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시스템 교체작업이 있었다.
상용서비스 중 라이브 시스템 교체라 지난 3개월간 비상이었고,
교체작업이 끝난 지금은 컨텐츠 검수를 하느라 눈 뜨고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영화 보는 게 일.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아무리 일이라지만 영국 왕실의 홍보물을 보는 건 짜증난다.
별 반개.

 

 

사실 영화예고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반전이었다.
하지만 가족영화가 그렇듯 해피엔딩이 될 줄 알았는데,
쓸쓸한 결말이 뜻밖이긴 했다.
별 셋.

 

장진표 영화.
소소하고 훈훈한.
잘 맞추어진 앞과 뒤.
별 넷.

 

영화화하기 힘든 내용을 가지고 애썼다 정도?
후각이 없는 시각정보로 어찌 향수를 전달할 수 있겠어? 라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건 활자정보로는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쥐스킨트의 힘이지.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말고.
별 둘.

 

너무 빤한 영화지만 한번씩 시선을 훔쳐간다. 흠.
별 셋.

 

 

그외에 본 영화.
복면달호, 내일의 기억, 날아라 허동구, 우아한 세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택시4.
딱히 쓸 말은 없다.

그외에 본 더 많은 영화들.
액션, 공포, 성인... 16배속으로 돌렸다.

하아, 이제 겨우 30% 봤나? 영화 보는 게 일이라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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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8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10-1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좋든 싫든 모든 영화를 봐야 하는게 비극이라는 거에요. 이번에 접한 일본 성인애니의 세계는 정말 경악스럽더군요. ㅠ.ㅠ

홍수맘 2007-10-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감탄이 절로예요.
그나저나 일로써 본다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든 즐겨야 되는데.....
'힘내세요'라는 말밖엔 달리 해드릴 말이 없네요.

털짱 2007-10-22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화이팅! ^0^

조선인 2007-10-22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고맙습니다.
털짱님, 헤헤.
 

대학교 때 연극반을 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사석에서 흘렸다.
그날 이후 가끔씩 '너 지금 연기하는 거 아냐?'라는 말을 농담 반 듣게 되었는데...

내가 연극을 통해 배웠던 건 내 감정을 가면 속에 숨기는 법이 아니라,
내 감정을 다른 사람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고 드러내는 법이었다.
이것이 연극의 진실.

 

 

 

 

 

 

 

 

 

 

 

 

 

 

 

 

 

게다가 난 스텝이었는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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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0-1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연극을 통해 배웠던 건 내 감정을 가면 속에 숨기는 법이 아니라,
내 감정을 다른 사람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고 드러내는 법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연극'이란 단어를 대화 중 이용할 때는 전자의 의미로 많이들 쓰는데, 조선인님 윗 문구를 읽고나니 연극에 대한 모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대로 된 연극은 후자여야죠.

전호인 2007-10-1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감정을 가면속에 숨기는 것이나 내 감정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 모두가 다 어려운 것만 사실인 듯 합니다. ㅎㅎ

조선인 2007-10-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전호인님, 살아갈수록 더 느끼는 건 후자가 더 어렵다는 거죠.

프레이야 2007-10-16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글에 완전 공감입니다.^^

마법천자문 2007-10-1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감정이 정확히 어떤 건지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결국은 똘레랑스의 범위 내에서 서로서로 이해해주면서 사는 수밖에 없는데 사람마다 똘레랑스의 기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겠지요.

조선인 2007-10-1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헤헤
파바티님, 그래서 연극이 좋은 거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본다는 거, 똘레랑스의 기본이잖아요. 그리고 제3자의 눈으로 내 감정을 엿볼 수도 있구요.

진주 2007-10-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도 그런 맥락에서 연극이랑 통하는 것 같아요. 이래서 진실로 가는 길은 한 길이군여..ㅎㅎ

조선인 2007-10-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털짱 2007-10-22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연극했던 사람으로서 동감하는 6인.

조선인 2007-10-2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털짱님, 님이 무대에 선 모습 보고 싶어요. >.<
 
빨강 눈 파랑 눈
정인철 지음, 이영원 그림 / 베틀북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서양책이나 번역 과정에서 이중 언어책으로 기획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은 프뢰벨에서 기획 단계부터 작정하고 만든 이중언어 창작그림책이다.
글도 괜찮고, 그림도 괜찮고, 괜찮은 기획인데, 영문은 좀 어색해 보인다.

(이하 영문 난이도를 참고하시라고 일부를 발췌한다.)

why is snow white?
snow is white, because, in heaven, there is a salt merchant who has torn his bag of salt.

what happens when red snow falls from the sky?
if red snow falls from the sky, that means a gardener up in heaven is spreading rose petails all over the ground.

then, what if blue snow falls?
everybody knows, blus snow falls when the blue sky, which is just like glass, breaks.

well, what about yellow snow?
In heaven, you see, there is a very rich king who spreads gold all over the ground to make everyone 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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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기다렸어요
헬렌 런 지음, 안나 피그나타로 그림, 서희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마로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해람이를 개인탁아 대신 어린이집에 맡기면서부터, 퇴근시간은 그야말로 일분일초를 다투는 전쟁이 되었다. 마로가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는 건 7시~7시 10분 사이. 해람이를 그전에 찾으려면 늦어도 6시 50분에는 어린이집에 가야 하고, 그러려면 아무리 늦어도 6시 40분에는 이미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개 회사원이 제 뜻대로 퇴근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랴. 집 앞에서 마로를 만나 같이 해람이를 데리러 가는 게 일반인데, 그나마도 못 맞춰 집 앞에서 울고 있는 마로를 발견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다행히 고마운 이웃이 있어 내가 늦을 때면 마로를 챙겨주곤 하지만, 신세 지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번번히 고개 조아리며 감사할 때마다 민망해진다. 더군다나 그 이웃이 저녁 외출이라도 하면 마로 신세가 정말 처량해진다.

결국 큰 맘을 먹고 마로에게 현관문 열쇠 여는 법을 가르쳐줬고, 비밀장소에 열쇠를 숨기고 비밀의 중요성을 신신당부했다. 이제는 내가 늦을 때면 저 혼자 문 열고 들어와 책을 보거나, 가방만 내려놓고 이웃집에 놀러가거나 하는데, 뒤늦게 헐레벌떡 내가 나타나면 마로가 늘 하는 말, "아이 참, 엄마, 오늘도 걱정했잖아."

마로도 책 속의 아이처럼 뚱뚱한 걱정, 삐쩍 마른 걱정, 조그만 걱정, 키가 큰 걱정, 게다가 그 가운데 있는 불안에까지 시달린게다. 약속한 시간에 안 나타나는 엄마를 기다리며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지만, 엄마를 위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열심히 걱정과 불안에 맞서 싸우는 아이의 모습을 너무나 환상적으로,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책. 덕분에 책을 읽어주며 무지하게 가슴 아프고 무지하게 반성도 했지만. "아이 참, 엄마, 오늘도 걱정했잖아"라는 말이 아이 입에서 다시는 안 나오게 하겠다고 장담할 수 없어 슬프다. 젠장, 젠장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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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7-10-16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엄마가 일 하러 나가면 빈 방에서 혼자 책을 보며 놀았는데요. 파티쿠커 옆에 참라면 한 개가 나의 저녁이었는데요. 문제는 밤이 되어도 형광등 줄은 저 높이 있어 키 작은 나는 불을 켤 수 없었던 거예요. 점점 방 안이 컴컴해지면 나는 무서워서 이불 속에 들어가 쿨쿨 울곤 했어요.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들려올 때까지 소리죽여 흐느꼈어요.

결국 엄마가 돌아오면 너무나 미안해 하며 나를 꽉 안아줬어요. 사실 울 엄마는 애정 표현에 박하고 별로 사랑스런 말이나 행동을 안 해주는 쌀쌀맞은 엄마였는데 그때만큼은 날 무척 귀해하는 것 같았지요. 그래서 비밀 한 가지. 사실 줄이 손에 닿을 정도로 키가 컸을 때에도 나는 불을 켜지 않고 어두운 방에서 뒹굴렀답니다.

이 리뷰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어쩌면 엄마는 내 비밀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역시 모른 척 해주었는지도 모른다고.

사실은 그렇습니다.
엄마가 나를 걱정하며 달려오는 동안
나도 엄마를 걱정하고 있었답니다.

조선인 2007-10-16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 엄마와 딸은 정말 근사한 사이죠? 먼훗날 마로가 오즈마님처럼 기억해주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하늘바람 2007-10-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 마로랑함께 울것같네요. 참ㅠㅠ. 조선인님 많이 속상하시죠. 마로가 안됐고 조선인님도 남의일같지 않아 안타까워요. 집이 가까우면 제가 다 챙겨주고파요. 저도 태은이가 크면서 회사를 다녀야할텐데 생각하는데 가끔 조선인님 이렇게 올라오는 페이퍼 읽으면 자꾸 망설여집니다. 또 태은이가 낯을 심하게 가려서 아무한테도 안가서 불가능도 하겠지만.

2007-10-16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7-10-16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오즈마님의 댓글은 정말 멋지네요. 마로는 훨씬 더 멋지게 엄마를 기억할거예요

조선인 2007-10-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낯가림이 심한 아이일수록 자주 데리고 마실을 다녀야 해요. 아시죠?
속닥님, 님의 충고 깊이 안겠습니다.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주고. 네, 그러겠습니다.
하늘바람님, 히히 댓글에도 추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니깐요. 그죠?

프레이야 2007-10-2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짠해져요. 그래도 충분히 넉넉하게 잘 자라고 있는 중이라고 믿습니다.
마로도 해람이도요. 엄마의 그런 마음이 어떻게든 아이에게 전달되기 마련이거든요.
문득, 이태준의 '엄마마중'이 생각나요. 아이의 고 발그레한 두 볼이요.^^

조선인 2007-11-01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그 그림책도 참 짠하죠. 흑.

플라스틱 트리 2007-12-1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랬나봐요.
저도 마음이 짠했습니다.
다늙어서 아이들 동화를 다시 보게 되었네요. 하지만 아이들 동화가 그 어떤 이야기보다 솔직하다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낌니다.

조선인 2007-12-1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뵙네요. 플라스틱 트리님.
아, 동명이인일까요?
 
로봇 친구 웅진 우리그림책 1
한태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0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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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건지도 모릅니다.
매일 같이 아침 일찍 나가 한밤중이 되어야 들어오는 엄마 아빠, 로봇처럼 일만 하는 엄마 아빠,
대체 엄마 아빠는 밖에서 무얼 할까요?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습니다.
어쩌면 엄마 아빠는 로봇인지도 몰라.
월요일은 이삿짐을 날라주느라, 화요일은 아픈 친구를 병원에 데려다 주느라,
수요일은 넓은 경기장을 혼자 청소하느라, 목요일은 엄청나게 많은 피자를 만드느라,
그리고 어쩌면 금요일은 외계인에 맞서 지구를 지키느라 바쁜 지도 몰라.

어쩌면 아이는 엄마 아빠가 같이 유치원도 못 가고, 이야기책도 못 읽어주고, 
피아노도 못 치고, 영어공부도 못 하고, 공놀이도 못 하는 이유를 만들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모처럼 주말이 되어도 아이랑 놀아주기는커녕 자고, 자고, 또 자는 이유를
그럴싸하게 꾸며 엄마 아빠와 놀고 싶은 마음을 달래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딸은 저에게도 로봇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천진난만 이 책을 좋아했지만,
그런 슬픈 생각이 들어 전 책을 읽어주다 괜히 짠한 마음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일하는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읽어주면 하나같이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말 거에요.

<뱀꼬리>
굳이 갖다붙이면 로봇이 남성형으로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책의 어디에서도 로봇 친구가 아빠를 상징한다는 설명은 없습니다.
책 소개에서 아빠를 연상시킨다고 단정지은 게 조금 못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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