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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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5분...
칼퇴근을 했는데도 놀이방에 도착해보면 벌써 이 시간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집에 가고, 마로 외에는 거의 없다. 가슴이 뭉클해져 와락 딸을 껴안는다. 더 자겠다는 애를 강제로 깨운 일, 기웃기웃 마냥 샛길로만 빠지려는 딸을 독하게 혼내며 잡아끌고 놀이방에 간 일 등 아침의 소동이 미안해, 마로가 하자는대로 느긋이 걷는다.

딸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이뻐라 이뻐라 쓰다듬어준다. "개미다 개미" 손뼉치며, 그 집까지 따라가 보기도 하고, "해바라기 꽃 있어요" 두 손 모아 감탄한다.
나는 자동차마다 멈춰서서 번호판 숫자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는 딸아이를 칭찬해주기도 하고, 떡집, 책방, 수퍼, 인테리어 가게 모두 들러보는 아이따라 덩달아 인사드린다. 그렇게 나는 딸아이로부터 느림의 덕을 배운다.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정치적 주장으로만 받아들였다. 하루 4시간 노동이 과연 쟁취가능한 목표인가, 공동체적 건축이 실현되려면 사회제도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가, 강력한 달러를 비판하며 차라리 금본위제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는 지금의 통화제도 비판에 비해, 당시 러셀의 금본위제 비판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인가.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단정한 표지가 마음에 들어 조심스레 다뤘던 책인데, 아끼는 만큼 여러 차례 손이 가니 어느새 손때와 구김으로 초라해져버렸다. 낡아가는 책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나는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키우고 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책에서 읽어지는 것은 삶을 보는 시각이다. 러셀은 남보다 걸음마가 느렸던 아이의 보폭을 따라 걸어보라며 권유한다. 아이의 속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은 내게 더 많은 속내를 보여준다. 나는 이것이 키다리아저씨의 쥬디 애보트가 말했던 인생의 행복이 아닌가 새삼 감탄한다.

때로는 단지 나의 예각이 무뎌진 것은 아닌가 불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숨돌리는 시간이야말로 만인의 여가를 위해 싸우는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휴식의 맛을 모르면, 휴식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게으름을 찬양하기 위해 바지런해야 하는 오늘은 역설일 수도 있겠지만, 책 속에 꽂아둔 딸아이와 내 얼굴이 담긴 책갈피는 러셀의 지혜만큼이나 내게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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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짱 2004-08-02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체유심종. 모든 것은 사물을 관조하는 마음에 있다. 그런 말씀인가봐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마로라는 이름도 참 귀엽네요. 제가 좋아하는 만화에도 마로라는 귀여운 꼬맹이가 등장하는데...('1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특명'이라는 만화)

마태우스 2004-08-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전에 읽었었는데요 이사 과정에서 잃어버린 아픔이... 너무 멋진 리뷰라 추천하고 가요.

sweetmagic 2004-08-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요 ~ 전 아직 이거 못 읽었는데 꼭 읽을 거예요 ~ ^^

내가없는 이 안 2004-08-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를 와락 껴안으셨단 부분에서 저 역시 마로를 안아주고 싶군요... 가끔 자신의 예각이 무텨지는 걸 느껴진다면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삶이겠지요... 삶에 대한 님의 열심, 배우고 갑니다. ^^

마냐 2004-08-0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러셀이 저런 책도 썼습니까? 정말 제목부터 끝내줍니다. 이안님 말씀처럼, 님도 참 열씨미 사십니다그려...^^

hanicare 2004-08-1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게으름에 대한 면피'로 제목을 속으로 바꿔 달며 혼자 흐뭇하게 보던 책이었지요.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수학에 대한 사랑으로 참았다는 러셀경이니 뭐 그리 게으르기야 했겠습니까만 유쾌하게 읽었던 기억과 역시 언급하신 쥬디 애보트양의 그 멘트.저도 그 멘트가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잘 읽고 갑니다.
 
 전출처 : 숨은아이 > 알라딘 고객센터에 보낸 편지

더운 날씨에 수고 많으십니다.

며칠 전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
알라딘에 탄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메일을 씁니다.

저는 2000년(이때부터 제 수입의 일정 부분을
책에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부터
알라딘을 꾸준히 이용해왔습니다.

다른 인터넷서점이 많지만 5년 동안
알라딘을 주거래(?) 서점으로 고집한 것은,
알라딘이
책을 단지 이윤을 남기는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사이버상의 공간이지만 오히려 오프라인 서점보다 더 충실히,
책 속의 정보와 지성과 감성을 나누는
문화공간으로 만들려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뉴스레터도 알라딘의 것이 가장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했고요
(요새 몇 달 동안 뉴스레터가 거의 안 오더군요.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는 줄로 짐작됩니다만,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비로소 "나의서재"를 꾸미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많은 분들의 서재를 방문할 수 있게 되어
날마다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마련해준 알라딘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마일리지에 대해 좀 억울한 사정을
들었습니다. 어느 분이 마일리지의 적립금 변환 기한을 알지 못해
수십만 원어치 모아둔 마일리지를 날려버렸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마일리지의 적립금 변환 기한과
적립금의 사용 기한이 있다는 걸 통보받은 적이 없습니다.
알라딘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땐 그런 게 없었던 줄로 압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문 과정에서 그런 기한이 있다는 걸 알고는,
누가 날짜 세어가며 책을 주문하나, 좀 심한걸...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영업에 관해 중요한 변동 사항이 생기면,
회원들에게 일일이 메일로 공지해주셔야 하지 않나요?
저는 그런 공지메일을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저처럼 많은 분이, 책을 주문하다가 비로소 알게 되었을 것 같은데,
사정상 외국에 나가 있었다든가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몇 달 동안 책을 사지 못한 분은 까맣게 모르고 지낼 가능성이 큽니다.
몇 달 만에 비로소 별러둔 책을 사려고 흥분에 들떴을 때,
그동안 모아둔 마일리지가 날아가 버렸음을 발견한다면,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억울할까요.
억울함을 지나, 알라딘에 대한 신뢰마저 잃을 수 있습니다.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해주십시오.
알라딘을 가장 훌륭한 서점으로 믿는, 많은 분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신뢰를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도 모르는 새 착실히 모아둔 마일리지를 손해 본 분들에게
보상책을 마련해주십시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첫째, 시한을 두고 소멸된 마일리지를 부활해, 시한 내에 적립금으로 전환,
사용하도록 이메일과 초기 화면을 통해 공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만약 소멸된 마일리지에 대한 정보를 알라딘이 갖고 있지 않다면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워버렸다면) 시한을 두고 회원들에게서 신고를 받는
겁니다. 허위 신고 여부는 그 사람들의 주문 내역을 확인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아, 주문 내역이 다 남아 있으니
마일리지 내역도 남아 있겠네요. 그럼 걱정 없군요.
아무튼 두 번째 방법은 알라딘 상품권으로 주시는 겁니다.

요즘 인터넷서점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인터파크와 교보 같은 곳에서 터무니없는 이벤트를 펑펑 터뜨리니
정말 어려운 점이 많으시겠지요. 하지만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각해주십시오. 알라딘이
회원의 신뢰를 잃는다면 그 생명력에도 큰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신뢰를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
정말 안타까운 마음에서 편지를 씁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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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4-08-0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일리지 살려주세요. 조선인님의...
흑흑...

조선인 2004-08-0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제 마일리지가 아니라(전 1만원만 넘으면 무조건 쓰는 주의라 ^^;;)
따우님 마일리지가 20만원도 넘게 날라갔답니다.
게다가 그 사이 따우님은 터키여행중이라 공지를 전혀 못 보셨데요.

메시지 2004-08-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우님의 페이퍼에서 읽었습니다. 알라딘에서 조치해주면 좋겠네요.
 

어제 알라딘 마을 사람들이 모두 털짱님과 진/우맘님과 타리언니 방에 가서 바글바글하는 바람에

제 서재는 한산~했더랬습니다.

이래서야 원래 계산과 달리 주말을 넘길 거 같습니다.

어쨌거나... 5555는 여기에 붙잡아주세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벤트 종료시까지 더 이상 페이퍼를 쓰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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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8-0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약 한 봉지 먹고 양치질 하는 사이에 거사는 끝이 났다니...그러나 스타리님이 날 또 감동시킬려는 거대 이벤트 모의를 하셨는가 본데요...아이..몰라요..몰라...스타리님의 주소하고 조선인님 바뀐 주소하고 알려주지 않음 나도 비밀에 붙일 거여요..암튼, 억수로 기분 환장하겠습니다....^^

진/우맘 2004-08-0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이런.....연우가 십 분만 일찍 잠들었어도...TT
좀 머쓱하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책은 여우님에게로 가는 군요. 모두모두 축하해요!!!

▶◀소굼 2004-08-0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쥘쥘; 누나가 맞고하냐고;; 여튼 스타리님도 축하드리고~ 여우님도 축하드리고~
모두모두 재미난 이벤트~

털짱 2004-08-02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내가 자고 있던 사이에 이렇게 모두 끝나버리다니.. 이건 무효야 무효!! 아니다. 내가 이인데도 아닌데 이런 추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겠지. 그렇다. 정정당당 KOREA! 스타리님 축하드리구요, 파란여우님은 더 축하드려요. 그리구 스타리 어쨌든 일등은 일등이니까 한턱 쏴요!! 난 꽃단장하고 기다릴테야, 스타리님이 한턱쏘겠다고 할때까지!!

물만두 2004-08-02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축하드려요. 자고 일찍 일어났더니 끝났군요. 역시 요즘 제 실적이 넘 저조한게 누군가의 음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털짱님 안되셨구려. 그냥 저 밟은거로 만족하시구려...

다연엉가 2004-08-02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리님 버그 맞군요.... 몇 줄이 다 보여요. 예쁜 마음도 다 보여요...너무 예쁘서 옮겨야지....버그라는 것을 증명해야쥐^^^^^

조선인님, 어리버리하다 보니 엉겁결에 제가 1등으로 5555 hit 캡처를 올린 것 같네요. ^^;;
멋진 숫자, 5555명의 방문객을 맞으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그리고 제가 진정 당청자라면.. 음.. 괜찮으시면 책선물을 파란여우님께 드렸으면 하는데요.. 진/우맘님 따라쟁이라 구박하셔도 할 말은 없지만;; 아프신 여우님께서 휴가 동안 멋진 책 읽으심 좋을 것 같아서요. 저같이 책도 안 읽고 쌓아만 두는 사람보다는.. ㅠㅠ
괜찮으실까요? 제가 괜한 말씀 드려서 언짢으신 건 아닐지 걱정이..;;;
저는 덕분에 끝내주는 스릴과 기쁨을 맛보았으니 이걸로 충분합니다. 아, 상쾌한 밤이여요~ ^-^
5555 hit,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_<


책읽는나무 2004-08-02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참 재밌는 이벤트군요!!
조선인님의 이벤트는 순전히 여우님을 위한 이벤트였다구요!!...ㅎㅎㅎ
우리의 이쁜 스타리님도 축하하고..
여우님도 축하하고
조선인님의 5555 방문도 축하드려요~~~^^

호랑녀 2004-08-02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휴가 다녀왔답니다. 5555 축하드려요.
스타리님도 예쁘고, 여우님 쾌유를 빕니다.

물만두 2004-08-02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스타리님이 아니라 파란여우님이시라구요? 성님 죄송하구먼요. 축하드려요...

ceylontea 2004-08-0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중이라 알라딘에 들어오지 못했더니... 여기저기서 이벤트가 끝나서 사람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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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우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주말 동안 결판이 날 거 같네요.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털짱님과 진/우맘님은 오늘 오후에 결판날 거 같습니다. ^^

5555 캡처해주시는 분에겐 "김선자의 중국신화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이 책을 소지하셨다면 다른 책을 고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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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7-30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낼부터 휴가라서 일주일간 못 들어오는뎅...흑흑..
조선인님..미리 5555 축하드려요^^

진/우맘 2004-07-3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서 숫자들이 난리네~~
그나저나, 0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 같은 숫자 시리즈 이벤트의 시발점이 누구지? 연보라빛 우주인가?

비로그인 2004-07-3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흐흐흐

아영엄마 2004-07-3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갑자기 이벤트 홍수가 났는데.. 전 어째 한 번도 안 빠지고 물 빠진 뒤에 손 흔들고 있네요.. 어쨌든 이벤트 많으면 하나쯤은 성공하지 않겠어요? 조아조아~~

털짱 2004-07-3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엔 제가 도전하겠습니다.
근데 도대체 저 방문객숫자는 어떻게 캡쳐하는 걸까요?
덩말덩말 궁금해요..=.,=
 

다음주 휴가일정을 사수하기 위해 정말 가열차게 일했다. 덕분에 지난주 7월 업무를 몽땅 끝내버렸고, 이번주 들어서는 설렁 설렁 8월 업무를 준비했는데 그마저도 어제 오전에 끝나버렸다.

실컷 알라딘에서 땡땡이를 치고 싶었지만, 날이 더워 그런가 낮에 올라오는 글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내가 글발 세우는 건 무리고.

새로 일벌리기는 뭐하고 오늘 내일 간단한 소일거리를 찾다가, 미뤄왔던 명함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안하게도 꽤 수북한 명함을 버리게 되었다.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명함이라서가 아니라 언제, 왜, 누구에게 받은 명함인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 명함들이기 때문이다.

큼직한 새 명함첩에 가지런히 명함을 꽂다보니 몇 가지 흥미로운 것이 눈에 띈다.

 

 

예전에 받은 명함은 '서울'을 제외하면 한글이 단 한자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명함은 이름 석자를 빼면 한글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둘 다 영 꽝이다. 명함의 용도가 상대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건데 가독성이 영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일 웃었던 명함. 한 회사이고, 시차를 두고 건네받은 게 아니라, 처음 인사를 나누며 동시에 건너받은 건데도, 디자인이 죄다 달랐다.

좀 심하게 잘 웃는 나에겐 이게 배꼽잡고 눈물날 정도로 웃겼다.

상대방도, 그들을 소개해줬던 사람도 그런 나를 황당해했고, 양쪽 모두에게 난 실없는 사람으로 찍혔을 뿐 아니라, 그 후과로 업무에도 지장이 있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다시는 명함보고 웃지 말아야지.

 

 

 

이건 내가 제일 맘에 들어했던 명함 2가지.

내가 받아본 명함 중 점자가 있는 건 근로복지공단 것밖에 없다.

덕분에 난 근로복지공단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한솔텔레콤은 마케터로서 참 인상깊은 명함이다. "이 종이는 한솔제지에서 개발한 응용 한지입니다"라는 문구가 하단에 기입되어 있다. 한솔제지의 영업능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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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o12 2004-07-3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함 한번 정리해야하는데,
주로 받은 명함이란 건 대학 동기들 꺼에요.
그래서 그냥 핸폰 번호만 입력하고 그냥 굴러다닐 때가 더 많지요.
그런데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합니다.
큰 회사일수록 명함이 더 형식적이구나. 그런 생각을요. ^.~

메시지 2004-07-30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함 없이 산지 꽤 되었네요. 가끔 불편하긴한데, 사실은 홀가분한 맘이 더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