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기세덱 추천 7월의 책 『평화의 얼굴』
평화의 얼굴 - 총을 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의 명령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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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야기는 추상적이고 고상할수록 더 안전합니다.
평화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일수록 더 위험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그렇고 반전반핵운동이 그렇고, 평화통일론이 그렇습니다.
세상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도, 양심수라는 호칭도 못마땅해 합니다.
대신 정당한 전쟁이 옹호받고, 분단고착화가 경제적일 거라 논리를 늘어놓습니다.

저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딱히 입장을 갖지 못했습니다.
이단 논쟁이야 관심이 없지만 그들의 적극적 선교 방식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터라,
그들의 병역 거부가 그저 특색있었을 뿐 평화와 연결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책 한 권으로 제 생각이 바뀌었으니 김두식 이 양반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법조인답게 철저히 증거를 수집하여 근사하게 논박을 하시는군요.
톨스토이 이야기며, 엘리 게바 사건이며, 벤자민 스포크 박사의 숨은 업적까지 모두 감동입니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킹 목사며, 무하마드 알리며, 말콤X의 얘기도
그가 말하니 더 입체적으로 여겨졌습니다.

다행히 이 책을 샀을 때와 달리 리뷰를 쓰는 지금은 양심적 병역 거부가 인정되게 되었습니다.
아직 구체적 시행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분명 세상은 한 발짝 나아갔습니다.
아마도 이 책이 스타팅블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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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2-02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딸 둘을 낳았을때 사람들에게 한 얘기가 야 군대 보내기 싫어서 양심적 병역거부 안시켜도 되잖아하고 농담삼아 얘기했었는데요. ㅎㅎ 아직도 더 많이 더 위험하게 나아가야죠.

웽스북스 2008-02-0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두식 교수님은 선생님으로서도 참 재밌던 분이세요 ㅎㅎ
교수님들이 너희들에게 착하다며, 잘했다며 어깨를 쓰다듬거나 하면 너희는 그 손을 확 뿌리치며 이런 씨방새- 하고 말해라, 남자는 다 똑같다, 막 이러셨다는 ㅋㅋ

조선인 2008-02-04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해람이 땜시 걱정입니다. 모병제가 필요 없는 나라가 되야할텐데 말이죠. 최소한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어야 할텐데 갈수록 심해지니 그 상대적 불평등이 괴롭습니다.
웬디양님, 오, 근사하신데요?
속닥님, 고맙습니다. 요새 뜸하신 거 아닌가요?
 
07년 5월 추천도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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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들이 왜 굶주리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또한 알지 못했다.
네슬레가 왜 전세계 NGO의 지탄을 받는 기업인지 몰랐다.
맬서스가 인구폭발과 식량위기를 예견한 학자라고 알았지, 자연도태를 주장했는지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모른다
소말리아의 악순환을 끊을 고리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북한의 기아문제에 대해 한민족으로서 어떤 식으로 대책을 세워야할지 막막하다.
더 큰 절망은 내게 좋은 방안이 있다 해도 추진해낼 힘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다.
사실 모른다는 거, 힘이 없다는 거, 죄다 변명이다.
더디 가더라도 갈 길은 가야 하는 거다.
손톱만큼이라도 내가 아는 진실이 있다면 그 진실이 자유를 찾게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책 내용 한 두 줄에 불만.
아프리카가 사바나지대가 되고, 점점 사막화가 진행된다는 게, 땔감을 찾는 여인들 탓일까.
아마존 파괴의 일차적 책임이 화전민 탓일까.
일제시대 이후 우리나라 산이 민둥산이 된 게 땔감과 화전민 탓이라는 거와 뭐가 다를까.
아프리카는 기후 변화에 맞서 관개사업을 할 자원이 없는 게 문제이고,
아마존 파괴의 가장 큰 주범은 플랜테이션 농업과 쇠고기 수출을 위한 농장 때문이 아니던가.
그러나 한 두 줄의 무심한 표현 때문에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닐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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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2-02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인가요? 남미의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서 식료품의 물가가 지나치게 뛰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진흙으로 만든 빵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본게요. 최소한의 의식주의 충족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하선일텐데 말입니다. 세계 식량이 모자라는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참....

마노아 2008-02-02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이에요. 이 글 보고서 오랜만에 차력도장 들어가 봤는데 책 선정 된 지 4개월이 됐더라구요. 좀 미안하고 안타까웠어요ㅠ.ㅠ

웽스북스 2008-02-0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두줄의 무심한 표현... 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이 책 저도 사놨는데, 계속 읽지 못하고 있어요- 얼른 읽어야 할텐데

조선인 2008-02-04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문제는 식량이 아닌 거죠. ㅠ.ㅠ
마노아님, 아흑, 죄송해요. 밀린 리뷰가 한 두 편이 아니랍니다.
웬디양님, 한번쯤은 읽고 지나가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어드시지요.

가을산 2008-02-04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명절 잘 지내세요....
이거 서재질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리버리 하네요. ^^

조선인 2008-02-0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부비부비 무조건 와주기만 하세요.
 
비빔툰 7 - 다운이가 초등학교에 가요!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7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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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을 처음 읽기 시작한 건 처녀 때이다.
그런데 그새 나는 결혼하여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다운이와 마로는 초등학교 1학년 동급생이 되는 셈이다.
나로선 대단하게 여겨지는 우연의 일치이다.

시즌2라는 화려한 책띠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다운이의 초등학교 생활 위주로 진행되진 않는다.
하지만 몇몇의 에피소드만으로도 그 여파는 절실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수업참관'.

"충격이었어.
선생님 말씀 전혀 안 듣고 제멋대로인 심한 말썽꾸러기들, 반에서 한 두 명은 꼭 있잖아.
그 한 두 명 중에 한 명이 바로 내 자식이었어"

활미는 선생님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선생님은 잠자리에서 그 생각을 하며 까르르 웃고.
혹시 나도 만화 속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닌지.
유치원을 다녔으니 어느 정도 단체 생활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딴 짓 대장 송마로가 과연 다운이같은 말썽꾸러기가 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이다.
또 학원이며, 영어며, 게임이며, 다운 엄마 아빠의 고민 중 어느 하나도 남 얘기가 아니었다.
그렇게 비빔툰과 나는 함께 유아를 넘어 소년소녀의 길에 접어들어섰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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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02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초저녁에 우리 애들한테, "우리 비빔툰 살까?" 그랬는데...
송마로는 선생님의 말씀에 눈을 반짝이며 빠져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바람돌이 2008-02-02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딴짓대장이라도 딴짓에 있어서만큼은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따라가기는 힘듭니다. 적어도 중학교1학년정도까지는요. ㅎㅎ 마로보다 더한 녀석들이 반 이상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될듯.... (혹시 초등학교도 여학교로 보내는건 아니시죠? 그런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갑자기 또 비빔툰이 보고싶어지네요. ㅎㅎ

조선인 2008-02-04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유치원에서 듣는 평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ㅎㅎ
바람돌이님, 비빔툰은 엄마아빠들의 영혼을 울리는 명저에요. ㅋㅋ
 
강철 이빨 비룡소의 그림동화 101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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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부종은 늘 독특한 소재로 책을 쓴다.
파란 의자도 그렇고, 이웃사촌도 그렇고, 책읽는 두꺼비도 그렇고.
강철 이빨도 참 낯선 느낌을 주는 이야기인데,
'삶은 그렇게 또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늑대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형식을 빌었다.

한때는 강철 이빨을 자랑했던 할아버지지만
이제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이빨을 가지고 손자의 말동무를 하는 게 고작이다.
그의 빠져버린 이빨들은 그의 젊은날의 상징이자 추억일 것이고,
가장으로서 아내와 아이를 위해 헌신한 삶의 훈장일 것이다.
그나마 하나 남은 이빨도 이제는 손자의 행운의 이빨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할아버지가 낙담하진 않았을 듯 싶다.
손자로 이어지는 삶의 진리를 이미 할아버지는 깨쳤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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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어디서 시작하는 걸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45
안너마리 반 해링언 글 그림, 김영중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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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속표지는 온통 바다 그림이 걸려 있는 미술관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 그림에서도 바다 전체를 볼 수 없어 코코는 직접 바다 그림을 그리기로 합니다.
바다 전체를 그리려면 바다의 시작을 알아야 하니 코코는 찾아보기로 했지요.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코코는 바다의 가운데와 끝만 볼 수 있었어요.
실망한 코코에게 배를 만드는 할아버지가 새로운 가르침을 줍니다.
.....
뒷 속표지는 온통 구름 그림입니다.

수채화로 그려진 푸른 빛 바다, 먹빛 바다, 투명한 바다, 온통 바다 바다 바다.
코코아빛 피부 코코의 바다 탐험이 그럴써합니다.
'긴 머리 공주'와 같은 작가이지만 그림체는 꽤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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