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태어날 때부터 많이 먹었다.
마로를 수술로 낳았습니다. 계속 수혈을 받아야 했고, 불명열까지 겹쳐 하루 후 젖이 돌기 시작했지만, 할 수 없이 젖병에 짜서 내려보냈지요. 신생아가 얼마나 먹는지 몰랐기에 죽을둥 살둥 비명지르며(애엄마들은 뭔 소리인지 알죠?) 90미리를 짜냈더랬습니다.
다음날 아기가 너무 보고 싶어 링겔 3개를 주렁주렁 매달고 수유실에 내려갔습니다. 임신하자마자 이름을 지었던 탓에 마로는 제 이름표를 달고 있었죠. 그런데 한 간호선생님이 마로를 안고 나올 때, 줄줄이 몇명의 간호사가 뒤따러 구경나왔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소곤대는 소리가 죄다 들렸습니다. "저기 저 산모가 마로 엄마래." "엄마는 작네?" "그러게, 태어나자마자 90미리 먹는 애 엄마치곤 진짜 작다."
* 대개 신생아는 30-40미리 먹습니다. 마로는 맨 처음 수유에 그 3배를 먹었고, 다음날부터는 120미리를 먹었습니다. -.-;;
사례2) VIPS, 마로의 천국
털짱님 페이퍼에 답글로 얘기한 적이 있는데, 우리 부부는 좀체 패밀리 레스토랑을 안 갑니다. 아주버님 덕분에 처음으로 VIPS를 가보니, 마로는 30개월이라 무료. 그러나 마로는 3접시 반을 먹어치웠고, 안 가겠다고 울부짖는 아이를 달래느라 지배인이 양손에 과자와 케익을 봉지로 담아주자 배꼽인사를 하고 사라졌다죠. 아주버님은 본전 뽑았다고 무진장 흐뭇해 했습니다.
사례3) 빵이랑 고기는 밥이랑 김치가 아니다
이것도 한번 얘기한 적 있죠.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랑 닭고기로 점심을 먹이고 집에 들어오니, 밥이랑 김치 먹어야 한다고. 아까 먹은 건 빵이랑 고기라며, 다시 밥상을 받아냈던 마로.
사례4) 저녁 안 먹었어요
지난 주 잔업이 꽤 있었습니다. 게다가 회사도 멀다보니 9시 넘어 아이를 찾는 경우도 생겼더랬습니다. 그런데 놀이방 문을 나서며 "늦어서 미안해. 이제 엄마랑 집에 가서 재미나게 놀자"라고 했더니, 딸아이가 "응, 집에 가서 밥이랑 김치랑 김이랑 먹자." 이러더군요.
놀이방에서 이 시간까지 밥도 안 먹였나 잠깐 서운한 마음이 스쳤지만, 일단 분주하게 밥 한공기 먹이고 나니 바로 잠들더군요. 그런데 다음날 놀이방에 확인했더니, 분명 저녁을 먹였다고 하더군요. 내, 참.
사례5) 청년회 모임있던 날 아빠가 저녁을 먹이고 목욕을 시키고 재웠더랬습니다. 전 11시쯤 귀가했고, 술도 좀 마신 터라 바로 시체처럼 잠 들었지요. 하지만 결국 2시 30분에 일어나야했습니다. 아빠랑만 밥먹었다고, 엄마랑도 밥먹겠다고 우는 딸 덕분에 꾸벅꾸벅 졸면서 못난이 김밥을 만들어줬지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