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제국 - 문강형준 문화비평 칼럼집
문강형준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오히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현실의 더러움과 모순들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는지 읊조리는 냉소적인 목소리다. 따뜻하고 긍정적이고 부드럽기만 한 '진정성'이라는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한 차갑고 딱딱한, 무엇보다 '진실된' 그런 목소리 말이다. -70쪽


이 책은 저자가 우리 시대의 문화현상을 통해 바라본 사회 구조를 분석한 칼럼집이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았다. 무엇에 정신을 쏟고 살고 있는지 묻는다.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이 시대, 우리에게 미래는 정말 존재하는가? 전진을 외치면서도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니 말이 되는가.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욕망을 부채질하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지 않는가. 힐링이라고 포장된 우리 시대의 아픔은 개인의 것으로 치부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며, 분노는 줄여야 하며, 그것은 너 자신의 문제이니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는 것. 개인의 독특함은 사라지고 똑같은 규격대로만 맞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우리 지금 사는 세상이? 대규모 오디션을 통해 착한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사람을 불러 모아놓고는 그 안에 살아야 살 수 있다는 것으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하지 않나. 어느 것도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정답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나.


'창조'란 천재들의 전유물도, 상품으로 변환되는 아이디어도 아니다.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창조자가 가 될 수 있다. 좋아서 하는 놀이가 깊어져 어떤 수준을 넘어설 때 그것은 새로운 창조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아이도, 노동자도, 아저씨도, 할머니도 삶에서 작은 창조자가 될 수 있다. 이창동의 영화 <시>는 할머니가 쓰는 초라한 시 속에 들어 있는 삶과 윤리의 깊이를 보여준다. 문제는 누구나의 창조적 능력을 천재만의 것으로, 상품으로, 채용 기준으로 만들어 특화하고 대상화하는 정부와 자본의 좁고 천박한 상상력이다.-186쪽


저자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그가 기록한 칼럼을 통해서 지난 3년여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보고 뭔가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본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하고 그 아픈 것에 대해서 진정으로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은 마련될 수 없는 걸까. 우리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을 얻어내기 위하여.


성찰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사라질 때 인간과 괴물의 차이 역시 사라진다. -219쪽


이 책을 통해서 그간 방송매체를 통해서 보이고 우리 사회 속에서 등장한 다양한 기호들이 어떻게 해석되고 있으며 어떻게 봐야 하는가를 짚어볼 수 있었다. 좀 더 다르게, 좀 더 깊게, 좀 더 따뜻하게 상대를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갖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 좀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애매함이 인문학의 본질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애매함은 삶의 본질이며, 인간의 본질이며, 세상의 본질이기도 하다. 인간은 답이 없으며, 끝까지 답이 없는 세계에서 살다 죽는다. 그런 인간에게 확실한 정답과 정체를 강요하면서 이를 혐오와 폭력으로 연결시키는 사회라면 그곳은 분명 인간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회가 아니다. 이런 사회에서 인문학이 번성한다면 둘 중 하나다. 사회가 가짜이거나, 아니면 인문학이 가짜거나. -22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교과서 간디 - 사랑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6
류성민.류경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디에 대해서는 수없이 들었다. 비폭력 운동하면 간디, 간디 하면 인도. 


그다음에는? 그럼? 


그다음에 간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면 말이 수그러진다. 간디에 대한 책이 그동안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다양한 출판사에서 간디의 생애를 기록한 간디 자서전을 비롯한 많은 책들을 선보여왔다. '위대한 영혼, 간디' 그러나 대개 생애를 기록한 형식의 간디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번 21세기북스가 내놓은 '인생 교과서 간디'는 그가 남긴 정신을 놓고 두 학자가 한 주제 아래서 그의 저작과 생애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예수, 부처, 퇴계 등의 시리즈가 이미 나왔으며 이번 간디는 이 인생 교과서 시리즈 여섯 번째로 선보이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각각의 인물 편을 통해서 공통의 질문을 던져 그들이 생애를 통해 보여준 사상의 실천 속에서 답을 찾아 정리했다는 점일 것이다. 간디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행복에 대해서 묻고, 그가 삶 속에서 찾은 행복은 어떤 것인가를 묻고 답한다. 이웃에 대한 사랑, 내가 가진 것에 대하여 만족할 줄 아는 삶의 태도 등 지극히 소박한 것들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 않나. 더 갖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더 즐기기 위해 일한다. 정작 놀려고 할 때는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 우리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이 책을 읽을 때 진리를 추구하며, 비폭력 노선을 통해 인도의 개혁과 독립을 추구해 온 간디의 삶을 통해서 점점 지쳐가고 피로해지는 삶을 돌아보고 원래 가야 할 길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간디의 삶은 진리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진리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하는 삶이었다. 끄리빨라니는 간디가 추구한 진리를, 추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 진리가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실현될 수 있는 진리로 보았다."-41쪽


가진 것을 줄이고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의 태도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삶을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한 간디. 그의 정신과 삶의 태도는 오늘의 삶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솔루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많은 이야기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교육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부부의 관계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등 가정생활에 대한 부분이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가정의 불화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는 원만해 보여도 안으로는 곪아 있는 현실은 아닌가.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나도록 돌봐야 하는지 얼마나 알고 살아가는 걸까. 부모의 태도는 또 어떠해야 하는지. 


두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간디의 교육 이념을 재정리해서 알려준다. 


"요컨대 간디는 육체적 발달과 정신적 발달, 그리고 영적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전형적인 예로 손으로 하는 작업(수작업, handcraft)을 제시하고 있다. 물레질이나 직조 혹은 신발 만드는 수작업을 과학적으로 가르치고, 실제로 그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도록 하면서 수공예품을 만든다면 신체적 기관들을 발달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도 발달시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진리를 이를 수 있는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201쪽.


이렇게 간디는 사람과 신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실천했다. 이 책에서는 그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간디의 사상과 업적을 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친 몸에 시원한 물 한 잔이 몸을 개운하게 하듯, 마음의 피로에 맑은 물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생 교과서 간디', 맑은 생각이 필요할 때 읽어볼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직을 구하고 사람을 살리는 리더 정신
존 앨리슨 지음, 장진원.심규태 옮김 / 틔움출판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국내 한 공공기관의 리더가 해외출장 중 업무와 관계 없는 일정을 만들고, 회사비용으로 숙박과 식사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보도되었다. 그같은 지적에 해당 기관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실수였고 오해라고 대응을 했지만 그러한 상황유발을 시킨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답변도 궁색하다. 책임감 없는 행정, 낙하산 인사의 오명을 안고 있는 공공기관의 리더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 것인가. 귀중한 세금응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운영비용은 그렇게 새고 있지만 감사기관은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걸러내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들, 조직을 구하지도 못하고 사람을 살리지도 못하는 리더들.  


이대로 좋은가, 바꿀 수는 없는가? 왜 좋은 것을 배우지 못하고 좋지 않은 것, 버려야 할 것들만 가지고 가려는 걸까. 기존 관행대로, 습관대로 해온 것이라고 변명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그러한 것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잘라내고 쳐내지 않는다면 또 그러한 상황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도덕과 정의가 없는 리더는 생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생존이 가능한 이 이상한 구조. 의문스럽다. 어디서 잘못된 걸까. 


"조직의 성공 여부는 

구성원 개인의 능력과 전문 지식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의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 

성공적인 조직은 평생 학습을 지원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리더의 정신상태에 따라 건강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망할 수도 있다. 그러기우위해서는 리더 정신이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 책 리더정신은 바로 지금의 상황에 맞는 책이다. 회사 자금을 자신의 돈 인것처럼 쓰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못느끼는 리더,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기업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이유로 업무의 지속성을 위해서 그룹 회장을 다시 사면복권 시키면서까지 뒤를 봐주는 정부. 


원칙이 사라진 사회, 누가 신뢰하고 따를 수 있을까. 이 불편하고 힘겨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까. 


미 10대 금융기관 중 하나인 BB&T에서 CEO와 회장을 역임하고 미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게이토연구소의 CEO로 활동한 바 있는 존 앨리슨(John Allison)이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정신을 논한 이 책은 전체 23장으로 구성되었으며 2부로 이루어졌다. 


자신의 책(The Leadership Crisis and the Free Market Cure)을 들고 포즈를 취한 전 케이토 연구소 CEO 존 앨리슨(John Allison). 



존 앨리슨(John Allison)의 저서.




행복한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를 연구해 온 존 앨리슨이 CEO로 활동했던 CATO Institute의 최근 홈페이지. 이 연구소의 비전은 '개인의 자유, 자유시장, 작은 정부, 평화에 기반한 자유롭고 번영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존 앨린슨은 말한다.



인간 번영을 위해 어떤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한 삶을 위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지 조목 조목 분야별로 짚어본다. 일단 책읽기가 쉬운 게 장점이다. 내용이 이리 저리 튀지 않고 한 길로 집중한다. 읽는 이가 그만큼 편하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함께 사는 세상,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업이 지역사회에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하며, 직원들은 어떤 태도로 고객을 대하고 일을 해야 하는지, 그러한 직원들을 책임지는 회사는 또 어떤 비전과 목적으로 직원을 교육하고 이끌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공동의 비전과 목적을 제시하라


1부는 행복추구의 가치를 다루고 2부는 개인, 조직,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자세를 다룬다. 기업가로서 리더로서 조직을 이끈 저자의 경험이 잘 정리되었다. 미국기업의 특성과 조직문화로서 다소 우리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리더의 모습, 리더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조직이나 사회는 비전과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비전과 목적은 개인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리더는 그 조직 구성원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공동의 비전과 목적을 만들어낸다."-본문 37쪽


이 책에서는 존 앨리슨이 그가 몸담았던 조직에서 리더로서 무엇보다 직원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진행에 몰두한 그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기업의 비전을 만들고 그것을 직원과 공유하는 일은 함께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를 묻는 일이 우선이다. 


"비전은 개인 또는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개인의 비전과 함께 자신이 속한 조직 또는 가족의 비전을 분명히 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본문 23쪽


이 책을 번역 소개한 공역자는 SK주식회사의 임원으로 있는 장진원과 한국CFO스쿨의 심규태. 두 사람 역시 한 기업의 리더로서, 그리고 그러한 리더들을 대상으로 교육업무를 주관해온 터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현장감 있게 번역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 가지는 이 책이 단순히 기업의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이 그러한 듯도 하지만,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어떻게 만족감 높은 삶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기업의 사례를 보자. 20여 명 정도 되는 규모의 조직. 외부투자를 받아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현재의 경영 상태를, 그 책임을 그는 자신이 지기보다는 조직원들에게 돌렸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결정도 본인이 내리지 않았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했다. 조직원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하도록 하는 듯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회사는 투자를 추가로 받지 못했고, 조직원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회사는 문을 닫았다. 


30 여년의 오랜 명성을 지닌 회사는 그렇게 1년 여 안 되는 시간 속에서 그대로 무너졌다. 그 안에 리더는 없었다. 왜 리더는 제대로 역학을 하지 못했을까. 그에게는 리더 정신 자체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번에 리더의 정신을 읽으면서 혹 한 가지 키워드로 이 책을 정리한다면 무엇을 꼽겠냐고 묻는 다면 실천력이라고 하겠다. 리더의 요건 중 하나는 실행 능력이다. 리더는 조직원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전하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완성할 수 있게 이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서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좋은 나무에 좋은 열매가 맺는다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좋은 리더가 좋은 직원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만난 리더들을 생각해보고, 그들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들이 이룬 성과는 무엇이고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를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짚어보니 더욱 지난 시절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리더의 바람직한 태도는 부정적 상황을 의식적이고 솔직하게 정의하고, 낙관적이며 이성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큰 위험을 느끼면서도 계속 "미소를 지으며" 팀에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성공 가능성의 여부를 떠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이성적으로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 리더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순간 실패는 현실화된다. 긍정적 에너지를 갖는 것은 좋은 결과에 필요한 집중력을 높여준다."-본문 184쪽


이렇게 리더의 태도를 다루고 있는 여러 장에서 중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그 중 2부. 17장의 소재는 인상적이다. 결과를 이루어내는 것은 생각과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한 실천이 있어야 한다. 의지가 있다면 그 의지를 더욱 강하게 다질 수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있는 현실을 피하기만 해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 


뻔한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공식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살을 빼고 싶다면 운동을 하고 살을 뺄 수 있는 조건들을 정리, 실천해야 한다. 생각만하고 실천이 없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제대로 상황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며, 올바르게 상황을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리더, 부정직한 리더로 인해 한 기업의 도덕성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회사를 위해 일한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는 사례들을 뉴스를 통해서 접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리더에게 바라는 도덕적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소비자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허위 광고로 속이는 기업의 브랜드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최근 몇몇 기업들의 사례로 알 수 있다. 


최근 국내 개봉된 영화 빅 쇼트의 포스터


극 중 마이클 버리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위기의 도래를 예측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며 어떤 일이 닥칠지를 분석했다.


그런 면에서 영화 빅쇼트는 시사하는 바 크다. 경기 침체를 불러 일으킨 2007-2008년 금융위기 사태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정직하지 못한 기관과 정부의 행태를 고발하는 영화다. 국민의 돈으로 부를 누리고 결국 그것으로 인해 무너졌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도덕 불감증의 사태를 짚어보는 의미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리더의 정직성에 대해서 언급한다. 조직의 부정직성을 그대로 방치함으로 해서 일어날 수 있는 파괴적인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정직한 직원이 조직을 결국 파괴한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는 의미 있는 목표를 공유하며 효과적으로 일할 수 없다. 정직은 신뢰를 낳는다. 정직성의 결여는 신뢰를 무너 뜨린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정직성을 평가하는데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의사소통이 잘못되거나 상황이 적절하지 못해서 오해나 혼동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연하거나 습관적인 부정직 행위는 용인되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의도적인 반쪽 진실은 조직을 파괴한다. 아무리 높은 실적을 낸다 하더라도 정직하지 못한 직원을 직원을 조직에 남겨둬서는 안 된다. 그들의 부정직이 결국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이다.-87쪽 


많은 기업들이 중간관리자와 팀장을 대상으로 한 레벨 업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팀을 구하고 조직을 살릴 수 있는 가에 대한 유의미한 일이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하게 된 것은 보다 근본적으로는 개인의 의지를 강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천능력을 키우는 일, 그 실천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재료는 긍정적 에너지와 이성적 판단, 정직이라는 것이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해나가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왜 그런걸까, 라고 묻는 일들이 매 순간 일어남으로 해서 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내라 바로 내 삶의 리더다. 내 삶을 누군가 대신 살아 주지는 못한다. 단순히 기업의 책임자만 팀장만 리더가 아니다. 누구나 리더로서의 삶을 살아가기에 이 책이 제공하는 메시지는 그래서 더 가슴에 더 와닿는다. 


"일선 직원이 문제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문제인 것이다. 리더는 행동하고, 생각을 바꿔주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나서야 한다."-195쪽


기업은 끊이 없이 이윤을 만들어 냄으로 해서 생존을 할 수 있다. 이익 창출이 되지 않는 순간 기업은 정체 된다. 이 순간에 리더는 기업의 선순환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시대에 점점 희박해지는 도덕성, 창의성과 긍정성을 갖춘 리더가 조직을 살리고, 실력있고 의지 강한 직원을 길러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리더의 정신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2007년 국내 출판된 마쓰시다 고노스케 회장의 '사업의 마음가짐' '경영의 마음가짐'이 떠올랐다. 그 책에서도 경영자, 즉 인재경영을 위한 리더의 책임과 직원들을 대하는 리더의 태도에 대해서 강조를 했다.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으며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양한 소양-이성적 판단, 창의성, 생산성, 비판적 사고능력 등-들이 궁금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개인, 조직, 사회 속 '인간번영'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결하는 인간 - 그들은 왜 공유와 경쟁을 즐기는가
리드 호프먼.벤 카스노카 지음, 차백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게 남아 있는가? 


직장은 더 이상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다. 보험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상품은 우리 노후를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옛날에는 이자 받아서 생활이 가능했다. 물론 옛날이야기이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이자로 일 없이도 살았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최저금리 시대를 살면서 대출로 먹고사는 시대다. 언론은 위험스럽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걱정스럽다. 


우리 인생을 지지해줄 수 있는 것은 그럼 무엇이 남아 있는 건가. 


사람, 그래, 사람이다. 


세상을 바꾸는 기적이 매일 일어난다. 할 수 없었던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고 있는 세상이 아닌가. 기술 집중 시대 속에 있는 우리, 우리가 기대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인맥이다. 사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어떤 사람이 그럼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함께 가기를 원하는 걸까. 


이 책, 연결하는 인간이 그 답을 전한다.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제대로 시간을 쓰는지를 점검해볼 일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그와 나누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내가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지도 못한 기업들이 파산을 하고 안전할 것이라고 기대한 기업들이 직원들을 거리로 내몬다. 나는 살아야 한다. 당신도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한다. 생존의 길이 결코 다르지 않다. 끊어져 있던 네트워크가 있다면 살려라. 살릴만한 가치가 있다면 좀 더 들여다보고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내가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 상대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남보다 달라야 한다. 남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한 인간이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한 성장 배경에는 어떠한 네트워크가 작동했는지를 추적한다. 내가 살아 있음을 상대가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진로는 중고등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가장 종은 플랜 B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다르면서도 상당히 연관이 있는 진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랜 B를 고려할 때에는 가급적 한쪽 발은 현재 위치에 굳게 내린 채 다른 한쪽 발은 새로운 영역으로 내디딜 수 있는 기회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즉, 지금 진로와 관련이 있는 인접 영역에서 틈새를 찾아야 한다. -본문 110쪽.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어떤 네트워크로 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앞서 나의 진로를 먼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좀 더 긴밀해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 소문의 전파 속도가 이전과 다르다. 좋은 소식은 전하고 나쁜 소식은 끊어지도록 해야 한다.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태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연결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어려울 때 제일 좋은 투자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나의 진로를 바꾸는 것, 내 삶과 인생을 바꾸는 것, 어렵지 않다. 다만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진실이 투입되어야 한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의 인맥을 한 번 들여다봐라. 그들은 어떻게 부를 이루고 명에를 얻었는가를 말이다. 돈 버는 사람들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의 시도에는 위험도 따르지만 그냥 얻어지는 것들이 무엇이 있겠는가. 끊임없이 연결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 고리에 걸리면 나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보다는 확실한 행동으로 기회를 얻어야지.


"사실 실패의 원인 중 상당수는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즉각 행동하지 않아서이다. 언제가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듯이 결정을 내린다는 건 지금 당장은 선택폭을 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진로에서 전진하려면 특정한 기회가 다가왔을 때, 비록 시기적으로 불편하고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그 기회를 움켜잡아야 한다."-본문 232쪽


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연결을 통해, 운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직장인을 위한 진로 선택 가이드. 본문 가운데 별도 페이지로 들어가 있는 내용들은 요약 형태로 다 읽지 않아도 그 부분만 명심해도 올 한 해 진로는 좀 더 다양하게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레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었다. 한 커피집에 놓인 책을 들고 나왔다. 공유해서 읽을 수 있게 스티커가 붙어 있던 책이다.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한 인간의 수용소 생활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려졌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기억을 불러왔을까 싶다. 


그러나 작가 말대로 자기가 본 것만, 들은 것만 있는 대로 쓰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무한 고통 속에서 어떻게 인간이 변하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인간을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생각케 했다. 


그의 다른 작품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불어 그의 생환을 다시 한번 축하하고,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시대와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남은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것이 인간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차례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삶을 겸허하게 그리고 소중하게 가꾸어야 할 이유가 우러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