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인 1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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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요즘 별로 접하지 못 했다.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일과 관련 있는 책들을 읽는다. 그래도 가끔 소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울 때 만난 소설, <고지인>.


<닥터 이방인>의 원작 <북의>의 작가 최지영의 소설이다. 


우리는 일하면서 늘 새로운 상상이 없는지 따져 묻는다. 뭐 좀 새로운 것이 없는지 묻는다. 그런 직원은 다른 직원들로부터 '이쁨'을 독차지한다. 물론 시기 질투도 한 몸에 같이 받는다. 


최지영 작가는 새로운 생각을 어디에서 찾을까, 나는 그 점이 궁금하다. 그의 전공이 그래서 그런 걸까. 이야기를 엮는 솜씨가 좋다. 동양사학이라서 그런지 그의 소설 속에 깔려 있는 역사적 배경은 독자들이 소설 속으로 더욱 가까이 들어갈 수 있게 이끈다. 한 권 한 권 낼 때마다 더욱 깊어지는 그의 스토리가 다음 작품을 더 기대하게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등장을 하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연결이 되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지고 다음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게 만든다. 결국 그렇게 '염일규'와 관노 '아리'가 엮이고 '흑도'와 '아리'가 다시 엮이는 장면까지 이어지니 말이다. 흑도는 과연 송기문의 원을 풀어줄까? 


고지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상상이 잘 버무러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와 계룡산 등 고지인의 이동경로 등 지역을 넘나드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좋다. 다만 죽음의 위기 마다 누군가 나타나 목숨을 건지는 염일규의 이야기는 다소 뻔해보기도 한다. 그래도 이야기가 살아가려면 주인공이 남아 있어야 할일이다. 


아리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도 궁금하다. 그러려면 2권을 읽어야겠지.


"소현세자의 호위 무관이었던 형은 살아 숨 쉬는 동안 단 두 가지 일에만 오롯이 매달렸다. 하나는 의문에 싸인 세자 저하의 사인을 만천하에 명명백백 밝혀내는 일, 다른 하나는 은근슬쩍 봉림대군이 채간 옥좌를 되찾아 세자 저하의 친자를 올바로 앉히는 일이었다."-75쪽


원수를 갚기 위한 흡혈귀 인간 고지인의 삶, 그 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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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지미 리아오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틀빅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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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두 사람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그랬던 두 사람은 삶의 순간에서만큼은 같은 곳을 가고 같은 곳을 밟는다. 

"그들은 똑같은 오솔길을 걷고 똑같은 낙엽을 밟는다...."

몇 장을 넘기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가 외로움이 다가왔다. 만나야 할 사람이 만나지 못하는 순간,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사람. 돌다 돌다 다시 만나는 사람,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다만 늦게 다시 찾아오는 그 사랑의 시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그 남자 그 여자를 찾아보는 재미도 좋다. 색으로 찾으면 쉽지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쓴 대만 출신의 지미 리아오의 그림은 상뻬 그림인 줄 알았다. 

그림과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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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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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즉 고객이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정말로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힘 있는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본문 14쪽 중)


2014년 10월, 일본에서 '기획 없이 살 수 없는 입장에 자신을 놓는다'는 마스다 무네아키(Muneaki Masuda)의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지적자본론>이 출간되었다. 기획하는 사람이 미래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스다 무네아키, 그가 '디자인 싱킹'이 어떤 결과를 만들고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 놓은 책. '세계 최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가치 최대화를 지향하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다케오 시립 도서관처럼 고객가치 창출에 기반을 둔 편안한 공간 구성이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모았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일본 다케오 시의 시장, 히와타시 케이스케가 다케오 시립 도서관 운영을  1983년에 첫 '츠타야 서점 히라카타점'을 연 마스다 무네아키에게 맡기면서 연 100만 명이 찾는 도서관으로 변신한 까닭이 어디에 있었는지 두 사람 간 대화를 바탕으로 기획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장래의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책은 기업 활동의 본질을 창조라고 본 저자가 기획이란 무엇인지,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서 군더더기 없는 설명이 돋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비스의 '제안 능력'을 이야기하는 바  큐레이션 시대로  들어선 지금 서비스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그의 제안 능력은 바로 디자인 능력이다.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중심적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이 책은 민음사가 2015년 11월, 번역 출간 현재 6쇄까지 인쇄, 소리 없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왜 이 책이 인기를 모으고 있을까. 


사람들은 이 책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궁금했다. 


이 책 본문 끝 CCC의 공간들에 나오는 사진들을 먼저 보고는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공간을, 가보고 싶은 공간을 만든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였구나 하는 생각에 가져던 궁금증이 바로 풀렸다.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운영자로 지정된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2011년 연말에 세우는 등 일본 내 1400여 곳 이상의 츠타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 Co., Ltd.)의 창업자겸 최고경영자가 이 책의 저자였으니 말이다.  


츠타야(TSUTAYA)가 어떤 곳인가.


책과 문화공간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 아닌가. 단지 책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츠타야 서점이다. 


"서점이 안 되는 이유는 서적을 판매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


궁금해하는 것, 왜 츠타야 서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걸까, 그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바로 그 궁금한 질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획력이다. 무슨 특별한 기획이 있나, 그렇다면 그들에게서? 


책 구성도 기획력 넘친다. 출판사의 편집력도 한몫했겠지만 느낌이 그렇다. 짧지만 임팩트 넘친다. 서장을 시작으로 기승전결의 구조로 이루어졌다.  


기-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승-책이 혁명을 일으킨다

전-사실 꿈만이 이루어진다

결-회사의 형태는 메시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현대카드가 생각이 났다. 


현대카드도 자신들이 이룩한 혁신에 대해서 책을 통해 소개를 했다. 현대카드는 단순히 신용카드 회사가 아니라 문화 회사로서의 인식 전환을 통해서 회사의 이미지를 레벨업을 했다. 현대카드는 꾸준히 해외 스타들을 초청 오프라인 컬처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문화공간 창출을 위한 노력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떠오른 것이 바로 교보문고.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의 분위기가 새로 바뀌었다. 교보문고의 새로운 매장 구성 아이디어는 어디서 온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유통 쪽의 입장에서 진열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의 분류를 강조, 자신들이 운영하는 츠타야 서점에 기획의 힘을 쏟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객 가치의 존재를 최대한 의식해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 매장의 존재를 생각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는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시도할지 궁금해진다. 


민음사의 이 책 <지적자본론>이 나오기 전 매거진 B는 특정 브랜드 만을 다루는 잡지로,  2015년 6월에는 츠타야 서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렇듯 츠타야 서점과 그 안에 형성된 문화 에너지들에 대해서 출판과 서점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남들이 가지 않는 길,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에 더 욕심을 내야 할 이유를 발견한다.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좀 도 생각하고 기획하는 태도가 좀 더 혁신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임을 느끼게 한다.  


츠타야는 이렇게 고객중심의 경영과 기획으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1400여 개 확장, 전국적인 망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들은 자신들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미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새로운 시험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무, 즉 돈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해왔지만 지금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서는 플랫폼이 강조되고 직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통한 기획력, 즉 지적자본이 요구되는 시대임을 강조한다. 또한 본문 중 새로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 더 없이 필요한 것이 디자인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침체된 일본 사회에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의지가 보인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본문 53쪽 중)



이 기업이 다케오 시장의 요청으로 다케오 시립 도서관 운영까지 맡는 일을 보면서 앞으로 국내 전자 업체들의 전자제품 매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자의 입장이 아니라 방문자의 입장에서 좀 더 편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단순히 전자제품만을 갖춘 공간이 아니라 제품 사용을 도울 수 있는 전문서적과 교양서적들이 함께 진열될 수 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이념은 '자유'입니다."


이러한 공간 창출의 배경에는 기업 경영자의 아이디어와 혁신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닫혀 있는 공간이 아니라 열리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직원들로 하여금 갇힌 사고가 아니라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사원들에게 자유를 요구한다. 사원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길이지만 그 길의 끝에는 커다란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획이 실현되었을 때의 감동은 그 정도로 거대한 것이다."-(본문 20쪽 중) 


국내 상황과 일본의 상황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일본 츠타야 서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이나 혹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한 번쯤 들여다볼 사레 중 하나로 여긴다. 최근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오프라인 중고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예스24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과 다른 기획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은 그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자유, 즉 얼마나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가에 따라서 인간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양과 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생각게 한다. 폐쇄적이고 자유로움이 사라진 도서관을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힘, 기획의 힘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일본 다케오 시 시장 히와타시 게이스케와 마스다 무네아키의 대담은 짧지만 인상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기업은 모두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이 책은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 간의 기획과 업무협력이 어떤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성장의 정체를 보이는 공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 경영자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이 책을 통해 잊고 살았던, 아니면 있는지조차 몰랐던 자유와 행복, 그리고 세대와 세대 간의 연결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주는 감정은 개인마다 다 다를 것이다. 그들의 생활방식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도. 그러나 이렇든 문화예술의 공적인 공간 활용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부분은 우리가 참고하여 볼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기계적인 분류, 형식적인 틀에 갇혀 있는 생각과 공간을 고객중심으로의 공간 배치와 사고 전환을 위해서 직원들에게 더 없는 자유를 부여해보자. '꿈을 이룬다는 의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 그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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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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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지만 작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김훈 작가님의 문장 스타일이 떠올랐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그렇다. 스타일이 '여자 김훈'같다. 

"나는 왜 글을 쓸까. 존재의 신비를 탐구하기 위해서다. 나 자신을 견뎌내기 위해서다. 내 밖에 있는 모든 것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75쪽

다른 책은 제대로 읽어보지 못 했다. 우연히 접한 이 책에서 그녀가 이탈리아 속으로 들어가고자 그렇게 갈망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가를 알면서 사람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찾아볼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익숙한 문장들은 작가에게 분 아니라 읽는 독자에게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평생 나는 태생의 공허에서 멀어지려 했다. 그 공허는 날 당황시켰고, 난 거기에서부터 도망갔다. 그 때문에 나 자신에 만족하지 못했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인 듯했다. 글을 쓰면서 난 등장인물들 안에 날 숨기고 내게서 도피할 방법을 찾아냈다. 날 계속 변화시키는 방법을."-135쪽.

낯섦을 통해서 새롭게 다 가고자 하는 1967년 생의 줌파 라히리의 이 책은 이탈리아어가 그녀에게 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예찬이며 투정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쓰는 언어와 자기가 살아오면서 익숙하게 사용한 영어, 그리고 이탈리아어를 통해 늘 자신을 불완전한 상태로 몰아넣고 그 속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몸부림, 작가의 새로운 글쓰기를 하고자 하는 열정을 느낀다. 

"나는 모은 단어 모두와 연대감을 느낀다. 책임감과 함께 애정을 느낀다. 단어가 기억나지 않을 땐 내가 혹시 그 단어를 떨어뜨린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46쪽

익숙한 삶의 편안함을 벗어나서 변신을 꾀하는 고통의 과정이 그녀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이 책 속에는 이탈리아어로 쓴 그녀의 단편, '변화'도 들어 있다. 비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문장,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자신의 삶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외부에 언제나 있다고 생각한다."-42쪽

불안을 작가로서의 글쓰기 삶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줌파 라히리. 그녀는 이 책 시작에서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게 된 이유와 과정을 설명하고 끝으로 넘어가며 결국 자신이 이룩해 놓은 그 여정을 돌아봤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고 힘든 일이었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내가 이탈리아어로 쓴 문장은 모두 내가 만들어 건너야 할 작은 다리다. 계속 설명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난 망설이며 다리를 만든다. 다리가 그렇듯 모든 문장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날 데려간다. 낯설지만 멋진 여정이다. 새로운 흐름이다. 이제 나는 거의 익숙해졌다."-85쪽.

줌파 라히리의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이 책은 내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다른 이들에게도 소개해보고 싶어지는 책 중 하나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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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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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얽혀 있는 서양사를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다.  왕들의 이름과 국가 간 전쟁사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내 능력 밖의 일이다. 그래도 이해해본다고 책들도 구해 읽어보지만 결국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접는 일이 더 많았다. 

개인적으로 교육부문에 관심이 많다. 자유가 배제된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은 창의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콘텐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지원과 투자가 있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 육성을 통해 한 쪽으로 쏠리는 상황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다음 세대의 학생들은 좀 더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창의적 사고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 생각해 볼 때 바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라 본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어떤가.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히는 것들이 우리와 다르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가르치고 격려한다. 부모는 자녀들이 각자 주어진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도전하도록 지원한다. 

이 오래된 동서양의 각각 다른 교육 방식이 오늘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이 책, <군주의 거울-키루스의 교육>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묻는다면 앞에서 이야기한 바대로 우리 삶의 현실이 왜 이러한 가를 더없이 느꼈다고 답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어떤 리더를 갖고 있는지,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책 2부에서 이야기하는 군주의 임무를 읽으며 우리는 언제 이런 인물을 만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머지않은 시간 안에 나타날 수 있을까. 

우리 사회 리더들, 특히 정치를 하고 있는 분들, 정치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렵지 않다. 역사유적지와 작품들을 통해서 저자가 손꼽아 이야기하는 것들을 이해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느꼈다. 문장이 꼬여있지 않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분명하다. 저자는 무엇보다 이 번 책을 쓰면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놓고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키루스의 교육' 등 역사서에 등장하는 군주들을 호명하여 어떤 점이 문제인지 살펴볼 수 있게 돕는다. 


군주의 첫 번째 임무

1. 정의를 위해 선한 사람을 악한 인간의 횡포로부터 보호하는 것

2. 군주는 세월의 변화를 인식해야 하며, 시간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계절의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3. 탁월한 장수는 자신의 운명을 불확실한 행운에 의지하지 않은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으니 참된 군주는 남의 호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스스로 무장을 갖추어야 한다.

4. 자발적인 복종을 얻어내기 위하여 마음을 얻어라. 
-마음의 단계
*로고스의 수사학적 단계(명확한 논리와 정확한 문법)
*에토스(열정적)
*파토스(고난을 함께 나누는 것)
자발적인 복종을 통제의 결과가 아니라 지식보다 지혜를 사랑하고, 백성들보다 더 혹독한 시련을 참고 견디는 군주에게 헌정되는 존경과 찬사다.

5. 군주다움을 지켜라. 싸워야 할 때는 물러날 때를 알라.

6. 군주의 아내도 군주다. 품위는 함께 지키는 것.
참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군주의 아내도 군주처럼 행동하고 기품과 위업을 갖추어야 한다. 군주는 결코 혼자되는 것이 아니다.

7. 그러니 다른 사람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키루스 대왕과 같은 군주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의 뒤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그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추종자들이 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 

8. 수비가 아니라 공세를 취할 때 군사들의 영혼에서 용기가 뿜어져 나온다. 
-전쟁의 원칙
*적의 아군부터 무력화
*수비가 아니라 공세
*의도를 갖추는 것
*병사들의 사기 고취

군사들의 사기를 고취시켜 적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키루스가 선택한 전쟁의 마지막 방식

9.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라.
누구든지 스스로 서 있다고 자만하는 자는 곧 넘어지게 된다. 넘어지지 않는 방법은 언젠가는 내가 넘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10. 레거시를 남겨라.
권위, 존중을 받는 군주의 삶.

11. 초심을 잃지 마라. 
질투심을 최대한 적게 유발하도록 처신했다.
제국은 얻는 것은 위대한 일이지만 얻은 후에 그것을 지키는 것이 더욱 위대한 일이다.

12. 제국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인재 등용 원칙
*독실한 신앙심
*사려 깊은 사람보다 자제심이 강한 사람
*탁월함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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