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모처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수다도 떨며 맛나는 걸 먹고 싶었다.

왜 혼자만의 착각인지.. 그냥 전화를 걸어

" 야 영화예매했어 몇시에 보자.."

이러면 그래 하면서 바로 달려 나오겠지 하는 그런 잘못된 생각...

무대인사표를 구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우행시 보자... 이 가을엔 이런 가슴 시린 영화 한 편 봐줘야 하지 않니?

헥헥.. 너무해.. 성당 자모회에서 5시에 끝나는데...

야 너 뭐냐... 미리 말을 해야지.. 시댁에서 오늘 벌초간다고 미리 시골간데...

아 쓰리다...

내겐 정말 친한 친구 4명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부터 싸우기도 지겹게 했지만 그래도 너무 소중한 친구들 이고.. 우리의 우정은 정말 변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그리고 남편이 아픈 친구도 생기고..

이제 우린 이런 저런 이유로 얼굴을 보면 이야기 나누는 일은 정말 큰 맘을 먹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주말 친구들에게 바람을 맞고 아가씨와 영화를 보고 명동 쇼핑도 하고 맛나는거 먹으면서도 가슴 한 편은 자꾸만 시렸다.

가스나들.. 가스나들...

이게 친구인가 보다.

 

이 영화를 꼭 보고 싶다고 했던 친구의 말이 생각나서.. 우행시와 문학의 숲을 거닐다 책을 선물했다.

그냥 방금전에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책 선물은 너무 좋아.. 책을 선물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더욱 더..."

 

이제 점점 이마에 주름도 잡혀가고... 거울을 보면서 이젠 정말 늙는건가봐 하는 서글픔이 밀려오는데 마음은 꽃다운 청춘인가 보다.  친구들과 떼지어 거리를 활보하면서 웃어도 보고 싶고...  같이 산에 올라가서 정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누워도 있고 싶다...

억새밭사이에 누워 우리가 서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하고 상상하던 그때의 우리 모습이 그리운건 뭘까?

친구가 너무 너무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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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9-19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 저도 공감해요. 그렇게 호탕하게 예매했다고까지 하는데 좀 나와주면 좋은데 현실은 정말 너무 달라요.

세실 2006-09-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가고 싶어요~~~
아줌마들의 서글픔이 바로 전화해도 바로 못 나간다는 거, 적어도 하루 전에는 연락을 해줘야 하는거.... 네요.
님 속상하시겠지만 이해 하시죠?

조선인 2006-09-20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얼굴에 주름이라고요? 뻥치지 마세요. =3=3=3

울보 2006-09-20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sooninara 2006-09-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나이들면 동창회니 하면서 모이는것 같아요^^

반딧불,, 2006-09-2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아이들 어느 정도 클때까지 어림도 없습니다.ㅎㅎ

로드무비 2006-09-2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스나들, 가스나들이라니, 에구, 많이 서운하셨구나!

프레이야 2006-09-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오늘 하루도 좋은 날, 행복한 날로 엮어가시기 바래요^^
하늘이 참 높아요~~

2006-10-02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2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11-0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저도 우행시 보고 울었어요^^ 영화 넘 아름답죠?
올해는 바쁘시구나..겨울방학에 서울가면 번개 칠께요.호호
 
처음 가진 열쇠 - 웅진푸른교실 8 웅진 푸른교실 8
황선미 지음, 신민재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퀴즈 선발대회...

조카들의 이번 방학 숙제는 탐구생활이 아닌 가족과 여행 다녀오기.. 박물관 다녀오기.. 그리고 주어진 책을 읽고 개학과 동시에 독서 퀴즈 왕을 선발하는 퀴즈대회 참가이다.

독서목록을 보니 내게 있는 책도 있고 없는 책도 있고 해서 주문을 했다.. 조카들의 친구 엄마들이 부탁하는 바람에 쏠쏠히 마일리지도 적립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

주문을 넣다 보니 4만원이 부족하다.   그래도 적립금은 받아야지 하는 마음에 이리 저리 척하다가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면서 동화의 새로운 맛을 알게 해준 작가   황선미...

반가운 이름에 덥석 집어 넣고 책을 받자 행복한 표정부터 지었다.

표지에 나와 있는 하이디와 비밀의 화원, 소공녀... 이건 정말 나를 위한 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나 읽는 내내 나는 추억 속을 거닐었다.

학교 대표가 되어 육상선수가 명자의 선수용 신발...

빨강 파랑이 그려진 학교 다닐 그렇게도 신고 싶었던 스파이크라고 불리던 운동화가 생각났다

체육대회 끈을 질끈 묶는 대표 선수들의 신발이 부러웠는데 바닥이 고무로 얄팍하고 가벼워서 신발을 신는 것으로 선수처럼 달릴 있었을 같은 착각이 들게 하던 운동화...

지금은 그런 운동화를 본지 오래되었다.

명자라는 이름이 촌스러워 하나를 명지로 살고 싶어하는 몽상가 소녀...   주언진 일들에 대해 마디 말없이 걱정하면서 실행을 해야 하는 명자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주신 선생님과의 만남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명자에게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장녀라는 이유로.. 딸이라는 이유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책임감 있게 하려고 하는 살림을 도맡아 했던 그래도 이제는 그런 조차 아련한 추억 속에 남겨야 하는 우리 세대들..

어쩔 없이 하는 것과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은 하늘과 땅처럼 많은 차이가 있다.

책을 읽다가 작가의 어릴 소중한 추억들이 이렇게 글로 엮일 있다는 것이 부러웠고 지금의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어떤 느낌으로 자기가 지내온 시간들을 얘기할 까가 궁금했다.

얘들아..   아무리 말하고 싶지 않아도 너희들은 정말 좋은 시대에 태어났단 말이다.. 원하는 것은 뭐든 있다는 얼마나 행복인지 아는 거니?

엄마랑 선생님들이 이런 얘기를 때마다 얼마나 웃음을 쳤던가.. 그런데 벌써 내가 이런 말을 하는 나이가 되다니..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있다는 정말이지 너무도 감사할 일이다.

지금쯤 또래 이거나 나보다 커버렸을지도 모르는 명자야.. 지금은 그때를 추억하면서 행복하니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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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8-2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진정 행복할까요??

인터라겐 2006-08-2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반딧불님... 잘 지내셨죠..
그래도 명자가 행복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오지 않나요? ^^ 행복해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06-08-25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선미님의 새책인가요? 목걸이열쇠가 생각납니다. 그 열쇠랑은 다른 의미이겠지만.. 황선미를 좋아하거든요^^
 

아침부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 듭니다.

조금전 친구한테 문자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서울이야.. 늘 건강조심해라.. 검진도 잊지말고....

이런 아침 부터 뜬금없긴는 하면서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아침부터 싱겁게 건강타령이냐?   요즘 부부가 서울에 자주 오는거 아녀?

건강조심해...

평소 친구의 모습이 아닙니다.. 씩씩하던 친구의 목소리가 풀기없이 축 쳐져 있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했습니다..

뭐야?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애 아빠가 췌장암이란다..

세상에나..   너 농담하는 거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초기도 아니고 상당히 진행이 되어 있어서 지금 병원을 2곳을 예약했다고 합니다.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서..

목이 메여서 친구도 말을 못하고 저도 뭔가로 맞은듯 멍해서 그래 그래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눈물이 나고 아직 젊은데..  지금 우리 나이가 몇인데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정말 말도 안돼고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바로 지난 달에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집들이 한다고 해서 놀러 갔다 왔는데.... 이제 자리 잡고 살만해 졌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친구는 지금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런지..

평소 건강은 밥심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우리 나이가 건강검진을 하면서 자기 건강에 신경 쓸 때가 되었나 봅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어지럽고 자꾸만 눈물이 나네요..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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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17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건강하세요...

하루(春) 2006-07-1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췌장암.. 흠..

조선인 2006-07-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췌장암이라니, 섣부르게 위로할 수도 없는 암이네요. ㅠ.ㅠ

세실 2006-08-1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보고 싶어 들어 왔다가 이 글 못보고 지나친 아쉬움에 몇자 적어봅니다. 암이라는건 시도때도 없이 불쑥 들어와서 가정을 마비시켜 놓는 못된 것이네요.
어제 친구도 갑자기 배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는데 혹시 암일수도 있다고 했답니다. 흑......
인터라겐님도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언젠가부터 우린 좋은 것들만 쳐주는 이상스런 세계에 살고 있었나 보다 것은 그저 낡고 보기 싫은 존재가 되어 뒷전으로 밀리는.. 그래서 아주 화려하고 좋은 것에 집착하면서 살게 하다.

역시 오래되고 낡은 것들에 대한 애착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 심했으니..

책을 받고 우리 남편이 마디 한다.. 나도 이렇게 찍은 사진이 있는데..

낡은 담벼락에 기대어 찍은 사진은 우리 어렸을 때의 공통점이 아니었을까아마도 어린 시절의 사진첩을 들춰 본다면 누구나 장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그런 흑백사진이었다.

사진과 시의 조화.

시인은 첫머리에 사랑 일색인 연시풍의 시에 식상한 독자들은 틀림없이 여기 실린 시들을 예뻐해 주리라 믿습니다 라고 쓰고 있는데 시도 좋지만 나는 흑백사진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지금은 자취를 감춘 파란비닐우산.

연탄을 지고 가는 소년의 모습에서 겨울철이면 가득 연탄을 들이면서 엄마가 분필하나 손에 쥐어 주고 세서 × 표시 해하면 동시에 부릅뜨고 연탄지고 나르는 아저씨 옆에 지켜 서서 셈을 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시와 시에 대한 시인의 해설...사진.. 모든 것이 어우러져 때론 버리고 싶었던 기억이나 기억하지 못했던 추억들이 새록 새록 펼쳐지는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살면서 잊혀졌던 것들이 이제는 아련한 풍경이 되어 내 머릿속을 헤집고 있다니... ..

시는 그저 학교 다닐 때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던 그런 것들에 불과 했는데 이렇게 시를 접하는 마음이 풍요로워 질 줄이야..

표지속의 환한 웃음을 짓는 소녀의 웃음만큼 내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갖게 하는 그런 좋은 시들과 사진으로 하여금 비오는 날 촉촉함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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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만큼이나 강력하게 길을 떠나도록 재촉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On the Road』다.

책을 만나기 전엔 받는 순간 단숨에 읽어 내려 있을 꺼라고 생각했는데 장을 펼칠 마다 가슴 속에 뭉클함이 남는 것이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다.

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들.

주변인이다.   여행을 떠남으로 얻는 득보다 실에 집착하는 그래서 하루 하루  여유를 갖고 뒤에 떠나야지 하다 결국엔 꿈꾸는 자로 남을 지도 모르는 그런 주변인이다.

저자를 포함한 15인의 여행에서 만난 이야기 나의 시선을 잡는건 아무래도 부부가 떠난 심재동, 임정희 부부의 이야기와 노년에 떠난 김선우,서명희 부부의 이야기였다.

부부의 연을 맺어 떠난 시기는 달랐지만 그저 사람이 하나 되어 세상을 엿보고 다닐 있는 것에 눈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다 보니 이렇게 훌쩍 떠날 있다는 정말 엄청난 큰일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휴가 날짜도 맞추기 힘들고 그렇다고 회사를 관두고 떠나기엔 감당이 무섭고..

세상을 엿보고 다니면서 물질에 대한 애착이 줄었든 다는 부부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며 살고 있는 내게 아주 일처럼 보였다.

패키지 상품으로 가이드가 안내하는 데로 이곳 저곳을 둘러 보고 오면 기억에 남는 하나도 없는데 발로 품팔아 걸었던 골목 하나 하나가 기억에 또렷이 남는다는 정말이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알아 들을 이야기 것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제주도 여행을 처음 갔을 같은 말을 씀에도 불구하고 그냥 낯선 땅에선 왠지 길을 잃을 같고 그래서 패키지 여행을 했었는데 그땐 정말 여기가 어디고 저기가 어디고 정신이 하나도 없이 시까지 오세요 하면 둘러 시간도 없이 후다닥 사진 장을 기념으로 남기고 나오곤 했는데 작정을 하고 남편과 떠난 여행에선 여기가 좋으면 계속 머물며 구석 구석을 구경하고 차를 타고 가다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멈추고 커피를 마시면서 여기 정말 좋다.. 했던 그런 기억들의 차이라고나 할까?

장기여행을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면서 떠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 나는 그래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고자 하는 꿈도 꾸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책을 덮는다.

책으로 대리 경험하는 세상과 실제로 내가 겪는 세상의 차이는 말로는 표현할 없을 테니...

아마도 나는 한동안 떠나고 싶은 마음에 몸살을 앓고 같다.   여행은 일상을 버리는 아닌 돌아와서 살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살게 되면 어떡하지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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