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로 학부모총회였다. 이미 지난주 영재학교 때문에 휴가를 쓴 터라 벼룩도 낯이 있지 차마 휴가를 못 내고 잠깐 외출을 하기로 했는데, 그나마도 회의가 겹쳐서 장장 1시간 30분이나 지각해버렸다. 이미 강당에서 하는 공식일정은 다 끝나고 교실에서 진행되는 학부모간담회도 거의 끝날 무렵에서야 헉헉거리며 들어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선생님은 딸 말대로 정말 예쁘고 자상하셨다. 그런데 건의사항을 말해보라는 선생님 말씀에 엄마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이 장난 아니다. 매 단원이 끝나면 꼭 단원평가를 봐라, 단원평가 후에는 꼭 오답노트를 집에 보내라, 평일에는 학원숙제가 많으니 과제를 주지 말되 주말에는 팍팍 과제를 내줘야 한다 등등. 누가 선생인지 누가 학부모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 지각해서 늦게 간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로 불편한 자리였다.


어쨌거나 간담회가 끝난 뒤 늦게 온 엄마들만 개별면담을 더 했다. 마로가 산만하고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짧은 기간에 아이에 대해 많은 걸 파악하고 계셔서 감탄했다. 구체적으로 짚어준 문제는 '수업시간에 다른 책을 읽는다'는 것과 손장난이 심하다는 것. 특히 책 문제는 매 학년마다 듣는 지적이라 부끄러워 쥐구멍을 찾고 싶을 뿐이다. 결국 사물함이나 책상을 수색해 학급문고는 제자리에 꽂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반납하고, 집에서 가져간 책은 바리바리 싸들고 나왔다.


가장 난감한 문제는 아이의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혼내야할 지 모르겠다는 것. 사실 마로가 받는 지적은 하나같이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매번 혼나던 문제이고, 여전히 나는 산만하고 감정기복이 심하고 딴짓 잘 하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과연 애를 타이를 자격이 되는 걸까. 그저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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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3-14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언젠간 고쳐야 할 버릇이라면 나중에 무서운 선생님 만나서 혼나기 전에, 계속 굳어지기 전에 타일러야 할 듯해요. 선생님도 얘기를 했으니 무언가 달라지기를 기대하실테구요.

일단 공부시간에 다른 행동을 하는 건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께 죄송한 일이다, 선생님께 늘 집중을 해야 한다라고 얘기를 해 보세요. 똑똑한 마로니까 이해를 시키면 바꿀 수 있겠지요. ^^

파란놀 2012-03-15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업이 재미없으니 다른 책을 읽어요.
아이를 탓할 수 없어요.
교과서나 수업을 재미없게 한다는 뜻인 줄 교사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면 아이들을 자꾸 나무라며 '버릇이 안 좋다'고 말하고 말아요.
아이도 수업을 할 때에는 수업을 듣는 버릇을 들여야 할 테지만, 섣불리 말해서는 안 되고, 왜 수업을 할 때에 다른 책을 읽는지 묻고는 찬찬히 얘기를 들으며 길을 찾아야지 싶어요.

손장난이란, 한창 크는 때이니 나쁜 일이 아니라, 잘 타이를 일이 되겠지요~

조선인 2012-03-1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치님, 네, 어제 아이랑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어요. 선생님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차원에서 상대방에게 집중하자구요.
된장님, 수업이 재미없다기 보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렇대요. 쩝. 솔직히 그 심정은 저도 이해가 가는 터라. 쿨럭.

BRINY 2012-03-1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사들 연수가면, 대놓고 딴 소설책 보고 과자먹고 신문 보는 사람 얼마나 많다구요! 특히 초등학교 선생님들!

책가방 2012-03-15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보다 책이 더 재밌다는 아이를 어떻게 혼낼수가 있을까요..
그저 재미없는 것도 하고 살아야하는 게 인생이다.. 뭐 이정도 얘기라면 몰라도..
전 내일 고등학교 학부모 총회에 가는데...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오실지, 어떤 얘기들을 나누게 될지 사실 기대가 돼요..^^
고등학생 학부모는 처음이라서요..^^

조선인 2012-03-1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ㅋㅋㅋ 정말 그래요? 막 상상 되네요.
책가방님, 으, 고등학교 학부모님들은 더 살벌하지 않을까요? 정말 무서웠어요. 전.

bookJourney 2012-03-15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원의 교육열이 굉장하군요. 저희는 교육열 높다는 동네를 벗어난 변두리 학교라서 그런지 전혀 살벌하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오히려 좀 심하게 무관심한 듯?!

학교 선생님들 대상으로 교육을 할 때, 조금 일찍 안 끝내고 수업시간 딱 맞춰서 끝냈다고 대놓고 뭐라 하시던 기억이 ... ^^;;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어야 맘 편하게 책 읽을 시간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데, 학교 다닐 때는 그 계산까지는 안된다 말이지요~. ^^

조선인 2012-03-16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세상님, 그거 좋은 충고입니다. 딸아이에게 먹힐 듯 해요.

마녀고양이 2012-03-1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쁜 엄마인지라, 총회 한번도 안 갔어요,,, (너무 떳떳한걸.)
그래도 공개 수업은 갔고, 개별 면담도 가염... ㅋ (이렇게 합리화를?)

저는 엄마들이 공부하는 방법 이야기하는거, 그리고 시험 보라는 성화들,
이런거 너무 싫어서 그런 얘기 듣는 장소는 가고 싶지 않아요. 엄마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이에게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아, 흥분하고 있는 나!)

그런데, 마로가 책을 엄청 좋아하는군요? 이야기를 좋아하나봐요. 거기다 손장난을 많이 한다니,, 머리가 좋은 아이들, 창의력이 높은 아이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지요? 그런 아이를 사회의 틀에 끼워 맞추려니 좀 안타까와지긴 하네요. 하지만 함께 살아가야 할테니, 하나씩 사회 규칙을 공유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기는 할거 같구요... 멋진 따님이예요. (따님 맞죠? ^^)

조선인 2012-03-1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고양이님, 손장난이란 아이실리콘을 얘기하는 거에요. 하루종일 만지작만지작. 그 촉감이 좋대요. 혹시 스킨쉽의 욕구불만이 있는 게 아닐까 조금 걱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딸아이가 고학년이 되니까 애아빠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예전보다 스킨쉽이 제한되더라구요. 특히 아빠가요... 그러다보니 요새 딸이 동생에게 제일 질투하는 것도 스킨쉽이에요. 음, 여러 가지로 고민중입니다.

크산티페 2012-03-1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거기 무섭네요. 전 학부모총회라고 갔더니 선생님과의 면담 시간에 선생님 말씀만 주구장창 듣다 왔는데.. 1학년이라 그런건가요? ^^;; 거기다 3학년 이상은 엄마들 너무 안 왔다고 반 대표 엄마를 누굴 뽑아야 하나 고민하는 소리도 들었어요. ㅎㅎ

그나저나 마로, ㅎㅎㅎ 책 좋아하는 애들의 특성이지요. 하지만 좋아하는 것도 참을 수 있어야 한다는걸 알아야 할 시기군요. 그래도 이해하는데 말하기 쉽지 않으시겠어요. ㅎㅎㅎ 이것은 "업보"~

조선인 2012-03-1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보라. 정말 뼈저린 대못이다. ㅋㅋ

같은하늘 2012-03-19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부모총회는 안가기도 그렇고 가서도 불편한 자리지요.
저희 아이는 행동이 느려서 항상 저한테 지적을 당하는데 고치기 힘들어요.
자기가 스스로 느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

조선인 2012-03-1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다른 학부모를 만나는 게 갈수록 부담스러워지니, 참 안타깝습니다.

LAYLA 2012-03-19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업시간에 할 일 다하고 책 보는건 괜찮지 않나요? 수학문제 풀라는 거 다 풀고 시간 남는데 멍때리는 것보다야.. 저 초등학교 4학년 때 선생님이 그랬거든요 ㅋ 지금도 생각나는 좋은 선생님이에요 ^^

조선인 2012-03-2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라님, 음, 문제는 글씨도 괴발새발 막 날림으로 해놓고 책을 보는 거죠. 혹은 쉬는시간 동안 읽던 책을 수업 시작해도 계속 보고 있다든지. 뭐, 저 역시 늘 혼나던 문제라 사실 마로를 혼내진 못했어요. 그냥 선생님을 존중한다면 선생님에게 집중해주라. 뭐 이렇게 몇 마디 하고 끝냈죠. ㅠ.ㅠ
 

마로 5학년 기념으로 책장정리를 했다.

많은 책이 해람이에게 물려졌고, 자연히 해람이 책장도 정리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그림책들이 해람이에게 '유치하다'고 분리될 땐 정말 가슴이 아팠다. ㅠ.ㅠ

어쨌거나 책과 책장 때문에 이사를 할 능력자는 못 되기에 분류된 그림책은 중고샵에 올렸다.

이래저래 30여권이 판매됐건만 아직 정산된 건 딱 1명, 2700원.

 

문제는 이 2700원이 하루 종일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거.

그래도 정말 열심히 꾸욱 참았다.

이번에는 기필코 중고샵에서 번 돈만으로 주문하리라,

다락방님의 모범을 따라 배우리라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추천마법사가 화근이다.

이소라씨의 3집 재발매에 대해 알림도우미를 신청하지도 않았건만!

추천마법사가 알아서 재발매 소식을 아침부터 전해주는 게 아닌가.

 

 

 

 

 

 

 

 

 


일단 '슬픔과 분노에 관한'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는 일사천리다.

중고샵에서 돈 벌면 사겠다고 이미 담아놓은 책이 있었던 것.

 

 

 

 

 

 

 

 

 

 

 

 

 


내가 가지고 있던 작은아씨들은 1,2권 합본책으로(즉 little women과 good wives),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폐지수준이 되버린지 오래인데,

3권 little men까지 완역본이 나온 걸 최근에야 알았던 거다.

4권 Jo's boy가 번역되지 못한 건 정말 아쉬움이지만 3권까지 나온 것도 감사할 일.
마침 마로도 작은아씨들에 꽂혀 제 책을 사달라고 조르던 차니 일석이조.

 

 

 

 

 

 

 

 

 


마지막 1권은 5만원 장바구니를 맞추기 위해 중고샵에서 골랐다.

폭죽소리는 도서관에서 본 책으로 소장가치가 있다고 여겼으나 오랫동안 보관함에 있었는데,

최상 품질이 알라딘 직배송으로 있으니 무얼 더 망설이랴.

 

그동안 모아둔 적립금과 마일리지까지 다 긁어모아도 당연히 5만원이 안 된다.

오늘도 난 2700원 벌어놓고 그 10배도 넘는 돈을 카드 쓰는 바보가 되고선 해벌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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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3-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저는 이번에 라면계량컵과 함께 받은 한 박스가 중고샵에 시디 잔뜩 팔고 받은 예치금으로 주문한거라지요. 하하하하하. 전 이제 중고샵에 책 팔아 받은 예치금으로 책 사는걸 넘어서서, 그 돈으로 빚도 갚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어요. 불끈!!

조선인 2012-03-13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흑흑, 저도 정말 님을 따라하고 싶었어요. 엉엉.

BRINY 2012-03-13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방학때 책정리한 거를 동네헌책방에 출장매입 의뢰해서 얼마간의 현금을 손에 쥐었는데(알라딘 중고샵은 좀더 받겠지만 귀찮아서 패스), 벌써 3월에 책이랑 잡지 사는데 다 썼습니다요.

조선인 2012-03-13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오, 출장매입이라니 훌륭하세요. 전 일단 다음달까지는 중고샵에 올려놨다가 안 팔리는 건 다음달 벼룩시장에 내놓을까 생각중이에요.

기억의집 2012-03-1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대량방출 예정인데... 책 안 사고 싶어요. 미야베 미유키의 흑백 빼고요. 지금 그거 주문하려고 들어왔는데 엉뚱하게 서재 마실 하고 있는 중~이여요.

조선인 2012-03-14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의집님, 미야베 미유키를 말씀하시니 영화 '화차'가 보고 싶네요. 히히.

조선인 2012-03-1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뿔사... 하루만 참을 것을... 밤새 정산 완료다. 예치금만으로도 책을 살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그나저나... 또 장바구니 채우고 있다. >.<
 
엄마는 괴로워 - 우리 시대 엄마를 인터뷰하다
이경아 지음 / 동녘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지난 목요일 수원영재교육원 개강식에 참석했다. 그 연락을 수요일 오후에서야 받았기에 팀장님에게 휴가원 결재를 받으며 몹시 민망했고, 그때부터 이미 기분은 좀 상했다. 맞벌이 부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행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간단한 설명회인줄 알고 참석했는데, 허걱. 수원 교육장님까지 참석해 행사가 거창했다. 게다가 어쩜 그리 진지하신지 이 자리의 아이들은 다 미래의 아인슈타인이요 에디슨이요 처칠이 되어야 하는 존재였다. 내 생각에는 그 세 사람의 공통점은 대머리라는 것밖에 없는데 말이다. 어쨌든 미래의 인재들을 위해 부모님들은 수업시간에 늦지 않게 픽업을 잘 해야 하고(주차장 안내가 참 여러번 장황하게 반복됐다 @.@), 중간에 먹을 애들 간식도 각자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고 낙담했을 뿐이다.

 

가장 괴로웠던 건 주변 어머니들의 열의였다.다른 엄마들은 2차, 3차 시험볼 때 따라다니며 서로 얼굴을 익힌 듯 했고(아무래도 애 혼자 가서 시험본 건 우리 아이뿐인 듯 싶다 ㅠ.ㅠ), 같은 학원을 다니며 원래 친한 경우도 꽤 있는 듯 했다. 제일 황당했던 건 이미 나를 아는 엄마가 있었다는 것.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와 엄마'라서 누군지 궁금했다나? 그 분은 그러나 궁금하기만 했고 친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 명함을 드리고 인사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본인 연락처는 내게 알려주지 않았다. 아직 고등학교를 정하지 않았다는 내 대답에 어색해하던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인데 고등학교를 어디 갈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요. OTL

드디어 개강식과 설명회가 모두 끝나고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 하라는 사회자의 말에 난 다 끝난 줄 알고 벌떡 일어섰는데... 아뿔사. 사방에서 엄마들이 손을 드는 게 아닌가. 민망한 마음으로 도로 의자에 앉았는데, 봉사학점 대상기관이니 과학캠프 프로그램이니 수원과학정보축제 보강이니 발명대회 TO니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 질문으로 마구 쏟아졌다. >.<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정초에 읽고 리뷰를 미뤄왔던 책을 도로 꺼냈다. 이제 선미엄마나 희윤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날 본 엄마들의 얼굴이 막 떠오른다. 왜 이 나라는 아이들을 '제조해낼 수 있는 존재'라 여기는 걸까. 제조의 결과는 고작 자본주의 사회 내의 물질적 성공인데, 그게 우리가 바라는 미래인걸까. 왜 대다수 엄마는 그 절반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며 아이를 공부로 내모는걸까.

 

<엄마가 괴로워>가 한없이 불편한 책인 건 나 역시 선미엄마나 희윤엄마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내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일거다. 난 차마 귀농을 결심하지 못 하는 도시인이고, 난 차마 대안교육을 수용하지 못하는 학력주의자다. 애를 공부학원으로 뺑뺑이 돌리지 않는다는 걸 변명으로 삼으면서도, 아이가 나와 달리 수학을 재미없어 한다는 걸 수긍하지 못해 끊임없이 수학동화를 사들이는 엄마인 것이다. 80년대의 헐리우드 키드가 세계적인 영화감독을 만들어낸 걸 강조하면서도 아이들이 아이돌에 빠질까 겁내하는 어리석은 존재인 것이다.

 

내가 <엄마는 괴로워>를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건 내가 아는 사람이 이 책을 썼다는 게 발단이었다. 하지만 같은 책을 한 해에 두번이나 읽게 되는 건 이 나라의 미친 교육열이 엄마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에, 난 더 열심히 이 책을 사람들에게 권할 수 밖에 없다. 부디 더 많은 엄마들이 이 책을 읽고 더 괴로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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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3-11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디슨이나 처칠이 대단한 사람인 줄 아는 이들이 있는데...
두 사람 발자국을 조금이라도 살핀 적이 있다면...
어머니들이나 강사라는 사람이 그리 말하지 않을 터이나...
그런데 아이가 그곳에 다녀야 하나 보지요... 에고...

반딧불,, 2012-03-11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아니나다를까군요. 그냥, 딱 눈감고 마로를 위해 그러녀니 하세요. 사람들 가치가 다 다르듯 아이들도 다 다른것을 말입니다.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지 않으면 괜시리 마음만 다치니 그냥 잊으세요. 그런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는거죠.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이런 쪽엔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건지..
교육받는데 아이들이 전화를 잘 안하니 신기해하더이다. 저희 아이들이야 벌써 7년이 넘게 적응이 되어서 알아서들 잘 챙겨서 하거든요. 가끔은 아이들이 너무나 잘 알아서 하니 미안하기도 하지만 결국 제가 원한 부분도 그것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너무 많이 죽인 것은 아닌가 걱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 잘 자라고 있는걸요. 힘내시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괴로운 엄마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조선인 2012-03-1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 이게 기회인지 독인지 잘 모르겠어요.
반딧불님, 최대한 귀닫고 다니는 게 상책이지 싶어요. 흔들리는 제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3-12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그만 괴롭고 싶어요.ㅋㅋ
그곳의 분위기는 그렇군요.음~
여기 중소도시에도 와이즈만인가? 영재육성학원이 생겼더라구요.전 그저 과학실험하는 학원인줄 알았는데 영재육성하는 곳이라 해서 그렇군! 고개를 끄덕여준적이 있었더랬어요.
그러한 학원을 보내는 것도 참 대단한 엄마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또 그곳에 보낸 엄마들은 더하군요.참 대단한 엄마들 보면서 의연해야할텐데 기가 팍 죽고 들어가니~~ㅠ
암튼...님은 그저 마로 하나만 믿고 의연해질 필요가 있어요.기죽지 말아요.제발~(제가 힘내시란 뜻으로다 추천까지 눌렀어요.^^)

지금도 님은 좀 심각하실텐데..왜 전 님의 리뷰에서 자꾸 웃음이 터지는지..
아~ 정말 죄송해요.
아인슈타인님과 에디슨님 그리고 처칠님은 대머리 아저씨였군요.ㅎㅎ
(근데 대머리면 다들 훌륭한 위인이 될 수 있는건가요?(나름 심각!))

조선인 2012-03-12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대머리가 모두 위인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는 양가 집안이 다 대머리기 때문에 해람이는 확실히 대머리 보장!이거든요. ㅋㅋ

2012-03-12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3-18 11:34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안그래도 이웃집 언니 한 명이 시댁에 대머리 유전이 있어 아들 머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던데...ㅠ
해람이...잘생긴 대머리 아저씨라니~~
이거 진짜 해람이도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의 대를 잇겠어요.^^

조선인 2012-03-18 21:32   좋아요 0 | URL
결혼후 첫 추석때 그야말로 뿜을 뻔했어요. 큰아버님부터 결혼안한 도련님까지 일제히 절 하는데 모두 정수리 탈모. 친정은 M자 탈모. 해람이는 숙명을 받아들여야... ㅋㅋ

조선인 2012-03-1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호호 해람이를 안타까워하지 마세요. 전 만약 해람이가 딱히 재주가 없으면 이덕화씨나 박영규씨 뒤를 잇는 가발모델로 키우겠다는 야무진 꿈이... ㅋㅋㅋ

Arch 2012-03-1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는 엄마를 멀티플래너, 가족관리 플래너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이 얘기는 엄기호 책에도 잠깐 나왔던 것 같은데...

세 위인의 공통점이 웃겼는데 조선인님의 댓글을 보고 웃어야할지 어째야할지 살짝 고민이 됐어요. 해맑은 해람이에겐 너무 가혹한 유전이에요.

조선인 2012-03-12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그냥 웃으면 되요. 대머리 유전 정도야 웃어넘겨도 되는 시련이잖아요. ㅎㅎ

같은하늘 2012-03-1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엄마는 괴로워요~~ㅜㅜ
적당히 알아갈건 알아가면서 눈감고 귀막는거 정말 힘들어요.
저도 아이를 학원으로 뺑뺑이 돌리지 않고 있다는거로 위안하지만...
아이가 수학을 싫어라하는 모습을 보면 흔들려요.

조선인 2012-03-1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우리 서로 용기내요. 아자아자!
 

작년 우리팀 신입사원이 띠동갑이었다!


올해 옆 팀 전문대졸 신입사원이 89년생이었다!!


알고 보니 계열사 00운영팀에 고졸 신입사원도 있댄다. 자그마치 92년생!!!


이제 몇 년만 더 있으면 두바퀴 돈 띠동갑이 들어온다는 생각을 하니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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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12-03-0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내가 사랑하는 수현, 유아인...다 나랑 띠동갑이더이다.
정녕 이제(사실은 진~작) 이모팬으로 전락(?)해야 하는 게지요....ㅠㅠ

조선인 2012-03-06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 난 그래서 걔들이 싫어요. ㅋㅋㅋ

2012-03-0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집에만 있다보니까 꽃미남애들 나이가 더 와 닿던데 이제 더 이상 "아~ 멋지다"가 아니라 "고놈 참 잘 컸네. 엄마 함 만나보고 싶군"이라는 생각이 더 나니 우울해요. 흑흑..

파란놀 2012-03-07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 둘째는 저랑 세 띠 동갑인걸요 ^^;;;;

조선인 2012-03-07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조금 더 지나봐. 저 놈 우리 사윗감으로 딱인데 하며 입맛 다신다니까.
된장님, 아휴, 자식과 직장동료와 같습니까. ㅎㅎㅎ

같은하늘 2012-03-08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옆지기와 둘째도 세 때 동갑인데...ㅎㅎ
안그래도 가끔 보는 TV에 훈남들 나오면 제 엄마는 좋겠다라는 생각을...^^;;

순오기 2012-03-08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92년생@@
울딸은 89년생 둘째는 93년생인데 둘 다 밥벌이를 해도 충분할 나이군요.
띠동갑 직원을 만나는 기분~~~~ 알듯 모를듯!^^

조선인 2012-03-0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훈남이 훈남으로 안 보이는 이 슬픈 진실. ㅎㅎㅎ
순오기님, 고졸 사원이 들어오는 건 참 간만의 일이라 다들 신기한 생물처럼 보살피는 분위기입니다. ㅋㅋ
 
보릿고개 대통령 1 - 보릿고개를 넘어라!
강치근 글.그림 / 꿈소담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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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말은 참 근사하게 잘 써놨다. 

박정희 대통령이 잘한 건 잘했다고 인정하고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면 참 가관이다.


새로운 지도자를 갈구하고 있던 국민들앞에 박대통령은 반공이라는 신선한 공략을 내세워 등장해,

민생고도 해결해주고 부패와 구악도 일소해준다고 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줬단다.

통일벼를 개발해 보릿고개를 극복한 것도 박정희 대통령 덕분이고,

맨들맨들 민둥산을 푸른 우리산으로 만든 것도 박정희 대통령 덕분이고,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이 보급된 것도 박정희 대통령 덕분이다.

우리 부모님들은 아주 게으르고 배운 것도 없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으로 계몽하여

부지런히 일도 하게 되었고, 돈도 벌었고, 자식들도 공부시켰다는 거다.


제일 재밌던 건 반공만화에 대한 예찬. 

'반공만화는 화려한 영상과 상상적 기법으로 아이들에게 반공정신을 심어준' 일등공신이며,

그중에서도 제일은 똘이장군으로서 수많은 아이들이

'따발총을 든 늑대로 표현되는 공산당과 목에 혹이 달린 돼지의 모습을 한 김일성에 열광'했단다.

어린이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는 커녕

반통일적인 내용과 자극적인 화면과 호전적인 내용 일색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여전히 무시되며,

그저 이토록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보급한 박대통령에 대한 경외심만 가득하다.


더 황당했던 건 근검절약 청렴하신 박대통령 찬양.

박대통령은 자신은 물론 가족과 친인척에게도 검소하게 살 것을 강조하고 실천하셨으며,

어떠한 청탁도 거절하고 부정비리를 증오하셨단다.

놀랍다. 어쩌면 이런 거짓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서거 당시 남긴 재산은 
정수장학회와, 영남대학교, 육영재단, 그리고 6억 원의 현금이었다.

시가로 환산하기 어려운 재산 다 떼놓고 현금 재산부터 보자.

당시 대통령 연봉이 381만원이었는데, 18년동안 한푼도 안쓰고 저축해도 7천만원이 안 된다.

나머지 5억 3천만원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

겨우 6억 가지고 그러냐고?

1979년 9월에 입주가 시작된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이 당시 2천만원이었단다.

당시 6억은 31평 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던 돈이라면 납득되려나?

은마아파트 31평 한 채가 지금은 8~9억 정도 하지 아마?


이왕 시작한 거 그 외 자산도 좀 볼까?

요새 한참 이슈가 되는 정수장학회? 2005년 언론노조 추산 재산이 1조원인데,

이는 정수장학회가 보유하고 있는 MBC 주식의 자산가치를 온전히 산정하지 않은 액수이다.

(정수장학회는 MBC 주식의 30%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다. 아 참, 부산일보다 정수장학회 거다.)

육영재단이 가지고 있는 어린이회관 부지? 서울광역시 노른자땅으로 3만평 되시겠다,

영남대학교? 우리나라 대학중 가장 넓은 땅을 가졌다. 자그마치 경산시 땅 80만평!


이명박 대통령과 땅만 비교해볼까?

그 훌륭하신 MB는 혼자 힘만으로는 어려워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아내와 처남, 큰형, 작은형, 형수, 조카까지 총동원해 86만평을 달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 수 더 배웠어야 했나 보다. 쯧쯧.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박정희 대통령의 청렴함은 더욱 빛난다.

노무현 대통령의 상속세 신고를 보면 화순군 봉화면 봉화리 사저와 임야 1300평이 대부분이다.

뭐 서울광역시/경산시 땅과 화순군 땅의 시가는 굳이 비교하지 않겠다.

딱 평수만 비교하면 박대통령은 고작 82만 8700평만 더 가진 청백리이신 거다.

부채를 살펴볼까? 어마나, 검소하신 박대통령은 빚이라곤 모르고 사셨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디다 그렇게 가산을 탕진했는지 은행빚이 16억이란다.


이토록 훌륭한 박대통령의 업적을 만화로 미화하는 이 책이 놀랍게도 거의 모든 도서관에 있다.

초등학교 도서관에도, 어린이 도서관에도, 시립 도서관에도! 과연 누가 신청해서 꽂아놓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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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7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초등학교 4학년 때 "아, 박정희!"인가? 여튼 그런 이상야리꾸리한 책이 집에 있었어요. 당시 위인전에 푹 빠져있을 때였는데 그 책을 읽고 너무 감명을 받아서 잠을 못 자기도 했지요. 어릴 때 그런 책 읽는다고 모두 계속 빠로 남는건 아니어요. ㅋㅋㅋ

파란놀 2012-03-07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 박목월 님은 <육영수 전>을 쓰셨는걸요..

조선인 2012-03-07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뭐 그렇게 치면 난 박정희 대통령이나 육영수 여사 서거했을 때 집안 초상난 것처럼 울었는걸... 그래도 시대가 다른데... 아직도 저런 게 판을 친다는 게 놀랍다는 거지.
된장님, 그러게요, 참 어두운 시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