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언어 - 맛의 다양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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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최낙언.

같은 저자의 음식 관련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신간 제목이 좋아서 빌렸다. 그런데 이 책이 완전 신간이 아니라 이전 맛 관련 책의 개정판이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향, 후각 풍미에 집중한 책이라 사실상 새 책이었다. 다른 책은 읽다보면 겹치는 게 많아서 익숙했는데 이 책은 내내 새로웠다. 어마어마한 분자구조도와 분자식도… 그래도 식물, 과일, 커피, 술, 향신료 등 온갖 식품의 향을 총망라해놨다. 관련 분야 전문가도 아니면서 통으로 이걸 다 보는 게 나한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나 이제 화학 공부 할 거거든! 화학은 이토록 우리 곁에 있어요!!! 그러니 분자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ㅋㅋ하면서 그냥 재미로 읽었다. 향료나 조리나 커피나 주조 등 분야에서 일하거나 해당 식품에 관심 많은 분들이 두고 읽으면 좋겠다. 나는? 잘 안 쳐먹으면서 음식책만 읽는 인간 ㅋㅋㅋ
향도 다루지만 음식에서 풍미, 맛 떨어뜨리는 이취도 같이 다룬 게 재미있었다. 농도가 옅으면 독특함과 개성을 부여하지만 진해지면 배설물 냄새, 비린내, 화학약품 냄새로 느껴지는 것들, 누군가에게는 입맛을 다시게 하지만 누군가는 눈살 찌푸리는 냄새들의 분자식들…주로 황이나 질소 달려 있다! 암모니아도 우리의 친구지예… 9월 25일부터 봤으니 오래오래도 봤네… 아, 감각 환각 착각 빌려보고나서 좋아서 종이책도 샀는데 그러고나서 재독은 안 했는데 책에서 말하길 개정판 준비 중이라니!!! 나중에 살 걸!!!!해도 왠지 말만 개정판이고 아예 새 책 나올 듯…또 빌려보지 뭐…

밑줄을 양심 없이 너무 많이 그어서(책이 너무 좋아서 다 퍼 놓았습니다…) 양심 챙기게 웹에는 발췌의 발췌(?) 쪼끔만 해서 올려야지…
+밑줄 긋기
-향기 물질은 맛(향)의 언어(단어)와 같다. 우리에게 언어가 없다면 어떤 깊이 있는 생각도 이어갈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다. 향에 대한 단어가 없으니 맛을 말로 표현하기 그렇게 힘든 것이다.

-향을 묘사할 단어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그런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답답함을 덜어보고자 ‘플레이버 휠(Flavor wheel)’ 같은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플레이버 휠은 와인이나 커피 등을 마실 때 느껴질 수 있는 온갖 향을 휠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와인에서 바닐라, 정향, 바나나 향이 느껴진다 해서 와인에 그런 것이 실제로 들어 있지는 않다. 바닐린(Vanillin), 유제놀(Eugenol), 이소아밀아세테이트(Isoamyl acetate) 같은 향기 물질이 들어 있는 것이다…그런 분자는 와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향신료, 과일, 꽃 등 대부분의 식물에 들어 있다. 어떤 음식이든 향을 조금만 더 깊이 공부하면 결국에는 비슷한 향기 물질과 만나게 된다. 세상의 그토록 다양한 맛은 향에 의한 것이고, 향은 여러 향기 물질의 다양한 변주곡인 것이다. 향기 물질의 관점에서 본다면 꽃, 향신료, 과일, 와인, 전통주 등은 별로 다르지 않다. 그저 같은 물질의 다양한 배합비인 것이다.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이 다섯 가지뿐이라면, 현재 우리가 즐기는 수만 가지 요리의 다양한 맛은 대체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단지 ‘향’일 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뒤로 코와 연결된 작은 통로를 통해 향기 물질이 휘발하면서 느껴지는 극소량의 향이 수만 가지 맛의 실체인 것이다. 이처럼 작은 통로로 휘발되는 1백만 분의 1 이하의 향기 물질이 음식 맛을 좌우하고 식품의 운명을 바꾼다.

-페로몬은 단지 특별한 약속이다. 다른 동물이 좀처럼 쓰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서 이 물질을 감지하면 무작정 약속된 행동을 수행할 뿐이다.

-향기 물질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의 시작은 ‘그 크기가 작다’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바로 향기 물질은 물보다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향기 물질뿐 아니라 맛 물질 역시 크기가 작은 분자다. 향기 물질과 맛 물질의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용해도이다. 물에 잘 녹으면 맛 성분이 되기 쉽고, 기름에 잘 녹으면 향기 물질이 되기 쉽다. 맛은 휘발성이 필요 없고 물에 잘 녹기만 하면 되므로 향에 비해 큰 분자도 가능하다. 향기 물질은 분자량이 300 이하인데 맛 물질은 물에 녹기만 해도 되므로 분자량이 2만 이하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분자량 2만은 최대 크기이고, 보통은 이보다 적다. 사실 분자량이 적을수록 맛을 느끼는 데 유리하다.

-자연에는 약 30만 종의 식물이 존재하는데, 그중 1,500종 정도에서 향을 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얻는 향기 물질의 90% 이상은 고작 20종 이하의 식물에서 얻는다. 오렌지, 박하, 유칼립투스, 정향, 라임 등이 대표적이다.

-식물이 향을 만들려면 상당한 자원과 에너지가 필요한데, 인간의 후각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향을 만들었을 리는 없다. 식물이 필요해서 만든 물질이거나 부산물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많은 허브는 가만히 있을 때는 향이 없다가 잎을 건드리면 갑자기 향을 풍긴다. 주변에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식물은 흙 속에 감춰진 뿌리를 통해서도 대화를 하는데 향기 물질을 통해 뿌리 끝끼리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흙 속에 있는 수많은 박테리아 및 균류들과 소통한다. 식물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입이 없다. 하지만 주변의 식물이나 곤충과 신호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이 신호를 주고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 향인 것이다. 식물은 향기 물질을 만들어 식물끼리 소통하고 동물과도 소통을 한다. 식물이 향기 물질을 만들지만 많은 경우 동물이 없다면 그것을 향기 물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동물이 그것을 감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에 비로소 향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고슴도치의 뇌는 후각기관이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 나비의 뇌는 무려 절반이 후각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이렇듯 후각은 초기 감각이라 맨 먼저 발달했을 뿐 아니라 많은 동물의 지배적인 감각이다. 지향성의 메커니즘은 후각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시각과 청각은 정확한 지각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예비 과정이 필요한데, 후각은 그런 과정이 적은 단순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해부학적으로도 변연계와 가장 가깝고 감정 표현에 개입되는 뇌 부위에 가장 직접적으로 닿는다. 그중에서 가장 예민한 후각을 가진 동물은 개나 다람쥐처럼 향기 분자가 가라앉은 땅에 코를 바짝 댄 채 걸어 다니는 짐승들이다. 지구상 모든 포유류의 공통점은 ‘후각’의 발달이다. 하지만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후각이 퇴화하고 ‘시각’이 발달했다. 그리고 높은 곳(냄새가 적다)에서 먼 거리를 봐야 하는 조류는 시각이 훨씬 더 발달했다.

-모기가 피 냄새를 찾아 혈관에 정확히 침을 꽂는 비결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낸 바 있다. 서울대 안용준 교수와 권형욱 교수가 모기 주둥이에 달린 뾰족한 침에 피 냄새를 맡는 후각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동안 모기는 멀리 있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나 옥테놀 같은 물질로 위치를 찾고, 가까이 다가가서는 땀 냄새나 젖산 성분에 유인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모기가 피부 위에 내려앉아서 혈관을 찾아내는 원리는 계속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국내 연구진은 모기가 혈관에 내리꽂는 침의 끝부분에서 냄새를 맡는 감각모와 후각 수용체 2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작을 통해 모기에게 이들 수용체가 나오지 않도록 처리하자 피부에 앉아서도 혈관을 잘 찾지 못하고 피를 다 빠는 데도 3~15분이나 걸렸다. 정상적인 모기는 30초면 충분한데, 후각 수용체를 없애자 훨씬 느려진 것이다. 보통은 후각세포가 코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발바닥이든 침 끝이든 생존에 필요하면 어디든지 만든다.

-동물의 후각 수용체 자체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단지 숫자가 많고, 그만큼 집중하기 때문이다. 후각 능력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후각상피의 표면적이다. 사람은 작은 동전 크기인 3~4cm2 정도지만, 고양이는 21cm2 정도, 개는 품종에 따라 18~150cm2에 이른다. 그리고 후각세포의 밀도도 높다. 인간이 1,000만 개의 후각세포를 가진 반면, 토끼는 1억 개, 개는 10억 개에 달한다. 더구나 후각 수용체가 있는 섬모의 길이가 길고 숫자도 많다. 동물마다 후각 성능이 다른 것은 생존 전략으로써 후각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향기 물질의 종류에 따라 인간이 다른 동물만큼 잘 맡는 것도 있다. 바로 구운 향과 고소한 향이다. 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것보다 구워 먹는 것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구운 향을 점점 더 좋아하고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만 살아남은 것이 이유일 것이다. 그밖에도 황화합물인 3-머캅토-3-메틸부틸포메이트, 바나나 향인 아밀아세테이트, 땀 냄새인 발레르산, 양고기 향인 카프릴산 같은 것을 다른 동물보다 잘 맡는 편이다. 이에 비해 동물은 특히 포식자의 분비물에서 나는 냄새를 더 잘 맡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원숭이는 재규어 같은 고양잇과 동물의 오줌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이다.

-커피 한 가지만 해도 품종×산지×가공법×로스팅×추출의 경우의 수를 모두 합하면 1만 가지 다른 맛이 가능할 것이다.

-후각은 학습, 기억, 감정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 해마와 편도체 등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현상에 관여한다. 강한 감정을 일으키는 향기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이에 비해 뇌의 언어중추는 후각 중추보다 훨씬 늦게 개발된 영역이다. 언어로 묘사되는 기억은 훨씬 시각적이고 이성적이지만, 향이 갖는 감성의 풍부함을 따를 수는 없다. 언어로 된 기억은 기록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오래 남겨두기 어렵지만, 향기로 이루어진 기억은 작은 단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회상할 수 있다.

-커피를 커핑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일상으로 마시듯이 커피를 마시면서 평가하지 않는다. 먼저 규격의 양을 분쇄하여 컵에 담고 들숨으로 향을 평가한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넣고 향을 평가하고, 일정시간 경과 후 상단에 거품층을 깨고 다시 향을 평가한다. 충분히 식었을 때 맛을 보며 미각과 후각을 평가하는 등 분석적 절차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품질을 평가한다. 이처럼 기억된 자료와 예측과 검증의 논리 회로를 가동시키면서 맛을 평가하지 천재적 후각으로 단숨에 평가하지 않는다.

-앨리너 갬블의 향기 물질 특성 정리
약한 향기는 강도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예컨대 바닐린과 쿠마린은 순식간에 사람들이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향기의 최대 강도에 이른다. 또한 농도가 높으면 쉽게 불쾌해진다. 약한 향기일수록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더 뚜렷하다. 약한 향기일수록 날마다 느끼는 감도의 변화가 더 뚜렷하다. 피곤함은 약한 향기에 더 영향을 끼친다. 강한 향기는 약한 향기를 숨긴다.

-보통의 동물은 들숨을 통해 향을 탐색하는 기능이 발달해 있고, 사람은 날숨의 경로를 통해 음식의 품질을 판단하는 능력이 발달해 있다. 인간의 후각은 날숨이 핵심인 것이다. 향은 들숨일 때보다 날숨일 때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뷰티르산(Butyric acid)은 상한 음식에서 많이 생성되는 물질이라 부패취의 대명사였는데, 최근 뷰티르산의 향기를 맡으면서 토사물보다는 치즈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데카날(Decanal)은 기름취이기도 하지만 고수의 대표적인 향기 물질이다. 흔히 말하는 고수의 비누 향이 데카날 성분인데, 이 향을 맡게 하면 요즘은 비누취보다 쌀국수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이처럼 향기에 대한 선호도는 다분히 학습에 의한 것이다. 향기는 자극일 뿐 가치중립적인데, 경험과 학습에 의해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 취향을 확립해간다. 향은 결국 맥락에 좌우된다. 향기는 음식을 기억하는 수단이지 음식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그 음식을 통한 이득이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향기에 대한 취향을 바꿀 수 있다.

-향기 물질의 관점에서 본다면 꽃과 향신료, 과일과 와인, 커피와 홍차는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할 정도로 공유하는 물질이 많다.

-탄소의 길이별로 짧은 것부터 차례로 향을 맡아보면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패턴을 알아보면 다른 향기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좋다. 작은 분자는 운동성이 좋아 빠르게 침투하여 찌르는 듯한 자극을 주기도 하고, 탄소 6개가 되면 풀냄새가 난다. 그리고 더 길어질수록 지방취가 나고 끝내 향기를 잘 느낄 수 없는 분자가 된다. 고비점 지방산이나 에스터는 향이 느껴지지 않아도 저비점 향기 성분의 발산을 억제하는 보류 효과를 나타내고 쓴맛이나 자극을 완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에탄올은 크기가 작고 친유성도 있어서 지방으로 된 세포막도 쉽게 통과한다. 그래서 술은 다른 음식 성분보다 빨리 흡수되어 쉽게 취하게 된다. 고도로 농축된 에탄올은 세포막을 터뜨려 세포를 죽일 수도 있다. 에탄올을 생성하는 효모 정도 되어야 20% 농도의 에탄올을 견딜 수 있지 나머지 대부분의 미생물은 그보다 훨씬 낮은 농도에서 사멸된다. 그래서 에탄올 함량이 높은 술은 미생물로 인해 변질될 염려가 없다. 더구나 에탄올은 물보다 휘발성이 강하여 농축하기도 쉽다. 그래서 옛날부터 에탄올이 78℃에서 기화하는 것을 이용하여 증류주를 만들었다. 그렇게 고농도의 에탄올이 만들어지면서 중세시대에 향수산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에탄올은 분자량이 적고, 물에 잘 녹아 부동액 효과도 매우 크다. -114℃가 되어야 얼기 때문에 에탄올 함량이 높은 술은 매서운 추위에도 얼지 않는다.

-술은 에탄올의 배열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에탄올은 15% 이상에서는 물에 에탄올이 녹은 형태이고, 57% 이상에서는 에탄올에 물이 녹은 형태이며, 그 중간은 복잡한 형태를 가진다. 에탄올이 소수성 부위가 얼마나 안쪽에 모이고, 친수성 부위가 바깥쪽으로 배열된 구조를 갖느냐에 따라 같은 양이어도 입안에서 느껴지는 쓴맛이 달라질 수 있다.

-헌책방 골목이나 도서관을 가면 헌책 냄새가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런 책 냄새를 분석하면 먼저 우디 향, 즉 나무 냄새이다. 그리고 스모키 향, 흙 내음, 커피 향, 초콜릿 향, 바닐라 향 등이 난다. 셀룰로스와 리그닌이 분해되어 만들어진 바닐린, 벤즈알데히드, 푸르푸랄(Furfural) 등이 바닐라, 아몬드, 캐러멜 향을 낸다. 헌책 냄새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 이런 화학물질이 주는 달달한 향 때문일 것이다. 헌책에서 우디 향을 넘어 바닐라 향기가 날 정도면 이미 부식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쇄기법과 재료에 따라서도 향이 달라지는데, 셀룰로스보다는 리그닌이 안정적이므로 오래된 책일수록 리그닌의 비율이 높아진다.

-영국을 대표하는 맥주는 페일에일(Pale ale)인데 오늘날처럼 담색은 아니고 전통적인 흑맥주에 비해 색이 밝았다. 1760년대 영국은 인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페일에일을 배에 실어 인도로 수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적도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맥주가 부패해버렸고, 런던의 양조업자 호지슨은 방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홉을 다량 첨가한 스트롱 비어(Strong beer)를 제조해 인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인디아 페일에일(India pale ale)’, 줄여서 IPA라 불렀다. 호지슨의 IPA는 18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시장을 독점했다.

-황을 포함한 향기 물질은 인간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향이다. 같은 형태의 향기 분자에서 산소 하나가 황으로 바뀌면 향기가 수천 배 이상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와인뿐 아니라 다른 술이나 커피 등에서 핵심적인 매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극미량으로 다른 향기와 조화를 이루면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풍성한 향을 만들고, 지나치면 이취가 된다. 그리고 이런 황화합물의 향기가 와인의 산미와 함께 와인의 미네랄리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커피의 단맛이나 짠맛과도 유사한 기작이다.


+간장 향의 다채로움… 은 여러 분자 혼합물이다보니 그렇구만

+우리는 책쟁이들이니까 여기 책 냄새 분자 정도는 외워줘야죠? ㅋㅋㅋ 흠 여기 이 1999년 초판1쇄책 리그닌이 분해된 은은한 바닐린의 향이 참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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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2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요리책 사진을 보는 재미로 읽는데 이 책은 화학 책 보다 잼 날것 같습니다 !ㅎㅎ 음식은 소스맛이 좌우 ^ㅅ^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2:46   좋아요 3 | URL
소스향과 온도와 감촉과 주변 사람과 조명과 식기와 마음의 안정이 맛을 좌우!!! (맛이라는 감각의 복합성 복잡성을 꾸준히 알리는 저자입니다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7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 말고, 그냥 향 좋고 맛있는 게 먹고 싶어요!!
(반열님 식판을 보며)근데 이런 책 읽으시는 반열님, 정말 요만큼만 드신다구요?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3:00   좋아요 2 | URL
아이참 여기선 잘 안 넘어가서 집 가서 잔뜩 먹을라구요…

2021-10-18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8 0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1-10-18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군요..열반인님 덕분에 굉장히 다양한 책을 알아갑니다.열반인님은 확실히 과학이 좋으신가봐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2:51   좋아요 1 | URL
잘 몰라서 저라도 과학을 좋아해 보려고요 ㅋㅋ과학은 나를 좋아하려나…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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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박상영.

어떤 사랑은 우연히 같은 책을 읽고 나서 시작되기도 한다. 또는 이미 생겨난 마음이 따라 읽으라고 한다. 그렇게라도 자취를 좇고 싶어서, 알 수 없는 상대의 속내를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서, 같은 서사를 따라가면 잠시나마 같은 세상에 머무는 느낌이라서, 어쩌면 한 마디라도 더 나눌 구실이 되지 않을까 하며. 욕심이 자라나면 너도 이걸 읽으면 참 좋아할텐데, 네가 나와 같은 이야기를 읽는다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질까, 읽고 나면 나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되고 우리는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한다.
자라는 동안 그것은 소설책이기도 했고, 음악, 만화책, 영화, 게임이기도 했다. 당장의 나를, 내가 놓인 환경과 상황을 극적으로 바꿀 수 없을 만큼 어리고 약하던 나와 내 또래의 아이들은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의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이나 소리로나마 접하는 게 고통스러운 현실을 잠시 떠날 유일한 방법이자 위안이었다.

그리고 가족 바깥의 누군가를 찾아 헤맸다.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 일상과 내면도 궁금해하며 들어주고, 그렇게 어찌할 수 없음을 보듬어주며 서로에게만은 어찌할 수 있는 사이로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갈망한 관계가 사랑인지 우정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무엇이든 상관 없었다. 그렇지만 어리고 제대로 이어져 본 적 없는 탓에 절실할수록 서투른 말과 행동이 되풀이되었다. 가까워지길 바라는 사람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끝내 홀로 숨죽여 우는 밤이 많았다. 그런 외로운 시간을 채우는 건 또다시 책, 음악, 만화, 영화, 게임. 그런 것들을 조금씩 파먹으며 자라다 이제는 자라는 일도 멈췄다.

내 삶을 내 뜻대로 굴려볼 처지가 되고, 정말 운이 좋게도 이런 나라도 그대로 좋아하며 곁에 머무를 사람들이 생겨나고, 그렇게 내가 나인 걸 조금 견딜만한 때를 만나는 일은 내가 가진 젊음과 시간을 다 태워야 가능하다는 것을, 그렇게 다 태워버리고 난 뒤에야 알았다. 너무도 또렷하고 생생해서 문득문득 이불을 팡팡차며 부끄럽게 만드는 기억이 이제 겨우 희미해지는 중인데 이 책이 나타나서 야, 맘대로 떠나보내는 건 안 되지, 너 캔모아 기억 나냐? 너 만날 동네가 떠나가게 노래 부르던 거 이웃들이 못 들었겠냐? 중고등학교 때 주고 받던 편지 20년 만에 다 버렸던데 일기장은 아직 있지? 하면서 부끄러움을 내 몫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그런데 이쯤 되고 나니 그렇게 부끄러울 일은 아니었잖아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얘도 쟤도 다 그러면서 견디고 살아 남아서 여태 여기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냥 그런 거였지, 너도 그랬다니 재미있네, 했다.

십대 중후반의 핸디캡을 주렁주렁 달고 하는 사랑의 보편성, 받아들여지지 않은 마음을 붙들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 엉망진창이 된 원가정을 벗어나고 싶지만 당장은 그럴 힘이 없는 안타까움, 내가 거쳐오고 지금 이런 가치관과 취향을 품도록 기여한 문화 컨텐츠 목록이 줄지어 나오는 이 소설을 나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워낙 쌍끌이 저인망으로 잔뜩 던져놔서 여기 하나라도 걸리는 청소년 시절을 보낸 삼사십대가 제법 될 것 같고 그래서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세대나 영향력을 미친 하위문화의 범주가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여기에는 서태지도 에이치오티도 동방신기도 안 나오거든….), 혹은 혼자하는 사랑의 애틋함 같은 거 모르고 열심히 모범생으로 공부만 했거나 디아블로와 와우만 열심히 한 사람들이라면 결이 안 맞을 수도 있겠네, 싶었다.

점으로 존재하던 우리가 면은 못 되어도 선으로나마 이어지기 위해 서로를 향해 뻗어 나가던 그 시간들, 말들, 수많은 삽질들, 그런 걸 되돌아보면 지금의 중고등학생이 제일 불쌍해 보인다. 쟤들은 마음대로 누굴 만나지도, 사랑하지도 못해…학교에서 스킨쉽한다고 막 불러다가 혼내… 그러니까 머리에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밤새도록 웹툰이나 게임에 빠져 있는 것도 매일매일이 아니라면 너무 뭐라 하지는 말아요… 어떻게 해야 나아질지 달라질지 몰라 지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자신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밑줄 긋기
-당시 나에게 가족이라는 것은 나를 속박하는 굴레에 불과했으며, 내가 가진 모든 욕망은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했다.
지금의 이 삶을 벗어나고 싶다.
사람 한 명 없는 독서실의 고요함을 뚫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았다. 세상과 나 사이에 유리막 하나가 놓인 기분. 바깥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나는 더 철저히 혼자였다. 모두가 하나가 된 세상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치기 어린 반항심이 들면서도 단 한 순간만이라도 어딘가에 속해보고 싶다는 과장된 고독감이 나를 휘감았다 .그러니까 제발 누군가 나를 이 지긋지긋한 삶으로부터 구원해줬으면. 단 한 번만이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줬으면.
그 순간, 거짓말처럼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41)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 안았다.
그 순간 세상이, 우리가 속한 차원의 세상이 멈춰버렸다.
그 순간 우리는 하나였고, 우리였으며, 우리인 채로 고유했다. 나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심지어 나머지 인생 전부와도 바꿀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218)

-“쟤네 왜 저렇게 싸워대냐.”
“진짜 사랑하나보지 뭐.”
“진짜 사랑하면 싸우는 거야?”
“어. 그렇다던데.”
“그래서……우리도 매일 싸우나?”
“우리가……자주 싸웠나?”
“그러게.” (262)

-집으로 돌아와 나는 윤도가 준 반지를 책상 서랍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다.
아무도 발견할 수 없게.
그래서 오롯이 나의 것으로 남을 수 있게.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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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20: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책 찜! .🖐 ^^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20   좋아요 5 | URL
scott님 음악 좋아하시니까 툭툭 튀어나오는 인디 뮤지션이랑 브릿팝 뮤지션 이름만 봐도 흐뭇하실 거 같아요 ㅋㅋㅋ넬 푸른새벽 자우림 콜드플레이 뮤즈 막 던짐 ㅋㅋㅋ상영이 반칙ㅋㅋㅋㅋㅋ 만화책도 영화도 막 던져…나나 몬스터 파라다이스 키스 엑스 호텔 아프리카 해피투게더 중경삼림 끝도 없이 걸려들라고 던져요 ㅋㅋㅋ

새파랑 2021-10-17 2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의 극찬을 받기 쉽지 않은데 책이 좋나 보군요 ^^ 엄청난 반칙이 들어있나봅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1:19   좋아요 4 | URL
모두에게 다 좋을 거 같진 않은데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거 같아요 ㅋㅋㅋ

라로 2021-10-17 2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 안았다.--상상이 안 갑니다,,ㅎㅎㅎㅎ
암튼, 저도 음악 좋아하니까 이책 읽으면 막 공감하고 그럴 것 같아죠(음,,,같다며 동의를 구하는 단어;;;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2:33   좋아요 0 | URL
음…조금 많이 동생(?) 자녀(?)세대지만 라로님은 느낌 아는 분이니까 ㅋㅋ 사랑 아는 분이니까!!! 젊은 세대의 사랑도 흥미롭게 읽으실 것 같아요.

Yeagene 2021-10-18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을려고요 ㅎㅎ 근데 이 책말고 시킬 책이 없어서 고민중이에요...한권만 시키면 안되고 뭘 같이 시킬지;;;;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2:51   좋아요 1 | URL
신간 한 권도 무료래요!! ㅎㅎ아니면 커피 같이 시키셔도?!?!

봄밤 2021-10-18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좋아요. 요즘 읽고 싶은 소설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얘로 정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8:23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밤님께도 즐거운 독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간 읽던 박상영 작가 소설집들 비하면 첫 장편은 타겟을 좀 낮춘 건지(역시나 욕심이 과해서 삼십대 성인 뿐 아니라 중딩부터 고딩까지도ㅋㅋ) 읽기에 부담이 덜했네요 ㅎㅎ

공쟝쟝 2021-10-25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파나소닉 시디피랑ㅋㅋ 호텔아프리카에ㅋㅋㅋ 캔모아 때문에.... 박상영... 진짜.... ㅜ_ㅜ... 저 읽고 있어요... ㅜ_ㅜ 역시 상영이가 짱이야...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1:55   좋아요 0 | URL
쨩쨩임 ㅋㅋㅋㅋ우리 같은 세대로구나….
 

http://bookple.aladin.co.kr/~r/feed/36639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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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17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려고 맘먹고 있던 때가 있었는데 현재 품절이네요. 그러니까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빨리 사 두어야 해요.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03   좋아요 1 | URL
중고서점에 가면 생각보다 쉽게 구하실 수 있어요 ㅋㅋ아마도 개정판 내려고 잠시 절판한 게 아닐런지요!!

라로 2021-10-17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윽, 제게 요즘 꼭 필요한 책이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04   좋아요 1 | URL
이거랑 화내지 않는 연습 나름 세트에요 ㅎㅎㅎ 책의 효과인지는 모르겠고 2년 사이 생각이 많이 줄어든 거 같긴 하네요…우와…용한 책이었네…
 
시끌벅적 화학원소 아파트 - 쉽게, 재밌게 익히는 원소 이야기 118 10대를 위한 지식만화 2
원소주기연구회 글, 스즈키 사치코 그림, 박재현 옮김 / 반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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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원소주기연구회.

토요일 밤, 그대로 멈춰라, 노래를 부르고 춤추며 신나게 놀던 아이들,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손을 잡고 서로 잡아당기다 일이 났다. 네살 꼬마는 팔꿈치를 잡고 내내 엉엉 울었다. 팔이 빠진 것 같았다. 검색해보니 응급실에 가도 정형외과 전문의 만나기 어렵대고 다음 날은 대부분 휴진인 일요일… 밤늦게 응급실 가도 뾰족한 수가 없어 보여 급한대로 단소와 케이블 타이, 스카프 같은 것으로 팔을 고정시키고 울던 아이는 곧 잠들었다. 밤새 자다 깨면 통증에 울다 다시 잠들길 반복…
일요일 아침, 같은 구에는 여는 정형외과가 없었는데 곁의 사람이 인근 구의 병원을 검색으로 알아내서 전화해 보았다. 12시 이전에 오면 진료 가능하다 해서 전날 저녁밥도 굶고 잔 꼬마만 밥을 먹이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엄마 차를 타고 이동. 아이가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아파해서 틸팅의자 펴서 들것처럼 들고 나르고 구급대원 체험…
휴일 아침인데도 병원에는 진료보러 온 어르신들로 꽉 차 있었다. 처음에 연세 지긋하신 간호사가 아이가 우니까 골절 같다고 큰 병원 가라고 해서 걱정 했는데 고맙게도 순서 당겨서 곧바로 진료보게 해 주었다.
의사 선생님은 팔이 빠진 것 같다는 소리에 팔과 팔꿈치를 잡고 살짝 돌리더니 순식간에 맞춰 버렸다. 아이도 울음을 금세 멈추고 진료실 안의 장비들을 가리키며 딴청을 했다. 엑스레이 찍고 다시 확인한 후 아이들은 인대가 약해 뼈가 곧잘 빠지니 그저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순식간에 귀가.

울면서 아이고아이고 하고 누워서 차 타고 가던 때와 달리 돌아오는 길에는 카시트에 앉아 창밖을 가리키며 태극기! 신호등! 외치는 꼬마를 보니 아프지 않고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새삼 깨달았다. 하루 종일 다시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며 아파하지 않는게 그저 좋고… 밤에 누운 자리에서 갑자기 “안 아픈 게 좋아.”하는 아이 보니 귀엽기도 하고 얼마나 아팠을까 찡하기도 했다.

역시 의느님…해부학 공부도 하고 수천수만명 팔과 다리 맞추면서 숙련된 의느님…저는 이번 생에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하겠지만 마침 읽던 만화 시리즈에 해부학 만화‘인체 극장’도 있어서 주문해 놓은 참이었습니다…만화라도 봐야지.

‘원소의 이름’을 갖춰놓고도 못 읽고 있는데 중고서점에서 구한 ‘시끌벅쩍 화학원소 아파트’를 연휴 중에 다 보기로 했다. 만화라도 봐야지. 이전에도 원소와 주기율표에 대한 만화를 봤었는데 이런 건 일본이 잘한다. 도감 식의 나열은 조금 지루한 구성 같지만, 이번 만화는 주기율표를 아파트에 비유하고, 각 원소번호를 호수 삼아 그곳 주민들을 원소 특성에 맞추어 캐릭터로 만들어 놓았다. 맨 아래 조그맣게 원소 이름의 어원을 적어 놓은 것도 좋았다. 다만 화학자 감수라도 간단히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번역의 사소한 껄끄러움은 아쉬웠다.

수1교과서는 일주일 만에 끝냈는데 수2부터는 어려워서 첫 단원인 함수의 극한과 연속 부분을 6일 걸려 마무리했다. 교과서는 쉬운데 ebs교재는 어려워서 조금 풀다가 좌절…수학 조금 더 진행하고나면 화학1을 공부해 봐야지. 고3 때 학교에서 화학1이랑 생물1 배웠긴 한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래도 나는 주기율표를 좋아하니까, 분자식 이런 거 겁나긴 하지만 궁금하니까, 천천히 조금씩 만화책이랑 관련된 책도 읽으면서 해야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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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1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10-11 15: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휴~ 병원 못가는 동안 많이 아프고 걱정되었을 거 같아요~ 어렸을 때 뭐하면 어른들이 팔빠진다 조심해라 하셨는데 그렇게 진짜 팔이 빠지는군요~ 약하다니 조심해야겠어요~ 그래도 안 아프게 되어 다행이네요~ 평범한 일상이 가장 감사한 거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1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사한 휴일 마지막 날 보내고 있어요 ㅎㅎ 안 빠져봐서 모르겠지만 겁나 아픈 것 같아 보였어요 ㅠㅠ

라로 2021-10-11 18: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응급실에서 요가 하다가 어깨 뼈가 빠져서 오신 분을 의사샘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맞추셔서 거기에서 구경(?ㅎㅎㅎ)하던 사람들 다 마술 같다며 박수 쳤던 일이 기억;;;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분도 열반샘 아이처럼 막 아파서 정말 다 죽어가시더니 맞추자마자 싱글벙글 바로 퇴원.ㅎㅎㅎ 그래도 고정물 하고서 얼마동안은 고정해 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도 그런 거 해주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5   좋아요 1 | URL
맞추고 나서 엑스레이 찍고 이상이 없는지 고정 없이 보내주셨어요 ㅎㅎㅎ어디서나 의사느님들 열심히 맞춰주고 계시군요 ㅎㅎ라로님도 고생 많으십니다!!!!

새파랑 2021-10-11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학에 이어 과학까지 ㅋ 예전에 주기율표 외우던 기억이 나네요. 이젠 하나도 기억이 안남 ㅜㅜ 깨알 같은 필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소듐같은 열반인님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7   좋아요 2 | URL
염화나트륨처럼 유용하고 덜 위험해야 하는데 단독으로는 펑펑 폭발하는 소듐이네요 ㅎㅎㅎ주기율표를 외운 적도 있었나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열심히 안 했는지 삼십중반 넘어서야 주기율표 처음 보는 기분으로 사랑에 빠졌네요. ㅋㅋㅋ내 사랑 주기율표

Yeagene 2021-10-12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뭔가 시끌벅적한 연휴 보내신 듯합니다 ㅎㅎ 열심히 공부하시는 열반인님...저도 뭔가 공부하고 싶어지는데 현실은 뒹굴뒹굴이에요 ㅎㅎ 연휴 끝난 첫 출근일이네요!열반인님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8   좋아요 2 | URL
나이 들어 하는 공부도 뭔가 재미있는 거 같아요. 누가 시키지 않는 거라 더 ㅋㅋ 그런데 오래 가지 못하는 게 문제…이거 하다 금방 치우고 다른 거 하고ㅋㅋㅋ
 
[eBook] 현명한 투자자 1 - 벤저민 그레이엄 직접 쓴 마지막 개정판, 개정4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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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벤저민 그레이엄.

다른 책에서 추천해주는 제목을 보고 아이참 저런 사람 되고 싶다, 하고 빌렸다. 나는 주식 매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방어적 투자자 포지션으로 출발한 것 같은데, 아는 것도 경험도 부족해서 나도 모르게 공격적 투자자 내지 투기꾼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주식 매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코스피가 3300을 찍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시장 지수가 내리고 또 내리고 그러더니 연초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공부가 되어 있었더라면 그런 시장 과열 상황에서 진입하지는 않았을텐데. 후회해도 늦었어! 이제 강제로 장기투자 하며 한참 기다려야 한다 ㅋㅋㅋ

초반에 원유 선물 펀드를 샀는데 오래 떨어지는 걸 보고 답답해 하다 4분의 1정도를 원금 회복할락말락 할 무렵 털어버렸다. 비중 너무 높아…석유 너무 비쌀 때 샀어…하면서…그런데 보란듯이 허리케인이 중부 어메리카를 때려서 원유 가격이 마구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 원자재, 경제 상황이란 도무지 모를 것,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려 들지 말 것, 그저 어떤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덜 망할지 꾸준히 고민할 것. 꼴랑 석달 반 못 되는 시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통해 참교육 당하고 있다. 허허허.

주식 고전이라는 월가의 영웅은 아주 어렵지는 않고 그래서 읽기 재미가 있었는데 이 책 현명한 투자자는 조금 어려웠다. 특히 채권 수익률 같은 거 나오면 도무지 모르겠어…읽다 말고 이 책 시리즈라 하는 재무제표 분석 책도 샀는데 과연 언제 읽을지… 사례도 시점도 1970년도 개정판 기준이라 대부분 모르는 회사…지금 미국 주식의 상위 종목은 그땐 흔적도 없던 완전 신생 산업…세상은 참 잘도 변하는구나 싶다. 하긴, 몇 년 전에 카카오가 이렇게 무럭무럭 자랄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렇지만 나는 카카오톡을 쓰지 않아서 그쪽 투자는 모르니 안 할 것 같다. 네이버는 나도 모르게 주워담고 폭락을 경험 중입니다 ㅋㅋㅋㅋ
사례는 오래되었지만 투자자의 태도라든가,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인지 방향성은 잡아주는 책으로 읽혔다. 기본은 변하지 않겠지. 주식책 지겹다 싶은데도 아직도 너무 모르는 게 많고 투자를 하지 않고는 물가에 가치가 떨어지는 내 소득을 지킬 수 없고…그러니 계속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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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8 16: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펀드 투자 이번에 대박 쳐야하는뎅 ^^

반유행열반인 2021-10-08 17:00   좋아요 4 | URL
대박은 바라지도 않고 날려먹지만 않았으면 싶네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10-08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픔속에 배우는 투자겠죠? 열반인님의 성공 투자 스토리를 곧 듣기를 기대합니다~!!
전 투자를 못하지만 그냥 묵혀두는게 좋은거 같아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08 19:18   좋아요 3 | URL
넵 한 번 사면 몇 년 두고 봐야 할 것…같지만 제가 산 포스코 종목이 십퍼센트 오르는 걸 지켜만 보다 다시 마이너스 되는 걸 보니…아 팔 땐 팔아야 했는가…싶기도 했어요 ㅋㅋㅋ어렵네요…

Yeagene 2021-10-0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만 들어도 어렵네요..;;;열반인님 꾸준히 공부하시니까 나중엔 대박나실거에요♡

반유행열반인 2021-10-09 18:31   좋아요 1 | URL
언제나 응원 감사합니다 예진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