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로 수술 날짜를 예정해놓은 뒤, 출근은 8월 1일까지 할 작정이었다.
늦어도 6월까지는 뽑아주겠다는 신입이 7월 18일에서야 출근하기 시작한 터라 교육도 해야 하고,
휴가가기 전에 해치워야 할 일은 계속 밀려드는 데다가(신규 계약 2건 및 정부기관 프로젝트 중간보고),
가장 큰 숙원 과제 중 하나가 지난주 말미에야 기안이 통과되어 ** 회합이 8월 1일에야 잡혔기 때문.
그리하여 8월 2~4일은 하기 휴가로, 5일은 놀토로, 8월 7일부터 출산휴가를 쓸 계획이었는데...

어제 아침 출근준비를 하다가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달려가 보니!
살짝 옷에 묻은 정도이긴 하지만 하혈이 있었다.
전날의 무리로 인한 하혈이든, 전치태반으로 인한 하혈이든, 이슬이든, 죄다 안 좋은 시나리오.
팀장에게 양해를 구한 뒤 산부인과 직행.
다행히 워낙 소량의 하혈이었고 추가적인 하혈도 없었고,
최종 검사결과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거로 확인 되었지만,
의사는 절대 안정을 강조했고, 추가 징조가 있으면 내일 당장이라도 수술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주 몫으로 남겨둔 일거리가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큼직한 일은 이미 지난주에 해치운지라,
고민 끝에 전격적으로 휴가원을 제출하기로 결심하고, 뒤늦게 회사에 출근했다.
하루 푹 쉬시지 왜 출근했냐는 팀장의 걱정에 아예 휴가원을 내러 출근했다고 하니 좀 당황스러워했지만,
팀장님도 이사님도 동의해줬고, 걱정했던 인사팀에서도 순순히 서류를 받아줬다.
마지막 일처리를 위해 거짓말 조금 보태 100통쯤 메일 쓰고,
신입 직원 붙잡고 3일치 교육을 한꺼번에 쏟아붓고,
메일 쓴 결과 확인하기 위해 또 거짓말 조금 보태 100통쯤 전화를 돌려대고,
결국 끝까지 확인사살하지 못한 일거리에 대해 팀원들에게 당부 메일 한 번 더 쏘고 나니,
아뿔사,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기고 만 것이다.
부랴부랴 여기 저기 작별 인사 나누러 돌아다녀봤지만,
사장님도 안 계시고, 상무님도 안 계시고, 다른 담당 이사님들도 안 계시고,
친하게 지내던 다른 팀 동료들도 어제따라 칼퇴근한 사람이 많았고,
인포데스크의 **씨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도 퇴근한지 오래.
할 수 없이 자리에 돌아와 부랴부랴 책상정리하고 짐싸는 동안
우리 팀 사람들만 퇴근 못 하고 나 배웅 해준다고 기다리는 것이다.

4월에 새로 급조된 팀인지라 서로 친해질 새도 없었고,
업무 성격상 그동안 개인플레이 위주였지만, 그래도 조금은 정 든 동료들의 "순산하세요" 인사를 받으며,
한손에는 노트북, 한손에는 개인 짐을 들고 회사문을 나서는 순간은 조금 가슴 찡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쌓여있는 일거리에 한숨.
정말로 내일 수술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다시 배내옷 삶고, 젖병 소독 해두고, 입원용 짐 싸두고.
미처 대청소하지 못한 구석의 먼지(마로방 방충창, 렌지후드의 기름때 등)도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이러구러 해든이 맞이할 준비는 한 듯 싶어 다른 걱정할 새 없이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화장실에 쫓아가 확인해보았지만 다행히 하혈기 전혀 없고,
뱃 속에선 난 좀 더 놀다 나갈꺼야 라는 듯 해람이가 열심히 놀고 있다.
감사해라. 부디 수술일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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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6-07-26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가장 웃긴 에피소드.
창사 이래 2번째로 출산휴가를 받는 사람이 되었는데,
첫번째인 사람이 다닐 당시의 직원이 인사팀에 한 명도 없어,
출산휴가를 위해 휴가서를 내야 하나, 휴직원을 내야 하나,
결재는 어디까지 맡아야 하나 나 때문에 긴급 회의가 소집되었던 것. ^^;;

水巖 2006-07-26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하셨네요. 부디 몸 조심, 그러잖아도 서재에 글이 없어 걱정 했답니다.

프레이야 2006-07-26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해람이 나올 날이 다 되어가네요. 조선인님 정말 분주한 하루였군요. 막강 수퍼우먼 같아요. 그 많은 일을 하루에 다 해내고 집안일까지... 해람이도 님도 건강하게~~ *^^*

2006-07-26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6-07-2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조심 하시구요.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瑚璉 2006-07-2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충망이나 렌지 후드가 다 뭐랍니까? 안정 또 안정입니다.

비로그인 2006-07-2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다행이네요
그저 맘편하게 푹 쉬시고 원하는 날 해람이를 만나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sayonara 2006-07-2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전격휴가작전이라...(사정은 있으시지만...)
휴가철의 끝자락에, 성수기도 비수기도 아닌 시기에 휴가를 떼어주는 회사가 밉다. -_-#

댓글은 여섯인데 추천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선인추천위원회

urblue 2006-07-2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심하세요. 안정이 최고 맞습니다.

2006-07-26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6-07-2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이기도 한 "해람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겠지? 아무튼 빨리 휴가원 내신 것은 잘하신 것 같아여. 그 어떤 것보다 아기가 우선이져 뭐.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울 딸 해람이에게도 안부전해주시구여. ㅎㅎㅎ

여울 2006-07-26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조심하세요. 순산하시길 바라구요

반딧불,, 2006-07-2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순산하셔요!
애쓰셨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다른 일 하지 마시고 쉬세요!!!!

건우와 연우 2006-07-26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막강 수퍼우먼이세요^^
그래도 오늘쯤은 푹 쉬세요^^

해리포터7 2006-07-2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안정입니다..그리고 양수가 조금씩 비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군요..조심하셔요..순산하시길 기도할게요.조선인님!

가랑비 2006-07-2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히 순산하시길 바라요. 제가 한동안 뜸한 사이 백호가 해람이로 바뀌었네요. ^^;

chika 2006-07-2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격적 휴가, 전격적 순산! ^^

기인 2006-07-2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건강히 순산하시고, 이쁘고 건강한 아기 낳으세요. :)

아영엄마 2006-07-2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출산 휴가 들어가셨군요. 안정 잘 취하시고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울보 2006-07-2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산하세요,,
해람이도 님도 건강하시고 나중에 해람이도 보여주세요,

바람돌이 2006-07-2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원 잘 내셧어요. 산모가 그저 건강한게 최고죠.
해람이 순산하세요. 건강하시고요.

하늘바람 2006-07-2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안남으셨군요. 정말 장하세요 회사일하시면서 꿋꿋하게요. 순산하시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해람이랑요

물만두 2006-07-2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순산하세요~!!!!

세실 2006-07-2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휴가 내는 날까지 파란만장 하시군요. 아니 그 회사 조선인님 휴가 들어가면 굴러가긴 할까요?
어쨌든 문 닫고 나오신 순간부터 회사일은 까맣게 잊어버리세요. 오직 아가만 생각하고 사세요. 아니 마로도요~~~ 부디 순산하시길...

조선인 2006-07-2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정말 난리도 아니었는데, 겨우 하루 지났다고 재미난 에피소드로 여겨져요. 저도 참 대책없죠? 모두들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속삭이신 ㅅ님, 요새 두문분출하고 계시는 분이 너무 많아요. 아쉬워요.
속삭이신 p님, 운전 중 아니면 버스 타고 계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제대로 인사도 안 하고 부랴부랴 끊은 저도 웃기죠? ㅎㅎ 그나저나 정말 신기한 미스테리네요.

마태우스 2006-07-2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출산 직전까지 일하는거, 문제있습니다. 출산 예정일 한달 전부터는 쉬어 줘야 하는데, 우리나라 문화가 그렇질 않죠.. 건강에 유의하시고 순산하세요.

sooninara 2006-07-2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준비 잘하고..순산하세요. 수술하고 나면 회복할때 힘들던데..ㅠ.ㅠ
고생해도 해람이 보면 좋겠네.

waits 2006-07-26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는데도 제가 다 숨 가쁘네요. 휴직원 잘 내신 것 같아요.
이 참에 여유롭게 푹 쉬시면서, 순산 준비 하시길~^^*

ceylontea 2006-07-2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그런 일이 있으셨구나.. 빨리 서둘러 나오는 것은 아닌지..진통이 오나 잘 느껴보세요.. ^^
저는 지현이 낳고 출산휴가를 냈어요.. 저희 회사는 휴직원.. --; (그리하여 3개월하고 연차까지 쓰고... 백일째 복직을 했답니다..^^)

미설 2006-07-2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 수술예정일까지 잘 있다가 무사히 순산하시길 바랄께요. 이제 시작입니다요^^*

조선인 2006-07-2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가 끊이지 않으니 울끈불끈 기운이 납니다. 다행히 그 날 이후 별다른 조짐이 없습니다. 수술예정일까지 잘 버텨볼게요. *^^*
 
전래놀이 101가지
이상호 지음, 박향미 그림 / 사계절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모 업체 부장과 점심을 먹다가 우연히 이 책 얘기가 나왔다. 사실 난 그 부장을 안 좋아하는 편이고, 회사 대 회사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편이라 불편한 자리였는데, 이 책 이야기 덕분에 딱딱하고 지루할 뻔 했던 식사시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딸아이랑 정말 재미나게 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해볼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거의 대부분이 야외에서 하는 놀이고, 더 큰 문제는 집단 놀이라는 거에요. 놀이터에서 놀아주는 건 주말 뿐인데, 오다가다 마주친 아이들 붙잡고 우리아이랑 놀자고 할 수 없잖아요. 정말 좋은 책인데, 활용할 수 있는 건 명절에 친척 아이들 죄다 모였을 때 뿐이에요. 요새 애들은 형제가 있는 애도 한둘 뿐이니까 전래놀이를 어려서부터 즐기게 하는 건 대개 꿈일 뿐인 거죠."

모 부장 역시 이 책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초등학생 애들끼리 놀라고 이 책을 사줬거든. 그런데 2명이서 할 게 없으니까 꼭 나랑 마누라도 괴롭혀요. 모처럼 주말인데 쉬지도 못 하고 애들 성화에 같이 놀다보면 운동량이 장난 아냐. 대부분의 놀이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거니까 겨울에도 전신이 땀범벅이 되거든. 왜 이 책을 사줬나 무지하게 후회한다니깐? 마누라야 이 정도도 안 움직이면 더 비만 된다고 은근히 애들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지만. 허허"

그의 불만이나 나의 안타까움이나 결국 같은 맥락. 요즘 아이들은 마음 놓고 밖에서 뛰어놀 시간도, 장소도, 형제도, 친구도 부족하다. 하기에 이 좋은 책이 활용되지 못하고 기록서로만 남을까봐 걱정이 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선생님들만이라도 이 책을 응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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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6-07-24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이 전도사 이상호 샘의 책이군요. 초등 샘들 중에 놀이로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분들 많이 있습니다 ^^*

기인 2006-07-24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 어렸을 때는 컴퓨터 같은 게 없어서 뛰어놀거나 책 보거나 했는데, 조카들 보면 애기때부터 게임하면서 노는게 조금 안되 보이더라고요.

코코죠 2006-07-24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편안하고 부드러운 조선인님 특유의 리뷰가 정말 좋아요. 이런 리뷰는 오로지 조선인님만 쓸 수 있지요. 아무것도 강요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비판과 칭찬도 요란하지 않은.

조선인 2006-07-24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유명하신 분인가 보군요. 전 연보라빛우주님이 아니었으면 몰랐어요. 아마 교생 기간에 이 책을 사셨던 거로 기억하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기인님, 아침밥 먹고 뛰쳐나가 점심은 아무개집으로 우르르 몰려가 찬밥 비벼 떼우고, 해 꼴딱 질 때까지 놀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요즘 애들 정말 불쌍하죠?
오즈마님, 리뷰라기 보다는 페이퍼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즈마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운이 나요. *^^*

전호인 2006-07-2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인데여. 우리 옛날 놀던 풍경을 볼 수도 있을 법한 예감이 밀려옵니다그려!!!

조선인 2006-07-25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책 자체가 재미있다기 보다 그 안의 놀이들이 참 놀라와요.
 
두더지와 굴착기 자연과 닮은 과학원리 3
와타나베 마사타카 감수 / 베틀북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3살 마로에겐 이른 감이 있었지만, 재고정리로 나오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라 집 앞 서점 세일 기간에 샀다.
5살인 지금 보기엔 그럭저럭한 난이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두고 두고 볼 책이라 생각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늘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이 책에 나온 예는 위대한 자연을 모방한 인간의 창조성을 보여준다.

호리병벌의 집과 진흙으로 만드는 호리병.
두더지의 발톱과 굴삭기의 칼날.
꿀벌의 벌집 샌드위치 구조를 본딴 비행기의 날개 등.
(더 많은 예를 열거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책을 뺐어갔다. -.-;;)

알라딘엔 이 책 외에 모두 품절로 나오는데, 시리즈의 다른 책도 마찬가지 구성이고, 역시 강추할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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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7-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이야기는 맞습니다. 우리는 모두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탄 난장이라는 표현도 있죠 ^^

조선인 2006-07-2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요새 마로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끝말잇기.
승승장구 늘 마로가 이기는데, 그 우기기엔 못 당하겠다.

... 사마귀(나) - 귀걸이(마로) - 이쑤시개(나) - 개독(마로)

"개 독이 뭐야?"
"엄마는 그것도 몰라? 개는 독!이잖아, 영어로 독. 그러니까 개 독"
"그건 우리말이 아니잖아."
"왜 안 돼? 그럼 개가 캣이냐? 개는 독이지."
"알았다, 알았어. 이번만 봐준다."

... 나귀(나) -귀이(마로)

"귀이가 뭐야?"
"눈 목, 귀 이, 입 구, 그 중에 귀 이."
"아이참, 그거도 낱말이 아니잖아? 다른 거 대봐."
"개 독도 되는데, 귀 이는 왜 안 돼? 그런 게 어딨어?"
"너야말로 자꾸 우기지 말고, 제대로 해야지."
"엄마는. 맨날맨날 엄마만 맞다고 하고. 책에서도 귀 이라고 했어!"
"으이구, 알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우기기 없기."

... 이빨(나) - 빨대(마로) - 대나무(나) - 무(마로)

"무는 안 돼. 다른 거 해."
"무가 틀린 말이야? 엄마는 무 안 먹어?"
"무라는 말은 있지만 한 글자잖아. 끝말잇기는 두 글자 이상으로 해야 해."
"왜?"
"끝말잇기니까. 앞말이랑 끝말이랑 구별이 되야 끝말잇기지."
"왜 꼭 그래야 하는데."
"끝말잇기의 규칙이 원래 그런 거야."
"원래 그런 거 싫어. 우리끼리 규칙을 만들면 돼!"
"하아, 알았다. 그래, 새로 규칙을 만들자. ㅠ.ㅠ"

... 나이(나) -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마로)

"엥? 그건 또 뭐야."
"엄마 책꽂이에 써 있던데."
"엄마 책 봤어?"
"아니, 성현경의 가족관찰기랑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만 봤는데?"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는 어떡해 알았어?"
"제목만 읽었는데, 빨랑 딴 얘기 그만하고 줘로 시작하는 말 해!"
"줘, 줘, 줘... 음. 줘로 시작하는 말은 없을 거 같은데. 다른 거 대라."
"에이, 엄마가 졌다. 마로가 또 이겼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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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7-23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줘지 와싱튼.. 하시죠 ㅎㅎㅎ
마로랑 끝말잇기 하고 싶어지네욤.

물만두 2006-07-2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이길려고 하는 엄마 시로요~ 마로 만쉐!!!^^

starrysky 2006-07-23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마로 만세입니다!! ^o^
곧 마로랑 해람이가 저렇게 알쿵달쿵 아옹다옹하며 노는 날이 오겠지요?
지난번에 주말에 계속 대청소 하신다고 들었는데 무리하지 마시고 마로랑 편안한 시간 보내셔요~

기인 2006-07-2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귀여운 마로 :)

아영엄마 2006-07-2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엄마가 마로를 이길 수는 없을 것 같군요. 후후~ (오모나, 마로가 가족관찰기를 벌써부터 보는군요..^^;; )

조선인 2006-07-24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이 녀석 우기기의 최고는, 지가 모르는 말을 제가 하는 건 용납 못한다는 거죠. 흑흑.
물만두님, 전 한 번도 못 이겼다니깐요.
별총총하늘님, 순간 두근거렸어요. 마로랑 해람이랑 끝말잇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구요. 에, 또, 이번 주말은 대청소 안 했어요. 지난 연휴에 이번주 몫까지 옆지기를 실컷 부려먹어서 이번주는 큰맘먹고 면제해줬답니다. 히히.
기인님, ㅎㅎ 나중에 당해보세요.
아영엄마님, 관찰기 도중에 딸 공주병 이야기 나오잖아요. 그 부분만 열심히 본답니다.

paviana 2006-07-2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말이 다 맞네요. 개는 독이고 귀 이고...
저렇게 깜찍한 발상을 했다고 지금 자랑하시는 거지요? 다 알아요.ㅎㅎ

건우와 연우 2006-07-2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마로 만세....!!!

날개 2006-07-24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호까지 태어나면 조선인님 완전히 밀리시겠어요..흐흐~

조선인 2006-07-25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건우와 연우님, 날개님, 모두 마로 편만 드시네요 *^^*
 
의사 아빠 약사 엄마의 친절한 소아과
이진한.김태희 지음 / 동아일보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해람이 태어날 준비를 하며 마로 때는 어쨌더라 기억을 더듬거렸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부분도 있지만, 아물가물한 것도 많지만,
대체로 마로는 워낙 잘 먹고, 잘 자고, 가끔 감기 외에 아픈 적도 거의 없었고,
잘 싸는 편(분유수유 후~이유식 기간 동안 약간 변비이긴 했지만)이었고,
아토피 기가 조금 있긴 했지만 아토팜 크림만 조금 신경써 발라줘도 괜찮아지고,
가끔 엉덩이가 빨개지는 경우는 있어도 하루 정도만 수시로 기저귀를 벗겨주면 또 괜찮아지고,
밤중수유도 저 혼자 떼고(워낙 잠이 많은 아이라 한 번 잠들면 못 깸)
밥 먹으면서 젖병도 쉽게 뗀 편이고,
명절 연휴 동안의 짧은 훈련만으로 기저귀도 뗐고,
시어머니 말씀처럼 공짜로 키운 편이다.

하지만 첫애가 쉬웠다고 해서 해람이도 쉬울 거라 낙관할 수 없다.
더욱이 예상대로 해람이가 남자아이라면 여자아이보다 면역력도 약할 것이기에 걱정이 스물스물.
하기에 마로 때 사놓은 육아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도 되살릴 겸 해람이를 위해 새로 육아서를 골랐다.

대개 백과사전 식이었던 육아서와 달리 이 책은 경험담과 어우러진 문어체 형식이라 술술 읽혀 편했다.
새로이 알게 된 사실도 있고(마로가 걸음마가 느렸던 건 젖병 이유식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다),
아빠가 의사, 엄마가 약사다 보니 의학 정보가 소상하게 나와있고(제약회사명이나 약품명까지 구체적 명기),
신생아 황달이며, 배꼽 탈장이며, 중이염이며, 장중첩증이며,
큰딸 승민이를 키우며 부부가 겪은 우여곡절 투병기(!)에 덩달아 가슴 졸이기도 했다.
책 중간 중간에는 "SOS, Help me"라는 유용한 팁과, 단락별 요점정리가 되어 있는 점도 아주 유용.

별 하나를 뺀 이야기.
- 부부의 육아 경험담이 사실감을 높여주긴 하지만 일반화하는 경향이 조금 있다.
- 모유 수유 권장은 필요하지만, 엄마의 노력 부족으로 모유 수유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지나치게 강조.
- 젖 말릴 때 엿기름을 이용하라는 등 검증된 민간(자연)요법 소개 없이 의약품 위주로 기술되는 경향.
- 상비약이 많아서 나쁠 일은 없지만 모든 부모가 증상에 따라 골라 쓸 수 없는 일. 좀 과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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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7-2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약사이기 때문...아닐까요..^^

야클 2006-07-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다양한 독서를 하시네요. ^^

반딧불,, 2006-07-2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어떤 식인지 알겠군요.
그래도 뭐 있어서 나쁠거야 없죠.
해람이 낳을 준비 착착착 진행하시누만요.

조선인 2006-07-24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ㅎㅎ 심증은 있으나 그렇게 단정지으면 책의 가치를 지나치게 폄하하는 게 될까봐서요.
야클님, 애엄마잖우. 시시때때로 육아서도 읽어줘야 한다구요.
반딧불님, 별 하나만 뺐으니까 그만큼 장점이 많은 책이라는 뜻이에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