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정말 화가 나요!
크리스틴 다브니에 그림, 스티븐 크롤 글, 이미영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빨리 와 달라고 하는데 마냥 시간을 끌 때 정말정말 화가 나요.
--> 아이가 뭔가 자랑을 하고 싶어 정신없이 소리지르며 부를 때, 바로 달려가지 못할 때가 꽤 많다. 난 늦게라도 갔으니 이제 보여주렴, 말해주렴, 달래보지만 아이는 이미 잔뜩 심통이 난 뒤. 난 설겆이 하는 중이었다, 혹은 빨래 돌리던 중이었다, 여러 모로 설명하다가, 어째 엄마 입장은 이해해주지 않냐며 덩달아 화를 내곤 한다. 그때 아이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자기가 자랑하려던 블록이 이미 해람이 손에 부서진 뒤니 얼마나 울화가 치밀었을까.

계획했던 멋진 일을 끝내지도 않았는데 그걸 다 치워버렸을 때, 정말정말 화가 나요.
--> 아이는 근사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물을 모으는 중인데, 청소한답시고 몽땅 치우거나 내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에게는 아주 작은 일, 아무것도 아닌 일, 날마다 일어나는 일이지만, 아이에겐 청천벽력이었을 것이리라.

혼자서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을 때, 정말정말 화가 나요.
--> 혼자서 리본을 묶고 싶고, 혼자서 인형 머리를 땋고 싶고, 혼자서 물을 따르고 싶고, 혼자서 글라스데코를 완성하고 싶고, 혼자서 바느질을 하고 싶고, 혼자서 샤워기를 조절하고 싶고, 혼자서 블록을 조립하고 싶고, 아이는 그렇게 혼자서 배우고 싶은 열정이 넘친다. 하지만 난 아이의 열의를 이해 못 하고, 안 된다고 짜증낼 거면 아예 하지 말라며 나무라기만 했다. 이럴 수가.

내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내 이야기를 할 때, 정말정말 화가 나요.
--> 아이가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아이는 얼마나 쑥스러웠을까? 아이는 얼마나 창피했을까? 나 역시 어머니가 내 얘기하는 걸 들을 때마다 민망해 했으면서 아이도 그럴 거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난 바보다.

마음을 바꾸고 싶은데 너무 늦었을 때, 정말정말 화가 나요.
--> 실컷 책보다 TV보다 컴퓨터하다 그림그리다 한참 딴짓을 하더니, 해람이가 낮잠자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도서관에 가잔다. 지금은 못 간다고, 해람이가 잠 깬 다음에도 못 간다고 설명하면 - 해람의 낮잠시간은 3시에서 5시 반, 차로 10분 거리의 도서관은 6시면 닫는다 - 아이는 화 낸다. 나 또한 화낸다. 왜 이제서야 얘기하냐고. 아까 갔으면 됐는데 라고. 그런데 아이는 정말 그럴 줄 몰랐던 거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미처 해람이 낮잠시간을 계산하지 못했고, 아까는 읽던 책이 너무 재밌었고, 이제는 새로운 책이 보고 싶어진 것 뿐인데, 그걸 부모가 이해 못 해줘서 화가 나고, 상황이 안 받쳐주는 게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거다. 그런 아이 심정을 이제서야 알았다.

구구절절 공감가는 그림책이다. 눈으로 읽는 게 습관된 딸이 이 책만은 큰 소리로, 절규하듯 읽는다. 어찌나 진지하고 실감나게 읽는지 저러다 목이 쉴까 걱정될 정도. 난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날 나무라는 것 같아 무척이나 찔린다. <너 화났구나>와 같이 읽으면 부모에게 주는 효과는 배가 될 듯. 혹은 굳이 <너 화났구나>를 안 읽어도 될 만큼 아이에게 감정이입을 시켜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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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09-17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알도에게도 꼭 필요한 책일듯 해요;;;

kimji 2008-09-17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33개월 제 딸아이에게도 필요할 것 같아요;;;

조선인 2008-09-17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김지님, 아, 아이가 이럴 때 화가 나는 건 정말정말 당연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해요. 소장용입니다. ^^

Arch 2008-09-17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 조선인님 저도 필요해요3이에요.^^ 아이들도 같은 사람인데 사람인줄 까먹을 때가 참 많다니까요. 감히 어른한테는 저렇게 못하고, 내가 저 사람 상처주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했을텐데 말이죠.

메르헨 2008-09-17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는게 화를 받아주고 잠시 기다려주는게 어찌나 힘든지...
책을 보면 또 제 맘을 다스릴수 있겠네요.

조선인 2008-09-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니에님, 메르헨님, 어제는 이 책 덕분에 아이가 짜증을 부릴 때 덩달아 화내진 않았어요. ㅎㅎ
 
우리 병원놀이 할래
로제 캅드빌라 그림, 파니 졸리 글,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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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가 우주 괴물 장난감이랑 갈기를 빗어줄수있는 조랑말 장난감이 있어서 좋겠다.
그리고 나도 가지고 싶다.
근데 동생은 장난꾸러기다.

(7살 송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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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남동생 가스통과 누나 알리스 이야기.
남동생이 있는 누나라면 하나같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고, 마로 역시 그랬다.
뜬금없이 궁금한 건 프랑스는 예방접종도 왕진해서 놔주는가 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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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틱버튼 목걸이 셋트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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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앞에서 보기만 그럴 듯 하고
뒷면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듯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게에 디스플레이를 하거나, 정면 사진 찍을 때 착용하는 건 무방하겠지만
뒷모습까지 신경쓰는 분이라면 절대 비추입니다.
뒷마감에 좀 더 공들였다면 좋았을 것을.
싼 맛에 산 것조차 후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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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9-0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면은 진짜 괜찮아보이는데요? ㅎㅎ
역시 이런건 직접보고 사야 할듯.... 저도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후회한적 많아요.^^

조선인 2008-09-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너무 싸다 싶긴 했지만, 리뷰도 있길래 믿었는데. ㅠ.ㅠ
 
[나예모아]디센트 카이엔 목걸이 셋트
국내
평점 :
절판


싼 맛에 샀습니다.
투명한 유리라든지, 늘어진 사슬장식 등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지만,
시원한 느낌으로 여름철에 할 만합니다.
별 넷은 가격 대비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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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달아났네 - 말문 틔기 그림책 말문 틔기 그림책
초 신타 그림, 기시다 에리코 글, 유문조 옮김 / 사계절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어달라던 딸과 달리
3살 아들은 매번 새로운 책을 꺼내 읽어달라는 경향이 있다(당연 더 많이 어지른다. -.-;;)
그런데 이 책만은 적어도 매번 3차례 이상씩 읽어줘야 한다.

(큼직한 나비 한 마리)
무슨 벌레지?
나비.
"야, 나비다."
나비가 있다.
"잡아야지."
잡아볼까? 네.
잡자.
잡혔을까? 네.
(책장을 넘겨보니 배경만 텅)
없다.
"나비가 팔랑 달아났어요. 나비도 달아나는 데 일등이에요."

말문 틔기 그림책이라고 내세울 만큼 단순한 문장의 반복이지만
유문조씨의 번역답게 휭, 팔랑, 폴짝 등 말의 재미를 충분히 살리고 있고,
초 신타답게 화사한 원색의 그림이 책의 매력을 더해준다.
덕분에 '있다' '없다'는 해람이가 배운 첫번째 추상 개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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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6 0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8-08-2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ㅎㅎ 안그래도 님의 페이퍼 봤더랬어요. 덕분에 저도 살짝 망설이긴 했지만, 해람이가 도서관 갈 때마다 이 책을 꼭 찾는 걸 보고 그냥 승복했답니다. 히히.

전호인 2008-08-2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젠 한참 말배우는 시기인가요? 얼마나 귀여울까? 울해람이!!!!ㅋㅋ

비로그인 2008-08-2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바로 보관함에. 아기 바다가 나타나고 내 시야가 더 넓어진 기분입니다. 게다가 어떤 동화책들은 제가 좋아서 미리 사버리기도 했으니까요.

조선인 2008-08-2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네, 아주 아주 시끄러워졌어요. 끊임없이 책 읽어달라고 따따부따하고,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노래부르기도 좋아하고, 비명지르기는 더 좋아하고.
쥬드님, '초 신타'라는 이름은 기억해둘만 하십니다. ㅎㅎ

클리오 2008-08-2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가 좋아한다니 저도 꼬옥... ^^

조선인 2008-08-2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홍홍, 알라딘에서 엄마 까페 만들어도 성공할 듯. ^^

클리오 2008-09-0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 님 글보고 누가 하나 남은거 주문했나봐요. 하루이틀 새 품절 표시가 턱 떠서 황당... ^^;;;

조선인 2008-09-0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나? 이론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