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우씨가 떨어지고, 뒤를 이어 조규찬씨마저 떨어져 난 꽤나 낙담하고 있다.
조관우씨는 원래 좋아했던 가수였고,
조규찬씨는 선호가수는 아니었으나, 나가수에 새로운 색을 더해줄 거라 기대했었다.
두 명의 조가 사라진 아쉬움은 김종서씨와 거미씨가 메우고도 남지만
이는 장혜진씨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장혜진씨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고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음정과 박자를 가졌지만,
내게 있어 그녀는 딱 그만큼뿐이라는 게 참 애석하다.
<나는 가수다>의 또 다른 이름은 <나는 명곡이다>와 <나는 편곡이다>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녀는 '유명한' 명곡의 힘에 지나치게 기대는 경향이 있고,
가수로서는 정확한 창법을 구사하는 것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선곡에서도, 창법에서도, 편곡에서도 모험을 하지 않는다.

그녀의 안전제일주의는 조규찬씨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듀엣 미션때 조규찬씨는 음색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했기에
자기보다도 인지도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박기영씨를 파트너로 선택했으며,
원래 듀엣곡이 아닌 '이 밤을 지나며'를 선택해 편곡했다.
반면 장혜진씨는 아깝게 탈락하였으나 인지도나 인기도 모두 우위인 김조한씨와
불후의 듀엣 명곡에 해당하는 '이별이야기'를 불렀다.
1차 7위임에도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씨는 숨은 명곡 '이별이란 없는 거야'를 불렀고,
장혜진씨는 140만장이 팔리고 5주 연속 1위를 했던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승부했다.

어떤 가수가 나가수 탈락을 원하겠냐마는
끊임없이 울트라 파격변신을 시도했던 김범수씨와
다양한 곡 레퍼토리를 선택하면서도 늘 고난이도 곡을 클리어했던 박정현씨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게 목적인 그녀의 영리한 전술이 과연 명예졸업감일까 의심스럽다.
명예졸업을 코 앞에 뒀으면서도 '삐딱하게'와 '내 사랑이여'를 선택한 윤도현씨나,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자기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했던 조관우씨나
변신뿐 아니라 진정한 자기 찾기에 열중했던 이소라씨와 비교하면
장혜진씨의 주도면밀한 전술이 더 답답하고 어둡게 여겨진다.

아, 그래서 나는 바라고 또 바란다.
장혜진씨가 제발 본인의 7차 경연에서는 좀 어리석길 바란다.
명예졸업이 목적이 아니라 음악이 목적인 그녀의 공연이 보고 싶다.

뱀꼬리)
장혜진씨도 변신을 시도한 적이 있다.
미스터라는 아이돌그룹의 댄스곡으로 제2의 'No.2' 센세이션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역시 그녀의 전술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
No.2보다 최근의 유행곡이었고, 여전히 댄스곡이었다. 딱 그랬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11-10-2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많이 공감이 가요. 답답했던 이유들이 분명해지는 기분이에요. 조규찬 씨는 제가 전혀 선호하는 가수가 아님에도 좀 더 만나고 싶었는데 참 아쉬워요. 호주에서 다음 공연을 펼칠 가수들(이미 녹화는 끝냈지만)은 이제 긴장감 내려놓고 얼마나 자유롭게 노래를 즐길지 기대가 됩니다. 보고 싶은 가수들이 모두 거기 있더만요.

잘잘라 2011-10-2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
음~ 저는 장혜진 때문에 나가수 흥미 잃었어요. 안본지 한참 됐어요. 인순이 나올땐 가끔 서서 보지만.. 1박2일도 그렇고 나가수도 그렇고.. 요샌 뭐 재밌는 TV가 없어욧.ㅜㅜ

조선인 2011-10-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다음주 완전완전완전 기대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특히 이소라씨에게 열광하고 있어요. 예고편만 보고도 꺅꺅~
메리포핀스님, 1박2일에 유홍준교수님이 나오셨다고 해서 VOD로 볼 예정입니다. 집에서 TV앞에 앉을 시간만 나면요. 꼬옥!!!

프레이야 2011-10-2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주 완전 기대하고 있어요. 김동욱 특히요.
어제로 전 김경호가 점점 더 좋아진답니다.
그전엔 전혀 관심 밖이었는데 아주 맘에 들어요.
장혜진이 답답했던 이유 많은 부분 공감돼요.
이래저래 포옹하려드는 것도 좀 자제하면 좋겠다싶구요. 너무 좀 민망하더라는..
아, 그리고 역시 김윤아요!! ㅎㅎ

전호인 2011-10-2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혜진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합니다. 글두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모두 아름답게 보여요. 조규찬의 맑은영혼이 담긴 감수성 가득한 음악을 더 듣고 싶었는 데 많이 아쉽긴 하네요. 김경호는 원래 좋아도 했지만 어제 "암연"은 록을 발라드로 재해석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고 바비킴은 나가수에 완전 적응한 것 같더라구요, 관객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가 어찌나 귀엽던지.....^^다음주에 기대하는 분들이 많네요.ㅎㅎ

2011-10-24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남편이랑 그랬어요. 참가자들 대부분이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누렸는데 장혜진씨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문제(?)는, 사실 어제 쭉 보면서 조규찬씨가 떨어지겠구나 했어요. 이미 "나는 가수다"의 순위는 오래 시청한 사람들은 다 알만하다, 그래서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는 단점 또한 내재돼 있더군요.

이진 2011-10-2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혜진에 대해 죽고 못사는 팬이라 장혜진씨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생각도 많이 들어요... 제가 늘 말하는 것도 가창면에서는 뛰어난데 늘 같은 틀인데다가, 비슷한 전개, 그리고 늘 아쉬운 편곡이죠... 이제 명졸도 한 라운드 남았는데 어떻게 변신하실지 궁금하군요

인터뷰 하실때 만약 살아남는다면 "아 장혜진이 이런것도 하나?" 하는 면을 보여주고싶다네요... 그런데 이 말을 저저번 라운드에서 살아남았을때도 했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요.. 아, 칼을 간다는 것과는 다른 말이려나요

ps) 윗분말처럼 장혜진은 나가수 나와서 피본사람인것같네요.. 원래는 자우림도 그랬었지만 재즈카페 이후 급부상했고 장혜진은 계속 하락세군요

조선인 2011-10-24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김경호씨랑 김윤아씨는 원래 좋아하던 가수에요. 특히 김경호씨는 오랜 투병생활을 이기고 생생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호인님, 옆지기와 시아주버님, 아가씨는 모두 바비킴씨 팬이에요. 이래서 한 핏줄인가 싶을 정도로요. ^^
귄, 처음 장혜진씨가 나왔을 때 내가 얼마나 열광했던지. 그래서 더 실망이 컸나봐.
소이진님, 장혜진씨 팬이라 더 안타까운 마음 능히 이해합니다.

비로그인 2011-10-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동감이 가는 글이네요. 장혜진씨... 노래 참 잘하고 배려심 있는 모습은 보기 좋은데, 부르는 노래가 왜 분위기가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들리는 걸까요? ㅠ ㅠ
특유의 내지르는 창법이 이제 조금 물린다고 할까요.
흙흙, 마지막 라운드는 부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텅빈충만 2011-10-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공감합니다. 그간 주욱 봐온 오랜 시청자로서 TV에 비쳐진 장혜진씨는 조금 안습입니다. 나이나 경력에 비해 너무 여유가 없고 순위에 벌벌 떠는 모습으로 비쳐져 민망합니다. '나가수급'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은 나름대로 카리스마를 내뿜고 순위가 매겨짐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장혜진씨의 원래 성격이 소심한 지는 몰라도 좀 모니터링을 해서라도 이제부터라도 여유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바비킴 이나 윤민수도 색다른 모습보다는 청중평가단에 어필하는 듯한 곡만을 선택하는 듯이 보이고 인순이씨는 탈세때문인지 노래에 몰두가 안되네요.
요새 가수들을 보니 '김범수'와 '이소라'가 정말 대단한 가수임을 새삼 느끼겠습니다.

조선인 2011-10-2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없는 수다쟁이님, 그러게요, 부디 부디 아름다운 마무리!!! 바로 저의 소망입니다.
텅빈충만님, 장혜진씨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대중공연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보여지는 자기를 어떻게 연출해야 하는지 모르시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주드님의 요구사항>
1.저는 굿 다운로더이자 DVD로 영화를 보는 사람입니다.
씨네 21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볼 수 있는 모양인데(이것도 이제야 알다니, 용하죠?)영화를 많이 다운받아 보고 저장하는 일이 용이하여야 합니다.
2.문서 작업을 많이 합니다. 책과 영화 리뷰를 쓰고, 이메일을 씁니다. 네이트온이나 엠에스엔 메신저를 사용합니다. 이 작업이 용이하여야 하죠.
3.전세계 어디에서나 CS가 가능해야 합니다. 모로코에서든, 뉴욕에서든, 더블린에서든. 한국에서의 CS는 그닥 중요치 않습니다.
4.무게로 치자면, 그래도 너무 무겁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5.오래 쓸겁니다.

1. 하드 용량이 중요하겠네요. 모니터도 너무 작으면 안 되겠지요.
2. 문서작업이 많다면 키보드가 기본이어야겠네요. 아이패드는 비추입니다.
3. 중소기업은 제외해야겠군요. HP, SONY, 삼성, LG 중에서 고르셔야 합니다.
4. 2Kg 미만 제품을 고르시면 됩니다.
5. 아무래도 고사양 최신 모델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저의 추천은... LG 엑스노트 P210 시리즈입니다. 가격대는 인터넷 최저가 기준 90만원 정도. HDD 320G에 12.5인치 16:9 화면... 혼자서 영화 다운로드 받아 보기에 적절합니다. 다만 시디롬은 없습니다. 1.3Kg라는 가벼운 무게의 비결이지요. 원하시면 USB로 연결하는 시디롬을 별매하시면 됩니다만 HDD 용량이 충분하니 아예 노트북으로 파일만 옮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배터리도 일체형인데 이것도 무게를 생각하면 피치못할 선택으로 한 번 충전하면 영화 한 편은 너끈히 봅니다.

그러나 당신이 DVD를 포기하기 어렵다면 P420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화면이 14인치로 늘어나고 배터리도 교체가능하며 시디롬도 있고 HDD도 720G나 됩니다. 다만 피치 못하게 무게는 2Kg로 늘어납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케 2011-10-2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스크탑 대용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HP DV6-6124TX 모델을 추천합니다.
15.6인치라 무겁긴 합니다만 핸드캐리가 많지않다면.....(2.4kg)
15.6인치 (1920 X 1080)풀HD i5 cpu /4g ram (8g까지 확장)/ i테라바이트 하드 /dvd장착/ 외장그래픽...hp니까 월드 워런티가능.
가격은 100만원....좀 무거워도 한 장소에서 오래 작업하신다면 훌륭한 스펙....(저는 차에다 싣고 다녀서 핸드캐리만 한다면 무겁긴 하네요 -.- )

조선인 2011-10-24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데스크탑 대용으로는 HP를 씁니다.
개인 휴대용으로는 삼성 센스를 선호하구요.
그런데 주드님에게는 엑스노트가 어울릴 거 같아요. ^^

비로그인 2011-11-0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케님, 조선인님,
저 애플의 맥북 에어로 구입하였습니다.
추천에는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제게 많은 것을 알려주셨어요.
이 공간에서 늘 많은 것을 얻어가곤 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조선인 2011-11-0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 애플을 좋아하신다면 쥴님의 맥북 에어 추천이 타당합니다. 윈도우만 사용하던 사람은 맥북에어 처음 사용할 때 운영체제나 단축키 적응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
 

살다 보면 '넌 이런 사람이야'라고 누군가 나에게 단정하는 순간이 있고,
나 역시 '그래,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어쩔 수 없이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런 동의가 가능한 건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저히 발뺌하는 게 불가능하리만치 '난 이런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최근에 직면한 두 순간.

하나.
한 아파트 한 동에서 3년쯤 같이 살았고,
그 집 큰아들과 우리 딸이 동갑이고, 그 집 작은아들과 우리 아들이 동갑이며,
큰아들과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같은 반에 짝이 되는 등
한 동네에 살면서 켜켜이 인연이 겹치는 그런 이웃이 있다.
아마도 6년째 살고 있는 수원에서 유일하게 '친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
어느날 우연히 그녀를 길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잠깐 담소를 나누는데
이웃집 00엄마랑 같이 점심 먹기로 했다며 같이 갈까 하시다가
"마로엄마는 낯가림이 심해서 00엄마랑 밥먹기 거북하지?"라고 하시는 거다.
조금 무안했지만 덕분에 예의바른 거절의 말을 궁리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난 그녀에게 그렇게 티나는가 반문해봤고, 유쾌한 그녀는 호호 웃었다.

둘.
'40대를 맞이하는 나의 자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착수도 못 한 게 있다.
바로 요가!
옆지기와 밤에 하는 산책 또는 걷기를 운동이라고 우기다가
더 이상 이래선 안 되겠다 불끈 결심하여 집 근처 요가원에 드디어 상담하러 갔다.
그런데, 두둥~
원장도, 강사도 몽땅 남자인 거다.
딱 한 명 여자강사가 있지만 나랑 시간대가 맞지 않았고,
난 남자 강사 중 한 명과 상담을 하다가 우물쭈물 양해를 구하고
옆지기에게 이 사태에 대해 의논을 하려고 전화를 했다.
옆지기는 한숨을 폭 쉬며 "너 성격에 거기 정말 다닐 수 있겠어?"라며 물었고,
난 그가 시키는대로 좀 더 생각해보겠다 인사하고 요가원을 나왔다.
사람 사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내가 동성이라는 잇점마저 없는 존재에게
교육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난관이라는 걸 옆지기는 너무 잘 아는 거다.

왜 갑자기 난 이런 사람이야 라고 끄적이냐고?
아직도 요가를 시작 못 했다는 변명이라고나 할까나. -.-;;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11-10-1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남자 강사는 불편해요?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회사다닐때 망가진 몸이 몸 쓰는 일 하니 무리가 오더라구요. 주말에 마사지 받는데, 남자 선생님이었어요. 뭐라 쓰기 힘든 몸 구석구석을 'ㅅ' 마사지 받았다는; 나중에 계산하는데, 밝은 곳에서 보기 살짝 민망하더군요 ^^;

여튼, 근육도 풀어줬겠다, 오늘부터 운동도 시작하려구요. 내 몸인데, 그 동안 왜 이렇게 방치했을까 싶더라구요.

조선인 2011-10-1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미용실이나 구두가게를 갈 때 남자종업원이 없는 곳을 골라요. 모르는 남자의 손이 닿는 게 참 거북해요. 좀 바보같죠.

책가방 2011-10-1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가림 심한것도, 남자 미용사가 거북한것도.. 저랑 같네요.
작은아이 3학년때, 아이들 데리고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적이 있었는데...전 못갔어요. 기껏 학교에서 몇번 본 사람들과의 여행이 영~~ 부담스럽더라구요.
이런 제가 싫지만 쉽게 바뀌지는 않네요.
그래도 한번 친해지면 정말 잘하는데...^^

조선인 2011-10-1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신기한 건 알라딘 사람들과는 전혀 낯가림 안 한다는 거. 이미 글로 충분히 만났었다 라고나 할까요. ㅎㅎ

순오기 2011-10-19 16:41   좋아요 0 | URL
내말이요~~ ^^
우리가 군산에서 처음 만났지만 낯가림 같은 거 전혀 못 느껴서 조선인님 이런 면이 있나? 깜놀했어요.ㅋㅋ

조선인 2011-10-2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굳이 앤의 말을 인용하자면 알라딘 사람들에게는 동류의식이 있다고나 할까요? 신기하리만치 거리감을 안 느낍니다. ^^

BRINY 2011-10-2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를 가고 싶지만, 근처 요가원은 너무나 '명상'을 중시 여겨요. 종교적 색체가 짙은 곳은 싫거든요. 그래서 못가고 있어요.

2011-10-2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랬군요. 몰랐어요. 내가 본 언니의 모습은 또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하니 재밌어요. ^^

그나저나 저같아도 요가원에 대부분 남자 회원들에 남자강사면 안 다닐 것 같아요. 미용실도 마찬가지. 왠지 모르게 징그러워서 털이 쭈삣쭈삣 솟아오르는 느낌.

조선인 2011-10-24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여자강사만 있는 요가원을 새로 찾아냈어요. 그런데 샬랄라 공주님을 위한 핑크천국이라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되요. >.<
귄, 어? 너는 이런 날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너희들 모두 그런 날 놀리는 거 재밌어하지 않았나? ㅎㅎ

2011-10-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기억하는 언니는 상냥한데 화나면 물불 안 가린다 정도? 진지할 때 진지하고 재밌을 때 재밌다 정도? 특히 남학우들 휘어잡을 때 정말 멋졌는데.. 낯 가린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아니면 시간이 일정 기억은 지워버리고 강렬했던 기억만을 남겨놓은건가요? ㅎㅎ

어쨌든, 좀 놀리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도 참, 이런 말 그렇지만,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

조선인 2011-10-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어엇, 이상한 기억이 남은 듯. 난 물불 안 가린 적 없고, 남자들 휘어잡은 적도 없어!!!
 

H는 나와 동갑이다.
자연히 회사의 다른 동료보다 좀 더 친했다.
안타깝게도 H는 일머리가 좀 떨어지는데 친하다 보니 내가 도와준 경우가 꽤 있고,
간혹 지나치게 많은 부탁과 의존을 해오는 경우가 있어 좀 불편했던 적도 있지만,
어쨌든 친구니까 꽤 많은 부분을 그냥저냥 넘겨왔다.

그러다 지난해 봄...
당시 아버지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응급실에 실려 가고 의식도 잘 잃으시고
우리 형제들은 병원 의사의 조언이 없었더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하필 그 무렵 H는 새로운 일을 맡아 나에게 조언(?)을 심하게 많이 구하곤 했다.
업무 성격상 낮밤 가리지 않는 그의 전화는 하루 십여 통씩 이어졌고,
난 회사나 집에서 전화를 받을 때는 참을 만 했는데,
아버지의 병실이나, 응급실 또는 중환자집중치료실에서 받을 때면 좀 많이 짜증냈다.
어쨌든 업무상 내가 그의 사수에 해당하니 참고 지냈는데...
어느 토요일 아침, 중학교 동창의 결혼식이 있던 날...
전날 난 동창에게 전화해 아버지 때문에 결혼식에 못 갈 수도 있다고 미리 사과했고,
당일엔 아침을 차리며 옆지기에게 결혼식을 갈까 말까 의논하는 얘기를 하고 있었고,
마로는 TV를 보며 히히덕거리고 있었고, 해람이는 늦잠을 자고 있었고...
그 아침, 병원에 있던 작은오빠의 전화를 받았다.

나만 허겁지겁 먼저 병원으로 출발했고, 이미 아버지의 의식은 없었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아버지의 귀에 대고 '저 왔어요.' 끊임없이 말을 걸어봤건만
미처 다른 식구는 도착하기도 전 전 작은오빠와 나만 임종을 지켰더랬다.
모든 식구들이 도착하면 그때 장례식장에 옮겨야 하나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그 때 H가 전화하여 난 황급히 집중치료실 밖으로 나가야 했다.
H는 그 전에도 내가 열번쯤 가르쳐줬던 일을 또 물었고,
난 나한테 전화할 일이 아니라 C사에 직접 통화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H는 나도 그 사실은 알지만 C사가 자기 말을 잘 안 듣는다는둥 사설을 늘어놓았고
참다 못해 난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막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거든. 그만 끊어!"

아... 그러나 H는 H였다.
그는 내게 다시 전화를 했다.
미안하다, 몰랐다, 한참을 사과를 하고 다시 끊는 거다.
그리고 2시간쯤 있다 다른 동기 L한테 전화가 왔다.
H에게 우연히 들었다며, 나에게 위로의 말을 하고, 장례식장과 장례일을 물었고,
경조휴가가 1주일이라는 걸 내게 알려줬고, 다시 위로의 말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 후 1년하고도 반 년이 지났건만 난 여전히 H를 피하고 있는데,
H는 여전히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모르는 일이 있으면 나에게 제일 먼저 묻고,
부탁할 일이 있으면 내게 제일 먼저 부탁하고,
시시때때로 이직이나 결혼 상담을 구하고 있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1년전 3월 27일 토요일 아침으로 돌아가는데,
그는 왜 일머리만 없는 게 아니라 눈치도 죽어라 없을까...
난 정말 H가 이직에 성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래서 송별식날 나는 말하고자 한다.
부디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내게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댓글(7)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연 2011-10-0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ㅜㅜ

머큐리 2011-10-0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2...

bookJourney 2011-10-0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에도 격하게 공감하고 있어요. 어느 직장에나 H 같은 인물이 한 명씩은 있는 걸까요? ㅠㅠ

조선인 2011-10-0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머큐리님, 공감이라고 믿겠습니다.
책세상님, 지난주에도 H는 저를 붙잡고 이력서 내는 이야기를 한참 상담하더이다. 정말 비명을 지르고 싶었는데, 꾸욱 참았습니다. 그저 H가 꼭 합격하길 바란다는 말만 거듭해줬어요.

2011-10-04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정말.. ㅠㅠ

눈치 없는 사람들은 콕 찝어서 얘기해줘야 해요.

무스탕 2011-10-05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라고 딱딱 잡아줘야 알아먹어요.
(그렇게 해서 제대로 알아먹는다는 100% 보장은 없습니다만;;;)
만약 다른곳으로 가서 조선인님처럼 대해주는 사람 없으면 그곳에서도 조선인님께 전화할걸요?

조선인 2011-10-0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귄, 같이 울어줘서 고마워.
무스탕님, 그러니 대놓고 말하려구요.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어제는 후배 A의 결혼식이었다.
쉬크하기로 유명한 A는... 결혼식에서도 너무나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줬다.
신부 입장에서 보여준 턱짓, 남편의 결혼축가 이벤트에서 보여줬던 손동작,
결혼식에 늦은 친구에게 보냈던 눈빛, 부케를 던지던 파워...
정말 그 어느 하나 예사롭지 않은 신부가 바로 A였다.

식이 끝난 뒤 커피를 한 잔 마시자 하며 자리를 옮겼던 우리들은
연휴 마지막날에 결혼을 하고 심지어 예식까지 올려야 하는 것을
A가 못마땅해 하는 게 틀림없다며 키득거렸다.
우리는 모두 A의 신혼생활이 어떨까 상상해보며 간간이 폭소했고,
그러다 기혼 대 미혼으로 나뉘어 대화를 하게 되었다.
특히 임신 2개월째인 새댁(?) B의 부부싸움 이야기에 모두 집중을 하게 됐다.

B는 서울토박이고 직장도 서울이지만, 결혼하면서 남편이 있는 0도시로 이사했다.
신접도 경기도권이지만 유독 출근시간이 빠른 회사를 다니다보니 통근이 쉽지 않다.
B가 부부싸움을 한 건 지난 금요일.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남편이 화장실 앞에 벗어놓은 양말이 눈에 띄더란다.
순간 B는 '난 O도시까지 이사했는데, 넌 여기에 양말을 벗니?'라며 폭발했다 하고,
나를 비롯한 유부녀들은 그녀의 대사에 격하게 공감했건만
아직 미혼인 4명은 맥락을 이해 못 하여 한참을 부연설명해줘야 했다.
B의 부부싸움 대사를 한 번에 이해하느냐 못 하느냐는
미혼과 기혼을 가르는 기준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구동성 공감했고,
애정남 사연으로도 채택할 만 하다 낄낄거렸다.

하긴 임산부를 위한 남편의 가사포인트는 달랑 10점인데,
자정 이후 비계절음식 미션 클리어가 500점이나 되는 이유를 모르는 것도
미혼과 기혼의 차이임에 틀림없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jy 2011-10-04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부녀가 아니어도 새백 B의 대사에 격하게 공감했는데요~ 우짜쓰까^^;

bookJourney 2011-10-0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200%에요. --;;;

조선인 2011-10-04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jy님, 오호 감정이입이 훌륭하십니다.
책세상님, 그죠? 그죠? 그걸 못 알아듣는 아가씨들이 참 부럽더이다.

瑚璉 2011-10-0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같이 청소를 싫어하는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좋ㅅ....(쿨럭)

2011-10-05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1-10-0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련님, 왠지 님은 굉장히 깔끔한 정리벽의 소유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ㅎㅎ
속닥님, 포인트를 놓치셨군요. 임신 2개월이랍니다. 자연의 섭리상 이 무렵의 여자들은 호르몬의 희생양이랍니다. 말도 안 되는 비약도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에요. 자정 이후에 꼭 비계절음식이 먹고 싶은 것처럼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