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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의 과학 - 왜 모든 생명체의 크기는 서로 다를까?
존 타일러 보너 지음, 김소정 옮김 / 이끌리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5개의 법칙으로 요약된다. (자세한 수식은 책을 보시길)
1. 종의 힘은 종의 무게에 비례한다: 개미의 힘<인간의 힘<코끼리의 힘
생존을 위해 힘이 센 것이 유리하므로 진화의 자연선택론은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된 경향이 있다.
2. 종의 표면적은 종의 무게에 비례한다: 개미의 표면적<인간의 표면적<코끼리의 표면적
표면적이 넓다는 것은 외부 자연환경의 영향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이고, 크기를 키운 생물은 항온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3. 복잡성은 무게에 비례한다: 개미의 복잡성 < 코끼리의 복잡성 < 인간의 복잡성
2번 법칙에 의거하여 진화의 과정에서 세포의 분업이 발생하고, 이는 장기의 세분화와 뇌의 복잡성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1,2번을 좀 더 중요한 전략으로 삼느냐, 3번을 중요한 전략으로 삼느냐, 특히 어떠한 세포의 복잡도를 높이는가 등에 따라 진화의 방향은 다양하게 갈라지는데, 인간은 뇌의 발전에 더 투자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인간은 이미 코끼리의 크기를 따라잡는 게 불가능했던 것일 수 있다.
4. 개체수는 무게에 반비례한다: 코끼리의 개체수 < 인간의 개체수 <개미의 개체수
무게가 커질수록 섭취해야 하는 자원이 늘어나므로 자연히 더 많은 활동 반경을 장악하게 되고, 거주지의 면적은 제한되어 있으므로 자연스레 개체수는 일정한 값에 수렴하게 된다. 또한 크기가 커질수록 성장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 세대 내에서 번식할 수 있는 숫자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5. 물질대사 속도는 무게에 비례한다: 개미의 물질대사 < 인간의 물질대사 < 코끼리의 물질대사
먹는 양도 많고 표면적도 넓은데 물질대사의 속도가 빠르다면 해당 생물은 생명 유지 효용성은 극악에 치닫게 될 것이다. 따라서 크기가 큰 생물일수록 소화도 느리고, 심장 뛰는 속도도 느리며, 체온의 변화도 느리게 발생하여 생존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뭐 이 정도가 내가 이해한 건데, 크기의 과학이라는 주제로 진화론의 자연선택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과 수많은 도표와 삽화로 쉽게 해설해준다는 점에서 아주 추천하고 싶다. 걸리버 여행기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로 들어 재치있게 풀어준 것도 고맙고.
뱀꼬리)
예전 회사 동료와 회식을 하던 중 키가 매우 큰 직원과 진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대개의 한국인들은 농경에 최적화하고 사계절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키가 작은 방향의 진화를 선택한 거 같다는 얘기를 하자, 그럼 자기는 미개한 거냐며 버럭버럭 화를 냈다. 진화=발전이 아니라 적응이라는 것을 설명하려고 시도했으나, 벌떡 일어나 다른 테이블로 가버리는 바람에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지금은 나도, 그 사람도 다 다른 회사에 다니는 마당이지만 이 책을 권하면, 거 보라고, 내가 더 뛰어난 거라고 이해하지 않을까 쉰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