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 파주로 간다
2006.08.23 / 송순진 기자
충무로를 떠난 영화인들이 경기도 파주에 새 둥지를 튼다. 싸이더스 FNH의 차승재 대표와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등 영화 관계자들은 2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열린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제2단계 개발계획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제2단계 개발계획'은 이기웅 위원장과 차승재 부위원장, 건축 코디네이터 김영준 씨등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청사 모집을 완료했다. 입주를 신청한 업체는 싸이더스 FNH, 마술피리, 아이필름, 청어람, 청년필름, 김기덕 필름, 모호 필름 등 18개 업체. 자체 위원회를 통해 입주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차승재 대표는 "영화 제작에 관한 원스톱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업체들이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해 "작품 편수만이 문제가 아니라 질과 내용에 있어서 문화적인 기여도가 있는 회사, 한국 영화에 새로운 시도를 할 만한 자질 갖춘 회사"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문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에 자리를 잡은 파주 '북 시티'는 국내 유명 출판사인 민음사, 열림원, 창비, 문학동네를 비롯한 출판, 인쇄, 유통업체가 함께 자리잡은 민간주도의 기획도시로 눈길을 모아왔다. 여기에 영화인들의 참여가 더해지며 출판을 넘어 영상, 문화 도시로의 확장을 계획 중인 것. 차승재 대표는 "최근 한국 영화계는 산업적으로 고도의 성장을 보였지만 질적, 정신적 성장이 그만큼 따라왔느냐란 부분에는 의문점이 있다. (이번 파주로의 이주를 통해) 문학, 서사에 젖줄을 대고 서로 도움을 받으며 영화의 내적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10년 전 충무로 시절과는 달리 단순한 비즈니스, 더 심하게는 한탕주의와 배금주의로 발전하는 요즘의 모습을 보며, 문화 마인드가 있는 회사들을 다시 모아 충무로 시절의 따뜻한 문화를 다시 만들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이기웅 이사장은 "10년 이후에는 한국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지표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판사 생각의 나무 박광성 대표를 비롯한 출판인들 역시 "출판과 영상의 결함을 통해 더욱 많은 인프라가 구성되고 더 큰 가능성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