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과 노트

며칠 전 우연하게 들린 경기도 문화의 전당 화예전시회 때 하이드님이 좋아하겠다 생각하고 이것 저것 사진을 찍었더랬죠. 숙명여대 박사학위전이라고 하던가? 박은희씨 개인전이었는데, 제목은 숲;休.


봄은 새싹, 솟아남, 아지랑이, 피어오름, 가벼움, 따뜻함, 상쾌함... 대나무로 표현되었지요.



여름은 소낙비, 바람, 푸르름, 왕성한 생명력, 생장력, 시원함, 다채로움. 수국이랑 나로선 이름모를 꽃들.



가을은 마른 나뭇잎, 바람, 저물음, 웅장함, 안온함, 나뭇둥지, 여물음. 


마지막으로 겨울. 앙상함, 헝클어짐, 흰 눈, 차가움, 둥지, 내재된 생명력, 강인함. 자작나무랑 깃털이랑 버들강아지랑...




전시장 입구는 노란 수선화 화분이 조로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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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2-03-2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 사각화기. 저렇게 썼군요. 봄에는 수선화가 유난히 눈에 밟혀요. ^^

조선인 2012-03-27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수선화 4기가 조로록 있는 게 참 이뻤어요. 꽃이 두려운 저조차 성큼 사진찍게 할 만큼이요.

같은하늘 2012-03-28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화가 너무 고와요~~~
 

어제는 시댁에 갔다. 아이들은 시댁에 가는 걸 좋아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응석 부리는 것도 좋지만, 할아버지댁에 가면 평소에 못 먹어보던 맛있는 걸 실컷 먹는다는 기쁨이 있단다.

형님은 바리바리 온갖 반찬을 해오시고 고기를 재어오시고 순식간에 잡채를 해내시어 나의 기를 팍팍 죽이신다. 나는 대신 일품요리의 양으로 승부한다. 어제는 보쌈을 하려고 목삼겹을 세 근이나 끊었더랬다.


시아버님은 며느리 기살려주시느라 연신 맛있다고 칭찬해주시며 한 접시를 싹 비우셨다. 어머님도 간이 잘 맞았네, 고기가 연하네 칭찬해 주셨고, 내가 아이들과 입실갱이하는 사이 먼저 일어나 설겆이도 하시고, 후식도 준비하셨다. 아버님, 어머님과 옆지기의 대화는 도란도란 이어지고, 아이들은 그 옆에서 놀고, 참 단란한 저녁시간...


그 와중에 문득 나는 외롭다. 쓸쓸하다. 마음이 아리다.

난 이제 부모에게 대접할만한 일품요리를 꽤 안다. 어제 한 보쌈뿐 아니라 내가 한 전복죽이나 황제삼계탕도 시부모님이 맛나 하신다. 이젠 불고기양념 안 사고 내가 직접 잴 줄 알고, 묵은지돼지찜도 합격점수는 되는 듯 싶다. 그런데 그 중 어떤 요리도 난 내 어머니에게 대접한 적이 없다. 어머니 살아계실 적의 난 할 줄 아는 요리가 거의 없었고, 푸짐한 일품요리를 차릴 경제적 여유도 없었다. 그런 핑계로 난 어머니에게 그럴싸한 밥상을 차려드린 적이 없었다.


어머니에게 못 해 드렸던 만큼, 뒤늦게 후회하기 전에 시부모님에게 잘 해드리고 싶다. 부모님 살아실 제 섬기기 다하여라 라는 말이 얼마나 뼈저린 말인지 너무 잘 알기에 옆지기가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도 참 외롭다. 쓸쓸하다. 마음이 아리다. 내가 못 가져본 시간, 내가 못 했던 효도, 내가 못 표현했던 사랑... 그 모든 게 참 외롭다. 쓸쓸하다. 마음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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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3-26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조선인 2012-03-27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비부비 고마운 님들... 늘 어머니 얘기로 징징거리는 저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꽃임이네 2012-03-2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엄마생각하면 외롭고 쓸쓸해요님 .

같은하늘 2012-03-28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를 생각하는 이 세상 모든 딸들의 마음이겠지요...

조선인 2012-03-2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임이네님, 같은하늘님, 딸들은... 참 죄인입니다.

프레이야 2012-03-2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쩍~~~ 조선인님 찡해지잖아요.ㅠ

파란놀 2012-03-29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누구한테 무얼 해야만 좋은 선물이라고 느끼지 않아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선물을 느낄 테니까요.

조선인 2012-03-2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된장님, 감사합니다.
 
[귀걸이]Alice story(은버니쉬) - 순은고리
토아메이드
평점 :
절판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늘 그렇듯 귀걸이를 질렀다. 착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덕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었다.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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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3-2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아주 특이한데요

조선인 2012-03-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값 못하고 애들같은 귀걸이 했다고 한 소리 들었지만, 기분전환에는 그만입니다. 히히

파란놀 2012-03-2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어린이 마음이 되는 귀걸이라 해야겠지요~

조선인 2012-03-2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님, 요새 제가 아주 이뻐라 하는 귀걸이에요. 헤헤

같은하늘 2012-03-2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에만 반응을 안보이는 저에겐 그림의 떡이네요~~
금보다는 악세사리들이 훨씬 이쁜데...

조선인 2012-03-28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어머나, 금은 정말 디자인도 한정되고 가격도 장난이 아닌데... 아쉽겠어요.
 
둘이서 둘이서 아기 그림책 나비잠
김복태 글 그림 / 보림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착한 마음을 알려주는 좋은 책입니다. 7살 송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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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3-2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마음이면 넉넉해요.

조선인 2012-03-20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우리 가족이 아주 사랑하는 책이랍니다. 아기그림책 정리할 때 이 책만은 차마 내놓지 못하겠더라구요. ^^

책읽는나무 2012-03-21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둥이들 얘기같아 나도 아이들도 참 좋아라하는 책이었는데...해람군이 이리 멋진 간략하고도 굵은 감상문을 남기다니~~~역시!!

조선인 2012-03-2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아마 제가 둘째 낳는 집엔 빠지지 않고 선물했던 책일 거에요. 정말 사랑스럽죠? 둥이들에겐 더 딱인 듯. ^^
 

며칠전 미디어다음 뉴스를 보다가 한 기사의 제목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로망 자극하는 수컷향기, 아줌마라도 다 넘어가거든요"
이 기사의 부제는 '꽃미남 왕 전성시대 여기자 3인의 말랑말랑 뜨거운 수다'였다.
그녀들이 말하는 '수컷'은 김수현이였고, 정일우와 송중기의 사진도 삽입되어 있었다.
김수현 1988년생, 정일우 1987년생, 송중기 1985년생.
법적으로야 세 남자 모두 성인이지만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은
30-40대 유부녀기자들의 입담거리가 되어 모두 '수컷'으로 불려지고 있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만약 아이유를, 수지를, 신세경을, 30-40대 유부남기자들이 '암컷'이라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언제부터인가 여자에 의한 남성 성희롱이 만연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건 나뿐인걸까?
듣도보도 못한 시시껄렁한 연예정보 전문지도 아니고,
우리나라 4대 신문사인 동아일보에서 펴내는 주간지라면 최소한의 양식을 갖춰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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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3-16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저기 오리는 뭐예요?

남자랑 여자가 말하는 방식이나 전해지는 뉘앙스가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이든 여성들이 젊은 남성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사를 읽어보니 더 가관이네요. 내용도 없고 궁금하지 않은 개인의 취향을 마구잡이로 쓴 것 같아요.

조선인 2012-03-1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리??? 무슨 오리요???
다음 View on을 혹시 말씀하시는 건가요???

크산티페 2012-03-1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리 클릭해보니 "duckduckgo"라는 검색엔진이 뜨네요. 검색어는 "남자"로 설정돼있구요. 그 옆에 회색 지구본은 위키피디아.

여튼, 사람한테 수컷이라니 보는 사람도 민망하네요. 나이가 무기가 될 수는 없는게지요. 정말 30-40대 남자기자들이 모여 20대 여자 연예인들 모아놓고 암컷향기 운운했으면 문제시됐을텐데... 수다는 일기장에~

조선인 2012-03-1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알라딘과 연계된 검색엔진이네요 ㅎㅎ
펭귄 맞아 기자가 뉴스랑 일기를 헷갈리면 안되지

saint236 2012-03-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의 암컷 발언 운운은 성희롱과 몰지각으로 매도되지만 묘하게도 여성들의 수컷 발언 운운은 저항과 쿨함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불편한 진실. 갑자기 예전에 들었던 농담 한 토막이...여대는 있으나 남대는 없다. 이는 여성을 차별화하는 전략이라는 한 전투적인 여성의 발언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왜 남대가 없냐? 충 남대, 한 남대, 전 남대..." 순간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습니다.

조선인 2012-03-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뜬금없는 농담 한 토막 덕분에 저도 웃습니다.

같은하늘 2012-03-19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글을 읽고 에구에구~~~ 하다가
saint236님의 댓글에 넘어갑니다.ㅎㅎㅎ

조선인 2012-03-1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정말 에구에구죠?

icaru 2012-03-2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사석에서 30, 40대 여자 셋이 모여 수컷 운운하며, 어린 남자 배우들 얘기를 입방에 올렸다면 모를까만요. 그나저나 saint236 님 푸핫 ㅎㅎ 그러게요. 남대가 왜 없어요!! 남대,문도 있는뎅ㅎ

조선인 2012-03-21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캬햐햐햐 남대문... 이카루님도 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