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부터 집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운좋게도 여의도 프로젝트라서 가능했다. 윤석열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뒤 장소는 광화문으로 바뀌었고 집회는 계속 이어졌다. 개근상을 노렸으나 주말에 진행된 DB전환 작업으로 하루, 금토로 진행된 회사 워크샵으로 하루, 이틀의 불참으로 꿈이 깨졌다. 결정적으로 오늘! 금요일 11시라니!!! 오늘도 18시부터 예정된 작업이 있는데! 휴가를 낼 수 없는데! 파면 인용후 춤판이 벌어진 안국역 앞을 보며 배아파했고 점심 자축파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질투에 사로잡혔다.

나는 사전준비조라 18시 칼퇴근을 하고 모처럼 집회 없는 저녁을 가족과 함께 자축파티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서 몇 주째 배낭속에 잠자고 있던 책을 꺼냈다. 단편집이라 후루룩 읽을 수 있었는데 아래 3편은 주말 동안 곰곰히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너의 변신. 최근에 <프랑켄슈타인>과 <지킬과 하이드>로 연달아 독서모임을 한 터라 더욱 생각거리가 생긴다.

스파게티 소설. 어머낫. 내 취향 저격.

시리와 함께 한 화요일. AI 컨퍼런스 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와 맛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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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핵심은 157쪽에 있다. 이하 인용.

[몽골이 세계를 지배하던 13~14세기는 대여행의 시대였다. 15~16세기의 대항해의 시대는 바로 그것에 선행되었던 대여행의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1.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서부터 끝까지를 포괄하는 원거리 여행이 퍼음으로 시작되었다.
2. 이들이 남긴 기록과 여행기가 지리적 지경을 확대시켜 종래의 협소한 관점을 극복하고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시야에 넣는 새로운 세계관을 낳았다.
3. 원거리 여행의 이면에 몽골제국의 정치적 통합성이 만들어낸 몽골의 평화가 존재했다. 유목민 출신이었던 몽골 지배층은 이동에 대해서 별다른 제약을 가하지 않았다.]

3번에 대해서 서구권에서는 이견을 낼 듯 하다. 몽골에 평화를 결부시킨다고? 나로서도 평화라는 표현보다는 자유라는 단어가 더 어울려 보인다. 농경 기반의 아시아도 장원 제도의 유럽도 모두 거주 이전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하였던 것에 반해, 몽골은 이동이 자유로웠고 이는 동서와 남북의 교류와 교역을 촉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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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본인 고향이 아닌 지역의 사투리 연기를 할 때가 있다. 연기도 잘 하고 사투리 단어도 곧잘 따라하지만 한번씩 겉도는 억양이 어색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이 책이 주는 감상이 딱 그것. 난 이렇게 인간의 밑바닥도 쓸 수 있어 라는 작가의 다짐이 노력으로 끼워 맞춰진 느낌이다. 담백하게 쓰다가 똥이며 방귀며 체위 이야기가 인물 묘사에 굳이 ‘인용‘이 된다. 낚시배에서 선장님이 즉석에서 쳐주는 날것의 맛도, 최고급 일식집에서 정성스레 요리되어진 회정식의 맛도 아니고, 마감세일하는 플라스틱용기속 회초밥 같이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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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의도한 게 분명한 길고 긴 만연체 문장의 연속이다. 처음으로 한 페이지를 넘어선 문장을 읽을 때는 감탄했다. 이토론 묘사에 충실한 의도적 문장이라니. 같이 백일몽의 세계에 침잠하는 듯 했다.
그러나 기다란 문장은 계속 나를 공격해왔고 마침내 나는 포기했다. 천식 증세를 유발하는 책이라니 부라보! 나는 작가에게 강렬하게 명중당했고 기꺼이 존경의 마음을 담아 항복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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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는 취향이 아니다 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혹은 버겁다 라는 표현이 맞춤할 지도.
우울한 시대에 우울한 인간이 쓴 우울한 글이 우울한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라는 건 납득이 간다.
미친 듯이 격동하는 시대에 사는 우울하더라도 멈출 수 없는 인간은 우울한 글은 읽고 싶지 않다. 혹은 읽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랄까.
그래도 문장. 문장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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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2-2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는 다들 문장이 아름답다고.... 저는 아직 안 읽어봤어요. 하지만 언제간 읽어야 할 리스트에는 언제나 올라있는.... 근데 설국도 다들 좋다고 좋다고 하는데 저는 딱 취향이 아니었고, 그저 문장이 참 아름다웠다는 소감만 있어요. 다자이 오사무도 그러거같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