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8 - 아들들 딸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구판절판


모든 것은 자기 희생으로 얻어지는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 종족은 피를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고통에 찬 진보를 해왔습니다. 지금 다시 분류처럼 피를 흘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아니, 크로퍼드 부인, 나는 이 전쟁이 죄의 벌로 일어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인류가 어떤 축복-그 대가만이 가치있는 위대한 어떤 전진을 위하여 치러야만 하는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얻은 것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이 이어받겠죠.-90쪽

우리의 희생이 월터의 희생보다 더 커요. 우리 오빠들은 자기를 바치는 것만으로 되지만, 우리는 오빠들을 바치는 것인걸요.-200쪽

그리고 나는 이곳에 온 일도 후회하지 않아. 나는 '만족'해. 전처럼 꿈꾸는 듯한 시를 쓰는 일은 이제 없겠지-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러나 나는 미래의 시인을 위해 캐나다를 안전한 나라로 만드는 일을 도왔어. 그리고 꿈꾸는 사람을 위해서도.-311쪽

나는 카이저를 할 수 있으면 단번에 좋은 사람으로, 아주 좋은 사람으로 바꾸어버리고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란 그거예요. 그게 가장 무서운 벌이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아줌마?
...
왜냐하면 만일 카이저가 좋은 사람으로 바뀌면 자기가 한 짓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되어 괴로워 견딜 수 없게 될 테니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슬프고 언짢은 마음이 될 게 아니에요? 그는 아주 끔찍하게 느껴질 거예요. 그리고 영원히 그런 심정인 채로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요, 나라면 카이저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 테예요. 그것은 그르 꼭 알맞게 다루는 일이 될 거예요.-338쪽

그러나 우리는 떠들썩하게 축하하지는 않는다. 수전은 여전히 국기를 달지만 모두 조용히 일을 진행시킨다. 크게 기뻐하기에는 너무 비싼 대가를 치러왔기 때문이다. 그 대가가 헛되지 않은 것을 다만 고마워할 뿐이다.-412쪽

"자유의 대가로 치면 비싼 게 아니야.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릴러?"
릴러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오."
릴러의 눈에 프랑스 싸움터에 서 있는 작고 흰 십자가가 떠올라 보였다.
"아니에요. 살아 있는 우리가 그 대가에 걸맞는 일을 하고 '신뢰에 보답한다'면 말이에요."-425쪽

나는 전쟁이라는 것을 충분히 보고 왔으므로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우리는 군국주의에 치명상을 주기는 했지. 그러나 그것은 아직 죽지 않았고 이것은 독일에만 한정된 일도 아니야. 낡은 정신을 쫓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새로운 정신을 끌어들여야 하는 거야.-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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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8 - 아들들 딸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앤 시리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첫번째와 마지막 권.
빨간머리 앤을 탄생시킨 첫 권을 좋아하는 거야 당연한 일.
마지막 권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가장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기 때문이고,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반전주의자가 된 까닭이 된다.

다리를 절뚝이며 젬이 돌아올 때까지 4년이 넘도록 기차역을 지킨 개 먼디.
끝내 피리를 부는 사나이를 뒤따라간 나의 사랑 월터.
목사관의 제리도 중상을 입고, 칼은 한쪽 눈을 잃어버리고,
그나마 무사히 돌아온 건 공군에 입대했던 '다갈색 도련님' 샤아리뿐.

그렇게 전쟁에 희생되는 남자들 뒤에는 더 큰 희생을 감수하는 여자들이 있고,
그 여자들이 있기에, 남자들은 자신의 희생을 기꺼워 한다.
앤과 수잔, 낸과 다이, 페이스와 우나(창조사에선 유나), 그리고 릴라(창조사에선 리라), 그녀들이 있기에.

아, 그러나 그 희생이 진정 값진 희생이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메레디스 목사의 신념에 고개를 끄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제국주의와 독재의 시대로부터 얼마나 전진했는지
나로선 확신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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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6 - 행복한 나날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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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앤 전질로는 창조사 판(신지식 옮김)과 동서문화사 판(김유경 옮김)을 가지고 있는데,
동서문화사 판은 완역을 자부하지만 번역체가 좀 거슬리고,
창조사 판은 구어체에 가까운 매끄러운 번역이 좋지만 슬쩍 빠지는 부분이 있어
2권을 번갈아 비교해 가며 읽게 된다.
이런 나를 보며 옆지기는 구박, "또 앤이냐? 외워라, 외워. 번역 탓하지 말고 영서를 사면 되잖아!"
나의 항변, "영문 전질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서 살 거야. 보내줘!!!"

각설하고 연휴 동안 다시 앤을 뒤지게 된 건 마로와 해람이 때문.
시어머니만 믿고 있다가 어머님에게 사정이 생겨버렸다.
산후조리원을 가야 하나, 산모도우미를 구해야 하나, 걱정만 하다가 오늘에서야 마음을 정했고,
그 마음을 다잡기 위해 다시 읽은 "어머니가 된 앤(창조사)" 그리고 "행복한 나날(동서문화사)".

특히 다시 읽고 싶었던 부분은 월터 이야기.
6살 난 월터는 막내동생 리라(동서문화사 본에 따르면 릴라)의 출산을 앞두고,
아버지의 친구인 파커 의사 댁에 2주일 간 맡겨진다.
그러나 출산의 신비를 아직 모르는 월터는 파커 의사 댁 아이들의 장난어린 거짓말에 속아
어머니가 죽도록 아픈 줄 알고(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밤중에 그 집을 빠져 나와 장장 6마일
(9.6558km, 대략 강남역에서 봉천역 너머 봉천우체국 정도)을 걸어
노변장(동서문화사 본은 고유명사로 취급해 잉글사이드라고 표현)에 돌아온다.

물론 마로야 다음달이면 동생 해람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3주 가까이 엄마와 해람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면 과연 납득할 수 있을까.
어두운 2층에 올라가는 것도 무서워할 정도로
몹시 예민하고(또는 창조사 본에 따르면 신경질적이고) 공상적인 월터가
장장 7시간 가까이, 그것도 한밤중에, 혼자 걸어서 집에 돌아간 건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와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이 더 무서웠기 때문은 아닐런지.
불안에 사로잡혀 떨던 어린 월터에 대해 읽고나니 더더욱 마로를 떼어놓을 자신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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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7-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후조리원에 가게 되면 그런 문제가 있네요. 고민이 많이 되시겠어요. 어떡하나요. 별 도움도 못되고.... 근데 백호의 이름이 정해졌군요. 해람이? 예뻐고 멋져요. ^^

조선인 2006-07-18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의 어머님!!! 어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해람이 이름을 처음으로 슬쩍 쓴 글에, 님이 가장 먼저 댓글을 다는 거 보고, 앤의 말 처럼 이름엔 우리가 인정하는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하고. *^^*

하늘바람 2006-07-1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 참 예쁘네요

조선인 2006-07-1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하늘바람님. *^^*

starrysky 2006-07-1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터, 그 어린아이가 계속 마음 졸이다가 결국 한밤중에 어둠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정말 마음 아프지요. 그걸 생각하니 진짜 아무리 씩씩한 마로라 하더라도 그리 오래 떼어놓으면 안 되겠네요. 조선인님께서는 좀 고되시겠지만 그래도 현명한 결정 내리셨다고 생각됩니다. ^^ 좋은 도우미 아주머니 만나세요~

비로그인 2006-07-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이틀가량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적이 있는데, 세상 모든 것이 깜깜하게만 보였더랬어요. 아마 그런 마음에서 고민하는 것이겠지요?

조선인 2006-07-1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총총하늘님, 우린 앤을 아는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쥬드님, 마로를 며칠씩 떼어놓은 적이 두 번 있었어요.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제가 더 강한지도. ^^;;

미설 2006-07-1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 이름 너무 좋아요. 전 우리애들 넘 평범하게 지어놓고 살짝 후회가 되는데 다소 특이한 이름은 왠지 용기?가 안 나더라구요. 제 성향 탓이겠죠?

저도 영우 수술하느라 알도를 거의 두달 가까이 할머니댁에 보내놓고 주말에 잠깐 얼굴만 봤는데... 참 못할 노릇이더군요. 영우도 힘들고 불쌍했지만 솔직히 알도가 더 안쓰러웠어요. 그래도 이제 말귀를 알아들으니 영우가 얼마나 아픈지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이해를 시켜서인지 그래도 잘 받아 들이더군요. 마로는 월령상 알도보다 더 크니까 충분히 설명해 주시고 결정되면 미리미리 그렇게 할거라고 얘기를 많이 나누면 그래도 좀 나을것 같아요. 영우 낳으러 가기 전에 알도에게 한달쯤 전부터 계속 상황에 대해 주입시켰더니 큰 문제는 없었거든요. 물론 일주일이긴 했지만 어리기도 했고 처음이었던터라...
그리고 저같은 경우는 산후관리사가 집에 오셨는데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아이둘을 다 봐줄 수 있으니 좋았고 운이 좋았는지 아주 좋은 관리사분이 오셨거든요. 매일 청소,빨래, 식사는 물론이고 무조건 제가 자고 쉴 수 있도록 얼마나 시간을 만들어 배려를 해주셨던지 지금도 행운이었단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알도랑 얼마나 잘 놀아주셨던지.... 그리고 발마사지도 매일 해주시고 가끔 얼굴마사지도 해주시고...
전 태화맘이란 관리사 파견해주는 업체에 신청했었는데 물론 업체보다는 관리사분이 어떤 분이 오실지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죠..글이 길어졌네요..

조선인 2006-07-1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태화맘이라, 검색해 볼게요. *^^*
 
Anne 6 - 행복한 나날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구판절판


주여, 길버트를 돕고 그 어머니를 도와주소서. 모든 곳의 어머니들을 도와주소서. 사랑과 이해와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민감하고 섬세한 사랑의 마음과 생각을 지닌 아이들을 거느린 우리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 큰아들 젬을 잃어버린 줄 알고 있다가 찾은 뒤 앤이 올리는 기도. 길버트는 화상 입은 아이의 치료를 위해 밤새 못 돌아오고 있었음.-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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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Action 북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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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래 용도야 북라이트지만 갑자기 정전이 되거나, 두꺼비집이 내려갔을 경우에도 아주 유용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특히 두꺼비집이 내려가거나 퓨즈가 끊겼을 경우 클립을 이용해 북라이트를 머리띠에 고정한 후 작업을 해도 조도가 웬만큼 받쳐줘서 굳이 등산용 헤드라이트 찾아 꺼내 쓸 필요가 없다.

* 아쉬운 점.
설명서에는 open 단추를 누르면 자동으로 닫히기도 한다고 써있는데 막상 해보면 그냥 수동이다.
수동이라 딱히 불편한 건 아니지만 설명서와 내용이 달라 불량인 줄 알았다가
아영엄마님 리뷰를 확인하고서야 원래 그런 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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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7-0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품제목은 참 모던한데 회사 이름은 참 향토적이네요....^^

조선인 2006-07-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메피스토님다운 기발한 지적. *^^*

하늘바람 2006-07-0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잘쓰고 있어요

하늘바람 2006-07-0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그런데 알라딘에서는 택배비 포함 9500원이나 주고 샀는데 옥션에서 1000에 팔아서 속상했다는

조선인 2006-07-0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옥션은 그렇게 싸나요? 이궁, 원가도 안 되겠네요.

가넷 2006-07-0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하려 해도 빛을 보면 왠지 머리가 어지럽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묵혀두고 있는..;

조선인 2006-07-0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두꺼비집의 나사를 풀 필요가 있어서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작업하기 어려웠어요. 홍홍
야로님, 편한 불빛은 아니지만 딸래미가 아직 깊이 잠들지 않고 뒤척일 때 옆에서 책 보기엔 딱 좋을 밝기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