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annerist > [펌] 아웃사이더 재고정리 - 토요일까지입니다. 펌 환영

미디어몹에서 정문금추님의 글을 통채로 퍼 왔습니다.

 

"지식인이란 것은 인류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처럼 생각하고,
인류의 고민을 자기의 고민처럼 고민하는 사람이다." (김수영, 1966)
 
모든 새로운 것이 다 그렇듯 <아웃사이더> 역시 몽상에서 출발했다. 올해 초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9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이른바 전투적인 글쓰기를 하는 지식인들의 힘을 모드는 잡지가 있으면 좋겠구나,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에 참 유익하겠구나, 혼자 생각했던 게 <아웃사이더>의 시작이었다. 한 사람의 몽상은 이내 네 사람의 열정과 신념이 되었다.
 
1999년 11월 어느날 발간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의 머리글입니다. 여기서 '한 사람'이란 아마 김규항 씨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세 사람은 김정란 진중권 홍세화 씨였겠지요. 이때는 저도 일개 독자였을 뿐이었는데, 암튼 잡지가 발간되기를 무척이나 기대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독자가, 이제 5년이나 지나 그 잡지의 편집자로서 이런 글을 쓰려니 정말이지 가슴이 아픕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하는 얘기는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군. 이제와서 새삼 들여다보니, 아까의 머리글은 이렇게 마무리되어 있네요.
 
<아웃사이더>의 목표는 번창이 아니라 쇠락이다. <아웃사이더>라는 잡지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그런 날이 오기를 <아웃사이더>는 진정 바란다. 그날까지 <아웃사이더>는 열심히 연대하고 기꺼이 싸울 것이다. 모든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적고 있는 바, <아웃사이더>는 '쇠락'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떻든,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늘, 무력해져버린 <아웃사이더>와 마주합니다. 다만, <아웃사이더>가 바라던 대로의 '쇠락'이 아닌 게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제작비가 없어 끝내 발간되지 못했던 아웃사이더 20호에서 홍세화 선생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작심에 비해 의지가 부족했고 부족한 의지에 비해 역량은 더욱 부족했다. 격월간이라 했으나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고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에 부딪혀야 했다. 물론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적 어려움이었다. 이렇게 20호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편집위원들을 독려하고 밀어붙인 임성환 <아웃사이더>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의 덕이다. 임 대표는 지난 9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1년6월형 선고를 받아 지금 수감중에 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올 한 해 동안 <아웃사이더>는 <아웃사이더>의 책을 판매 대행했던 영진 출판사와의 문제, <아웃사이더> 대표의 구속, 이에 따른 경영 악화로 인해 4개월 가까이 한 권의 책도 찍어내지 못했습니다. 출판사가 책을 찍어내지 못하니, 제대로 유지될 리 만무하지요...
 
결국, 잡지는 물론 모든 단행본들의 제작 및 판매가 불가능해졌으며 출판사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어렵사리 만든 책들이 어찌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거진 전부, 제가 <아웃사이더>에 몸담고 있을 때 만들어진 책이라 더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격월간 잡지 <아웃사이더>와 <아웃사이더>에서 발간한 신간, 구간 도서들을 꼭 필요한 분들에 한해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드리고도 싶지만,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들 때문에 그리 할 수는 없고, 가능한한 선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드리려고 합니다. 그동안 <아웃사이더>는 열다섯 권의 단행본과 열아홉 권의 격월간 잡지를 발행하였습니다.

사정상 이렇게 판매하긴 하지만, 책이 필요치 않은 분들의 구매는 사절합니다. <아웃사이더>에서 발간한 책이 필요한 분들께서 저에게 쪽지로 구매의사를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혹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서 전화 02-384-2802, 018-215-8738(편집부 김홍민)로도 신청을 받도록 하겠지만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신 분들께서는 꼭 쪽지를 이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책 신청은 이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2005년 1월 28일 자정까지 받을 예정이며, 1월 29일 토요일에 주문된 책의 수량을 정산하여, 1월 30일 일요일까지 입금이 확인된 분들에 한해서 월요일에 일괄발송토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실 쪽지에는,
1. 실명(은행 입금자 명 확인시 필요)
2. 전화번호
3. 책 받아보실 주소(우편번호 기재)
4. 신청하실 책 목록
 
...의 순으로 기재해 주십시오. 발송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책은 10권 이상을 주문하신 분에 한해서 발송해드릴 예정이오니 이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소용이 닿는다고 생각하시면 주위에 계신 여러 지인분들과 함께 공동으로 구매를 하시는 것도 좋겠다 사료됩니다.

대신, 10권 이상 주문하신 분들에게는 정가의 50%, 20권 이상 주문하신 분들께는 정가의 40%에, 30권 이상 주문시 정가의 30%에 판매토록 하겠습니다. (계산은 각자 하셔서 입금해 주시면 될 텐데, 혹시 계산을 잘못 하셔서 금액이 초과되거나 모자랄 시에는,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제가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1. 1월 28일 금요일까지 쪽지로 구매의사를 밝혀주시고
2. 1월 30일 일요일까지 국민은행, 068-01-0427-872(예금주: 임지호)로 입금해주시면
3. 1월 31일 월요일부터 일괄발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입금하실 때 반드시 입금자 명을 기재해 주세요**
 
수량에 따라 몇 종의 도서는 조기 품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단행본 <아더 왕 이야기>의 경우, 총 8권 가운데 현재 4권까지 출간됐으며 이후 뒷권은 출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절판 희귀본이 될 가능성이 크니, 신청하실 때 이점 감안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하, <아웃사이더> 도서목록입니다.
 
격월 아웃사이더 1권~19권(각권 8,000원) 2권, 3권, 5권 절판
앙겔루스 노부스 (진중권 지음, 2003년 5월 출간, 14500원)
호모 시네마쿠스 (유상욱 지음, 2003년 7월 출간, 12000원)
크라잉 넛(지승호 엮음, 2002년 12월 출간, 9500원)
빨간 바이러스 (진중권 지음, 2004년 6월 출간, 9,800원)
사랑의 법칙과 폭력의 법칙(톨스토이 지음, 2004년 2월 출간, 8,500원)
분노의 역류 (김정란 지음, 2004년 4월 출간, 9,800원)
아웃사이더의 말(아웃사이더 편집부 엮음, 2004년 2월 출간, 9,500원)
다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지승호 지음, 2003년 11월 출간, 11,000원)
썸데이서울 (김형민 지음, 2003년 12월 출간, 12,000원)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노혜경 지음, 2003년 9월 출간, 9,800원)
불가사리 (홍세화 엮음, 2003년 3월 출간, 10,000원)

 

**화요일에 독자 한 분이 출판사로 직접 오셔서 책을 사가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직접 오시면 굳이 10권 이상을 살 필요없이 필요하신 책만 할인된 가격에 사가실 수 있겠다 싶더군요.

연신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4번 출구로 나오셔서 018-215-8738로 전화 주십시오.

 

저 독자 - 아시는 바와 같이 매너 - 가 찾아간 날은 어제, 수요일이랍니다. 뭔가 헷갈리신듯^^. 토요일까지 아웃사이더 사무실 비워야 하는데, 그러면 저 책들이 어떤 운명에 처해질 지 모른다고 씁쓸히 웃으시더군요. 미리 많이 팔아주지 못한 게 후회되고 아쉽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따뜻하게 보내줍시다. 지금 들어가면 언제 다시 보지 못할 책들이니, 반값에 사재기하는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참고로 저날, 매너는 썸데이 서울, 아더왕 이야기 3/4, 사랑의 법칙과 폭력의 법칙, 호모 시네마쿠스를 헐한 값에 가져왔습니다. 정문금추님께서 주신 오렌지 주스 한 잔도 맛나게 먹었구요.

 

다시 만나기 힘든 책들이니 되는대로 지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이 글좀 퍼다날라주세요. 아직 재고가 꽤 쌓여있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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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1-2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이 바쁠 거 같다. 강남에 갔다가 교보문고 갔다가 연신내까지. 가능할까?
 
 전출처 : 설박사 > 고구마 롤빵..

다음은 의겸엄마가 쓴 글입니다.  

 먼저 고구마삶아 논것을 막 주물러서 속을 만드어요.꿀이랑 설탕 소금조금 넣으면 맛있지요


그리고 식빵믹스로 반죽한 것을 이렇게 손으로 대충펴서...



그위에 고구마속을 넣고..의겸이가 버터알레르기가 있시때문에 버터는생략하고..

김밥처럼 말아요...그리고 김밥처럼 썰어서..

오븐토스너기에 가지런히..부풀어오르니까..조금 띄어서..^^

치즈얹은것은 내꺼 ...

좀 안이쁘지만 ...그래도 90점^^




ㅋㅋ 작업중인 롤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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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1-2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맛있을꺼 같아요. 시간 나는 대로 당장 해봐야 겠네요. ^^퍼갑니다.

클리오 2005-01-2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맛있고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것이 맘에 드네요. 저도 해먹어보고 싶어서 퍼갑니다.

짱구아빠 2005-01-2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맛있겠다!! 90점 아니고 100점 같은데요 ^ ^

비발~* 2005-01-2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갈게요~^^
 

- 고구려가 삼국중 가장 먼저 불교를 받아들인 뒤 이를 백제, 신라에 포교하는 과정에 관해 문명교류의 관점으로 다룬 책을 원합니다. 

- 고구려, 백제, 신라의 유기적 정체성에 대한 책이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 고구려와 관련된 미시사가 있을까요?

관련 리스트 :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list.aspx?MCID=126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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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후사 2005-01-2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수일(지음), <<문명교류사 연구>, 사계절출판사.

  문명교류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정수일 선생님의 저서입니다. 원하시는 바, 불교전례에 관한 글도 있구요. 더불어 <한민족의 고유 가치관>이란 글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유기적 정체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지요. 그 밖에도 이슬람에 관한 글들, 미술사, 혜초에 대한 글 등 여러모로 읽을거리가 풍부한 책입니다. 

 

 일연(지음), 이재호(옮김), <<삼국유사>> 1,2 , 솔

  <<삼국유사>>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불교사와 관련된 글을 읽으면 따라가기가 좀 벅찹니다.  비유하자면 성경을 읽지않고 서양 중세를 공부하려는 일과 비슷한 셈이죠. <<삼국유사>>은 현재 출판된 책이 상당히 다양한데, 그중 번역의 깔끔함이나 색인 등의 편집상태나 이재호 선생님이 옮기신 이 판본이 제일 좋습니다.

 

 윤명철(지음), <<바닷길은 문화의 고속도로였다>>, 사계절출판사

 예전에 뗏목타고 고구려 해상로 찾아 다니던 윤명철 교수의 책입니다. 한국에서 유일한 '고구려 해양사' 전공자인데요. 책 말미가 님께서 원하시는 불교전례 부분과 좀 겹치는 것 같아 덧붙입니다.

 

 노태돈(지음), <<고구려사 연구>>, 사계절출판사

 한국 고구려사의 거두이신 노태돈 교수의 역작입니다. 한마디로 고구려사 연구의 결정판이랄 수 있는데요. 객관적인 시선 아래 쓰여졌다는 점이 특히 돋보입니다. 고구려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책은 반드시 봐야 하겠지요.

 

 김한규(지음), <<요동사>>, 문학과지성사.

  얼마 전 학계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책입니다. 김한규 교수는 이 책에서 고구려사를 한국사와 중국사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영역, '요동사'로 정의하는데요. 전 대체로 이 쪽을 수긍하는 편입니다. 기존의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하여 읽는다면 감정이 상당히 거슬리지만, 편견을 버리고 이성적으로 읽는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내용들입니다.  

 

 노태돈 외(지음), <<예빈도에 보인 고구려>>, 서울대출판부.

  한국사에 있어서 미시사와 관련된 논의는 거의 이루어 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요사이 유행하고 있는 미시사도 서양학계에서 수입된 몇몇 부분에 한정된 것이 거든요. 그러니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전혀 이루어 지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겨우 고른 책이 이 책입니다. 주로 복식사와 관련해 있는 것 같더군요.

 

그 밖에 겸전무웅이 지은 <<한국불교사>>나 김영태의 <<한국불교사>> 그리고 고병익의  <<동아교섭사의 연구>> 가 있는데요.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그다지 추천해 드리고 싶진 않네요. 다만 아주 전문적인 부분을 원하실 때는 한 번 들춰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조선인 2005-01-2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에피메테우스님, 정말 감격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획이 성공하면 제가 꼭 보답하겠습니다.

호랑녀 2005-01-2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감동했습니다. 옆에서 살짝 얻어듣고 갑니다 ^^

노부후사 2005-01-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명철(지음), <<고구려 해양사 연구>>, 사계절출판사

  '해양사'에 구미가 당기신다니 내친 김에 하나 덧붙이지요. 윤명철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입니다. 전에 권해드린 <<바닷길은 문화의 고속도로였다>>가 쉽게 쓰여진 에세이라면 이 책은 전문적인 연구서인 셈이지요. 윤명철 교수 몸매 - 몸매가 중요 -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양반 머리로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학부생때부터 고구려 해상로 찾겠다고 뗏목 탐험대 결성해서 떠나다니고 했다더군요. 엄청난 강골이에요.

 

  진 쿠퍼(지음),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화상징사전>>, 까치글방

  보통 <<삼국유사>>를 고전이라 그래서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전래동화집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한테 듣던 옛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옛이야기들이 대개 그러하듯 상징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그럴때는 이 책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지요.   

 

 

 

두 분 다 도움이 되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


조선인 2005-01-2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 에피메테우스님, 제 지갑과 상의할 일 생각하면 아마득하지만, 이 감동 잊지않고 꼭 이 프로젝트를 성공해내고 말겠습니다. 부르르르~

노부후사 2005-01-2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 그리고 김용만이라는 사람이 쓴 책들은 혹여라도 사시지 마십시오. 이 사람 책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호소하고 합리적인 근거보다는 인정에 기대는 편입니다. 일전에 읽고서 참 짜증났었던 기억이 있지요.

조선인 2005-01-2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퍼덕.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은 거의 다 전호태교수 아니면 김용만씨 건데. -.-;;
 

"내가 너 많이 사랑해서
이거 쓰는 거야.
돈이 아까운지는 알지만
난 돈보다 너가 더
소중하니까...
너 나 기억하기 싫으면
이 돈 써."

어제 수퍼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1천원짜리 지폐 한쪽에 또박또박 써있는 글귀.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체를 보자면 사춘기 소녀가 남자친구에게 써줬을 거 같다.
그 소녀는 이 지폐가 더 이상 남자친구의 수중에 없음을 알까?
이미 그녀는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쓸쓸하게 느껴지는 뒷면의 글귀.

"마지막으로 생각해줘.
너가 나 안 좋아해도
나 너 기억할 거라는 거."

어쩌면 그녀는 이미 소녀가 아니고 이 지폐를 까맣게 잊었을 지도 모르지만,
금새라도 비가 내릴 거 같은 겨울하늘을 보고 있자니, 좀 더 낭만을 기대해본다.
실수로 써버린 지폐를 찾아헤매고 있을 남자친구가 이 글을 보고 기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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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1-2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부리 2005-01-25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종이돈을 한편의 시집으로 만든 아름다운 글귀군요...

물만두 2005-01-25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2005-01-25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5-01-2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원이 이렇게 낭만적일줄이야...
조선인님. 제가 사실은 감자탕 깍두기님 통해서 싸드릴려고 했는데..후천적 기억 감퇴증으로 그만 깜박하고..어쩌죠? 흑흑..

2005-01-25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랑녀 2005-01-26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천원 지폐를 시집으로 만들어버린 저 감수성... 흑흑...
이래야 하는데 왜 전 첫느낌이,
뭐야, 이노무 자슥들, 누가 돈에 낙서하라고 했엇!!!
이거니... 정말... 반성하고 있습니다...

2005-01-26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01-2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수니나라님, 보내주셔봤자 어차피 못 받았을 거에요.
어제 야근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갔어요.
호랑언니, 실은요 저도 첫느낌은 사실 그거였어요. ㅋㄷㅋㄷ

진주 2005-01-2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구닥다리-범생이과인 걸 새삼확인합니다.
돈 천원 맹그는데 월매나 돈이 많이 드는데 워따 낙서질을 하는겨??하고 과격해지는걸 보면요..ㅡ.ㅡ;(죄송함니더)
 

세상이 워낙 험하다 보니 마로에게 일찍부터 성교육을 시작했다. 일단은 그림책부터.

 

 

 

다행히 마로는 두 책 다 마음에 들어했지만, 난 '소중한 나의 몸'의 고추, 잠지 표현이 마음에 안 들었다.

못된 성격대로 스티커를 붙여 보지, 자지로 고쳐놓았고,

놀이방에서 남자/여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치마/바지를 이용한 것을 알고 또 발끈해,

남자는 자지, 여자는 보지로 편을 나눈다고 마로를 거듭 세뇌시켰다.

덕분에 약간의 부작용이 발생하곤 하는데, 토요일 오후 수암님과 깍두기님을 만난 귀가길에 상황 발생.

빵집에 들렀는데 예쁘장한 또래 언니를 마로가 오빠라고 부르며 친한 척했다.

뚱하게 바라보는 여자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오빠가 아니라 언니라고 마로에게 일러주었다.

잠깐 갸우뚱하던 딸, "그럼 자지가 아니라 보지 가졌어?"

(헉,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어떡하니) "응, 당연하지."

"아, 그렇구나. 언니는 보지, 엄마도 보지, 마로도 보지, 아줌마도 보지, 할머니도 보지"

연신 주워섬기는 딸아이 덕분에 식빵만 달랑 사들고 황급히 빵집을 나왔으나 이미 재미들렸다.

자전거를 타고 오다 딸아이를 피하기 위해 멈춰선 청년을 손가락질하며 "아저씨는 자지야"라고 외치자

정말 시뻘개진 얼굴로 도망쳐버린 청년. 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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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2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헐헐헐헐~~~내가 몬살아~~^^
내가 이 상황이 겁나서 우리 애들을 교육을 못 시켰다우.

urblue 2005-01-2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요, 너무 재밌잖아요~ 마로 귀여워~

물만두 2005-01-2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일을... 참... 당황하셨겠네요. 현실과 교육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참...

로드무비 2005-01-2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겠다, 너무 예뻐서!!!

울보 2005-01-2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들이란,
너무 웃겼을 거예요 님은 당황했겠지만..........

조선인 2005-01-2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 저야 뻔뻔하게 버티지만, 옆지기는 질색을 하지요.

nugool 2005-01-2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 대단한 어머니에 대단한 딸래미예요.

엔리꼬 2005-01-2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짱!!! 앞으로 엉뚱하고도 멋진 여인네가 되길!!

chika 2005-01-2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Ÿ니다! ^^

2005-01-24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1-25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본의 아닌 '개그'. 정말, 그 맛은 죽음이죠..ㅋㅋㅋ

sooninara 2005-01-2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는 정말 얼굴 들기가 힘드시겠어요..ㅎㅎㅎㅎ
그래도 딸 키우는 엄마는 강해야합니다. 저도 저책 은영이에게 사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