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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의 지혜 - 빅키 랜스키 육아시리즈 5
빅키 랜스키 / 새터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오늘도 마로가 낮잠을 자다 실수했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 주에만 2번째, 이 달 들어 5번째. 지난달까지 합치면 7번째...
마로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걸 알려준 건 임신 5개월째였고,
딸은 하루가 다르게 불룩해가는 엄마의 배를 꽤 잘 이해해주는 듯 싶었다.
또한 동생에 대한 관심도 커 언제쯤이면 태어나냐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묻곤 했다.
몸이나 성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것도 좋은 징조로 여겼고,
딱히 아수 보는 거 같지 않아 장하게 여기고 고맙게 여겼다.
하기에 지난달에 마로가 처음 실수했을 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실수가 거듭되자 불안해졌다.
마로가 내색을 안 했지만 동생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걸까?
8월 중순의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구체적인 위협을 느끼는 걸까?
만약 마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거라면 우리가 뭘 도와줄 수 있는 거지?
고민으로 마음이 뒤숭숭하던 차 이 책의 리뷰를 보게 되었고, 덥썩 선물도 받게 되었다.
처음엔 120여 쪽의 얄팍한 책을 보고 약간 실망했지만, 읽어본 결과 아주 유용한 조언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내 마음에 걸리는 건 두 가지.
- 큰애에게 동생이 언제쯤 태어날 것인가를 설명할 때에는 몇 주 후 또는 몇 달 후라는 시간의 개념을 일러주기보다는 '성탄절이 지나서', '유치원 봄 방학 때' 등의 시간 단위를 이용해 설명해 주세요. 이 경우에도 정확하게 언제라는 식의 설명은 피하는 것이 좋답니다.
- 아직 태어나지 않은 뱃속의 아기가 여자 동생일까, 남자 동생일까는 아무도 모르고 있는 사실로서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모두에게 갑자기 드러나는 '신비한 비밀'이라는 점을 아이에게 강조해 말해 주세요. 특히 큰애의 아이가 어릴 때에는 더더욱 말이죠(만약 초음파 검사 등으로 아기의 성을 미리 알고 있더라도 미리 말해주지 말고 아이에게 기다림과 반가움의 경험을 주도록 하세요).
곰곰히 따져보니 지난달 마로가 처음 실수를 한 게
처음으로 딸과 함께 산부인과에 간 며칠 후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날 마로는 입체 초음파를 통해 동생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을 뿐 아니라,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남동생이 생겼다는 이야기까지 전해들었다.
게다가 그 날 오후 아예 달력의 숫자를 짚어가며 백호가 태어날 날을 가르쳐줬더랬다.
어쩌면 마로는 동생이 생긴다는 것을 막연하게 받아들이다가
그 날을 계기로 동생에 대해 구체적으로 스트레스를 가지게 된 건 아닐런지.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앞으로라도 마로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에 밑줄을 긋다 보니
책이 온통 얼룩덜룩해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상황에 맞는 세세한 요령을 일러준다는 것.
가령 동생이 태어나기 전 큰애에게 해줘야 할 준비,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큰아이에 대한 배려,
엄마가 동생을 낳을 때 수술을 해야 할 경우 ,
큰아이가 엄마를 보러 병원에 왔을 때, 퇴원하는 날, 아기에게 젖이나 우유을 먹일 때 등
책을 읽기 전엔 미처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각종 경우의 수를 제시해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워낙 요점만 추린 책이다 보니,
왜 그렇게 하면 좋은지, 혹은 나쁜지에 대해 상세한 배경 설명은 생략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하나요,
원제는 welcoming your second baby인데,
번역된 제목에는 왜 "엄마의" 지혜라는 단서가 붙었는지 라는 것이 다른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