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8월
평점 :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을 즐겁게 해줄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룰에 따라서 경기를 하려고만 한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사각의 링에만 오르려고 한다. 내가 만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그 위에서 내가 놀면 안 되나? 사람이 없나, 내가 사람이 아닌가?
김홍탁의 새로운 책,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는 오늘 우리 청춘들의 삶의 방향을 이야기한다. 강요하지 않으며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의 시선이 좋다. 그의 생각이 좋다. 불편하고 힘들고 남들이 바라보지 않으려고 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자 하는 생각이 좋다. 남들 눈밖에 나는 일을 누가 하려고 하는가. 그러나 김홍탁은 그러한 방향에서 광고를 만들고 생각을 하고, 삶을 꾸려간다.
광고가 자본에 충실해야 하지만 광고가 좀 더 보편적이고 인류애적인 측면에서 움직여줄 수는 없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 공익광고가 그렇고 상업광고가 물건을 팔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함으로 해서 더 큰 이익,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김홍탁의 100가지 생각은 거기에 있다. 내가 읽은 그의 책의 느낌은 그렇다.
여행을 가고, 경험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즐거움이 생기고, 남과 다른 나의 생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후회하거나 그가 즐겨 하는 것들에서 그는 청춘, 젊은이들이 지금 주어진 삶과 헤쳐나가야 할 고비들의 답이 어디에 있는지 살짝 보여주었다.
억지로 강요해서 되는 것이 있나,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힐링도 그렇다. 실패를 격려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실패한 자에 대한 시선은 어떠한가. 흑인, 광고에 흑인이 얼마나 등장하는가. 하나의 세상, 다문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백인 모델을 더 선호하고 내세우는 것은 어떤가. 우리의 시선과 사고는 올바른가.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답이라고 하면 상대의 것도 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새로운 게임이다.
100가지 질문과 답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양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책의 편집과 디자인에 맞게 쓰인 그의 글,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조급증에 걸린 대한민국 사회에서 경쟁으로만 치닫지 말고 좀 더 호흡을 길게 하고 하늘땅을 바라보며 나를 찾는 길을 걷자고 한다.
"나는 우리 자신에게도 계속 새로운 약속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과의 합의를 통해서 계속 자신을 리셋하고 재부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인 줄 알았는데, 벌써 저만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넘버링을 달고 그 상태로 살아가는 것 같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이왕이면 다양하게 해석되는 기호를 달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59페이지 중에서
그의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그래, 어설퍼도, 덜 되어 있어도 내 것인 것이 좋은 것이다. 인공적이고 인위적인 것보다는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비뚤어져 있어도 내 것인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