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가장 예쁠까 우리 아이 첫 그림 동화
신구비 지음 / 세상모든책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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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씻지 않는 마을에 어느날 하늘에서 사뿐 거울이 내려왔어요.
동물들은 거울을 보려고 모여들었지요.
그리고 곧,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원숭이도 악어도 오리도 고슴도치도 꿩도 거북이도 안 하던 짓을 하는 거에요.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발을 닦고, 머리를 감고, 목욕도 하고.
서로 서로 "나 예쁘니?" 묻더니, 의기양양하게 허리에 손을 척 얹고 묻네요. "누가 가장 예뻐요?"

단지 보기 좋으라고 씻는 건 아니지만, 깨끗해진 동물들의 환한 미소가 구구절절 교훈보다 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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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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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좋은 리뷰가 많으니 내가 배꼽잡고 웃은 부분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이야기하련다.
저자는 종종 일본과 미국, 또는 일본인과 미국인, 혹은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를 이야기하는데...

1. 어떤 철학자가 지적하는 바에 의하면 서양 사람은 한 가지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여러 가지 요소로 나누어서 모든 각도에서 철저히 알아본다. 이에 반해 동양 사람은 한 가지 문제가 있으면 그것과 비슷한 문제를 자꾸 모은다. 그리고 큰 지혜 보따리 같은 것에대 계속 집어 넣는다. 얼마 후 그 보따리는 우주만큼이나 커지고, 따라서 그 내용에 관한 논쟁도 우주적인 논쟁이 되어 처음의 문제 따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2. 일본 사람은 보통 자기 생각을 명확히 주장하기 전에는 대단히 유연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만, 일단 자기를 겉으로 내보이고 주장한 후에는 놀랄 만큼 유연성을 잃어버린다. 다수결로 어떤 일을 결정한 후에도 여전히 "배신당했다"라든가 "부당하다"라든가 말이 많다. 미국 사람은 내가 아는 한 각자가 주장하는 단계에서는 열심히 자기 입장을 고집하고 완강하게 버티는 면이 있지만, 일단 표결 등으로 결정이 내려지면 의외로 유연성 있는 태도를 보인다.

어찌나 일상에서 친숙한 상황인지 맞아 맞아 감탄을 연발하며 실컷 웃었다(무, 물론 이 책은 원래 웃긴 책이 아니다, 굉장히 진중한 책). 하다못해 모 장비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 실무자 A가 국산 C사를 열심히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외산 C사가 선정되었다. 국산 C사는 '부당'하다고 화내고, 실무자 A는 모 임원에게 '배신'당했다고 분개하며 이 장비가 거론될 때마다 꼭 끝에는 이 회사는 이러저러해서 문제이며, 이건 이 나라 산업 전반의 문제라는 것으로 비약해 성토를 해댔다. 그 사이 또 다른 외산 C사의 반응. "우리가 탈락한 것은 이러이러한 이유였다, 그 후 그 문제를 이렇게 해결했으니, 향후 장비 교체를 하게 되면 연락 달라."

<아쉬운 대목>
- 95쪽. 한마디로 철저한 소주 정예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 소수
- 138쪽. 소박한 마음이라 앞서 번역했던 소심(素心)이 소심이라고 명기되거나 한자병기 됨. 일관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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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학계의 노벨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11 21:55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知之者不如好之者요, 好之者不如樂之者니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005년 9월 13일에 읽고 나서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論語의 옹야편에 나오는 문구로 모르는 이가 없을 구절이다. 사실 배움의 끝은 없기 때문에 앎 자체에 집중을 하면 그것은 집착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물 흐르듯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윌리와 휴 웅진 세계그림책 28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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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친구가 있는 것 같았어요.
윌리만 빼고 모두 다요.
(강아지와 고양이도요)
하지만 곧 친구가 생겼죠. 바로 휴!

언제나 윌리를 괴롭히는 악당 벌렁코.
모자에 달린 장식조차 윌리를 위협하는 것 같죠?

하지만 윌리의 친구가 된 휴가 나타나니 악당 벌렁코도 기가 죽네요.
모자의 장식조차 하얗게 겁에 질렸잖아요.

윌리와 휴는 겉보기엔 다르지만(아마도 고릴라와 침팬지?), 생각하는 건 비슷해요. 동물원에 갇혀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음식물을 집어던진 걸 보면 둘 다 기분이 안 좋은 것도 같지요.

재미있는 책도 같구요. 하지만 도서관에서 너무 큰 소리로 웃는 건 실례에요. 윌리와 휴를 째려보는 다른 동물들을 보세요. 책장 뒤에도 잔뜩 있답니다.

그래서 윌리와 휴는 누가 뭐래도 친구에요. 옷도 맞춰입는 진짜 단짝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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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1-2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좀 잘난 척일 수 있겠는데, 제가 포토리뷰를 올리는 책은 정말 포토리뷰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책이랍니다. 부끄.

씩씩하니 2007-01-2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릴라의 고릴라와 똑같아요,,앤서니 브라운만의...ㅎㅎㅎ

조선인 2007-01-29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아, 그 생각을 못 했네요. 그러고보니, 고릴라네요.
 
느끼는 대로 피터 레이놀즈 시리즈 1
피터 레이놀즈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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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마로 색칠공부 책을 보고 과연 '알맞은 색깔'이란 무엇일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현명한 알라디너들이 아낌없는 조언을 주었다.

울보
제가 배우기는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말라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색으로 칠하게 두래요..
지금은 아이의 마음이 들어있는 색깔을 고를거고 조금 자라면 어른들이 원하는 답을 하는 아이가 된다고 하더군요..
저도 한참 검정 햇님때문에 걱정했는데..
선생님이 걱정말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그래서 아이마음대로 그냥두는편입니다........

날개
제가 들은 얘기도 울보님 말씀이랑 똑같아요.. 아무 색깔이나 칠하게 두라더군요..
그 색깔이 모두 아이들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게 좋다 하더이다..^^

반딧불,,
당연히 아무죠..
난화를 많이 그린 아이가 표현력도 있고 그림도 잘 그린다잖아요^^

모1
아이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아무색이 나을 것 같아요. 그렇게 고정관념 해줄 필요 없죠.

archist
저도 상상력을 키워주는 차원에서 이것저것 아무색깔을 칠해보는게 더 좋을듯 싶네요..ㅎㅎ 식상하잖아요..

FTA반대숨은아이
구름이 연두색으로 보일 때도 있구... 또 옛날엔 분홍색 동물도 있었는데 분홍색 나무가 없으란 법 없지유.

비연
저도...상상력 길러주는 차원에서 아무 색이나 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panda78
연두색 구름 좋아요! 꽃이 활짝 핀 나무는 분홍색인데.. ^^

알라디너의 열화와 같은 지지 덕분에
당시 4살이던 마로는 연두색 구름과 분홍색 나무를 마음껏 그렸더랬다.
그런데 이게 웬걸. 어느새 언제부터인가 아이는 정형화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만화에 나오는 긴 쌍꺼풀과 반짝반짝 눈동자, 발까지 끌리는 머리에 치렁거리는 드레스까지.
6살 딸아이의 그림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샐쭉해져 다른 그림도 그려보라고 권유하게 되지만,
이야기 만들기 좋아하는 거와 달리 상상화에는 영 소질없어 보이고,
나 역시도 어떤 식으로 다양한 그림을 유도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지 못 했다.

그러다 보게 된 이 책.
똑같이 그리는 대신 느끼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망설이지 않고,
내 주변의 세상을 느끼는 대로 그려 보고, 그리고 한 발짝 나아가
평화로운 느낌, 바보같은 느낌, 신나는 느낌, 감정도 그려 보고, 그리고 또 한 발짝,
느끼는 대로 그림 그리듯, 느끼는 대로 글을 쓰고,
그러다 어느날 그림으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굉장한 느낌을 만나면?
붙잡지 못하더라도 그 느낌을 마음껏 즐길 것, 느낌이 가득한 삶 만만세!!!

앗싸, 바로 이거구나,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책이다.
그, 그러나...

"오늘도 공주 그림이야? 다른 느낌도 그려보는 게 어떨까?"
"엄마, 난 공주 느낌이 제일 좋아. 자꾸 자꾸 공주만 그리고 싶어."
여전히 딸아이는 느끼는대로 공주만 그린다. 쩝.

- 이 그림책의 전편이 되는 <점>을 읽어보지 못 했지만, 이 자체로도 완벽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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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2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학원을 보내구나서부터 울 애도 정형화된 그림 틀 속에 자기 상상력을 가둬버리드라구요,,,
어떤게..맞는지 몰랐는대...,그냥 지 맘대루(!) 그리도록 두는 것이 맞는지.....
이 책을 읽으면 확실히 답이 오겠는걸요?

조선인 2007-01-29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의 경우 마론인형의 영향이 큰 듯 해요. 어린이집에선 인물화보다 공작을 많이 하거든요. 어쨌든 참 아쉬운 일이죠. 쩝.
 
누가 이렇게 어질러 놓았지? - 인지 능력 계발 시리즈 I 날개책
필립 호돈.제니 타일러 글, 스테판 카트라이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3월
절판


누가 이렇게 어질러 놓았지?

미안해, 그림책을 찾으려고 그랫어. 같이 찾아 줄래?
(앞의 날개 그림에서 그림책을 찾아 보세요.)

(다시 앞의 날개에서 그림책 찾기)
(그리고) 모든 그림에는 노란 오리와 하얀 쥐가 꼭꼭 숨어 있어요. 어디에 숨어 있는지 함께 찾아 보아요.

그동안 동물들이 어지른다고 누가 했냐고 물어보던 아가씨, 한 술 더 뜨셨군요. 딱 누구누구가 생각나네. ㅎㅎ

룰루랄라 뛰어가며 다시는 어지르지 말자 다짐하지만, 과연 몇 분이나 그 결심이 이어질까요? 작심3일만 해도 고마울텐데 말이죠.

* 인지능력개발 시리즈, 마음에 듭니다. 3-4살에 잘 맞아요.

우리집에 괴물이 있나봐요.
우리 유치원에 공룡이 놀러왔어요.
무슨 냄새지?
무슨 소리지?
엄마 어디 있어요?
숫자를 배워요.
내 모습이 변해요.
잠자기 싫어요.
내 침대에 누가 있어요.
엄마 품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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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1-2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속닥님, 조금만 있으면 설이에요. ㅋㄷ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