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맛있을까 - 옥스퍼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의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음식의 과학
찰스 스펜스 지음, 윤신영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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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9 찰스 스펜스 저 윤신영 역

원제는 가스트로피직스. 미식물리학쯤 된다. 맛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혀의 미각 뿐 아니라 수많은 감각 심리 사회적 요소가 작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최낙언의 책들에서 마르고 닳고록ㅋ 접한 사실이라 엄청 새롭고 놀랍진 않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다. 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쳅터별로 다양하게 제시한다. 
다중 감각적 경험이라는 말이 특히 자주 맛을 설명하면서 제시된다. (공감각이란 말도 자주 나오지만 둘은 구분된다. )

저자가 연구했던 파사삭 소리로 더 바삭함을 느끼게 하는 소닉칩이 재미있었다. 음식을 먹으며 벨벳을 문지르거나 털복숭이 파우더향 식기를 쓰게 하는 것도. (1930년대 미래파 겁나 희안한 듯) 신 맛 음악 단 맛 고양하는 음악 사례도 흥미로워 찾아 봤다. 
신맛 음악이 궁금하다면
Nils Okland - Horisont

단맛 증진용
Tubular Bells (The Original Remastered)

혼밥 문화나 한국의 먹방에 대한 간단한 고찰도 재미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푸드 포르노. 그 의미와 영향을 돌아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칠리콘카르네 좋아하는 저자가 자기 이름 철자 찰스랑 스펠이 많이 겹쳐서 그렇다는 건 좀 억지 아냐 싶었다. 난 옥수수 싫어해. 

에그 컬큘레이터라고, 원하는 대로 달걀 익히는 시간 조리법 알려주는 사이트 소개도 재밌다. 노른자 흐르는 영상 넘나 좋은 것.

The Egg Calculator
https://www.chefsteps.com/activities/the-egg-calculator

사실 난 미식이나 외식 별로 안 즐긴다. 엄청 안 먹고 가려먹는 축이다. 왜 맛있는가의 내용은 왜 맛있게 못 먹는가의 답도 약간 제시해주는 듯 했다. 책 마지막에 적게 건강하게 먹는 법 제안이 나오는데 난 반대로 하면 체중 증가에 도움이 되겠군. 빨간 그릇 쓰지 말고 큰 그릇 쓰고 티비 앞에서 먹고 어쩌고저쩌고 청개구리마냥. 

역자 서문 좋았고 책 전체 문장도 지나치게 친절하다 싶은 옮긴이 주도 그럭저럭 좋았다. 다만 역자의 리비도가 넘치는 사례가 종종 몰입을 방해했다. 


셰프 잭 펠라시오를 펠라치오라고 읽어버리거나 (…)


뭐 뭘 제공해?
음경이 책의 용법처럼 상용되는 말은 아니잖아. 내가 음란마귀가 씌였나 해서 사전도 뒤졌는데 마땅한 뜻풀이 못 찾았다. 소리 배경?배경음? 아니면 한자 병기라도 해주던가…한 번도 아니고 내내 나와서 포기했다. 
역자 사진이랑 트위터도 찾아보게 만드는 시점이었다. 글재간 있는 과학 잡지 편집인 겸 저자 겸 역자 겸 꽃과 시를 좋아하는 채식주의자였다. 끄덕끄덕 이상한 매력이군. 


목차
1부  | 거의 모든 감각의 식탁
1 맛있게 먹었다는 느낌은 정확히 어떤 느낌일까?
맛보다, 입으로 마음으로  Taste
2 냄새만으로 배부르지는 않겠지만
코로 맛보다  Smell
3 어떤 색깔이 더 맛있을까?
눈으로 맛보다  Sight
4 바삭거리는 소리가 클수록 맛있다
귀로 맛보다  Sound

5 토끼 스튜는 토끼 가죽 스푼으로
피부로 맛보다  Touch

2부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
6 우리 분위기 있는 곳에서 먹어요
식사의 분위기 The Atmospheric Meal

7 오리지널 소셜 네트워크
사회적 의미의 식사  Social Dining

8 미슐랭 셰프도 좌절시키는 10km 상공의 식사
기내식의 비밀  Airline  Food

9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기억에 남는 식사  The Meal Remembered

10 왜 스타벅스는 진동벨 대신 이름을 부를까?
개인 맞춤형 식사  The Personalized Meal

11 소리, 분위기, 맛 모두를 즐기세요
맛보다 경험  The Experientail Meal

12 로봇 셰프를 믿을 수 있을까?
디지털 식사  Digital Dining

13 완벽한 식사의 조건
오래된 미래  Back to the Futu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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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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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2 김민식
제목에 끌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한참 읽다가 저자가 누군지 알았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페북 라이브 틀어놓고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던 장난기 넘치면서도 동시에 진실하고 절박해 보이던 ‘맛이 갔던 엠비씨’의 피디 아저씨.
내가 이제 막 빠지고 있는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과 가치를 설파하는 같은 방향을 향하는 사람의 글이라 즐거웠다.
블로그 예찬론자로 매일 아침 한 편씩 블로그에 뭐라도 쓰길 권한다. 일단 재미있고 그것이 가치를 만들고 자신을 사랑하고 내 미래와 노후를 풍족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잘 쓰고픈 부담, 아기를 돌보느라 못쓰는 고통에 얽매여 있었는데 재밌자고 하는거지, 하고 생각하게 되니 조금 덜 불행해질 것 같다.
열정 넘치고 영어 공부, 연출 경험, 책을 쓰고 강연하는 경험 많이 가진 저자가 대단해 보이고 난 저만큼은 쉽지 않겠지 싶지만 그래도 욕심내지 않고 즐거운 일을 하며 나를 사랑하며 내 삶을 산다는 것은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덜 쓰고 덜 버는 삶 글로 버는 삶도 생각해보게 된다. 내 글이 돈이 되는 날이 오면 정말 신날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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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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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0 오찬호

그 ‘한국’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가 구체적인 질문이다. 제목과 같은 큰 질문 아래 한국 사회의 병폐와 성차별, 폭력, 꼰대질, 예의없음,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피해자에게 가혹한 잘못된 문화(문화라고 하기엔 그렇다. 폐습 이라 하자)의 원인들을 사회학적 시선으로 밝히려는 책이다. 
오찬호의 글은 잘 읽히면서도 수긍이 갈만한 사례나 근거를 잘 덧붙인다. 물론 그와 생각이 다른 어떤 사람은 반대로 말할 수도 있겠다. 
남자 여자 불문하고 차별과 인권과 인간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만 생각해도 무엇이 잘못이고 남들을 어떻게 대할지 쉽게 감이 올텐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나 또한 말과 행동에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것들을 나도 모르게 쏘아대고 있었을 것이다. 반성. 
자녀들에게 바라는 저자의 마음 한 부분이 공감되어 옮겨 본다. 

“나는 내 자녀들이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 대신 ‘인간답게’라는 말에만 신경 쓰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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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 처방전은 약치기 그림
양경수 지음 / 오우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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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0 양경수

일 쉰지 십개월 째. 직장생활의 고충을 간접 체험하고 복직의 충격을 미리 조금이나마 겪기 위해 읽어본다.
어른용 드립 그림책이다.

이 책의 장점
1.금방 읽는다. (읽었다기 보다 그림책이니 본다)
2.내 돈 주고 안 사고 도서관에서 빌려봐서 다행이고 기쁘다. (도서관에서는 앞으로 돈 주고 사 보기는 그렇지만 궁금한 책을 빌려보면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3.저조한 독서력에 월말에 이 달 독서 권수를 순식간에 강제로 올린다. (200여쪽인데 몇 십 분이면 다 봄)
4.직장인들 불쌍하다. 우리는 젊음과 자유와 인격과 시간과 건강을 팔고 돈을 받는다. 그 돈을 팡팡 쓰고 카드값 갚기 위해 또 죽도록 일한다.

일하러 돌아가기 무섭다. 하하하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인거야.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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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이혁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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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6 이혁진
아마도 장강명이 어디선가 추천해서 알게된 소설이다. 잡지사 기사 출신 사원이 조선소의 (흥)망(성)쇄(흥과 성은 없고 망하는 과정만 있다)를 지켜보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갑자기 지어 놓은 배가 눕고 사고난 배의 보험처리를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1부 내용이다. 화자인 문기사의 상사인 팀장은 보험 보상을 위해 열심히 뛰지만 공은 엄한 놈들이 채가고 승진도 밀리다 퇴사한다. 여기서 문은 힘있는 자 맘대로 좌우되고 능력만큼 평가되지 못하는 현실을 체감한다.
2부에는 새로 부임한 황사장이 회사를 혁신하기 위해 에너지를 분출하지만 결국 철벽같은 현실 앞에 지쳐가는 모습을 그린다. 생산라인 정비하고 실제로 생산도 늘려 가시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소위 정치하는 회장파 임원들의 조소와 반발과 음해로 황사장의 노력은 빛을 보지 못한다. 배를 일으키기 위해 구조 작업하는 부분이 소설 중 압권인데 뭔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세우는데 실패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긴장 타게 잘 써놨다. 누운 배를 세운 뒤 드러나는 실체. 황사장의 퇴사. 그리고 화자 역시 다른 삶을 찾게 된다. 뒷부분의 자아성찰 내지 자아각성 바담 풍 거리고 장황하게 생각 푸는 부분은 조금 별로였다.
이윤 추구하는 회사 생활은 안 해 봤지만 손에 잡힐 듯 인물 간 이해 관계 역학관계 구조적 문제 비리 협잡 타협 굴종 기업의 병폐와 망하는 집단의 망할만한 사정을 잘 그렸다 싶었다. 중국의 중소조선소라는 배경도 나름 특이했다. 아마도 회사원에서 글쓰는 사람이 된 작가의 이력과 다음 글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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