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 요시모토 바나나의 즐거운 어른 탐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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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인생경험을 기록한 책. 작은 책이고 짧은 문장이지만 정작 우리 삶을 향해 물어야 할 질문과 내 스스로 찾아야 할 답을 위한 작가의 생각이 들어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우리 인생의 길잡이라는 말이 무엇보다 와 닿는다. 자신의 길을 찾아서 작가로서 인생을 시작한 작가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본다. 삶의 의미와 그리고 그와 함께 늘 우리 곁에 있는 죽음의 의미도 함께 말이다. 


"일단 어른이 되고 나면, 모든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어린 시절의 감각이죠. 인생을 헤쳐 나가기 위한 길잡이는 그것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몇 살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그건 다르지 않아요. 다만 어린 시절에 체험한 일의 가치와 자신이 원래부터 갖고 있던 것의 중요함은 어른이 되지 않고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으니, 인생이란 참 절묘한 것 같습니다." -15, '어른이 된다는 건'(요시모토 바나나) 중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공부는 꼭 해야 될까?

-친구란 뭘까?

-똑같다는 건 뭘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나이를 먹는다는 건 좋은 일일까?

-산다는 것에 의미는 있을까?

-열심히 한다는 건 뭘까?


이렇게 여덟 개의 질문을 통해서 인생을 묻는다. 어른으로서의 시작은 언제였는지를 뒤져보고 어른이 주는 그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공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것이 인생에 주는 것은 무엇인지를 말이다. 시기가 있지만 시기가 없는 게 공부아닌가.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할 것, 그리고 산다는 것의 의미 등등. 작가 삶의 경험을 통해 찾은 답을 읽어본다.


"남과 다르지 않고 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다운 멋을 즐기려는 사람을 저는 조금도 나쁘게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삐져나오고 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이기를 바라는 것이죠."-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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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편안한 죽음 - 엄마의 죽음에 대한 선택의 갈림길
시몬느 드 보부아르 지음, 성유보 옮김 / 청년정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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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죽음, 그러나 고통스러운 삶. 마지막 삶의 순간에 찾아온 암.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인간. 온갖 약을 쓰며 생명을 연장하지만 결코 이겨낼 수 없는 순간. 그 순간에 밀려오는 고통. 본인에는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지켜보며 알 수 없는 희망을 거는 가족의 일상.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그 인간이 맞이하는 그 삶의 고통의 순간, 죽음이라는 것을 글로 옮겼다. 암이라는 존재를 이길 수 없는 인간의 고통. 


"자연사란 없다. 인간에게 닥쳐오는 어떤 일도 결코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에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러나 개인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돌발 사건이다. 죽음은, 그가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엇으로든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다."-217쪽.


엄마의 딸, 딸이 지켜본 엄마의 시절과 죽음으로 가는 길에 있는 병상의 엄마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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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같은 글쓰기 -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와의 대담
아니 에르노.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지음, 최애영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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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같은 글쓰기.


아니 에르노와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이 두 사람간에 주고 받은 글로 만들어진 글쓰기에 관한 대담집.


몇 번을 읽다가 말고 읽다 멈춰 다시 처음 부터 읽기를 했는데 가닥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한 작가의 글쓰기에 대해서 주관을 배제하면서도 그녀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의 질문과 태도가 마음에 든다. 물론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과 그녀가 거침없이 쓰고 남긴 글 또한. 


다음에 또 다시 읽어봐야 할 책.


"내게 하나의 텍스트는 생각과 욕망의 미끄러짐과 겹치를 통해서 조직되는 무엇입니다."-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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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수업 -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 세계 최고 인재들의 생각법 3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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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의심하고 교양을 쌓아서 

리에 다가가려는 

진지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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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생의 후쿠하라 마사히로. 그는 학생들의 유학을 돕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IGS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이다. 1992년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경영 분야를 공부하고, 2000년에는 자산운용사의 임원으로 일을 했다. 


금융권의 인재가 왜 철학적 사고를 들고 나왔을까? 왜 그는 돈과 명예가 걸려 있는 그 세계를 떠나서 사람의 본질에 대해서 묻고 따지는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후쿠하라 마사히로는 이 책을 내기 전에 이미 2권의 책을 더 낸 바 있다. 


<하버드의 생각수업>,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이다. 그의 일은 미국 명문대의 유학생활을 돕는 일이다. 똑똑한 인재들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살펴보며 그가 느낀 바,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적인 사고이며, 오늘의 명문대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이 공부하는 방식은 바로 묻고 답을 찾는 철학 수업에 있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주장하는 그는 우선, 우리 스스로가 아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출발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의 주장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주장, 내 생각을 내놓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이 어떠한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내 철학적 사고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적 사고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의심하라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 그것에 대해서 의심하고, 다시 짚어보려고 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그렇게 해서 내 생각을 키우는 것이다. 내 생각이 커야 철학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사람 수만큼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시험 문제는 정해진 답을 요구한다. 우리의 삶이 그 같은 문제와 답에 길들여왔다. 그러다 보니 답 하나만을 찾는데 몰두한다. 세상은 그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 


두 번째는 질문하라는 것이다. 질문하지 않는 인간은 진전이 없다. 질문하지 않으면 내 답을 가져갈 수 없다.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답을 찾아내려고 한다. 동서양의 교육 차이가 어디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가? 글쓰기, 토론 등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쓰는 데 있다. 그러한 수업은 IT 제품과 디자인 분야 등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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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려면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해서 '나의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철학적 사고'이며 

그런 사고가 몸에 밴 것이 '교양'이다."

-46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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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이 처한 현실, 좋았던 시절, 그리고 지금의 경제적 침체기 상황에서 일본이 돌파해나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언어적인 문제, 소통의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그러한 국가 간 문화적 차이의 이해와 관용이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태도임을 이야기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삶의 태도에서 찾았다. 그것이 밑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주장을 하는 직원보다는 조직에 물들어 살아갈 수 있는 순응적인 인간형을 뽑아 쓴데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역동성 없는 조직을 만듦으로 해서 혁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저나는 기업이 주는 그런 울타리, 껍데기에 갇혀 우쭐대지 말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열린 사고와 철학적 사고로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것 중 다른 하나가 영어 공부이다. '암기 전쟁'이 되어버린 일본의 교육 현실을 지적하고 그것이 오늘날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를 반성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는 문장은 의심하라는 것. 의심! 내가 알고 있는 것이진실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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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답은 하나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쪽으로 쉽게 빠져든다. 

이를 의도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101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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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소통하라'는 것이다. 철학적 사고의 기본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대화이다. 대화는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진다. 내 질문이 깊지 못하면 들을 수 있는 답도 차이가 난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답이 다르다. 그건 상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다르지 않다. 나 자신과의 대화,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내가 처한 위치,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좀더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미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애 한다. 타인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를 기반으로 내 생각이 만들어지고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단계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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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을 통해 나는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점은 

그 자리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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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강조하는 부분은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저자는 타인의 생각,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차이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받아들이라는 점을 언급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으며, 세상을 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활동의 참여를 적극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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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받아들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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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의 철학 수업>은 길지 않은 텍스트이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일관성은 그만큼 도드라져 보인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사람이 갖고 살아가는 것들, 지식과 교양을 의심하고 그것을 토대로 내 질문을 만들라고 재촉한다. 


'의심하라', '질문하라', '소통하라', '다양성을 인정하라', 위 4가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들을 토대로 삶의 자세를 한 번 다시 가져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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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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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고 묻지 않는 삶이라고 모든 생각을 저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다. 계획의 노예가 되지 말, 목표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중에 사로잡히지 말고, 현재에 조금 더 충실하자는 뜻이다."-45쪽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은 앞에 그가 쓴 책에 비해 전해지는 메시지의 힘은 좀 약하다. 이미 앞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그의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에 그가 전해주고자 하는 말들이 담겨 있거나 이미 다른 책을 통해서 그의 삶과 생각들을 접했기에 다소 가볍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물음에 마음을 쓰면서 어렵게 살지 말고 오직 내려놓고 살라고 한다. 


"남의 환심을 사려는 욕망에 충실한 것은 노예근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이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는 이 허무의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적인 사랑에 다가가는 것이며, 그것을 내 주위로 전파하는 것이다. -40쪽


상대를 사랑하는 것,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 무엇에 충실해야 하는가. 


마음의 눈을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 보는 눈을 가지라고 하는데, 그게 눈이 좋다고 해서 보이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의 속 마음, 속사람을 들여다보는 눈을 갖는다는 것 말이다. 그것은 곧 내 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리라. 내 마음도 모르면서 상대 마음을 어찌 들여다볼 수 있겠는가.


소설가 이외수는 한 강연에서 4가지 눈을 강조했다. 육안, 뇌안, 심안 그리고 영안이다. 이 눈을 통해서 행복감을 느끼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떤 눈을 뜨고 바라봐야 세상이 아름답게 다가올 수 있을까. 


알렉상드르 졸리앙은 한국 삶을 통해서 사람을 찾고, 또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가를 깨달으며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내려놓음에 대해서 몰두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추구하고자 애를 쓴다.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위해 애쓰고 있는 건가.


선과 기독교를 오고 가며 그 수행의 폭을 넓히는 그는 양쪽으로부터 공격도 받지만 또한 공감도 이끌어 낸다. 그렇게 대립하고 싸울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를 온전히 내던져 행동에 뛰어들려면 자신을 꽁하니 들여다보는 짓을 멈추어야 한다."-33쪽.


문제를 복잡하게 바라보지 말고 단순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에 가득한 분노, 시기, 질투 오만 것들을 다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려면 내가 먼저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수행자의 삶을 따라 산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말이다. 그래도 날 선 대립보다는 공감의 눈을 갖고 살아가려 애쓴다면 좀 더 나은 삶이 되지 않겠는가. 나에게나 그리고 내 이웃들에게나. 


'혜천'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1975년 생의 철학 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저자가 3년간 한국의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남긴 에세이다. 새해 시작하는 지금, 뭐라고 되어야지 하는 생각에 조바심은 더욱 강해지는 데 이 책은 좀 더 자유로워지라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을 그렇게 달래본다. 억지로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안되면 될 때까지, 되게 하라는 해병대 정신에는 '위배'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쁜 버릇을 버리고 좋은 습성을 길러 자기 회복의 원동력을 불러오도록 새롭게 분발해야 한다."-78쪽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한 외국인 철학자의 수행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지점에 와 있으며 무엇이 고장 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다만 '모든 것이 허무하고 덧없는 동시에 그 자체로 완벽하고 경이롭다'고 말하는 그의 그의 생각을 다 받아들이기는 아직 내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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