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걸린 현수막에 따르면 조만간 "내 인생의 노래"라는 공연이 있나 보다.
한때는 매 눈을 자처했지만, 이제는 겨우 1.5밖에 안 되는 시력인지라(이걸 염장으로 아는 사람도 있을 듯)
깨알같은 가수 이름은 도무지 알아볼 수 없지만, 콘서트 제목만은 그럴싸하여 마음이 동하는 중이다.
그런데 오늘, 매너리스트님의 "내 인생의 음악"이라는 페이퍼까지 보니 페이퍼가 먼저 동한다.
하긴, 산사모 결성 때부터 이런 페이퍼가 쓰고 싶긴 했다.

<내 인생의 노래>

초등학교 6학년 때.
마지막 어린이날이라고 잔뜩 기대했건만, 나들이도, 선물도, 맛난 음식도 없었다. 아침을 먹다 말고 서러워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뚝.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는 아침 밥상에 기집애가 눈물을 보인다고 혼을 냈고, 꾸역꾸역 억지로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끝내고 내 방에 들어가 있자 오빠들이 대체 왜 그러냐고 캐물었다. 아, 그리고 극적인 반전. 어머니는 미안하다고 선물 사라며 거금 5천원을 주시곤 가게에 나가셨고, 오빠들은 날 달래준다고 손끝조차 못 대게 하던 전축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음반 2개를 골라 직접 틀어보게 했다. 그렇게 해서 들은 노래가 산울림의 '산할아버지'와 Pink Floyd의 "Another brick in the wall". 난 자상한 오빠들에게 감격하여 어머니께 받은 돈으로 잡지 "보물섬" 하나만 달랑 사고, 남은 돈과 저금통에 있던 돈까지 털어 오빠들이 보고 싶어하는 비디오도 빌리고, 치킨과 콜라를 시켜 나눠먹었다.



<그 날 이후>
오빠가 집에 없을 때면 종종 오빠 방에 들어가 전축을 틀어보곤 했다. 오빠의 선견지명처럼 산울림과 핑크 플로이드를 제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청춘"과 "노모", "The final cut" 앨범에 폭 빠졌다. 특히 청춘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애창곡이 되었다. (당시 오빠는 내가 청춘을 부르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여동생이 흐느끼듯 청춘을 부르는 게 썩 좋아보이진 않았을 듯)

<대학교 새내기>

투쟁의 한 길로 - 강경대 열사 추모가

1.역사의 부름앞에 부끄러운 자 되어
조국을 등질수 없어 나로부터 가노라
풀 한포기 하나도 자유로울 수 없는
식민의 땅 아들아 어서 일어나거라

(후렴)
붉은 태양 떠올라 깃발이서면
탄압의 총소리 나를 부르는 함성
나서거라 투쟁의 한길로 산산히 부서지거라
그대따라 이내몸도 투쟁의 한길로

2. 힘들때 같이 웃고 슬픔은 나눠가져
우리모두 더불어 사는 새날위해 나가자
이땅의 청년들아 너와내가 하나되어
향그러운 우리강산 손잡고 달려가자

감히 말한다. 이 노래는 91학번의 노래이다. 강경대 열사 10주기 추모제 때 91학번의 자격으로 올라가서도 이 노래를 불렀다. 더 이상 이런 노래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추모가라고 하기엔 너무 가슴아픈 투쟁가...

 

 

 

<26살>
그 해 1월 명동성당 고개에서 옆지기는 나를 처음 만났다. 음, 나는 그를 그해 4월에 처음 만났다. 그 시간차도 문제였거니와, 그 해는 신기하게도 나 좋다는 남자가 둘이나 더 있었다. 그 중 1명은 술김에 나에게 강제로 뽀뽀를 시도하는 바람에 절교를 해버렸으니 더 할 말이 없다. (내가 홧김에 그 애 얼굴을 시멘트 벽에 갈아버린 뒤, 비탈길에서 발로 차 굴려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오히려 그의 편을 들었고, 이에 더욱 분기탱천하여 더더욱 그 애를 멀리 했다)
또 1명은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와 연인 사이였나 보다. 정말 친한 친구였는데, 나도 그를 참 좋아했는데, 술 먹고 3번쯤 끈적하게 손도 잡는 등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갈 뻔 했는데, 나의 보수성과 그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그냥 흐지부지되었다. 그래도 나로선 옆지기 외에 유일한 추억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의 삐삐 음성사서함 음악.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였는데, 어느날인가 다른 것으로 바뀌었길래 아쉬워했더니, 다시 "산다는 건.."으로 바꿔놓았고, 그 해 가을 입대한 뒤에도 삐삐 음성사서함만은 계속 이 노래로 살려놓았다. 노래방에 가서 그가 이 노래를 불러준 적도 있고, 환송식 때도 그가 이 노래를 불렀다고 기억한다.
내가 좋아했던 대목은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였다. 이 대목이 내게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그는 알았을까.



 <30살~31살>
많은 이로부터 구박받은 사실인데, 마로의 태교음악은 Rhapsody, Dream Theater, Gobilin, Nightwish, Haggard 등이 맡았다. 아무리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도 임산부 우울증이나 직장 스트레스를 날려주지 못했다. 스피드 멜로딕의 기타선율과 드럼의 강한 비트만이 날 도와줬다. 엄마에게 좋은 게 아이에게 좋다고 뻔뻔하게 우겼고, 다행히 모 육아서적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있어서 이를 증거자료로 삼았다. (그 산부인과 의사가 말한 건 클래식 대신 가요나 댄스음악을 들어도 된다는 것이긴 했지만) 다행히 마로에게 악영향을 미치진 않은 거 같은데, "The snow man"을 좋아하는 건 조금 의심이 간다. 히히



<지금>

나를 위해 마로가 불러주는 청소송, 자장가, "엄마, 아빠, 힘내세요", What is it" 아, 모두가 다 내 인생의 노래다. 소굼님 말씀대로 MP3를 만들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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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0-1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핑크플로이드의 'wall' 은 제 인생 어느 한 부분에서도 인생의 노래였네요.

바람돌이 2005-10-1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 mp3를 기다리며.... 태교 때 클래식이니 발라드니 모두 안맞았던건 저도 마찬가지..... 저는 국산품 애용차원에서 윤도현, 자우림, 이스크라를 열나게 들었던 듯....투쟁의 한길로가 내 인생의 노래가 된다는 건, 역시 저보다 조선인님이 약간은 어린거군요. 헤헤~~~

urblue 2005-10-1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교음악으로 랩소디면 훌륭하죠 뭐. ㅎㅎ

책읽는나무 2005-10-1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저도 이노래 참 좋아했어요!
전 아마도 신입생 그해 봄쯤에 맨날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태교음악은 뭐~~ 저도 장르 안가리고 다 들었던 것 같아요.
텔레비젼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요도 즐겨 듣기도 했고, 조수미가 부른 팝송도 즐겨 들었던 것도 같고, 민이 가졌을때 일본음반에서 나온 오르골송이라고 하나요?
(보석함에서 나오는 음악같은) 그것도 즐겨 들었고..트로트도 듣고...ㅎㅎㅎ
헌데 랩소디는 못들었는뎅...ㅡ.ㅡ;;

엔리꼬 2005-10-1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뽀 좀 했다고 시멘트에 얼굴을 갈아버리시다니, 너무 무서워요.. 당시 유행어도 사용하신거 아닌가요? '널 부셔버리겠어..'
91학번들은 감히 자기 노래라고 말할 수 있는 노래가 있어 좋겠어요.. 우리 01학번들은 우리의 노래가 없어서 말이죠... ^^

sweetmagic 2005-10-1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어머니께서도 제 어린시절 ( 마로만 할때) 노래 하는 거 녹음해 두셨거든요
테잎이 늘어질때 까지 듣고 또 듣고 했어요 ....응애 응애 우는 소리부터 얼룩소 학교종 까지요. 저 달래는 돌아가신 할머니 소리도 담겨있고, 젋은 시절 엄마 목소리도 담겨있고....좋은 거 같아요. 마로 목소리만 말고 조선인 님 목소리도 같이 녹음하세요 ^^ 조선인님 인생의 노래 ~ 부르시면 좋겠네요 ~ ^^

날개 2005-10-1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노래들 중 가장 좋은게 지금의 마로 노래가 아닌가요? ^^ 얼른얼른 녹음해 두셔요~

조선인 2005-10-1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산사모에 이어 핑사모도 만들까요? ㅎㅎ
바람돌이님, 그럼 이제부터 넙죽 언니라고 부를께요.
유아블루님, 저 랩소디는 광시곡이 아니어요. 좀 많이 시끄러운 그룹이름이죠. ㅎㅎ
책읽는나무님, 랩소디는... 음... 대개 사람들이 좀 기겁하는 그룹이에요. 남에게는 절대 안 권합니다.
서림님, 꿈의 첫키스가 술김에 강제로 당할 뻔~이라면 충분히 갈아줄만한 일 아닐까요? 뭐, 지금 와 생각해보면, 옆지기랑 맺어지기 전에 연애 한 번 못해본 게 아주 아주 가슴아픕니다만.
스윗매직님, 우와, 부러워요. 네, 꼭 녹음하겠습니다.
날개님, 마로 노래가 가장 좋지는 않아요. 제가 산사모거든요. ㅋㅋㅋ

비로그인 2005-10-1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멘의 하바네라, 류이치 사카모토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쇼팽의 카바티나. 이 중 카바티나는 정말 각별합니다.
언제나 하고싶은 말은 가장 마지막에 오지요. 결국 산다는 건 에서 하고팠던 말도 내일이 오는 것이 설렌다는 말일 겁니다.

호랑녀 2005-10-1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초등학교 때 핑크플로이드... 역쉬 조숙했어요, 조선인님!

2005-10-10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5-10-1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가 좋아하는 랩소디. ㅎㅎ
님이랑 저랑 음악 취향이 비슷하잖아요.

Joule 2005-10-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쳤나봐요. 어젯 밤 꿈에 마로가 나왔어요. 마로랑 같이 손잡고 다니는데 처음으로 조선인님의 고달픔을 몸소 느꼈답니다. 마로가 어찌 이것저것 한 눈을 많이 팔던지. 힘들었어요.ㅡㅡ'

조선인 2005-10-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정답이세요!!!
호랑녀님, 제가 조숙한 게 아니라 오빠들이 그 길로 이끌었죠. ㅋㅋ
속닥이신 분. 어머낫, 그래도 마로에겐 언니 맞네요. ㅎㅎ
유아블루님, 와우~ 다행이에요. 알라딘에는 클래식파가 많아서 좀 기죽었거든요.
쥴님, 맞아요, 그건 바로 마로였어요. 쉴새없이 한눈팔고 조잘거리고 물어대고. 어제 저만 님과 대작하며 논 게 아니라, 마로도 같이 꿈에서 놀았군요. *^^*

2005-10-12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0-12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5-10-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쁜 마로...
꼭 언젠가는 지현이랑 만나게 해줘야겠당.. ^^

2005-10-12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10-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실론티님, 결국 못 만나서 너무 슬퍼요. ㅠ.ㅠ
정말 죄송해요.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느라. ㅠ.ㅠ

2005-10-13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5-10-13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에는 꼭 봐요..^^

파뵤 2006-10-1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음악은 랩소디 뿐이랍니다.
 

깨끗 깨끗 깨끗이
깨끗 깨끗 깨끗하게
안 그러면 세균이 벙글벙글

- 엄마의 유리창 청소를 도와준다며 30분 동안 되풀이 부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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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10-0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만??;; 노래만 불렀으면..'하우젠' 저리가라 였겠습니다'ㅡ';;

로렌초의시종 2005-10-0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분이요? 엄마를 생각하는 마로의 마음이구먼요^^

날개 2005-10-0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30분 동안이나 유리창 청소를.....?! +.+
오~ 울 집에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현상임다~

날개 2005-10-09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는 동영상 좀 찍어봐요!!!^^

panda78 2005-10-0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ㅂ^ 진짜 이쁘겠어요----

balmas 2005-10-1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동영상에 백만표요~~~

설박사 2005-10-10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벌써 작사 작곡을... ^^

검둥개 2005-10-1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균이 벙글벙글, 오, 넘 귀여워요 ^ .^

조선인 2005-10-1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 물론 노래만 부르지 않았죠. 절 도와준다는 미명으로 사방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대서요.
로렌초의 시종님, 아이들은 지치는 걸 몰라요. 대신 그날 저녁 9시에 자서 다음날 9시에 일어납디다.
날개님, 원래는 십분안에 끝날 청소였는데, 마로가 도와준다고 어찌나 나서는지 30분씩이나... 쿨럭. 에, 또, 캠코더가 없어 동영상은 불가능.*^^*
판다님, 이쁘기야 하죠. 아주 약간 귀찮기도. 쿠,쿨럭.
발마스님, 백만표 대신 캠코더를 주사와요. ㅎㅎ
설박사님, 작곡이라기 보다... 시조에 가까운...
검둥개님, 실은 저도 세균이 벙글벙글에 깜빡 녹아내렸다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05-10-1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마로의 인내심과 가창력!
그리고 작사,작곡가의 기질이 엿보이는~~
안되겠다..마로한테 미리 싸인 받아놔야지!..ㅡ.ㅡ;;;

가을산 2005-10-1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흠........제가 처음으로 '작곡' 한건 5학년 때였는데, 마로는 천재야~~!

瑚璉 2005-10-1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사람들은 불쌍한 세균을 미워하는 걸까요? (-.-;)

ceylontea 2005-10-1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지현이도.. 노래로 불러요... 흐흐..
전에 불렀던 노래가..
아빠 어디 있어요?
아빠 여기 있네요~~
후후... 일상 생활의 뮤지컬화~~!!
아이들은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흐흐

날개 2005-10-1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카로 동영상 찍을 수 있지 않나요? 디카로 찍어야 컴퓨터로 옮기기도 쉬워요..
아이잉~ 노력 좀 해봐요~ ^^

조선인 2005-10-1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내년 여름에는 직접 싸인해주러 부산에 놀러갈까요? 히히
가을산님, 작곡은 작곡인데 음이 없는 게 마로의 한계랍니다. ㅍㅎㅎ
호정무진님, 아, 그게 그렇게 되나요. -.-;;
실론티님, 일상 생활의 뮤지컬화!!! 둘이 같이 주연배우시켜요!!!
날개님, 512M 메모리를 잃어버려서... 동영상은 무리에요. ㅎㅎㅎ

perky 2005-10-15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로 하는 행동들 보면 심상치가 않아요. 특히 언어구사 능력이 남다른 것 같아요. 감탄하고 갑니다. ^^

조선인 2005-11-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우차우님, 고맙습니다. 히히
 

와, 색깔나무다. 엄마, 가을이 왔나봐. 나무가 색깔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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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0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시인이 되려나 봅니다^^

balmas 2005-10-1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색깔나무라~~
마로의 언어 감각은 역시 대단하군요 ...

책읽는나무 2005-10-1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시인의 기질이??
진짜루 마로한테 싸인 받아놔야겠네.....ㅡ.ㅡ;;

조선인 2005-10-1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딸이 시인이라면 정말 설레겠네요.
발마스님, 비행기꽃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에요.
책나무님, 부산으로 놀러가면 사인해드릴께요. 민이 싸인도 꼬옥 해주세요.
 

1.
수원으로 이사온 뒤 마로 자전거를 복도쪽에 두고 있다. 복도식 아파트이긴 하지만 마침 현관문 맞은편에 빈 공간(분리수거하기 전 쓰레기 하치장과 연결되던 곳이 이제는 폐쇄되어 한 평 남짓의 여유공간)이 있기 때문. 아이가 둘이고 엄마가 전업주부인 집이 우리 층에만 2집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낮에는 곧잘 마로 자전거를 타고 논다. 그런데... 타고 노는 건 괜찮은데... 제자리에 갖다두지 않는다. 일주일에 2-3번은 엘리베이터 앞이나 그 집 앞이나 복도에 방치된 마로 자전거를 내가 찾아 치워야 한다. 그것도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는데, 애 자전거 간수하나 제대로 못 하고 복도 막아놓는다는 욕을 내가 먹어야 한다. 대체 내가 왜...

2.
마로 어린이집 여자아이 하나가 비오는 날이면 마로 장화를 신고 가버린다. 그 여자아이는 3살이고, 엄마가 전업주부라 오전반만 다니기 때문에, 먼저 가버리니 속수무책이다. 실수로 바뀌는 거야 그럴 수도 있지만, 번번이 그러니까 그 엄마의 무신경함에 짜증이 난다. 그 여자아이 장화도 마로 장화처럼 노란 색이긴 하지만, 크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마로 장화는 밖에 파란 곰이 그려져있고 신발 안은 그냥 하얗지만, 그 여자아이 장화는 밖에 동그란 원무늬가 있고, 신발 안은 꽃무늬로 장식되어 있기 때문에, 2개를 동시에 비교하면 절대 혼동될 염려가 없는데...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이 되어서야 허둥지둥 아이를 찾는 나와 달리, 그냥 느긋이 찾아갈 수 있는 엄마인데...
게다가 금요일에 신발이 바뀌면 그 다음주 월요일에야 장화를 돌려받을 수 있다. 오전반은 토요일에 등원을 안 하니까 자기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월요일에서야 장화를 들고 오는 것이다. 어린이집과 한 단지에 살고 주말에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바로 돌려주러 오는 게 힘든 걸까. 그 여자아이야 좀 큰 신발을 신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 여자아이 신발은 마로에게 작아 못 신는다. 그래서 비오는 날 저녁이면 내 가방에, 마로 가방에, 우산까지 든 채, 맨발의 마로를 업고 집으로 와야 한다. 내가 힘든 건 둘째치고, 요즘은 가을비라 저녁이면 무척 쌀쌀한데, 마로의 맨발이 안스럽고 속상하다.
게다가 하나 더. 안 그래도 바쁜 월요일 아침에 하필 또 비가 오면, 마로는 장화가 없다고 보채니, 운동화 신으라고 실갱이 끝에 마로를 혼내게 된다. 불쌍한 마로. -.-;;

3.
수원으로 이사온 날 저녁 윗집이 한밤중까지 공사를 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3살, 5살 남자아이만 둘. 그래서 밤 10시 이후만 좀 부탁한다며 내려왔고, 혹시 기분이 나빴을까봐 다음날 감자전을 부쳐 들고 올라가 다시 부탁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꽤 자주 11시, 12시까지 호핑볼을 타거나, 축구를 하거나, 야구를 한다며 방망이로 방문을 두들긴다. 내 딴에는 참고 참다가 올라가는 건데(2달에 1번 정도 올라갔다) 그 집 엄마의 표정이 영 별로다. 한번은 되려 나에게 화를 냈다. 그 사람도 답답하니 그러는 건 알겠는데... 엘리베이터나 수퍼에서 만나면... 번번이 내 인사를 못 본 척 한다. 굉장히 머쓱해지고 무안하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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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10-0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듣기만 해도 심란시럽습니다. 1, 2번의 사례는, 말을 해서 알아듣기만 한다면 말을 하련만... 3번처럼 말을 해도 싫어하면 할 말이 없지요... 아무래도 3번 집에는, 10시 이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아이들이 키도 크고 머리도 좋아진다는 상식적인 찌라시라도 돌려야 될까 봐요... 옹졸한 마음이 아니라, 휴... 그 스트레스 받고 특별히 말 못하는 그 마음 이해됩니다...

조선인 2005-10-0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클리오님, 솔직히 말하면 저로선 사례 3보다 사례 1,2가 더 힘들어요. 그 집 엄마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서... 말을 하고 싶어도 못 해요. ㅠ.ㅠ 특히 2번은... 정말이지... 아웅...

날개 2005-10-0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서로 배려를 좀 해주면 좋으련만........ㅡ.ㅡ
애들이 자전거 가지고 노는건 일단 한번 타일러놔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글구, 장화는 뭔가 표시를 할 방법이 없으려나? 소음 문제는 거 참.....에휴~

조선인 2005-10-0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화바닥에 이름 써놨는데, 보기가 흉해도 아예 신발등에 써버릴까요?

물만두 2005-10-0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모두 겪은 일이죠... 예의상 돌려주는게 기본인데 그러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 ㅠ.ㅠ

플레져 2005-10-0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흥~ 무서운 호랑이 그림 그린 메모지에 오늘은 참아줄래? 써넣으면........=3
3번, 도저히 참을 수 없지만... 대책없는 경우에요. 저는 그럴 때 마다 괜히 내탓이오를 외쳐요. 아아...지금도 우리 윗층 가족들은 다듬이질을 해요. 대체 뭘 저렇게 두드릴까요?

클리오 2005-10-0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플레져 님. 옛날에 쥐잡듯이 천장을 빗자루 같은 걸로 쿵쿵 치면 어떨까요? 효과도 없이 먼지가 다 내려앉을라나?? ^^;;

진주 2005-10-0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화 뒷꿈치에 <송마로>라고 유성펜으로!!!

panda78 2005-10-0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윗집도 몇 달 전부터 매일 가구 재배치를 하는 듯... ;;
조선인님, 많이 속 썩이시겠어요... - _ -;;;
신발장이 없나요? 쩝.. 마로 이름을 크게! 적으시면.. ;; 마로가 싫어하려나..

울보 2005-10-0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저도 일번은 우리 집은 복도식인데요,,우리집이 엘리베이터 옆이라 제일 먼저 그런데 류자전거가 두개인데 집에놓을 자리가 없어서 밖에 내어놓는데 처음에는 ㅎ할머니가 아주 무어라 그러시더니 요즘은 안그러시는데 옆집고마나 끝집오빠들이 가지고 장난치고 아무곳에나 두어서 좀 그래요,
이번은 놀이방에 안가니 ,,정말로 이름을 크게 써놓아야 할것 같네요,
삼번은 우리집은 맨위층,,그런데저도 그 기분알것 같아요,
올초에 아이들이 많이 놀러와서 뛰어놀았는데 아랫집아주머니가 낮에도 뭐라 하시더라구요,,그래서 류가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저녁에는 안그러지요, 일찍 자니, 그런데 인사를 잘안받으세요,
그래서 이제는 류도 같이 인사해요,,죄송하다고 요즘은 8시면 취침하고 낮에는 주로 밖에서 놀아서 괜찮아요,,
정말 힘드시겠네요,

조선인 2005-10-08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뒤집어 생각하면 수원에 이사와서 단 4명의 껄끄러운 사람을 만난 것 뿐인데, 도저히 뒤집어지지가 않아요. ㅠ.ㅠ
플레져님이 무서운 호랑이 그림을 그려주신다면야. 히히
클리오님, 덩달아 저까지 시끄럽게 하면... 주변 집의 원성을 들을까 무서워요. ㅎㅎ
진주님, 장화 뒷꿈치!!!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월요일에 돌려받으면요.
판다님, 신발장 있구요, 마로 이름, 그 여자아이 이름 다 적혀있고, 위치는 정반대입니다. 그런데도, 비오는 날이면 바뀌니, 선생님조차 고의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어요.
울보님, 공동주택에 사니 어느 정도는 서로 양해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네요.

설박사 2005-10-09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옹졸한 마음이 아닌데요... 잘 참으시네요..^^
지혜롭게 해결하시려는 노력도 엿보이고요..
저희는 옆집에서 하도 문을 꽝꽝 닫아서 (그렇게 닫을 때면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 제가 저집은 '문꽝꽝족'들이 산다고... 저는 그냥 혼자 욕한마디합니다.

인터라겐 2005-10-09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라는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데 왜들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지.. 아 그래서 전 아파트 싫어요. 아파트 살적에 아래집 사람들이 어찌나 못살게 굴던지.. 아이도 없는데 툭하면 인터폰해서 시끄럽다는등...도대체 뭐가 시끄럽냐니깐 그냥 다 시끄럽다고 ,,,, 삽겹살 구워 먹으면 자기네 집에 냄새 난다고 지랄,,, 물청소하면 물소리 시끄럽다고 지랄.... 저희가 이사 나왔잖아요.. 부딪히기 싫어서요...

조선인님의 옹졸함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panda78 2005-10-0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발장 있구요, 마로 이름, 그 여자아이 이름 다 적혀있고, 위치는 정반대 <- 고의네요. 일부러네요. 너무하네요. - _ -; 그 여자애 장화 구멍난 거 아닐까요?
뭐라 한마디 하세요. 아님 마로 장화만 빼서 따로 놓아달라고 부탁드림 안될까요.. 흐유.

sayonara 2005-10-0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막을 걷는 데 가장 힘든 것이 내리쬐는 태양볕이 아니라 신발 속에 모래라더니만... 원만하게 살아가고 싶어도 간혹 이런 자잘한 일들 때문에 열받곤 하죠. 부디 원만히 해결되시길... 그리고 그 결과를 올려주시면 다른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죠!?

조선인 2005-10-1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박사님, 1번째의 경우 어제 저절로 해결됐어요. 다 알라디너들의 후원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마로 데리고 잠시 마실나갔다 들어왔는데, 옆집 아저씨랑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거든요.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딴 집 애들이 마로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몸만 쏘옥 엘리베이터를 타더라구요. 그래서 옆집 아저씨 들으라고 아주 과장되게 한숨 쉬며 자전거를 제자리에 정리했어요. 옆집 아저씨가 한 마디 거들어주시더라구요. ***호 애들이니까 가서 한 마디 해주라고. 그 아저씨의 오해가 풀려서 속이 시원~해요.
인터라겐님, 그 아래집은 정말 심하네요. 삼겹살도 못 구워먹어요? 우린 툭하면 청국장 끓이는데.
사요나라님, 신발 속의 모래! 정말 근사한 표현이에요. ^^

paviana 2005-10-1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살짜리면 그 엄마나 선생님 다 문제가 있네요..혼자 장화 신을 수 없을테고 거기다 신발장도 다르다면서요..아이가 마로 장화가 예쁘서 그것을 신겠다고 해도 선생님이 말리고, 또 아이 데리러 오는 엄마가 바꿔 신고가야 하는데...
속상하시겠어요..여러가지로.3번도 매우 난감하지요..

릴케 현상 2005-10-1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매직으로 마로라고 써야^^
흠 수원 사시네요

sooninara 2005-10-1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한마디.
자전거엔 체인 사서 감아놓고 열쇠를 채우시죠. 마트가면 체인 팔아요.
난 우리아들 자전거 분실방지위해 체인 채우는데..

장화는 유성펜으로 이름을 쓰고..

윗집이 떠들면 긴 막대로 천장을 몇번씩 쳐서 소리를 내주면..흠흠..이건 너무 했나?

조선인 2005-10-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으... 역시... 사실 그 엄마도 엄마지만, 그 상황을 넘겨버린 선생님에 대한 불만도 입에서 근질거리긴 했는데... 꾸욱 참았거든요.
자명한 산책님, 네, 수원으로 이사했어요.
수니나라님, 플라스틱 자전거라 체인걸 때가 없어요. 장화는 진주님 조언따라 뒷꿈치에도 썼어요. 윗집은... 지금은 씨름하나 봐요. *^^*
 

수, 목, 금 연달아 서울에서 근무했습니다.
다음주 화, 수, 목 역시 서울에서 근무해야 하구요.
그곳도 인터넷이 되니 금단증상이야 없지만, 내 PC가 아니니 눈치가 보이네요.

여기서 잠깐!
수/목/금에 올린 페이퍼와 댓글은 트리플 플레이를 이용한 것입니다.
케이블망 하나로 TV를 보면서, 전화통화를 하면서, 인터넷을 쓴다는 거죠.
케이블방송 따로, 전화 따로, 인터넷 따로 가입하지 않고, 케이블방송 고지서 하나로 해결된다는 거 외에
가입자가 기술적 차이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게, 기술의 힘입니다.
혹시 체험해보고 싶으신 분은 신문로에 있는 흥국생명빌딩 1층에 케이블BcN홍보관이 있습니다. *^^*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고, 외근나간 곳 바로 맞은 편이 서울역사박물관이니 목요일 점심시간에 갔지요.
와우, 마침 청계천 행사에 맞춰 무료입장이랍니다.
게다가 한일 친선 우리민화전을 하네요.
(한일 친선인 이유는... 대부분의 전시물이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그림이다 싶어, 정말 열심히 봤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사랑방을 꾸며 책가도를 전시하고, 안채를 꾸며 화조도를 전시한 것.
가장 흐뭇했던 건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설명책자를 별도로 제작해뒀다는 것.
전시기획자의 세심함이 참으로 돋보였습니다.

금요일엔 외근나간 곳과 지하철 역 사이에 있는 조흥 금융박물관에 들렸습니다.
기대보다 잘 꾸며놓은 데다가, 재현모형이 정교하게 잘 만들어져 좋았습니다.
다른 박물관에서도 납량특집같은 인형 대신 이곳처럼 제대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
아이들 데리고 가볼만하겠어요.
금융박물관도, 그 위층 갤러리도 무료관람이니까 시청 근처 나오시면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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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10-0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사람들은 정말 좋겠어요!
도처에 무료로 좋은 관람을 할 수 있으니...ㅡ.ㅡ;;

2005-10-08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10-0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근무중입니다.
마로는 잘 지내고 있구요. *^^*

水巖 2005-10-0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어디래요?

조선인 2005-10-08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역사박물관은 신문로 경향신문 맞은 편이구요, 조흥금융박물관은 시청역을 기준으로 하면 조선일보사에서 조금만 더 직진하면 보여요.

水巖 2005-10-0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역사박물관 위치를 물은게 아니구요, 근무하는 동네가 어디냐고 물은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