만화적이면서도 저럴 때 있지, 한다면, 이 소설 속 세 명은 그 좁고 짧은 동안 철저히 타인임을 느끼고 소소한 지옥을 마주하면서 읽는 사람들도 언젠가 느꼈을 그런 상황들과 기분들을 잘 보여준다 싶었다.
하필이면 새 시작 앞둔 이제 막 스무 살짜리들 가지고 가혹하다 싶지만 뭐라도 있겠지, 뭐라도 되겠지, 쟤는 좋겠다 또는 왜 저래 하는 끝에 올 것들을 이미 거치고 알고 있는 (나같은 흑흑 노티 풀풀)사람들 눈에는 더욱더 측은하고 답답하고 또 아 왜 저러고 살았지 부끄럽고 등등 복잡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같다. (의도한 건지 그냥 던진건지는 모르겠음)

편하게 재미있게 잘 읽었다. 힐링된다. 하하 힐링 까는 소설로 힐링되는 역설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기대된다. 잘 읽히는 글이 나는 참 좋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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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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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배수아
줄거리를 쓸 수 없는 소설의 독후감을 쓰려니. 흠. 
배수아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참 귀신같은 걸 잘도 쓰는구나 싶었다. 일상 생활 가능할까. 
소설집이라 해서 단편소설들 모음인가 했는데 연작소설 마냥 각 소설 간의 접점이 있고 또 이 소설집에 실리지 않은 다른 소설들과도 교차점이 있다고 한다. 
꿈이나 어떤 세계가 입체 도형(구체 일 수도 있고 제 멋대로 울퉁불퉁하거나 자르기 전식빵 모양일수도)이라 하면 그 도형을 칼로 여기저기 잘라 조각낸 것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단면을 공유한 부분은 다른 소설끼리도 겹치고, 입체 안에 한 덩어리였다 잘라진 물체(아니면 마블무늬 식빵 안의 잼이나 시럽 같은거)가 매번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반복해서 등장하고, 한 소설 안에서도 같은 문장이나 문단을 연이어서, 혹은 수미상관처럼, 혹은 아무데나 반복하고 그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카프카의 꿈을 번역했다고 한다. 소설 중 하나는 그 번역 후기 대신 남긴 것이라 한다. 
꿈 같고 귀신 같고 몽상 망상 같고 특히나 반복되고 깨어나면 또 깨어나야 하는 꿈 속의 꿈 악몽 속의 악몽 이야기 속의 이야기 겹쳐진 액자 그런데 평면이 아니라 입체 상태로 이리저리 끼워지고 뭉쳐진 차라리 털실 뭉치 얽힌 듯한. 
요는 나한테는 어려웠다. 해설도 어렵고 길었다. 느낌 만으로 꿈 꾸듯이 읽는 소설이라. 데이빗 린치 영화 졸라 긴 거 참고 보는 느낌이었다. 어떤 날은 이 책 읽고 잤더니 악몽 꿨다. 세상의 균형을 위해 다음 책은 쉬운 걸로 봐야겠다. 여러 권. 배수아의 다른 책은 또 볼 지 말지 일단은 유보. 당장은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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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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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20181009 손보미
‘랄프 로렌’과 ‘조셉 프랭클’을, ‘섀넌 헤이스’와 ‘잭슨 여사’를, 그리고 ‘종수’와 ‘수영’을.
십년 째 미국 유학 중인 종수는 어느 날 지도교수 기쿠에게 휴학(을 빙자한 퇴학)권유를 받는다. 폐인처럼 칩거하고 쏘다니고 방에 있던 서랍을 때려 부수다 우연히 고등학교 때 잠시 친했던 수영의 청첩장과 메모를 발견한다.
수영은 당시 유행이던 랄프 로렌을 자기가 더 먼저 좋아했었다며 자신의 콜렉션을 보여주고 영어 잘 하게 생긴 종수에게 랄프로렌에게 보낼 편지 영작을 부탁한다. 수영의 편지 핵심은 랄프로렌에게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종수는 수영에게 호감을 느낀 건지 최대한 그녀와 보낼 시간을 끌며 여름 날을 보낸다.
종수가 수영과의 시간을 청첩장 받았던 것을 도무지 기억 안 난다는 식으로 처리한 건 솔직히 납득 안 된다. 뭐 수 십 년 전을 회상하는 노인도 아니고.
어쨌든 종수는 갑자기 랄프로렌에 대해 도서관 자료들을 모으고 전화하고 검색해서 빠져 든다. 랄프 로렌 연구?행위를 종수는 별 의미 없이 대학원 쫓겨난 뒤에 도피행위로 규정한다.
우연히 절대 찢지 말라는 식당 내 여성 잡지에서 랄프로렌이 시계를 만들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내용을 접하고 이를 찢어들고 조금 더 집요하게 그 이유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랄프 로렌이 아직 티모시 였던 시절 어린 그를 거둬준 조셉프랭크라는 시계수리공 겸 복서인 유대인에 대해 묻기 위해 작가인 양 접근해서 만나게 된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특히 오랜기간 녹취하게 된 잭슨여사, 그녀가 잠든 사이 하는 혼잣말, 사진,편지,잡지기사,테이프와 녹취록 등등 다양한 매체로 추적기를 풀어가고 거기에 간간히 종수의 과거 회상이 겹쳐지는 것까지 이야기 전개 방식이 꽤나 흥미로웠다.
글 초입에 1954년의 매를린 먼로,헤밍웨이 등등을 언급하는 것도 나름 그 시기를 거쳐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하면서 다시 반추된다.
잭슨 여사의 모습이나 대사 표현이 나도 모르게 104살 호호 할머니를 눈 앞에 둔 듯 했다.
셰넌과의 짧은 사랑과 이별 테이프레코더와 제임스 설터 소설과의 교차 디어 누구누구 하는 편지 표현 운운하는 결말은 조금 모자란 듯했다. 중반부까지 그럭저럭 잘 끌어가던 게 뒷심이 부족해 아쉬웠달까.
오랜만에 잘 쓰고 실험적인 시도하려 애쓰는 작가 소설 읽어서 좋았다. 제목만 봤을 땐 뭔가 허세 감성 소설인가 했는데 편견이었다. 현재의 좌절한 젊은이와 지나간 시대에 대한 향수와 그 행적을 찾는 누군가. 무슨 의미냐 되묻는 사람들도 나오지만 그냥 어딘가 기록된 채 그냥 거기 있는. 소설을 쓰는 이유 소설의 존재 이유에 대한 나름의 답이 아닐지. 그러고보니 영화 벨벳골드마인에서 크리스찬베일이 맥스웰 데몬 추적하는거랑 이 소설 형식이 엄청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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