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잠이 - 머리끝에 오는 잠 : 전래 자장가 모음집
Various Artists 노래 / 보림(음반)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자장자장 엄마품에'라는 그림책을 아는 분이라면 모두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시디나 테이프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로 그 빈 마음을 채워주는 것이 자미잠이 시디.
왜 이제서야 만났나 반가운 마음이 한량없다.

딸아이에게 불러주는 자장가 레파토리는 늘 같다.
i love you forever --> 섬그늘 --> 그리고 각색전래자장가.
그런데 책 읽어주고 노래 불러주다 보면 내가 먼저 지쳐 잠들기 일쑤라 딸아이가 칭얼대곤 했다.
이제는 엄마가 먼저 잠들어도 시디가 있으니 딸아이도 엄마 따라 새곤새곤.

다만 엄마 목소리에 익숙한 딸아이는 곱디 고운 선율로 흘러나오는 자장가가 좀 어색한가 보다.
게다가 각색자장가에 길들어져 노래가사가 틀리다고 흉보기도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누가 맞고 누가 틀리며, 누가 원본이고 누가 각색일까.
품 속에 아가 안고 기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깃들면 그 가사가 모두 진실일텐데.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우리 아기 잘도 잔다
검둥개야 짖지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꼬꼬닭도 우지마라 이미 밤이 깊었도다

하늘에는 별이총총 아가눈엔 잠이깜박
우리아기 착한아기 고운잠을 자려무나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자장 자장 잠을 자세
우리 아기 한숨 자면 한뼘 쑥쑥 더 크고요
우리 아기 자라나면 이 나라의 동량일세

은을 주면 너를 주랴 금을 줘도 너 안주지
은자동이 우리아가 금자동이 우리 마로
나라에는 충신동이 부모에겐 효자동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우리딸이 보배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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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6-02-0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제일가는 우리딸이 보배로세'
- 이야, 아들이 아니고 딸이군요.딸 둔 엄마 입장에서는 괜시리 반가운 가사입니다^^

조선인 2006-02-0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마로는 당연히 딸이죠. 히히히

숨은아이 2006-02-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이번 설에 여동생 딸내미에게 '자장자장 엄마품에'를 사주었는데... 이 씨디도 같이 주면 좋을걸 그랬나요?

조선인 2006-02-0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다음에 또 사주시면 되죠. =3=3=3
 
뱃속아기와 나누고 싶은 음악태담 (책 + CD) 뱃속아기와 나누고 싶은 태담 시리즈
백창우 태담 및 작곡, 김환기 외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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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오고가는 이 세계는
하늘과 땅으로 짝지어졌다네
하늘과 땅은 서로 한몸 이루어
곡식과 나무와 들풀을 키우며
생명을 이어가는 원으로 산다네

하늘과 땅의 원 속에서
한 아기가 태어나네
아기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
딸은 자라서 처녀가 되고
처녀는 훗날 어머니가 된다네
아들은 자라서 총각이 되고
총각은 훗날 아버지가 된다네
사람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지만
여자와 남자 한몸 이루어
그리움 이어받는 원으로 산다네

보시오
그리움의 胎에서 미래의 아기들이 태어나네
그들은 자라서 무엇이 될까
우리들의 아기는 살아 있는 기도라네
딸과 아들로 어우러진 아기들이여
우리 아기에게
해가 되라 하게, 해로 솟을 것이네
별이 되라 하게, 별로 빛날 것이네
우리 아기에게
희망이 되라 하게, 희망으로 떠오를 것이네
그러나 우리 아기에게
폭군이 되라 하면 폭군이 되고
인형이 되라 하면 인형이 되고
절망이 되라 하면 절망이 될 것이네, 오
우리들의 아기는 살아 있는 기도라네

길이 되라 하면 길이 되고
감옥이 되라 하면 감옥이 되고
노리개가 되라 하면 노리개가 되기까지
무럭무럭 자라는 아기들이여
그러나,
여자 남자 함께 가는 이 세상은
누구나 우주의 주인으로
태어난다네
누구나 이 땅의 주인으로
걸어갈 수 있다네-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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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0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정희시인의 저 시.. 백창우의 태담/작곡, 김환기의 그림까지, 정말 좋아보이네요. 전 아이가졌을 때 이런거 들려주지도 못했는데.ㅠㅠ 조선인님 마로 동생 잘 크고 있죠? ^^ 추천입니다~

조선인 2006-02-09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

꿈꾸는섬 2006-02-09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정희 시를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반가운걸요^^

조선인 2006-02-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섬님, 노래 가사는 좀 달라요. 원래의 시를 알렸으면 싶어서. 헤헤
 
곤충 감식관 파브르 1 - 사냥벌의 유혹
키타하라 마사키 지음, 아키야마 히데키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사체에 붙은 벌레로부터 살해시간이나 현장을 추리하는 법의곤충학의 스페셜리스트가 주인공이란다.
누구나 대번 CSI의 길 그리썸과 같은 활약을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들춰보니...

실제 법의곤충학자로서의 활약은 구더기의 성장상태로 사체가 숲에 옮겨온 시간을 맞추는 사건 하나뿐.
나머지는 죄다
'사냥벌처럼 약물을 써서' 여성만을 노리는 연속살인범 사냥벌,
살해된 여동생과의 어릴 적 추억에 얽힌 '쇠똥구리',
'개미처럼' 감식관에게 추적을 당하는 폭력단원,
소꿉친구와의 '장수풍뎅이 체험'이 폭로하는 유부녀살인범,
'심신 상실을 가장한 사마귀 같은' 잔인한 강간살인범,
딸을 생각하는 아빠의 '거위벌레 같은 무조건적 사랑',
'유지매미처럼 7년만에' 탈옥한 남자의 마지막 결의,
즉 범죄자의 특징을 설명할 때 곤충을 비유하는 것이 전부다.
이 점에서 조금 실망.

하지만 곤충 그림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고, 곤충의 살이 해설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어,
CSI가 아니라 파브르 곤충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훨씬 재미나게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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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 아이 블루?
마리온 데인 바우어 외 12인 지음, 조응주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성모 마리아는 당연히 갓 나온 달걀처럼 청순하고 순결하다. 소는 온순해 보인다. 천사들은 마리아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비해 자그만한 난쟁이 같아 보인다. 배경에 있는 마구간 문 사이로 밤하늘이 내다보인다. 하늘에 보이는 하얗고 흐릿한 점이 기쁜 소식을 전한 천사다. 저 멀리 있는 양치기들은 언덕의 그늘이 드리워져 어두운 실루엣만 보인다. 한 명은 두려움에 무릎을 꿇고 있다. 두 명은 그늘 속에 서로 붙어서 있다. 어깨를 맞댄 채, 마치 한 쌍의 연인처럼. 그보다 더 멀리 조그많게 보이는 것은 여자 양치기들인지도 모른다. 또 언덕 저편에는 혼혈 양치기들이,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그 뒤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양치기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 밖에도 불교신자, 무신론자, 채식주의자 등등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부류의 양치기들이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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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 아이 블루?
마리온 데인 바우어 외 12인 지음, 조응주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이를 통해서라도 너의 소식을 건네받지 못한 지 벌써 2년은 된 거 같구나.
이렇게 갑작스레 네 인사를 받으니(설령 나에게 한 인사만은 아닐지라도) 그저 반갑다.
잘 지내고 있는 거지? 현중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아! 내가 누군지 현중이나 네가 짐작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민망해할 필요는 없다.
날 못 본지도 오래고, 너야 내 소식을 들을 일도 없었을테니까.
나야 남봉걸을 통해 너나 펭귄의 소식을 궁금해했던 거니까.
그리고 나로선 너가 여전한 듯 하여 좋은 거니까.

어쨌든 네 덕분에 참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구나.
특히 '세상의 모든 양치기들'을 읽고 그 따스함에 감동을 받아 왈칵 울 뻔 하였다.
정말 대단한 작가야.
난 재구성된 게르트림의 그림은 물론 전구로 표현된 예수의 광채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음악까지 들리더구나.
클래식에 무지해서 제목도 모르겠고, 미뉴엣인지 왈츠인지도 구별이 안 가지만,
어렴풋한 조명에 먼지가 춤추는 공구실(참, 공구실이 아니라 기구실 아니니?)을 감싸주는
부드럽게 흐르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주는 무곡을 들었단다.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알았다면 그 음악을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니, 모르는걸)

홀딩에서 받은 감동도 참 잔잔하구나.
아빠의 애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아이, 윌 같은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무럭 들더라.
그런데 말이지, 다음 순간 내게 이미 아이가 있고, 그 아이는 아무런 편견이 없으며,
문제는 나와 옆지기가 '어쩌다 우리는'의 할머니처럼,
혹은 '학부모의 밤'의 엄마 아빠처럼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야.
어쩜 나는 이리도 한 박자가 늦는 건지.
참 어리석지?

잠깐 책 이야기로 빠지긴 했는데, 내가 지금 할 말은 고맙다는 거야.
너가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고,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게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너의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면 더 고맙겠고,
앞으로도 차이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타인 되기를 공감할 수 있는 책을 소개해주면 또 고맙겠다.

아하하, 조금 쑥스럽군.
에, 또,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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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ya 2006-06-1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