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황사 때문인지 사정없이 바람이 불었다.
그 기세가 무서워 복도에 이불을 널까 하다 말았는데, 60*호는 그 와중에도 이불을 널었더랬다.
그런데 점심 무렵 마로가 떡볶기를 사달라 졸라 집을 나서다가 이불이 날라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
운이 좋아 무사히 잡고 보니 60*호 이불.
거센 바람에 이불 집게가 아예 부서졌고,
그 바람에 내가 잡은 이불 외에도 2채가 더 복도에 떨어져 있었다.
주섬주섬 이불 3채를 끌어안고 그 집 벨을 누르니 60*호 새댁이 민망하리만치 고마워했다.
그런데 오늘.
마로 데리고 집을 나서던 옆지기가 갑자기 사색이 되었다.
명합지갑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신분증이며, 신용카드까지 넣고 다니던 지갑인지라 나도 황망한 마음으로 지갑을 찾아다녔는데
집안에도, 차에도 보이지 않아 더욱 초조하던 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들른 수위실에서 보관을 하고 있었다.
고맙다고 넙죽 넙죽 인사를 하자 수위 아저씨가 손사래를 치신다.
어제밤 60*호 아저씨가 줏어다 준 거니 사례는 그 집에 하랜다.
순간 따스해지는 마음.
하루 사이 오고간 작은 정에 기분이 흐뭇해졌다.
병원 갔다 오는 길에 딸기라도 한 팩 사들고 인사하러 가야겠다.
이사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사귄 이웃이 없었는데, 이렇게 계기가 만들어질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