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지우개 - 참된 사랑의 의미
아이 웨이 린 지음, 키위 첸 그림, 이태영 옮김 / 배동바지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리뷰가 하나도 안 달려 있어 불쌍하게 여겨지는 책을 만나면 보통이다 싶은 책도 리뷰를 쓰려고 하지만, 꼭 리뷰를 써야겠다 싶은 책에 줄줄이 달린 주옥같은 리뷰를 만나면 기가 죽는 편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다 있다. 강추하고 싶은 그림책을 만나 리뷰가 많나 적나 염탐하러 들어왔는데, 리뷰가 하나도 안 달려 있는 경우를 만나다니! 세상의 눈으로부터 숨어있던 보물을 찾아낸 기분이다. 그런데 리뷰를 달기 전에 잠깐. 지은이 약력에 옮긴이만 들어 있다니 책 소개가 성의없어 보인다.

아이 웨이 린 (프리랜서 글 작가)
그녀는 뜨거운 태양을 싫어하고, 글 쓰는 것과 눈 내리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그녀는 3D 책을 모은는 데 열심이며, 앞으로 캔디 하우스 같은 3D 책 판매 서점을 세우는 게 꿈입니다.

키위 첸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나는 늘 그림 세상을 맴돌고 있으며, 언제나 그림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떨 때는 쉽지만, 어떨 때는 어렵다. 그림은 나에게 친구이지만, 때론 적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림이 내 삶의 일부분인 것만은 확실하다.

<행복한 지우개>에 대하여
나는 어렸을 때 필기도구를 가지고 역할 놀이를 하곤 했다. 파란 펜은 아빠, 빨간 펜은 엄마, 자는 교장 선생님 등등. 그리고 지우개는 언제나 선생님이었다. 사실, 나는 지우개가 청소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잘못 쓴 글자나 기호는 종이 위의 쓰레기 아닌가? 지우개는 언제나 자신을 희생하여 이런 잘못을 바로잡아 주었다. 그래서 나는 한때 다양한 지우개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지우개들은 모두가 작은 영웅들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지우개들을 위해 씌어진 것이다.

<행복한 지우개>의 그림에 대하여
기법: 플립아트, 파스텔.
사실 나는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지우개 마이크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에게 매우 슬픈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그림에 강아지를 그려 넣어 마이크와 동행하게 했다. 그래서 떠나고 난 뒤에도 마이크는 강아지와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들을 아직도 그리워한다. 기법으로는 클립을 많이 사용했으며, 현실감을 살리고 실생활에서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손으로 글씨를 써 넣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 뭉퉁한 연필로 원고지를 채우던 기억이 나는가? 방학숙제로 독후감을 쓸 때, 학급문집을 만들 때, 코끝 찡그려가며, 연필 꼭지를 질겅질겅 씹어가며, 괜시리 책상 위에 지우개 굴려가며 한숨을 폭폭 쉬던 기억이 나는가?

또는 사춘기 시절 남몰래 두툼한 원고지를 사놓고 방문 걸어잠근 뒤 습작한다며 밤새 낑낑 끄적거린 적이 있는지? 그때 당신은 식구들 깰까봐 헤드셋으로 '별이 빛나는 밤에'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들었을 것이고, '음악이 흐르는 밤에'를 지나 '전영혁의 음악세계'까지 주야장천 불면에 시달리다가 기어이 애국가를 듣기도 했을 것이다. 마침내 라디오 방송시간까지 끝나면 알아듣지도 못하는 AFKN을 들으며 망친 원고지를 깔고 살짝만 힘을 줘도 부러질 정도로 길고 뾰족하게 연필심을 깎기도 했을 것이고, 간신히 한 줄을 더 써넣은 뒤 도로 2줄을 가만가만 지우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원고지와 연필과 지우개에 얽힌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그림책을 권하고 싶다. 인어공주처럼 공기속에 펑 사라지는 마이크에게 '행복한 지우개'라는 제목을 단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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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3-0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드는 책이라고 하시니 저도 마음이 동해요
 
풍덩! 파랑새 그림책 9
필립 코랑텡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12월
품절


깊디 깊은 우물 안에 풍덩~

돌고 돌아 다시 늑대가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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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야, 무얼 보니? - 자음 숨은그림찾기 비룡소 창작그림책 26
정지영.정혜영 지음 / 비룡소 / 2005년 12월
절판


혁필을 기억하십니까? 왼바닥에는 혁필에서 응용되어진 숨은 그림찾기가 있습니다. ㄱ 안에는 ㄱ으로 시작되는 낱말이 그림으로 숨어 있습니다.

오른바닥에는 짤막한 글과 그림이 민화풍으로 어우러집니다. 역시 숨은 그림찾기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그림속 동물세상을 꼼꼼히 들여다 보세요. 저 너구리는 왜 상처를 입고 있을까요?

라마의 발밑에, 심지어 응가 사이에 숨겨진 건 뭐죠? 자동차와 로켓과 라디오? 20세기 기술문명의 상징들이네요? 라마와 살짝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로봇의 모양도 수상쩍습니다. 사천왕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네요.

인간이 버린, 썩지도 않는 PT물병을 청소하고 있는 팬더도 있네요. 이쯤 되면 작가의 의도가 꽤 의심스러워집니다. 혹시 그림속 동물세상은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은 동물들의 극락세상은 아닐까요? 연꽃과 포도와 황금나락과 천도복숭아가 가득한 꿈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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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다.
당시 내가 바랬던 건 우리 둘의 힘(돈)으로 결혼하는 것과
시어머니와 우리 3식구 함께 살기에 맞춤하게 여긴 26평 집 한 채와
옆지기 출퇴근 및 주말 나들이에 필요한 소형 자동차 한 대와
내가 일하는 동안 안심하고 마로를 맡길 수 있는 믿음직한 보모 한 명이었다.
그게 과욕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러저러한 재정적 악재가 겹치자 나는 어느새 카드 돌려막기의 선수가 되어 있었고,
난 그런 내가 무척 무섭게 여겨졌다.

일단 결심한 뒤에도 실천은 더뎠다.
이사를 하고 카드 빚을 갚고, 주택담보대출을 줄인 것으로 한동안 만족했던 것.
그러다가 완전히 결단을 내린 건 지난 12월이다.
결심을 다지기 위해 <맞벌이의 함정>을 다시 읽었고,
조금 어색하게 여겨졌지만 처음으로 재테크에 관한 책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를 사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달랑 1개만 남기고 모든 신용카드를 없앴으며,
하나 남은 신용카드의 한도도 100만원으로 확 줄여버렸다.
마지막으로 모든 통장을 인터넷전용으로 바꾸고 현금카드는 몽땅 직불카드로 바꾸었다.
남들처럼 화려한 투자 재테크는 아니지만 올해는 그나마 남아있는 담보대출을 갚는 재미로 살기로 했다.

갑자기 씀씀이를 줄이자니 1월은 조금 힘들었다.
다시 카드한도를 늘이고 싶은 유혹에 자꾸 흔들렸다.
그런데 마침 네무코님이 추천해준 <화차>.
덕분에 무사히 1~2월을 넘기고 3월을 맞이한 지금, 통장을 보며 제법 흐뭇해하는 중이다.
월급을 받으면 어떻게 나눠쓸까 예산 세우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하다.
때로 지름신이 도래하면 수첩을 펼치리라.
그리고 내게 거울이 필요한지, 혹은 다리가 필요한지 곰곰히 생각해 보리라.

"...뱀이 왜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데 지쳐 버렸거나, 아니면 게으름뱅이거나, 방법조차 모르는 뱀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요. 그런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울을 팔아대는 똑똑한 뱀도 있는 거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하는 뱀도 있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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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쥐와 서울 쥐 - 예지현 동화마을 3
이솝 원작, 리프 아트 그림 / 예지현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쓰여진 점 좋고,
책 뒤에 <같이 생각해 봐요>라며 교훈 써놓은 것도 그럭저럭 좋은데,
CG로 그린 그림이 어째 정감이 없다.
<수수께끼 대저택>의 CG그림이 처음에 낯설었던 것처럼 두고 두고 보면 괜찮아지려나?

<같이 생각해 봐요>
'남의 손에 있는 떡이 더 크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요.
내 것보다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인다는 말이죠.
시골 쥐는 서울의 화려한 겉모습을 보고
서울이 너무 마음에 들었지요.
그러나 내 집이 더 좋은 곳임을 서울에 다녀온 뒤에야
시골 쥐는 깨닫게 되었군요.

* 덧붙임. 품절된 책이지만 중고전집 시장엔 가끔 나오나 본데, 굳이 추천할 생각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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