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 - 카이에 소바주 2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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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의로 단군신화를 제외한 것일까 아니면 몰랐던 것일까.
그의 저작을 모두 읽지 못한 나로선 그 이유가 사뭇 궁금하다.

저자의 견해를 전적으로 따라간다면
우리의 조상은 야만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숲의 왕인 곰을 인간 왕의 밑으로 격하시켰다.
더욱이 신성한 겨울의 동면을 인간이 되기 위한 수련으로 철저히 왜곡시킨 것이다.
아귀 잘 맞는 주장에 절로 고개도 끄덕이게 되고,
아나키스트임이 분명한 저자의 입장과 관점에도 적잖이 동조한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여러 모로 불편했다.
국가의 발생을 이야기하면서 억지로 아마테라스 신화를 끼워맞춘 것도 어색했고,
동북이라는 말에서는 오만함도 느껴졌다.

<뜬금없는 완전 뱀꼬리>
고대의 인간이 곰을 가장 친숙한, 혹은 신성한 동물로 느끼게 된 것에 대한 망상.
혹시 곰이 엄혹한 생존경쟁에 있어 인간의 가장 큰 적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잡식동물인 곰은 과일열매와 물고기와 벌꿀을 두고 인간과 늘 경쟁하는 존재이자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압도적 힘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먹는 종류가 같으므로 곰을 인간과 동일시하기 쉬웠을 것이나,
더 힘센 존재이다 보니 인격과 함께 신격을 함께 부여했을 지도.
게다가 기아와 추위로 인간이 쉽게 죽는 겨울에
곰은 동면으로 버티니 더욱 부럽고 위대한 모방의 대상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뱀꼬리 추가>
곰이 마늘과 쑥갓을 먹은 이유도 위와 비슷할 듯.
다른 먹이는 인간과 경쟁하나 곰이 먹지 않는 인간의 음식이 마늘과 쑥갓.
즉 신격인 곰에게 인격 하향을 자행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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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3-10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 왜 곰이 안 먹는 인간의 음식이 마늘과 쑥갓인게지요.
 
국어어원사전
서정범 지음 / 보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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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의 '마로'란 산마루의 '마루'와 같아 산 꼭대기라는 뜻도 있지만 책임자라는 뜻이 더 있었단다.
신라 시대 임금을 마립간이라고 칭한 건 마로+칸(최고)을 합쳐 한자로 음역한 것으로
마립간이란 최고책임자라는 뜻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내가 고등학교 때.
그때부터 아이를 낳으면 첫애의 이름은 무조건 마로라고 짓겠다고 마음먹었더랬다.
딸아이는 제가 좋아하는 한자가 없다는 이유로 제 이름이 조금 싫다고 하지만
누구나 한 번만 들으면 딸아이 이름을 기억하는 터라 나로선 더 만족스럽다.

그러다 생긴 의문, 마루의 어원은 무엇인가.
국어어원사전에 따르면.

   
 

 마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길게 등성이가 진 곳을 이른다. 어근은 말+이며, 나무(木)의 뜻을 지닌다. 말뚝의 말이 나무의 본뜻을 지닌다. modo(蒙), moo(滿). moo는 moro의 r음이 탈락한 형이다. modo의 어근 mot은 나무의 본뜻을 지니는 국어 마루의 어근 말(맏)과 동원어일 것이다.

 
   

즉 딸의 이름을 거슬러올라가면 나무가 되는 것이요,
아들의 이름은 '햇님같은 사람'이니
오누이가 해와 나무처럼 어울리면 얼마나 좋을까.

몽골어와 만주어 뿐 아니라 일본어, 터키어, 중국어 등 아시아 각국의 말을 비교해가며
10년의 각고헌신 끝에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어원사전을 만들어내신
서정범 교수님에게 애용자로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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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3-0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정범 교수님을 아시나 보죠?
나름 재미있어요. 좀 어려워서 그렇지. ^^

조선인 2008-03-10 08:05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나요? 큭큭 TV보는 건 '일'인지라.

순오기 2008-03-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야겠군요. 무조건 찜이에요!
서정범교수님의 독특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이게다예요 2008-03-0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지님이 조선인님 얘길 하셔서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마로와 해람이가 아이들 이름이에요? 참 예쁘네요~
저도 요즘 아이 이름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말이죠.^^
반가워요. ^^

책향기 2008-03-0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혜린의 "불의 검"을 읽고 마로의 뜻을 알았었는데... 따님 이름 보고 혹 조선인님이 이 책을 너무 감명깊게 읽은게 아닌가 싶었다는...^^

하늘바람 2008-03-0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어쩜
정말 멋진 이름이네요 마로도 해람이도요
책임자란 뜻도 나무의 뜻도
아~ 마로!
정말 멋지네요.
해람이란 이름도 처음부터 정말 예쁘다 생각했지만 님 페이퍼를 읽으니 더 그런생각이 들어요

조선인 2008-03-0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서정범선생님을 아시나봐요. 일상어사전은 아닙니다만 나름 재밌어요.
이게다예요, 어미들의 걱정이지요. ^^
책향기님, 푸하하 많은 이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죠. 마시마로라고 놀리는 사람도 있구요. ㅠ.ㅠ
하늘바람님, 언젠가 친정오빠에게 근사한 그림을 하나 선물 받았으면 해요. 산위의 나무 한 그루 그리고 햇님. 해줄까요? ㅋㅋ

무스탕 2008-03-0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향기님처럼 제일 먼저 떠오른것이 '불의검'의 산마로였어요. ㅎㅎ
산을 닮은 산 사나이 산마로인데 우리 마로는 나무를 닮은 마로군요.

프레이야 2008-03-05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와 해람, 나무와 해, 해와 나무.
아무리 소리내어 봐도 참 예쁜 이름이에요.
뜻도 소리도 다 좋아요.^^
이궁 귀여운 오누이~~

조선인 2008-03-0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나무라는 말에서 참 많은 말이 파생되어 나왔죠? 신기해요.
혜경님, 한 폭 그림이죠. 헤헤

하늘바람 2008-03-0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오빠가 그림그리시는 분이던가요? 부럽네요 그런 그림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조선인 2008-03-1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네, 지금은 먹고 사느라 학원을 하고 있지만요. ㅠ.ㅠ
 
초등학교 새 국어사전 : 전학년용
예림출판사 엮음 / 예림출판사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중학교 때부터 보던 국어사전이 물을 먹어 버려야 한 건 결혼 전이다.
옆지기는 결혼할 때 온갖 사전을 들고 왔는데 신기하게도 국어사전은 없었다.
집 안에 국어사전 하나 없는 게 왠지 원시적으로 여겨지다가
성안당 한+국어사전을 하나 장만한 뒤 왠지 든든해졌다.

그러다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푸르넷 초등국어사전과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을 미리 샀는데,
유치원 졸업선물이 예림미디어의 초등새국어사전이니 사전이 너무 많은 게다.
하여 이건 슬쩍 중고샵에 팔까 생각을 했는데 딸아이가 만류한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들고 다니기엔 불가능한 크기의 푸르넷에 비해
예림미디어 사전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부피도 작고(9.8 x 17.5 x 3.3)
부록으로 비슷한 말, 반대말, 수수께끼, 속담풀이 등이 실려 있다는 장점이 있어
결국 국어사전만 5개가 되어버렸다.
(마지막 하나는 국어사전이라고 하기엔 어색하지만 보고사의 국어어원사전)
초등학생을 위한 휴대용 국어사전이 필요하다면 나쁘지 않다.

<비교 - 산맥>
예림미디어: 여러 산줄기가 잇달아 뻗은 산지. 산줄기
푸르넷: 여러 산들이 길게 이어져 줄기를 이루고 있는 지대. 비)산줄기. 예)태백산맥, 로키산맥
한+국어사전: =산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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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3-0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 ㅋㅋ

순오기 2008-03-0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사전을 끼고 사는 아이가 어휘력 이해력~~~~등등 뛰어나지요!

하늘바람 2008-03-0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조선인님께 많이 배워야겠어요

조선인 2008-03-05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그럴까요? 어제는 짝궁인지 짝꿍인지 찾아봤더랬는데. 호호
하늘바람님, 벌써 초등학교 준비를 하시려구요? ㅋㅋ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
전광진 엮음 / 속뜻사전교육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로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초등국어사전과 영어그림사전을 사면서
서슴지 않고 속뜻사전도 함께 샀다.
안타까운 건 저걸 지른 직후에 어린이 속뜻사전이 나왔다는 건데,
마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부부도 볼 거니까 라며 애써 쓰린 속을 달랬다.
(하지만 어린이용과 달리 이건 글자가 좀 작으니 자녀를 위해 사는 거라면 다른 걸 추천한다ㅠ.ㅠ)

한자어만 집중적으로 다룬 사전이라 국어사전은 따로 있어야겠지만
마로가 사전을 활용해본 유일한 경험은 속뜻사전뿐이다.
워크북 매니아인 딸이 기탄을 섭렵하다가 한자까지 손댄 게 5살 때였고,
마법천자문 때문에 7살인 지금은 한자 매니아가 된 터라
모르는 말인데 어째 한자어같다는 생각이 들면 속뜻사전에서 찾아달라고 한다.

며칠 전에도 산맥이란 단어를 찾아달라고 한 뒤 제 예상대로 뫼산이 들어간 말이란걸 알고
만족스럽게 웃던 딸아이는 마치 생선을 듬뿍 물어든 고양이같았다.
그 표정을 봤으니 어찌 사전 값이 아까울 수 있으랴.

산맥: 뫼 산, 잇달 맥
산(山)봉우리가 띠 모양으로 길게 잇달아(脈) 있는 지형

* 안타깝게도 내가 애용해마지 않는 한+국어사전(성안당)의 경우
산맥은 산줄기의 동의어라고만 설명되어 있지만,
산줄기는 '높은 산에서 길게 뻗어 나간 산의 줄기'로 '산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하여
산발이라는 말도 새로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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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무엇일까요? - 초롱이의 걸음마 자연공부 7
김정흠 지음, 차진아 그림 / 다섯수레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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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학습이 중심이 되는 내용이라고 해도 그림책으로 만든다면
재미가 있거나 그림이 좋거나 적어도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에서 지구를 보며 강아지가 아우~우~ 우는 장면 외에는 재미를 못 찾겠네요.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대화체로 쓴다고 그림책이 되는 건 아니죠.
그림도 전반적으로 심심하구요.
교수님과 책을 만들 때 전문적인 작가도 같이 기획해야 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차라리 작가가 쓰고 교수님이 감수를 하시는 게 훨씬 완성도가 높곤 합니다.

그나마 위안은 크레이터니 무중력이니 딸아이가 잘난 척 말하는 양이 우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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