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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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초부터 동네에 재미난 트럭장수가 오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숯불을 솔솔 피워 전어를 구워 파는데, 그 유혹이 가히 살인적이다.
5천원 어치 사들고 귀가하면 저녁 반찬 양으로 딱인데다가,
집에서는 어림도 없는 숯불생선구이니 가히 호사스럽다 할 만하다.

그렇게 나야 환장을 하지만 딸아이의 반응은 그저 좋아하는 생선구이의 하나일 뿐이고,
충북 사람인 옆지기 역시 왜 그리 가을전어 타령을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허영만 선생도 가을이면 전어가 제철이라는 것 외에 딱히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데,
내가 들은 귀동냥을 옮겨 적자면, 전어야말로 가을의 맛이기 때문이란다.
냉장고가 없던 그 옛날, 내지 사람이 싱싱한 바다 생선을 맛보는 건 어림없는 얘기인데,
바람이 선선해지고 추수철이 돌아올 때 맛보게 되는 게 바로 전어란 말씀.
햅쌀밥과 제철맞은 전어구이를 함께 먹는 건
한 해 농사를 갈무리했다는 안도와 함께 즐기는 호강인 게고,
먹을 거 없고 일은 고단하여 도망친 며느리도 살 만 해지니 눈치껏 돌아오는 게란다.

집 나간 며느리 운운하는 옛사람의 능청이야
며느리 밑씻개 운운하는 작명 센스만큼이나 맘에 안 들지만
가을의 맛이라는 설명에는 절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데,
해마다 돌아오는 가을에 '식객 1권'을 다시 꺼내들었다 시리즈를 줄줄이 읽게 되는 건
허영만 선생이 주는 손맛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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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9-1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어를 구어 판다구요? 진짜 좋겠어요. 전 전어회도 좋아해요^^ 허영만씨의 손맛만큼이나 님도 한 글맛하십니다. 아구 야물딱져라.

Kitty 2007-09-14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전어라는 제목 보고 딱 식객인 줄 알았어요. ^^
죽을 사람도 살리는 전어의 포스 ㅋㅋㅋㅋㅋ

조선인 2007-09-1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부럽죠? ㅎㅎ
키티님, 가을 - 전어 - 식객으로 이어지는 포스! ㅋㅋㅋ

마노아 2007-09-14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식객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후... 먹고 파요^^

바람돌이 2007-09-1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곳이 부산이고 재래시장이 바로 집앞 50m 앞에 있다는걸 자랑하고 싶을때가 요런 때야요. 전어든 뭐든 싱싱한 해산물은 언제든지 먹고싶을때 먹을 수 있으니... 이 글 보니 오늘은 전어회 된장에 푹 찍어서 먹고 싶다. ㅎㅎ

조선인 2007-09-14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홍홍 님의 리뷰도 진작에 봤습니다. 전 게을러서 못 올리다가 어제 저녁이 하도 맛있어서. ㅎㅎ
바람돌이님, 우잉, 제대로 염장이십니다.
 
07년 6월 권장도서 - 김훈의 (남한산성)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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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초 김훈을 싫어하면서도 습관적으로 그의 책을 사보는 독자로서 그의 책에 별 하나를 주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말이다. 늘 임금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자의 편이라고 말하길 좋아하는 김훈은 이 책에서 결국 '아무 편도 아니다'라는 비겁함을 보였다.

밥벌이가 지겹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밥벌이를 위해 비루해질 필요는 없다. 제 아무리 현생이, 혹은 이 세상이 지겹다 하더라도 한 시대를 싸잡아 폄하할 필요가 있었을까? 역사스페셜 식의 자화자찬도 옳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삼전도의 굴욕을 현세의 위안처럼 그리는 게 작가의 몫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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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15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
 
 
 
행복한 가족의 100가지 비밀
데이비드 나이븐 지음, 남영주 외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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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솔직히 말하건대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두 번 읽을 책 같지도 않다. 전문적이지도 않고, 색다르지도 않고, 평범한 조언들로 가득 찬 책. 하지만 simple secret이라는 원제처럼 행복의 비밀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단순한 것들이게다. 다만 너무 쉬울 경우 오히려 잊고 살고, 실천하지 않는 우리의 어리석음이 문제겠지.

서평단으로 뽑혀 책을 받은 뒤 여지껏 화장실에 두고 본 것은 매일 아침 한두 개씩만 읽었기 때문. 책을 받자마자 슬쩍 훓어본 뒤 기대했던 거와 조금 다른 책이라는 걸 알고는 차라리 하루에 한 가지 격언이라도 실천하자는 심정으로 책을 쪼개 본 것.

덕분에 정말 도움이 된 적도 있는데 부부싸움한 다음날 본 대목이 우연히 '뿌린 대로 거둔다'였다.
그 전날 부부간의 대화에서 일상적인 하루 일과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왜 갑자기 옆지기가 앵돌아졌는지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옆지기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다가 가계부 걱정을 끼워넣은 게 옆지기는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 날 밤 옆지기는 나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는데, 몰라주니 서운했을 거고, 그가 서운해 하는 거조차 내가 눈치채지 못하니 더 속상했던 게다. 덕분에 얘기 끝에 갑자기 신경질낸다고 옆지기에게 버럭 짜증을 내고 말 한 마디 안 하고 있던 걸 반성하고 어색하게나마 먼저 사과의 말을 건넬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카드 형태로 만들어 하루에 한 개씩 뽑아볼 수 있게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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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송★댕기머리 명품 샴푸 2종세트 (500ml X 2개+145ml 2개)
두리화장품
평점 :
단종


댕기머리에 대한 입소문은 들었지만 의심이 많아 믿지 못하다가
'새벽별을 보며'님의 리뷰를 보고 전격구매를 결정했고, 그후로는 쭈욱 댕기머리만 쓰고 있다.
거의 2년 가까이 썼는데도 사실 탈모방지가 되는 건지 확신이 없다.
옆지기의 대머리 유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하긴 샴푸 하나 바꿔 쓴다고 탈모가 없어진다면 이 세상에 대머리가 있으랴.

그래도.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나의 경우 마로 때와 비교해 해람이 때 출산 후 탈모가 덜 심각했다.
그리고 확실한 효과 하나.
하루에도 두세 번씩 샤워하게 되는 한여름이면 머리결이 확연히 나빠지는데,
댕기머리를 쓴 후에는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거나 갈라지는 현상을 경험한 적이 없다.
하기에 알라딘 지인이 직공 모발력이라든지 다른 탈모방지 샴푸에 대해 추천리뷰를 쓰지 않는 한
계속 댕기머리 샴푸를 쓰게 될 거 같다.

덧붙임) 여름철엔 헤드 앤 숄더 멘솔샴푸가 주는 청량감도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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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8-04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일리지를 무려 만원씩이나 준다는 것은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겠지요. 정말 명품 소리 나올 샴푸예요^^ㅎㅎ

프레이야 2007-08-0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쓰고 있는데요, 탈모는 여전해요. 두피가 시원한 느낌은 있고
모발이 좀 굵어지는 느낌도 있어요. 제 모발이 워낙에 가늘고 힘이 없어서리..
그냥 꾸준히 써보는거죠^^

조선인 2007-08-0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아무리 한방샴푸라고 해도 너무 심한 가격이긴 해요. ㅎㅎ
혜경님, 저도요, 당장 눈에 띄는 뚜렷한 효과가 없어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꾸준히 써보는 거죠.
 
가을 미래그림책 고미 타로의 사계절 그림책 46
고미 타로 지음, 길지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동화책 속의 재미있는 말을 찾아 적어보세요>
축제, 국화, 가을

<그 후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가을은 계절이라 안 보여요. (그래서 그 후 이야기를 만들 수 없어요)

- 7살 송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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