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크 5
하야시다 큐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만화)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0324 하야시다 큐.


 앞서 20년 묵은 묵은지 아니 헌 만화책을 깨작깨작 보고 재잘거리다 생각난 대다크 5권을 펼쳤다. 시험을 망쳤지만 식식 난 굴하지 않아! 하는 캐릭터는 너무 클리셰이고, 나는 그런 클리셰가 되는 걸 너무나 질색하기 때문에(나를 잘 아는 한 친구는 이런 나를 보고 클리셰를 질색하는 클리셰에 너무 충실하다고 했다) 기를 쓰고 오늘은 공부를 안 할 거야…그럼 만화책을 또 보자…비뚤어지겠어…(여러분은 인간이 망하는 과정을 유튜브도 아닌데 라이브로 시청 아니 일독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올해 1월 나온 따끈한 신작 만화 비축본을 소비해 보겠습니다…


 일단 제목이 다이다크잖아요. 제가 오늘만 진하게 다크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간바레하려고요? 마침 등장인물 어둠의 자슥들 (상대편인 빛의 자슥들은 얘들을 네 마리의 해악이라 부르더라… 캬 해악이라니 기왕 나쁠 거면 이 정도 칭호는 얻어야지…..)이 쿠라이라는 이름마저 컴컴한 별에 도달했다. 거기서 카페 라이트리스에 가서 뭔 시꺼먼 떡 같은 걸 터뜨려 처묵처묵한다… 


 하지메 다메마루는 자꾸 죽었다 살아났다 또 죽고…시마다 데스는 성질도 지랄 같은데 또 해맑은 자하산코를 아껴주고 있으니 미워할 수가 없다… 이번 화에서는 뼈나 시체가 생각보다 덜 나왔지만… 자꾸 피카피카 거리는 빛의 무리 대마왕은 피카츄인가 했는데 히카루라 히카히카 하고 있는 거였나?! 일본어가 짧아서 잘 모르지만… 어쨌거나 하나 강력하자고 빛의 놈들 1000명씩 용광로 갈아 합치는 거 보면서 으으…했다. 아이 헤이트 전체주의. 하나 지키자고 자꾸 사람이 죽어… 대의고 정의고 뭐고 큰 덩어리를 위해 개체를 희생시키는 놈들은 그거야 말로 악당이 틀림 없다. 그치만 주인공들은 돈 벌겠다고 (혹은 배부르겠다고) 막 죽이고 뼈를 모으지… 악당 밖에 안 나오는 만화다. 


 섀도우 되어 맛이 간 다메마루의 마음 안에 갑자기 들어가서 아무 것도 없는 절망? 불안? 시껌씨껌한 거 보고 고동 진동 느끼는 장면 마음에 들었다. 그치만 제일 좋았던 건 뒤에 부록으로 달려 있는 부분의 빈둥거리는 시마다 데스.


지하감옥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둥빈둥대는 시마다 데스. 내 장래희망 (죽음 고기는 안 먹는) 시마다 데스로 결정… 용사님 뭐해요 숨셔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아무것도 안 해…


 4권까지는 뼈랑 시체 이제 지쳐요…했는데 오늘 뼈는 거 사골 잘 우러났네 좋아요 좋아…꾸준하고 끈질기게 계속 그려주소서 큐 언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eagene 2023-03-25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덕에 알아가는 게 많아요.이 만화도 그렇고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3-31 18:25   좋아요 1 | URL
영광이옵니다…이 작가는 해부학 공부도 많이 했는지 인체 묘사에 꽤 신경쓰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좋아요 ㅎㅎㅎ
 
로망스
윤태호 지음 / 애니북스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20230324 윤태호.

브로콜리너마저-2009년의 우리들


우리가 모든 게 이뤄질거라 믿었던 그날은
어느 새 손에 닿을 만큼이나 다가왔는데


 뒤라스가 30대, 40대에 쓴 소설 각각 한 권씩 보고 생각했었다. 이제 다른 건 읽지 말고, ‘연인’만 보면 되겠다. 물론 아직 안 봤다.

 대가가 된 사람들의 미흡한 시절 작품들을 왜 자꾸 찾아볼까…생각하면 어릴 때부터 반짝반짝 빛나다 펑 터져버리는 천재급 예술가들도 있지만 꾸준하고 끈질기게 존버해서 나아지는 사람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계속 하면 나아지고 훌륭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걸 보고 싶었나 봐…


 돌아보면 꾸준하고 끈질기게 뭘 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 반짝 짧게 손대다 운 좋아서 잘 되면 잘 되는 거고 아니면 빨리 손절하고 도망가고…작년과 올해의 나는 도망가지 않는 법, 너무 실망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수학은 그 수단일 뿐 수단이 미흡하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 없을 뿐…(아니 회피스킬이나 정신승리법을 배우는 중인지도…)


 윤태호 만화는 생각보다 부지런히 봤더라.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오래 전에 나온 야후이다. 중고로 모으다 말았고, 미생은 첫권부터 시즌2 13권까지 모으다 너무 오래 안 나와서 잊어버리고 살았는데…언제 나왔어 14권 심지어 절판이야…15권은 올해 나왔는데 너무 오래 쉬어서 끌리지 않는 중… 이거랑 오리진도 3권까지 모으는데 이후로 연재가 중단된 건지…이런 걸 보면 완결이란 건 참 대단한 일 같다. 100권 넘게 아직 연재 중인 명탐정 코난도 대단하지만… 20년 넘게 연재하다 이야기 매조지하고 내가 ‘도로헤도로’ 완결판을 소장하게 해준 하야시다 큐 작가 리스펙트…아직도 제일 좋아하는 만화… 그렇지만 새 연재작인 대다크는 나올 때마다 악성 독후감 양산중 ㅋㅋㅋ5권은 사 놓고도 보지도 않는 중 ㅋㅋㅋㅋㅋ

 다시 윤태호로 돌아오면 가진 책만 헤아렸지 웹에서 다 본 이끼, 인천상륙작전, 파인 이건 왜 잊어버림….

 그래서 윤태호 만화책이라길래 헌책방에서 로망스 보곤 다른 책들 틈에 넣었다. 심지어 절판이라 제일 비쌌어… 헌책인데 정가에 삼…


 왜 그랬어 나야… 다 보고 나니 이 책 산 내가 오늘 모의고사 망친 나보다 조금 더 미워서 다행이다. 작년 3월부터 몇 번의 시험을 봤는데 오늘 수학을 가장 못 봤다… 공부 거의 못 한(안 한) 영어를 제일 잘 봤다. 국어는 와 이승우다! 백석이야! 이러고 잡생각하다 문법 문제를 네 개나 통으로 못 풀고 에효에효 했는데 못 푼 거 빼곤 다 맞아서 백분율 99프로 어리둥절…고3놈들 국어 안 하고 죄다 수학만 하나 봐…그리고 나는 그냥 문과로 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 참고 공부해도 공부 안 한 거나 똑같은 점수 나올 거면 수학 왜 해…하고 허우적 거리다가, 그렇지만 이제는 전처럼 너무 슬퍼하지는 않기로 해서 그냥 남의 일 보듯 자식 성적표 받은 부모처럼 거리두고 어이없어 하다 책을 볼까 하다가 이 만화책이 보여서 봤는데 잘 봤다…

 너무 재미가 없어서 차라리 공부하는 게 낫겠어…싶었다. 


 책 뒤에 정보를 보니 2002년에 나온 책이라는데 생각보다 책상태가 너무 멀쩡해서 놀랐고, 책 안쪽 표지에 위**라는 투명한 이름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누구냐 너 하고 구글에 쳐 보니 2002년생 예능프로에 나온 음악가 친구는 이 책 전 주인이 아니겠지 이 책은 2002년에 나온 거거든… 나 고3때네…위**지금은 어찌 살고 계십니까…알 수가 없군요…하면서 책을 보았다. 

 아직 30대의 젊은 윤태호는 장인 장모에게 영감을 얻으며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하는데. 지금 보기엔 엄청 올드패션… 스포츠일간지 나오던 거라고 쳐도 막 똥침날리고 섹드립치고 개그를 열심히 구사하지만 지금 보기엔 피식조차 어려운 수준이고…후지다 후져… 그래도 그 후짐을 딛고 아직도 꾸준하게 만화 그리고 있으니 심지어 나아졌고 영화나 드라마 만들만큼 공감을 얻었으니 리스펙트… 이 만화 빼곤 다 좋아합니다요…굽신굽신


 2002년 뉴스에서 노화 방지 신기술 발견! 2025년경 실현 가능! 하는 순간 노인들이 실망하는 장면 하나 건졌다. 2025년은 손에 닿을만큼 다가왔지만 그때 내가 어떻게 지낼지는 여전히 알 수 없고, 40대인 내가 30대의 젊음을 유지할 방법조차 개발되지 않은 것 같고, 길을 지나다 보면 60대는 60대, 70대는 70대인 것처럼 보인다. 낙낙하게 2050, 2099년 잡았으면 그땐 이 책 보고 멀었어 멀었어 할 독자가 없었을까? 아님 그땐 정말 이 바람이 실현되어 우와 예언서 했을까ㅋㅋㅋ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버 2023-03-24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02년에 나온 책이면 책의 나이가 벌써 대학생이군요! 헌책이지만 상태가 좋아서 정가에 팔았었나봐요 ^^;;;

반유행열반인 2023-03-24 21:19   좋아요 1 | URL
초판본 이런 건 막 몇만원 몇십만원 수집가 하나만 걸려라 하고 올리는 게 많은데 뭐 7천원이면 햄버거 하나 먹은 셈 치려고요 ㅋㅋㅋㅋㅋ

유수 2023-03-24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뚱맞지만 저는 악성 독후감 궁금해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3-24 22:44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는 까 까 까 안 봐 (기승전결 비슷한 플롯) 독후감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요즘은 그럴 만큼 읽지도 못하고 독후감도 꼬질꼬질 겨우 쓰고 그러네요… 생각난 김에 악성 독후감에 4권까지 시달리던 만화를 다시 봤는데 5권에서 드디어 재밌는 겁니다! 그래서 악성독후가미스트 체험은 다음 기회에 모시겠습니다… 송구합니다…

2023-03-24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4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3-25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09년의 우리들은
계피 버젼이 더 좋은거 같아요 ^^
2009년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3-03-31 18:28   좋아요 1 | URL
그래서 굳이 계피 버전 찾아 걸었네요 ㅋㅋ계피랑 나눈 대화들(노래 잘하고 재능넘치면서 괜히 심통부리던 어린 뮤지션아…)도 생각나고…(그때도 지금도 안 친했음 ㅋㅋㅋ저 같은 비천한 것이 감히…ㅋㅋㅋㅋ) 저는 안 돌아가고 싶어요 ㅋㅋㅋㅋ

Yeagene 2023-03-25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윤태호 작가가 이런 그림도 그렸군요 ㅎㅎ 신선한데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3-31 18:26   좋아요 1 | URL
아직 컴퓨터 작업 안 하던 시절의 잉크 펜선과 스크린톤 같은 유물을 즐길 수 있어쑵니다. 그거 말고는 만화 내용은 후져요…노인한테도 젊은이한테도 별로일 듯…ㅋㅋㅋㅋ
 

 다음 주는 올해  모의고사가 있는데그래서 준비할 것도 많은데 시험기간에 책상 정리하는  인간의 본성이 되었을까그런데  책상은 생각보다 정돈되어 있어 치울  없었다… 시선 돌린 곳에 풀지도 않고 모으기만  문제집들 아래 깔려 신음하는 양서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갑자기…) 겨우 1-2년도   예비 폐지 나부랑이들 아래 평생 함께 할 책들이 가려져 있으니 갑자기 책장 정리가 하고 싶었다


 문제집들은 차곡차곡 모아 책상 아래 북엔드 이용해 적당히 쌓아두고 (언젠간 풀거나 버리겠지), 벽돌책들끼리 모아보면  좋겠다 이야 짝짝짝 하고서 일어서면 눈높이 닿는 줄에 모두 모았다벽돌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 필립로스랑 올리버색스 콜렉션은  잡아 놓은  흩뜨리기 아까워서 그냥 두고 온갖 잡책은 벽돌코너 위쪽 칸으로 몰다보니 책장 위칸이  무거운 상태가 되었다여기 자는 방인데 자다가 지진나면 나는 책에 깔려 행복하게 죽겠네...  위칸 일부는 어른어른책 코너가 따로 있다… 언젠간 다시 만나자 책들아

 책정리는  했지만 다음 주는 시험 기간이니 돌아오는 주말까지  권도  읽기로 다짐한다…  견디면 시집 하루    읽는 것까지만 허용하기로 한다하아양심 남았으면 자기 전에 수학 문제 최소 20개는 풀고 자자… (하는데 아직 저녁밥도  먹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건수하 2023-03-20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저는 언제든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요 (...)

모의고사 화이팅입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03-24 20:32   좋아요 0 | URL
이미 너무 가지런한 걸지도요 ㅎㅎㅎ감사합니다.

Yeagene 2023-03-20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들 정말 빽빽하게 꽂혀있네요.전 꽂을 공간이 없어 책을 좀 내놓을까 생각중입니다.열반인님 모의고사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3-03-24 20:33   좋아요 1 | URL
저 중에 읽은 게 채 20권도 안 되서 읽지도 않을 거 물욕 소유욕…했네요 ㅎㅎㅎ읽어야 팔든 버리든 할텐데…ㅋㅋㅋㅋ산 책은 늘 부지런히 읽으시는 훌륭한 독자 예진님 ㅎㅎㅎ
 
내 안에 남자가 숨어있다 - 배수아의 아름다운 몸 이야기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230315 배수아.

배수아가 쓴 소설은 ‘뱀과 물’을 읽었고, 어려웠다. 그가 번역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이랑 ‘G.H.에 따른 수난’을 읽었는데, 둘다 어렵다 못해 무시무시했다. 배수아의 신간 에세이 소식이 종종 올라오던데, 나는 헌책으로 모은 소설이 두 권, 에세이가 한 권 꽂혀 있더라. 새 거 읽기 전에 그거나 읽자 하고 에세이를 꺼냈다.
소설이나 번역소설 모두 무시무시한 문장을 자랑했는데, 나보다 이십살 쯤 많은 배수아가 이십여 년 전, 내 또래이던 (아 나 이제 마흔이지…) 서른 중반 무렵 쓴 에세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몸과 욕망과 인간성과 죽음 등등을 엮은 짤막한 글들이 여럿 실려 있었다. 지금 읽기에는 너무 담담하고 새로울 것도 없게, 그 시간 동안 몸에 대한 담론은 넘치다 못해 식상해진 면도 있었다. 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어떤 육체 관계, 신체적 상호작용은 사람들이 거부하거나 비난하거나 기이한 취급을 한다. 여전히 몸에 대한 집착은 멈추지 않는다. 다른 극장에선 다 내린 영화를 보러 신사동에 갔었는데, 주변 건물이 다 성형외과라 조금 놀랐었다. 열살 쯤 어린 직장 동료에게 살이 많이 빠졌다고 하자 진지하게 바프 준비 중이거든요, 해서 물음표 백만 개 머리 위에 띄웠지만 바로 묻지 않고 집에 와서 검색을 했다. 운동과 식단 조절로 체지방 줄이고 근육량 늘려서 가장 아름다운 몸 상태로 기념 촬영을 남기는 일, 그 의식을 위해 메이크업과 촬영 스튜디오를 잡고 적당한 노출의 스포츠웨어를 구입하는 일, 그걸 바디프로필이라고 부른다는 게 생소했다. 와 나 옛날 사람이야… 화장도 안 하고 미용실도 일년에 한 두번 겨우 가고 몸에 초연한 듯 굴지만, 독서 레퍼토리 보면 주기적으로 몸에 관한 이런 저런 책을 읽는 나야…검색해서 나오는 은밀한 몸 이라는 책은 언제 본 거야…
앵그르의 바이올린 사진은 한 번쯤 본 적 있을, 만 레이의 1920-30년대 작품 사진이 글 사이마다 수록되어 있었다. 책 종이질도 요즘에는 잘 안 쓰는 반질반질한 재질이고 2000년도라는 게 이렇게 어색할 만큼 옛날이 되었나, 그때 나는 뭐했나, 고1이라서 공부해야 했는데 스쿨밴드하고 채팅하고 연애에 실패해서 눈물 줄줄 짜고 그랬었지… 그때도 몸은 중요했겠지… 그냥 가볍고 너무 재미있지 않고 그래서 너무 오래 붙들고 있지 않을 책 밤마다 공부 끝나고 머리 식힐려고 본다고 본 건데 뭐 소임을 다 했다… 재미없었다는 소리다… 정작 읽고 싶은 책들은 이상하게 자꾸 미루고 아끼고 뒷전이다… 그러다가 산 책 반도 못 보고 죽을지도 몰라… 나말고 그런 사람 많은 동네 내가 알지…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3-16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동네… 저도 알 것 같네요 ^^

반유행열반인 2023-03-16 00:29   좋아요 2 | URL
그 동네…혹시 저 말고 못 읽고 죽는 책 아까워하시는 분 또 계신지요? ㅎㅎㅎ

건수하 2023-03-16 00:30   좋아요 2 | URL
많을 것 같아요 ㅋㅋ 저는 죽기 전에 눈 나빠져 못 읽을까 걱정입니다 :)
 

주말에는 간만에 도심 나들이를 했다사실 집에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시댁 식구들이 아이들 데리고 만나자고 했다하이커그라운드라는 한류 문화 홍보와 한국 관광 정보 제공하는 장소에 가자고 했는데우리 식구 중엔 아무도  내켜해서 우리는 근처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둘러보고 이후에 어디서든 만나기로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아주 오래 전에 동아리 학생들 인솔해서 갔던 기억이 있었다이전에는 근현대사나 독립운동사 관련 전시가 주로 많았던  같은데이제는 조금  생활사와 민속사  비중이 늘어나 있었다벽면이 온통 스크린으로 되어 있고 영상을 보며 터치를 하는 전시관이나, 1960년생, 1982년생 이런 식으로 랜덤하게 역할 카드를 주고 카드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각자의 서사대로 현대사를 체험하는 곳이 있어서 여섯 짜리와 열세  짜리 모두 흥미로워 했다.

특별전은 마침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이라는 관련 전시를 하고 있었다제가 베스트셀러는  좋아하지만 책이라면 엣헴하고 들어간 곳에는…  전시물의 절반이 집에 있는 인거죠?? ㅋㅋㅋㅋ 우리집인  알았다버튼을 누르면 책갈피 선물을 받는 코너가 있었는데뭔가 나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써 있었다


  저마다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법정, <<살아 있는 것은  행복하라>>)


집이  헌책방 내지 박물관이 되었을까생각해보니 엄마가 젊어서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읽던   버리고 내내 달팽이집처럼 지고 다닌 탓도 있지만최근   구매행태의 영향도 있을  같다그래서 오늘은 적은 비용으로 집을 책투성이(폐지 수집장 읍읍) 만드는  방식을 소개해 본다.


알라딘이 아주 오랜만에 감사하게도 리뷰 적립금을 주었다. 2021 8 이후 처음이라니 놀랍다. ( 나한테만 가혹하니 알라딘아내가 굿즈 영업 커피 영업 방해하긴 했다지만… 쓰다보니  글도 중고책 영업 방해(?) 듯하지만 개인셀러 수수료도 챙기니까 봐주쇼…) 뭔가 기념될 책을 사자하다가 최성웅 번역가가 옮긴 프랑시스 퐁주의 시집 ‘사물의  작은 어린이용 학습지 세트 중고를 고르니 삼만원이 순식간에 녹았다… 그렇지만 삼만원    하고  연이어 중고책 삼만원 어치를 지르고 마는데


 책도 사고 알라딘 직배송 중고도 자주 이용한다특히 중고알리미 해두면 당장 급하진 않지만 관심 있는 책을 조금 싸게   있다그렇지만 직배송 중고는 내가 중고책 신나게  모으던 2015-16년께에 비하면 할인율이 낮아지고  상태도  좋아졌다그러다가 신간이 아니면 같은 책이라도 개인 판매자의  가격 책정이 굉장히 낮은 것을 발견하고는 이런 식으로 책뭉치를 들인다.


이번에는  아이가 재미있게 보는 더세븐이라는 추리소설 시리즈의 ‘바르나포스 절벽 살인사건 목표였다더세븐 시리즈의 이전 여섯 권도 중고로 모셔 놓았는데   권을 남겨두고 오래 지났다 만원도  하는데    사주지 그러나 어느  책방에서 정가 절반도  되는 가격에 팔고 있어서 장바구니에 모셔두고  오래지났다그러다가 역시 적립금   버렸지만  아이 책은   줬잖아마침  할인 적립금을 주네커피 스탬프도 털어야 … 하고  책을  책방에서 사기로 했다


온라인 헌책방 탐험은 오프라인이랑 거의 비슷하다판매자 페이지에 들어가서 낮은 가격순으로 정렬하고 관심있는 카테고리(문학/과학/사회과학/어린이 등등) 들어가 무한 서칭을 시작한다뭔가 관심 있거나 들어본 작가나 이웃님들이 소개할  솔깃했던 가격보고 싸면 장바구니에 마구 담는다ㅋㅋㅋㅋ 그러고나서 다시 하나하나 상품 체크하면서 최저가인지 확인한다직배송으로 많이 비싸게 팔고 있으면 왠만하면 산다ㅋㅋㅋㅋ

그리하여 삼만원으로  8아니 9권을 득템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상태가 매우 좋았다그래도 대부분 헌책방에 오래오래 아주 오래 먼지와 먼지다듬이와 구경만 하고 가는  등등을 탔을 것이라서 소독 물티슈로 온사방을 꼼꼼히 닦는다어린이책을 사준다는 핑계로   5권이 늘었다… 이렇게 전국의 헌책방을 조금씩 집안으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분야는 문학과학만화어린이 골고루 골랐다. ‘마르탱게르의 귀향 대학  역사와 영화 수업  영화로 봤는데자꾸 수능 대비 독서 지문에 자주 등장해서ㅋㅋㅋ 기회되면 책으로도 보자 하고 샀다

 우리 같은 영웅들 표지너무 도발적인 그런데 책소개 보니 내용이  도발적인  같아서 일단 소장하고 봅니다… 

 물론 워낙 저가에 고서적(?)수준의 것들을 발굴하다보니 사고도 생긴다대여점을 돌고돌다 컵라면 국물에  빠졌다 나온  같거나 좀먹어  치면 부서질  같은 만화책을 받자마자 읽지도 않고 진짜 폐휴지로 버린 적도  있다훔친 도서관 폐기도서 기관 스탬프 찍혀있고 서지번호 스티커 떼지도 않은  받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장물 취득… 이번에는 그런 책은 없고 물리적 상태는 정말  깨끗하고 좋은데 다만

글꼴 : 읽지마시오체


 저랑 나이가 거의 비슷한그래도 저보다는 여섯  어린 1990년생 완역판 금성사 세계문학… 책은 나이에 비해 놀랄 정도로 젊은데 인쇄 상태가 읽지 마시오 라고  있다ㅋㅋㅋㅋ 조셉 콘래드 거의 이십년 전에 ‘암흑의 핵심’ 읽고 이웃님 페이퍼보고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어서  건데 ‘로드 ’… 전자 도서관에도 있더라… 빌려보고 이건 소장만 하기로했다ㅋㅋㅋㅋ 이런 아픔을 미리 간파하셨는지 판매자님께서는 덤으로 알퐁스 도데의 단편집 ‘별’을 써비스로 주셨다!!!! 30년 전에 본 스갱씨네 염소 다시 보라고!!! 그래서 8권을 시켰지만 9권이 되는 아름다움…심지어 포스트잇에 손글씨로 편지도 써 주심… 


이미 절판된 책이나 오래  인기 끌고 시들해졌거나 오래  나왔지만 많이들 찾지 않지만 사실은 숨은 보석 같은 책들이 헌책방에 숨어 있다책이라는 특성상 읽는 사람 대부분 특징 덕에 많이 봐야  두번  대고 오래꽂혀 있다 나온 것들이라 오래 됐다 뿐이지 유용하고 저렴한 책이 널렸다다만  책꽂이에서도  오래 묵어야겨우   닿을 신세가  책들… 꽂힌 곳만 달라졌지 여전히  읽히는 불쌍한 책들책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3-14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판매자 책 검색도 잘 안 되고 하나하나 보간 넘 힘들어서…하다가 에잇 하고 꺼버리는 일이 많아요. 많이 싸면 그냥 배송비 내고 사고… 아직 헌책방을 집으로 전송하기엔 귀차니즘이 심한가봅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03-16 00:23   좋아요 1 | URL
네 이것도 재미로 가끔해야지 쇼핑이란 헌 책 하나를 사도 고된 일 같습니다 ㅋㅋㅋㅋ모바일 앱은 좀 불편하고 피시버전 페이지로 검색하면 낫더라구요.

dollC 2023-03-14 2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같은 영웅들>은 제목은 잊어도 표지는 잊기 힘들 것 같네요ㅋㅎ

반유행열반인 2023-03-16 00:24   좋아요 2 | URL
왜 저런 그닥 아름답지도 않은 괴상한 표지 책에 끌렸나 모르겠습니다. 남들 안 하는 짓 하는 사람 책 등등을 후하게 치는 편입니다 ㅋㅋㅋ

Yeagene 2023-03-15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저는 강남역 알라딘 중고서점 가는 걸 즐겼어요 ㅎㅎ 가격도 저렴하고 책 상태도 좋아 득템의 기쁨이 컸거든요 ㅎㅎ인터넷 중고서점은 잘 이용 안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3-16 00:28   좋아요 1 | URL
전엔 저도 꽂힌 만화책 시리즈 모으러 알라딘 오프 서점 투어 다닌 적이 있는데요 ㅋㅋㅋㅋ종로도 가고 강남도 가고 제일 많이 간 건 그나마 가까운 신림점…요즘은 우주점 주문으로나 가끔 사네요 ㅎㅎㅎ인터넷 중고는 꽝도 나오고 책상태 운에 기대는 부분도 많아서 안 좋아하는 분도 많은 거 같아요. 저는 몇 번 좋은 책들 싸게 사다 보니 가끔의 취미생활(?)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