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같이 읽었는데 생각외로 처음 읽는 사람이 많았다. 뮤지컬로 먼저 접한 사람들은 줄거리가 너무 판이하여 놀랐다고. 생각해보면 프랑켄슈타인은 유독 2차 저작이 많은 작품이고, 그 과정에서 아예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한 경우도 많았다. 내가 어렸을 적 봤던 B급 영화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이 엘리자베트를 사랑하게 되는 3각 치정물도 있었으니까.

한 마디로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 장르의 어머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녀는 메리 울스턴크래푸트의 딸이자, 17살에 사랑의 도피를 하고, 남편과 동생과 바이런과 함께 추문에 휩싸이며 엿보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19살에 프랑켄슈타인을 썼다. 와우, 20살도 되기 전에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19세기 초에 교회 앞마당은 육신의 저장소에 불과하다는 냉소적 표현을 거리낌없이 쓸 뿐 아니라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무명의 생명체를 만들어냈고, 스스로 신이 되고자 했던 과학자의 책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그녀가 프랑켄슈타인 박사에 몰입을 했는지 무명의 생명체에 더 감정이입을 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하룻밤새 폭포처럼 쏟아져나온 무명의 생명체의 고백을 읽노라면 똑같은 종족, 똑같은 결함을 가진 반려자를 원하는 존재에게 연민이 생기게 된다. 왜 박사는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가 괴물로, 악마로 변모하게 방치했단 말인가.

무명의 생명체가 몰래 들은 ‘제국의 몰락‘, 스스로 읽은 ‘실낙원‘,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 전체 소설에서 어떤 것을 상징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이후 일정 때문에 말도 못 꺼내본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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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저자에 혹해 골랐다. 소설 또는 영화 줄거리 설겅설겅 대충 잘라넣은 뒤 과학적 해석을 조미료 삼아 딸랑 한 꼬집 넣은 뒤 양념이 배일 새도 없이 바로 버무린 느낌이다. 하나 하나 다 재미있는 주제인데 스윽 훑기만 하나 아쉬웠는데 알고 보니 대학교 교양 강의를 책으로 묶은 거다.
파워포인트로 정리되어 있던 교재를 글로 풀어낸 느낌? 차라리 교수님 강의 녹취록을 받아적었으면 훨씬 맛깔나게 읽는 재미가 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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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여성이 생명과학의 미래에 경고를 던지는 sf소설을 썼다. 심지어 무신론자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 메리 셀리의 위대함이다. 그런데 심지어 고작 스물이었다고?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고? 17살에 사랑의 도피로 가난에 찌들어 있었다고?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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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보다 2배쯤 재밌었다. 다만 움벨트를 납득하는 과정이 지난하여 9장에서 한참을 헤맸다.
움벨트는 저자가 인정했듯이 과학이 아니다. 내가 해석한 개념은 인간의 분류 본능과 패턴 기억 메카니즘 사이 어디인가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다만, 응용을 한다면 자연과 과학을 분리하고 자연을 대상화, 객체화하는 현대 과학의 폐단을 비난할 수 있는 무엇이 될 수도 있고, 인간 독주의 기술문명에 의해 대멸종 시대를 도래시킨 것에 대한 반성과 대책 마련을 위한 외침일 수도 있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언급된 캐럴 계숙 윤이 누굴까 검색해본 뒤 이 책이 읽고 싶었지만 영서를 읽을 자신이 없어 포기했었다. 독서모임 사람들 대다수도 비슷한 상황이었고. 아마도 출판사도, 번역자도 비슷한 욕망을 가졌기에 이어서 출간한 듯 하다. 독자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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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분명 책도 읽고 영화 <프라하의 봄>도 봤더랬다. 그러나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나 세월 탓 하며 재독해본 결과.
1. 당시에 서양 인물 설정은 이해 불가능이라고 여기며 글자만 읽어제낀 어렴풋한 기억.
2. 너무나 강렬하고 생생하게 떠오른 건 프라하 도심을 헤매며 사진을 찍어대던 줄리엣 비노쉬의 아름다운 얼굴과 시시각각 변했던 알 수 없는 표정들.
3. 사비나의 작업실에서 두 여인이 중절모를 주고 받으며 사진 찍던 에로틱한 장면이 다시보기 수준으로 머리 속에서 재생됨.
4. 남자 배우들은 단 하나도 기억 안 남.
5. 이제는 테레사가 아주 조금 이해된다. 나머지 인물은 이해 불가능을 넘어 용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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