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에서 9시 사이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법 괜찮은 이야기꾼을 발견했다. 레오 페루츠라고, 1882년 프라하 출신의 작가다. 지금껏 나는 체코랑 안 맞는구나 싶었는데 이 작품은 내가 알던 체코인의 냄새가 전혀 안 났지 뭔가. 근데 또 보니까 오스트리아 문학으로 분류가 되어있다. 그런즉 뼛속까지 체코 감성은 아니란 말이렸다. OK. 합격. <9시에서 9시 사이>는 읽는 게 느린 나조차 하루 만에 다 읽었을 만큼 훌륭한 가독성을 보여준다. 중편 같은 장편이라 할 말이 많지 않으므로 짧게 리뷰하겠다.


대학생 뎀바는 다른 남자와 장기 여행을 가려는 애인 때문에 반쯤 미쳐있다. 떼를 써봐도 끄떡없는 그녀에게 막무가내로 조건을 건다. 내가 정한 시간까지 여행경비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예정대로 떠나도 된다는. 이제 돈 받으러 돌아다니는 뎀바의 수난시대가 펼쳐진다. 발품 팔아서 돈을 모으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다만 끝에 가서 꼭 상황이 꼬여버렸다. 매번 계획이 틀어져도 불평 한마디를 못하는 뎀바. 그게 다 양손을 결박한 수갑 때문이었다.


뎀바는 수갑 찬 손을 감추고자 실내에서도 외투를 입고 다닌다. 것도 그건데 절대 손을 쓰지 않았으니 남들이 이상하게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돈도 구해야 하고, 남들한테 들켜서도 안되는 긴박한 상황이라 잔뜩 쫄아있는 주인공. 매사에 예민하게 굴어대니 오히려 원치 않는 관심사병이 되고 말았다. 이게 다 그놈의 수갑 때문인데, 음... 스포일 수도 있겠지만 수갑을 빼놓고는 도저히 리뷰할 수가 없어 양해 바람. 뎀바는 지금 본인의 처지보다 애인이 떠난다는 게 훨씬 심각한 문제다. 하여 내내 맛이 간 태도로 만인의 비호감이 되었지만, 이유가 분명했기에 아무리 찌질하게 굴어도 마냥 밉게는 안 보인다. 그래도 진상은 진상임.


뎀바가 그렇게 쏘다녔는데 그 많은 일들이 고작 12시간 동안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가장 난센스다. 여튼 애인을 붙잡고 싶었던 뎀바는, 어느새 목적을 잊어버리고 오직 돈 만을 쫓는 기계가 되어갔다. 또한 누구에게든지 큰소리 뻥뻥 허세 부리다가도 수갑이 들통나겠다 싶으면 곧바로 태세 전환에 들어간다. 이렇게 저자는 인간의 미련하고 어리석은 면모를 여러 번 꼬집는다. 전개가 워낙 빨라서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명백히 주객전도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수갑 때문에 불안하고, 약속 시간 때문에 초조했던 뎀바는 끝내 일을 크게 만들어 어처구니없게 범죄자가 된다. 오, 하늘이시여.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난다. 그리고 진짜 벙찌게 만드는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정말 현대 소설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세련된 작품이었다. 이렇게 감각 있는 분이 통속 작가라며 낮은 대우를 받았다는 게 참 씁쓸하다. 조만간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어. 그나저나 짧게 쓸랬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길어졌네. 여기서 급 마무리. 뿅.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3-06-17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이네요.

통속소설이라도 제 마음에 와 닿는
다면 좋은 작가/책이 아닐까요.

중고서점에 있다면 당장 달려가서
사오고 싶네요.

물감 2023-06-17 10:19   좋아요 1 | URL
보니까 호불호 갈리긴 하네요. 나만 좋음 됐죠 뭐ㅎㅎㅎ 매냐 님의 책 사냥을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3-06-17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넥플릭스로 나오면 딱 좋을 것 같은 내용?^^

12시간 동안 일어난 일! 요런 컨셉이 재밌더라고요

물감 2023-06-17 14:21   좋아요 0 | URL
진짜 영상화 하면 딱이겠다 싶어요ㅎㅎ 단순한 내용에 수갑 한방울 넣었을 뿐인데 엄청난 입체감이! 😀

은하수 2023-06-17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그럼 도서관 기웃거려 볼까요?~~~
리뷰만 봐도 웃음이 나는데요
전 우리와 다른 감성이어서 오히려 동유럽 작가들 끌리더라구요^^

물감 2023-06-17 14:27   좋아요 1 | URL
통속 소설도 좋아하신다면 이 책 나쁘지 않습니다^^ 헌데 찌질한 감성은 아시아나 동유럽이나 비슷비슷하네요ㅎㅎ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1 - 직선은 원을 살해하였는가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국내 장르소설의 전설이 되어버린 장용민 작가의 데뷔작을 읽었다. <궁극의 아이>와 <불로의 인형>에서도 느꼈던 바, 이 분의 광활한 상상력은 가히 예술의 경지라 하겠다. 장르소설에 예술이 웬 말이냐 싶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반박하기도 뭐할 것이다. 확실히 시나리오 작가라 이야기에 군더더기가 없고 장면 장면마다 시각화가 잘 된다는 게 장점이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은 96년도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받아 영화화되었는데 영화는 안 봐서 모르지만 소설과 설정이 많이 다른듯하다. 90년대의 기술로 이 정도의 스케일은 소화 불가라 그러려니 한다. 원작이라도 좋으면 장땡이지 뭐.


팩션 문학의 선두주자인 장용민의 색깔은 매우 뚜렷하다. 역사, 신화, 전설, 문화를 현대로 가져와 시대 음모론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다루기 쉬운 소재들도 아니고, 잘못 건드렸다간 논란이 날 수도 있는데 굳이 그쪽 길로 나간다는 건 그만한 깡이 있어서겠지. 이런 복잡한 이야기가 개연성에 재미까지 있으려면, 작품을 위해 연구에 뛰어드는 정도 가지곤 절대 무리다. 지역 토박이처럼 아예 그 바닥에서 말뚝 박고 살았어야 이만한 퀄리티가 나올 수가 있다. 차기작들도 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정말 칼을 미친 듯이 갈았는데, 저자의 상상력뿐 아니라 머리도 뛰어나고 조예도 깊다는 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사실 난해한 제목으로 계속 읽기를 미뤘던 건데 왜 이제야 읽었는지 후회된다.



위 작품은 조선의 천재 시인인 김해경(이상)이 쓴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아주 난해한 시다. 여기에는 한반도를 뒤집어놓을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있다고 한다. 은표와 지우는 시의 분석과 김해경의 삶을 짜 맞춰 만든 가설로 웹 소설을 써낸다. 폭발적인 조회 수와 함께 쏟아지는 이메일 중, 글을 내리지 않으면 위험해질 거란 내용을 발견한 두 사람. 이들이 쓴 가설은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메일의 경고대로 위협과 습격을 받게 된다. 한편 ‘오다니 컬렉션‘이라는 일본의 엄청난 보물이 조선의 땅 어딘가에 묻혀있다는 것과, 보물지도의 역할이 건축무한육면각체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시인이기 전에 건축가였던 김해경은 조선의 일급비밀을 자신의 건축물 안에 감춰두었고, 그것이 언젠가 일본의 눈을 피해서 세상에 알려지길 바라고 있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이라 요약이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인용하는 플롯이라서 걱정했는데, 나 같은 역사맥주병도 가뿐히 읽어낼 만큼 이해가 잘 되는 작품이다. 근데 조선을 와해시킬 일본의 음모론이라니, 썩 솔깃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먹고살기 바쁜 대중은 음모론 따위에 그리 흥미를 갖지도 않는다. 현시대에 발생한 일이 아니라면 더욱더. 이런 대중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통과하려면 모두의 이목을 끌만한 특종이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1932년도에 발표한 김해경의 시 하나를 재해석하여 국가의 위기를 막아낼 열쇠로 탈바꿈했다. 지금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시대라 신선함이 덜하지만 출간 당시에는 꽤나 쇼킹했었겠다. 난 기발한 발상보다 소스의 활용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음모론이란 게 카더라통신 같은 거라서 일반인들도 그럴싸한 루머를 생성해낼 수가 있다. 그런 낭설에 생기를 불어넣어 실존하는 진실처럼 꾸며낸다는 건 실로 엄청난 재능이자 능력이다. 정녕 이 책은 독자의 입장에서도, 문학가의 입장에서도 깔 데가 없는 장르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작품 구석구석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한도 끝도 없을 듯하다. 쓰고 보니 서평보다 감상문에 더 가깝네. 요즘 장용민은 창작의 샘물이 말라버렸다는 썰이 돌던데, 이것도 카더라 통신이겠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잔잔바리 갬성뿐인 지금의 출판계에는 용가리의 포효가 절실합니다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목련 2023-06-15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제목이 기억나요. 원작도 있었군요. 영화도 소설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

물감 2023-06-15 09:15   좋아요 0 | URL
제가 국사/역사 쪽이랑 담을 쌓은 사람인데요, 그럼에도 이해하는 데에 딱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ㅎㅎ 장르소설이란 타이틀이 주는 부담도 있을텐데, 한국사가 소재라서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는 듯 하고요! 매우 만족한 독서였습니다^^

coolcat329 2023-06-15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궁극의 아이>작가네요! 저도 이 작가의 책 읽어보고 싶었는데 물감님이 좋다하시니 더 읽어보고 싶네요.
근데 이 책은 저도 어려워보입니다. ㅎ 이상의 날개를 읽다 포기했거든요. 그래서 거부감이 강한 작가라 ㅎㅎ

물감 2023-06-15 09:38   좋아요 1 | URL
가독성 좋고 시각화가 절로 되어서 영화 한 편 보는 기분이었어요. <궁극의 아이>보다도 훨씬 낫네요. 이런 문화충격을 볼 때마다 90년대가 문화의 르네상스라는 말이 자꾸 생각납니다. 영화, 문학, 가요, 패션 등등. 한국의 90년대는 정말 대단했다 싶어요^^

coolcat329 2023-06-15 09:38   좋아요 1 | URL
오 이 책이 궁극의 아이보다 훨씬 낫군요!

물감 2023-06-15 09:41   좋아요 1 | URL
많은 독자들이 지금까지도 이 책을 작가의 베스트라 하더라고요. 정말인지 확인해봤더니 과연 납득이 갑니다 ㅎㅎㅎ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컬렉션 (그책)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옮김 / 그책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의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말하길, 사람은 존재의 삶과 소유의 삶 중 한 쪽을 택해서 살아간다고 했다. 쉽게 말해 추상적인 정신세계와 구체적인 현실세계를 뜻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여서 나 같은 전자들은 음지로 밀려나게 된단다. 다 각자만의 세상에서 사는 거지 뭘 또. 여하튼 수차례 설명한 바, 나는 과몰입 이상주의자라 현실에 그닥 미련이 없다. 내 비공식 별명이 유니콘인데 이 자리를 빌려 몇 가지 적자면, SNS, 술, 담배, 게임, 도박, 주식, 배달음식, 부동산, 덕질, 커뮤니티를 일절 하지 않는 상위 1%의 대 현자다. 이런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나중에 설명키로 하고, 헤세 작품 중 유독 추천이 많았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어보았다. 그런데 얼레, 생각했던 것과 여러 가지로 딴판이어서 두뇌 세팅을 몇 번이고 다시 해야 했던 작품이었다. 이것도 뒤에 가서 설명하겠다.


늘 그렇듯 이번 것도 헤세표 브로맨스 이야기이다. 수도원의 보조교사인 나르치스와 수도원생 골드문트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영혼이 불안했던 골드문트는 잠깐의 쾌락을 못 이기고 수도원을 떠나버린다. 이후 긴 세월을 유랑하며 만나는 여자마다 사랑을 나누는 픽업 아티스트로 살아간다. 그러다 독일 전역에 역병이 돌고 사망자가 속출하자, 골드문트는 제 영혼의 고향이 바로 저 죽음에 있다고 믿게 된다. 하여 자유를 노래하던 만큼이나 죽음도 신성시하기 시작한다.


<집시 소년의 사춘기, 그리고 페스트>로 제목을 바꿔야 한다. 골드문트의 보헤미안 챌린지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것보다 주제 파악이 영 쉽지 않은 작품이었는데, 헤세가 이것저것 손을 많이 댄 것도 있고, 헤세의 의식과 무의식이 끝도 없어서 아주 그냥 혼쭐이 났다. 일단 헤세의 작품에는 꼭 상반되는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중 나는 어느 쪽인지를 헤아려보게 된다. 나는 비교적 나르치스에 가까웠는데 나르치스가 거의 안 나와서 별 하나 깎았다. 거기다가 둘이 아닌 골드문트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비트박스까지 해 넣는 바람에 질려가지고 그만 별 하나 더 깎았다.


나르치스가 철학, 직관, 질서, 정신의 아버지라면, 골드문트는 피, 자연, 감각, 유희의 어머니였다. 한쪽은 무한한 통찰로써, 다른 한쪽은 유한한 경험으로써 세상을 이해하고 세계를 구축했다. 보조교사 나르치스는 골드문트의 성질을 간파하고, 그가 개화하려면 온전한 뿌리를 찾아내야 된다고 지적했다. 골드문트는 어머니의 흐린 기억을 되살리며 망각에서 겨우 벗어난다. 이제 스스로를 구원코자 세상으로 나아간 그는 둘도 없는 플레이보이가 된다. 여자를 가리지 않고 만나던 그의 무의식 속에는 어머니가 있었고, 저도 모르게 스쳐간 여자들을 종합해서 어머니의 형상을 창조하는 중이었다. 또 그러기 위해 모성과 본능에 지배되어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양껏 들이마셔댔다.


골드문트는 죽지 않기 위해 살인을 한다. 두 손에 묻은 피를 보고서야 자신의 방황을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분열과 모순을 겪고 나야 비로소 꽃피운다는 삶에 대하여. 이렇듯 모든 사상과 이론을 체험하면서 이해했던 골드문트. 진리에 도달하려면, 상실된 신비를 찾으려면, 태초의 어머니인 이브가 필요했다. 그 뮤즈를 만나려던 방랑자는 원초적 감정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허무와 번민, 고통만이 화답해 주었고, 어떤 때는 쾌락마저 가벼운 스트레스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알전구가 켜진 순간이 있었는데, 극심한 고통 중인 누군가의 얼굴에서 사랑을 나눴던 여자의 표정을 발견한 거였다. 죽음과 생명, 고통과 쾌락은 하나의 뿌리였고, 따라서 지금까지의 방식만으론 이브에게 접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관능이 주는 자극에는 신비의 한계가 있으니까.


어느 수도원에 있던 조각상을 보고 넋이 나가버린 나그네. 그것은 줄곧 찾았던 신비의 형체였고, 곧바로 제작자를 찾아가 제자의 길을 걷는다. 창조의 행위는 그에게 호흡을 나눠 주었고, 이 예술이야말로 이브의 모성 그 자체였다. 그렇게 재능과 감각이 날마다 약동했으나 영혼의 속삭임을 못 참고 또다시 길을 나선다. 하여간 천재들은 이래서 문제다. 인생의 난이도가 낮은 탓에 세상만사가 시시해 보인다. 살기는 해야겠고 그래서 자극적인 일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결국 골드문트도 관능의 세계로 되돌아간다. 이제는 반쯤 놔버린 생이었지만 꼭 막힐 때마다 나르치스의 가르침이 영혼을 멱살 잡고 흔들어댔다. 이 친구가 만든 유일한 작품이 사도 요한 상인데, 이는 나르치스의 영혼을 본따서 만든 것이다. 자신의 무의식을 나르치스와 공유하여 친구의 정신을 어떻게든 이해해 보려는 시도였을 테지. 오래도록 해답을 못 찾은 걸 보면 내 방식이 틀린 건가 싶었을 테고. 그럼에도 한 우물만 계속 파는 골드문트와, 흔들림 없는 수도사의 길을 걷는 나르치스. 둘 중에 누가 더 독종일까.


그는 세상을 흠모하여 하계로 쫓겨난 천사였다. 페스트로 인해 꺼져가는 생명에게서 두려움의 신비와 삶의 경멸을 느끼고 이 두 가지의 조화를 그려보는 골드문트. 신을 향한 부르짖음마저 끊어져 버린 그때에 나르치스가 등장한다. 그것도 무려 수도원장의 직책을 달고서.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두 사람은 여전했다. 수도원장은 오감으로 정신세계를 받아들인 골드문트를, 그토록 기원했던 친구의 개화를 보고 기뻐하였다. 반대로 자신은 평생 숙제였던 오만함을, 옛 친구의 자유분방함 속에 깃든 생명력을 흡수하여 고침 받는다. 매사에 온몸으로 부딪히고 보는 친구에게는 주변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고, 이 운동에너지와 철학이 조화를 이룰 때에 비로소 신성한 삶이 완성되는 거였다. 이렇듯 헤세의 교훈은 언제나 한결같다. 온전한 자신을 만나려면 금지된 것을 끌어안으라 말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 나와 안 맞는다고 해서 꼭 멀리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10대는 골드문트로 살았고, 20대는 나르치스로 살았었다. 30대인 지금은 머리는 나르치스로, 가슴은 골드문트로 사는 중이다. 이것이야말로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유머와 초연함을 겸비한 물아일체 인생 모드이다. 생각해 보라. 자석의 N극은 S극에만 달라붙고, 같은 N극끼리는 오히려 밀려난다. 나와 다름을 인지하는 것이 균형이고, 인정하는 것이 곧 조화이다. 그 대상이 내가 되었든 타인이 되었든 간에. 반대로 내면이 불안정하면 나오는 몇몇 특징이 있다. 화가 많다거나, 가만있지를 못하거나, 극도로 조용하거나. 최고의 처방전은 역시 독서와 글쓰기이다. 기존에 잘 실천하는 분들의 경우, 평소 안 읽는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 내 문체와 정반대의 스타일로 글을 써보시라. 이렇게 틀 자체를 깨부수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새 만족도 높은 존재의 삶의 주인이 된다. 이만 끝.



댓글(7)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감 2023-06-0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르치스는 INTJ, 골드문트는 ESFP로 보인다. 과연 단 한글자도 겹치지 않는 N극과 S극이다.

다락방 2023-06-09 18:51   좋아요 0 | URL
제가 바로 그 ESFP ..

물감 2023-06-09 18:53   좋아요 0 | URL
어머나...

은오 2023-06-11 0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그럼 퇴근하고 쉬는 날 뭐해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죠.... 그럼 이제 뭐 요리하고 책읽고 글쓰고 또 뭐있지....운동?! 근데 쇠질하는 물감님은 상상이 안됨ㅋㅋㅋㅋ

물감 2023-06-11 23:42   좋아요 1 | URL
집에서는 별거 없긴 해요. 독서랑 홈트랑 웹서핑 정도고요, 가능한대로 약속을 잡아요. 집에 초대도 자주 하고요ㅎㅎㅎ사람 만나고 수다떨기를 넘나 좋아합니다😝

새파랑 2023-06-11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의 생활은 21세기판 나르치스군요. 하지만 가슴은 골드문트라니~ 물감님 인기 많으셨을듯!

물감 2023-06-11 23:49   좋아요 1 | URL
저는 페르소나가 백만개 있거든요ㅋㅋㅋ 인기는 없지만 일대일 만남에서는 절대 강자라 자부해봅니다😎
 
인생의 양식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5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이것으로 시리즈 전 권을 다 읽었다. 이 작품이 제일 두꺼워서 마지막에 읽은 건데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성 심리가 기반인 요 시리즈는 주인공이 전부 여자였는데 이 책만 유일하게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것도 의아했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주제가 영 선명치 않아서 애 좀 먹었다. 여튼 주인공과 함께 여러 남녀의 서사도 담겨있어 종합선물세트 같았던 작품이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미쳤고요.


절친 삼인조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음악을 극혐하던 버넌은 억지로 갔던 음악회를 계기로 각성하여 작곡가의 길을 간다. 남사친은 비상한 감각으로 잘나가는 사업가가 된다. 예술인의 고독을 동경하던 여사친은 조각가가 되려 한다. 목표도 성향도 제각각인 세 사람은 각자 인생의 쓴맛을 보면서 우정을 다져나간다. ㅡ 긴 생략 ㅡ 버넌이 오페라 작곡가로 활동하자마자 전쟁이 일어난다. 이후 군에 입대한 버넌의 전사 소식이 들려와 모두를 좌절시킨다. 무엇보다 음악계의 샛별이 사라졌다는 게 쓰디쓴 아픔이었다. 그 이슈가 잠잠해질 때 즈음에 갑자기 뿅 하고 등장해버리는 버넌. 그런데 이 친구,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단다. 기억이 돌아온다 한들 쓰라린 현실의 연장일 터. 그럼에도 다시 천재 음악가로 복원시키는 게 맞는 걸까.


저마다 삶의 톱니바퀴를 움직이는 스위치가 있다. 여사친은 예술가들의 불행 속에서 삶의 기쁨을 발견하곤 했다. 돈도 집안도 없지만 꿈에 대한 갈망이 꾸준한 친구였다. 반대로 부와 능력, 명성까지 다 갖춘 남사친은 자신의 힘이 사회에 보탬이 될 때에 기쁨을 느꼈다. 모든 게 완벽했으나 사랑만큼은 복이 없는 딱한 친구였다. 이들에 비하면 주인공은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였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외면해버리기 일쑤였다. 그의 성장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애정 과잉의 엄마였다. 엄마는 훌륭한 엄마 역할 놀이에 심취에 있었다. 버넌도 그걸 알고서 내적 손절했으나 겉으론 무난하게 지내는 편을 택했다. 이런 식으로 신경 쓰기 싫은 일들을 무시해오다 보니 사회성마저 결여되고 말았다. 심지어 자신도 모르게 엄마의 행동까지 따라 하게 된 버넌이었다.


가뜩이나 사회성 부족한 애가 작곡에 빠져서 더더욱 마이웨이가 된다. 낌새를 느낀 친구들은, 버넌이 늦게라도 기쁨을 찾았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응원만 했다. 얼마 안 되어 옛 친구를 만나 적극 구애 활동에 들어간 버넌은, 사랑만 있으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거라는 일방적인 신념을 밀어붙인다. 반면 애인은 버넌이 가난을 우습게 여기는 것과, 여자의 마음에 무관심한 태도 때문에 속을 앓는다. 여기서 주변인들의 생각도 반으로 나뉜다. 사랑과 이상만을 고집하는 버넌의 이기심과, 풍요로운 삶을 소망하는 애인의 속물근성. 누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상대에게 동의를 강요하는 버넌의 방식은 그토록 꺼려 했던 엄마한테 물려받은 인생의 양식이었다. 혐오하던 음악을 사랑하게 된 것도 그렇고, 버넌은 성향과 반대되는 모든 것이 삶의 원동력인 셈이었다. 겨우 세상을 살아갈 목적이 생겼으나 동시에 꺼져가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마치 뜨거운 물을 못 느끼고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버넌의 시련은 계속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버넌 부부. 그리고 전쟁에서 사망한 버넌 소식을 듣고 재혼한 아내. 근데 하필 연상의 부자와 재혼하여 질타를 받게 된다. 사랑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체 가난을 누가 좋아한단 말인가. 오히려 죄책감에 시달리며 사는 그녀가 안쓰럽기만 했다. 그러다 나타난 버넌한테 소용돌이치는 감정과 무방비 상태의 기분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이윽고 버넌의 기억이 깨어나 재회하고, 그녀는 다시 버넌에게로 돌아오는데 오히려 난 이 장면에서 욕이 잔뜩 나오더랬다. 그렇게 인격을 되찾은 버넌은 옛 천재성을 잃어버려 좌절했지만 기억을 잃은 동안 행복을 만끽했던 것과, 기억을 잃기 전의 고통스럽던 삶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기쁨을 조율해나간다.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다 잘 됐구나 싶을 때쯤 관자놀이에 하이킥을 꽂는 애거사 크리스티. 하, 정말 이러기 있습니까요.


보다시피 작중 인물들은 삶을 지탱하는 열정의 재료가 전부 다르다. 그 재료물이 하찮고 보잘것없는 걸 수도 있고, 남들에게 눈총과 비난받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삶이란 내가 나일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들을 사랑해야 유지할 수가 있는 법이다. 이건 여러 리뷰에 적었던 말이기도 하다. 내 생각과 일치하고 공명하는 작품을 만났을 때의 기쁨, 이것이 지금 내 인생의 양식이 아닐까 싶다. 먹고 자고 독서 밖에 안 하는데도 질리지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진짜 행복이 별거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하고 친하게 지내시면 다 됩니다. 화이링.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6-05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분명 읽은 것 같은데 이 리뷰 읽는데 완전 너무 새로워서 지금 제 독서앱을 켜봤거든요? 2015년에 읽었다고 되어 있네요. 허허 그것참. 어쩌면 이렇게 하나도 모르겠죠? 도대체 뭣하러 독서를 하는건지 원.
저도 애거서 크리스티 이 시리즈 좋아했어요. 읽는 족족 팔아버렸는데 이건 모았어도 괜찮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이 책들 모아두면 예쁘더라고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읽을 때도 느낀거지만, 애거서 크리스티란 사람은 한 명이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았을텐데 어떻게 책마다 개성있는 인물들의 전혀 다른 삶의 이야기를 썼을까 신기하고 존경스럽더라고요. 이 책은 재독 찜입니다. 슝~

물감 2023-06-05 11:08   좋아요 0 | URL
ㅋㅋㅋ다락방 님의 글들을 분석해보면요, 읽다가 딱 꽂히는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타입이시더라고요. 특정 부분에 대한 개인의 감상을 위주로 기록하셔서 기억이 안남는 게 아닐까요 ㅋㅋㅋㅋ 이건 N과 S의 독서방식 차이일 거에요.

이 시리즈 정말 좋죠! 작가가 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싶어요. 인생 몇회차인가 궁금하고요 ㅋㅋㅋㅋ다락방 님의 재독과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패배의 신호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를 하다 보면 읽고 있는 책이 나랑 맞는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내 경우는 첫 만남에서 아무런 삘도 받지 못했을 때 칼같이 손절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주 가끔 예외인 경우가 있는데 말하자면 이런 거다. 소개팅에 나온 저 시시껄렁한 상대한테서 알 수 없는 태평함과 여유로움이 막 느껴진단 말이지. 어쩐지 이대로 끝내기엔 뭔가 좀 아쉬워. 그래서 모른척하고 기회를 줘봤더니 과연 내 직감에 딱 적중했지 뭐겠어. 이런 식으로 리스트업 해둔 작가 중 하나가 프랑수아즈 사강이다. 앞전에 읽은 <한 달 후, 일 년 후>가 라이트한 일본 문학에 가까워서 적잖이 실망했더랬다. 헌데 요상하게 문장 곳곳에 뼈가 있어가지고 이건 또 뭐냐 싶어서 한 권 더 읽어봤더니 결과는 대만족쓰. 이번 건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에스프레소였어.


<한 달 후, 일 년 후>의 재탕이라 해도 될 만큼 설정이 똑같았다. 사교모임을 즐기는 남녀들의 뺏고 뺏기는 사랑 이야기.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면 별 다섯 개는 거뜬히 주었을 텐데, 아무리 봐도 재탕이어서 별 하나 뺐다. 이번에도 비슷한 류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중 나이차가 있는 연상의 애인을 둔 남녀가 사교모임에서 눈이 맞는다. 그러나 이들은 유명인의 공식 애인인지라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다. 하여 숨 막히는 비밀 연애를 병행하다 결국 커플이 되어 사교계를 떠난다. 그리고 얼마 못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삐걱대기 시작한다. 부자 애인에게 빨대 꽂았던 생활 방식에 너무도 익숙해져 버린 탓이었다.


<한 달 후, 일 년 후>와 똑같다면서 왜 높은 점수를 줬냐면, 이 책에는 풀이 과정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앞전에 읽었던 건 온통 문제하고 답밖에 없었으니까. 프레임이 자꾸만 끊어지던 그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얼마나 친절하고 상냥한지. 한 가지 더. 이번에는 딱 주인공 두 사람끼리만 스파크가 일어난다. 곁가지가 좀 있긴 한데 거의 둘만의 내용이라서 전개도 깔끔하고 주제도 명확했다. 비교는 이쯤 해두고, 작품을 논하기 전에 문란한 캐릭터를 즐겨 쓰는 저자의 정신세계부터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술-담배-약물 중독은 기본이요, 스포츠카 사고에 요트 사고, 카지노 죽순이에 도박으로 재산 탕진 등등, 급이 다른 저자의 비행 앞에 전 국민이 떠들썩했더랬다. 사강은 제 기분을 표출함에 있어 몸 사리질 않았으며,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에 굉장히 저돌적인 사람이었다. 또한 허황된 환상보다 날것의 고독을 쫓았다는 걸로도 유명하다. 여하튼 그 불안한 사상과 자유가 도덕적 관념을 깨뜨리는 문학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쉬쉬해오던 사회적 금기사항들을 대중화하는 데에 일조하게 된다. 이렇듯 사강이 꺼림직한 문장을 쓰고도 살아남은 건, 독자들의 은밀한 욕망을 어루만져 준 문화충격 반항아였기 때문이지 싶다. 단짠단짠의 아이콘이랄까.


사강의 캐릭터들은 꼭 하루살이 같다. 내일은 생각지 않고 오늘만을 살아간다. 주인공 두 남녀는 자신들의 썸씽이 사교계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를 알았으면서도 그저 본능에만 충실한다. 갈수록 양심은 희석되고, 서로를 탐하고 소유하는 데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두 사람. 그래 그렇지, 남이 끓인 라면은 무조건 맛있는 법이거든. 정작 주변인들은 이들의 불장난을 눈치채고도 그저 방관한다. 자신들의 평판이 바닥난 것을 정녕 모르는 건지, 아님 모른 체 하는 건지. 아무튼 본격적인 서민생활과 함께 멘탈이 털린 이들의 코믹 쇼가 펼쳐진다. 돈에는 욕심 없는 남주와, 돈에만 관심 있는 여주는 몇 번의 시행착오로 사랑이 밥 먹여주는 게 아님을 겨우 알게 된다. 여주의 속물근성을 보고도 반했던 남주는 이제 와서 일 안 하고 돈만 밝히는 그녀에게 실망한다. 그리고 고생길 훤한대도 가난한 남주를 택했던 여주는 뻔뻔하게 전 애인을 찾아가 도움을 받는다. 그걸 또 받아주는 전 애인도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일은 쓰지 않는다던 사강 언니, 대체 어떤 삶을 사셨던 검까...


그렇게 여주는 전 애인에게로 돌아간다. 이별 후에야 비로소 자신한테 확신을 갖게 되는데, 그녀는 단조로운 일상 말고 속물대로 살 때라야 진정으로 행복할 수가 있었다. 손가락질 받을지언정 지금 이 모습이야말로 자신의 본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거짓된 삶을 연기하다 튕겨져 나가는 것보단 나을 테지. 저자도 이런 생각으로 자기 파괴적인 마인드를 고집했으리라. 사강을 보고 있으면 1급수에서 살 수 없는 물고기처럼 느껴진다. 근데 또 탁한 물에 사는 물고기가 더 맛있긴 하거든. 그 맛을 잘 아니까 독자들이 계속 사강을 읽는 거겠지.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5-29 0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거 재미있겠는데요? 오오.. 여기요, 150원.

물감 2023-05-29 10:39   좋아요 0 | URL
으잉? 다락방님 사강 책 다 읽으신 줄ㅋㅋㅋ 이책 강추합니다. 재밌어요😎

다락방 2023-05-29 11:02   좋아요 1 | URL
아뇨 저는 한두권 읽고 저 쪽에 밀어둔 작가입니다 ㅋㅋㅋㅋㅋ

물감 2023-05-29 11:15   좋아요 1 | URL
저는 아니 에르노보다 사강에게 한 표 던집니다 ㅋㅋㅋ
(이래놓고 또 실망하면 안되는 데....)

얄라알라 2023-05-29 17:57   좋아요 1 | URL
사강은 알라딘 책덕후분들 사이에서 꾸준히 다시 듣게 되는 존함입니다만
아직 저는 이름 들어본 작가의 영역으로만 남기고 있어 죄송하네요

에스프레소 강도라니!^^ 물감님의 평을, 혹 이 책 올해 안에 읽게 된다면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물감 2023-05-29 18:03   좋아요 1 | URL
왜 저는 사강 보다 에르노를 더 많이 본 것 같죠? 상 타서 그런건가ㅋㅋㅋ 여튼 적당히 자극적이고 좋습니당. 읽어보세요🙂

새파랑 2023-05-29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천원 이었나요? 😑 그래도 별 넷이라니 다행입니다~!!
전 아니에르노 보다 사강입니다~!!

물감 2023-05-29 16:5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삼세번의 기회를 주는 작가가 있고 곧바로 손절하는 작가가 있고 그렇습니다.
다행히 사강은 재밌는 작가였어요! 여기도 후에 전작을 읽어볼까 해요 ㅋㅋ
새파랑 님도 아니 여사 보다 사강 언니파!!!!!

얄라알라 2023-05-29 17:57   좋아요 2 | URL
글쵸! 사강하면 새파랑님 자동 떠오릅니다요!

물감 2023-05-29 18:00   좋아요 2 | URL
오 새파랑 님이 그정도였나요? 저한테도 연상되는 작가가 있었으면 좋겠네요ㅎㅎㅎ

새파랑 2023-05-29 18:10   좋아요 1 | URL
앗 ㅋ제가 사강 책을 많이 읽기는 하긴 했는데 그정도는 아닌거 같습니다 ㅡㅡ

coolcat329 2023-05-29 1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감님에게 사강이 이런 작가였군요. 모든 리뷰가 재미나지만 이번 글 참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읽었네요.
사강 책은 브람스...만 읽어봤는데 저는 사랑 이야기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 책은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물감 2023-05-29 16:41   좋아요 2 | URL
전 절대 나쁜 여자 취향이 아닌데 이상하게 끌리는 거 있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ㅋㅋㅋ 저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만 아니면 상관없어요. 인생에 굴곡이 좀 있고 그래야 보는 맛이 있으니깐요. 이 책 강추합니다ㅋㅋ

잠자냥 2023-05-29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강은 읽다보면 질려서(도돌이표 같은 ㅋㅋ) 이제 그만 읽자, 하고 녹생광선에서 나온 책 중 유일하게 안 읽은 게 이 작품인데(심지어 도서관에서 2번이나 빌렸다가 2번 다 그냥 반납) 이 작품까지는 언젠가 읽어야겠군요….

물감 2023-05-29 23:40   좋아요 1 | URL
앗 도돌이표라! 그렇담 연달아 읽는 건 피해야겠네요ㅋㅋㅋ여튼 즐건 독서였습니다😀😀😀

잠자냥 2023-06-08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달의 당선작까지 되었어!

물감 2023-06-08 12:39   좋아요 1 | URL
따란! °_°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