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 ‘나’라는 물음 끝에 다시 던져진 질문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권수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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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스스로 하는 질문은, 왜 사는가, 무엇을 해야 가치 있는 삶을 사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삶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조건들은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이미 앞서 산 많은 사람들이 해 주는 말과 글을 통해서 삶의 가치를 더 크게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싶다. 그래서 책을 붙들고 씨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쪽 저쪽 가리지 않고 읽는다. 물론 경험과 지식의 한계가 있어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은 하고 싶다.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는 그런 점에서 돋보인다. 내가 궁극적으로 던지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권수영, 김동길, 신용하, 유동식, 이기동, 조한혜정, 진중권, 한명기 이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 한국인들의 특성과 한국인들이 안고 있는 삶의 본질적인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다양하게 제시한다. 

한 사람의 의견에서 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것들을 종합해 볼 수 있는 백과사전이다. 다소 산만한 느낌이 그래서 들지만, 놓치고 있는 점들은 없는지 짚어보게 한다.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안고 있는 지리적 위치와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지,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를 찾아 볼 수 있도록 조언한다. 정신과 영혼과 관련한 부분은 다소 이해가 될 듯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좀 막연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러한 요소들이 우리 정신에 들어 있고 문화 속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정신과 물질, 육체와 영혼. 이 두 대립되는 것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조화롭게 이 모든 것들이 움직여준다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원만하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속에서 다투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들을 내려놓고, 비울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함께 사는 삶이 아름답지 않나. 교육, 사회, 정치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행복을 위해 움직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여질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기회를 좀 더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진중권은 한국인의 진화 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가 '이기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를 표방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권수영은 왜 한국인은 유독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분노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본다.  그중 하나를 '거절감'에서 찾는다. 원래 그런 민족은 아니었는데 관계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의 삶 속에서 제대로 참지 못하고 화를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한국인의 마음을 살펴보고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 민족이 어떤 흐름을 안고 지금까지 왔는지 짚어보면서 한국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신용하는 이 책에서 '자주독립과 영토주권의 상징, 독도'라는 제목으로 일본이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독도에 대한 역사적 사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시한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다음 길을 나설 수 있다. 이 책이 어디로 가야 할지 우리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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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철학사전 - 한눈에 보고 단숨에 읽는
다나카 마사토 지음, 이소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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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이용하는 도서관에 외국의 한 정치인의 인생을 다룬 만화책을 신청했는데 거절을 당했다. 이유는 만화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니면 책의 내용 때문인데 우회적인 거절을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공공 도서관에서는 만화책을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나름대로 구매 비용과 기준 절차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딱히 거절의 이유가 마땅치 않은 듯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러스트는 그럼 어떤가? 그건 가능할까? 다른 그림책들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들은 도서 구매 신청이 가능하다. 


사람의 이해를 돕는 것은 단순한 문장보다는 그림이나 일러스트 등 시각적 요소들이 독서를 자극한다. 그러나 아직 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요지가 많다. 


철학사 전이 일러스트로 나온다면 그건 또 어떤가?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한, 해독하기 어려운 한글이 가득한 책 대신에 그림과 도표로 이루어진 철학사전은 독자들에게 매력적일까? 텍스트로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림과 표로 개념을 정리, 요약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 선택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일러스트 철학사전>은 이 둘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잘 하고 있다고 본다. 관련 용어들이 서로 연결이 되어서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서론 연관된 내용들은 다른 페이지에서 더 알 수 있게 해주어 인물과 개념이 어디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다나카 마사토는 그래픽 중심의 도서를 기획출판하는 저자이다. 같은 사물을 놓고 시대마다 철학자마다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그림으로 비교해 볼 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의 이름도 헷갈리는 데 개념까지 서로 혼동이 되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이 책에는 고대의 소크라테스를 비롯 근세의 몽테뉴, 현대의 에드워드 사이드까지 모두 87명의 철학자와 그들이 남긴 사상과 철학-이데아, 이상 국가, 형이상학, 포스트모던-등 가까이 두고 필요할 때마 살펴보면 좋을 책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겠지만 서양철학과 사상에 대해서 관심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도 좋을 듯싶다. 


저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도대체 얼마의 책을 읽은 것인지 궁금했는데 책 뒤에 참고문헌 리스트의 압박이 크다. 이 책을 통해 놀라움과 새로운 발견을 독자에게 기대하는 저자의 말처럼 새로운 발견으로 삶을 충만하게 하는 그런 시간을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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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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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 가 허구인가, 정말 구별하기 힘든 <매직 스트링>이다.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한 모든 사람들이 총동원되었다. 마법의 기타줄이 사람을 이어주고 다시 데려갔다가 데려온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중 구조의 소설 구성이 지루할 뻔한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 한다. 그렇게 집중하고 몰입을 하는 동안 프레스트의 운명의 시작을 마침내 만날 수 있다.


미치 앨봄은 도대체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인가 짐작이 안 될 정도다.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구조이지만 모두 진짜 이야기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아마도 책 속에 있는 모든 숫자에 있지 않을까. 


지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 사람의 운명을 추적하고 그를 기억해나갈 때 우리는 지금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밴드에서 내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가 하고 말이다. 밴드는 결성되고 다시 해체된다. 


가족은 어떤가? 가족도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고 자녀들이 태어난다. 그렇게 하나의 밴드가 구성이 된다. 시간이 흐르고 늙어가며 우리는 서서히 이별을 준비한다. 밴드의 음악은 멈추지만 다시 또 새로운 밴드가 어디선가 구성될 것이다.


"프랭키 프레스토의 전주곡은 불행한 탄생으로 시작해서 미하레스 강의 첨벙 소리로 끝났어요."


물에 던져졌던 프랭키 프레스토의 운명의 시작과 그 끝을 돌아다니며 정신이 없기도 했다. 도대체 이 사람 운명은 뭐가 이리도 기구한 것인가 싶었다. 

그러나 그를 멋진 연주자로 기억하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삶은 죽음 후에 더 빛나게 될 수도 있고 그냥 바로 묻혀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가슴 아픈 멜로디 속에서 운명이 남긴 주석일 뿐이에요. 눈먼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뿐인 아들을 기관실에서 나온 두 남자에게 넘겼어요."


자신의 음악선생님이 자신의 아버지였던 프랭키 프레스토 그의 편안한 휴식을 기원한다. 그는 지금 자신이 남긴 음악 악보를 보고 기타 줄을 만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니 해도 압권은 노파, 조세파의 등장이 아닐 수 없다. 


프랭키 프레스토의 운명을 띄운 그 여자가 아닌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그 순간에 현장을 지켜보며 다른 운명 속으로 건너가게 한 여인,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속죄하는 삶으로 괴로운 운명의 인생을 살았다. 우리 삶을 늘 지배하고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이것은 괴로움, 고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그 반대로 희망인가. 


"여러분이 연주하는 노래 중에는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도 있고 결코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것이 있죠. 하지만 한 곡의 연주가 끝나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한 곡의 연주는 곧 우리 삶, 생명일 것이다. 그 곡이 끝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 테고. 그리고 매 순간 실수하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나 마침내 달성하는 일도 있지만 근처도 가보지 못하고 마는 일도 많다. 





"난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떠나기 전에 한 가지 고백을 해야겠어요. 재능은 뼛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에요. 입술에도, 폐에도 손에도 들어 있지 않아요. 난 음악이라고요. 음악은 인간의 영혼과 연결되어 있고 말이 필요 없는 언어지요."


500여 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을 읽기가 벅차기는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보고 느끼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잠시뿐이라고 할지라도.


"가끔은 그렇게 용기를 내야 했어요."


그래, 용기.


그리고, 지금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자, 그들과 함께 어떤 음악이라도 연주해 볼 용기를 내보자. 색이 변하는 그 순간을 위해서.


장소

스페인 비야레알

영국

우드스탁

필리핀



주요 등장인물

바파(바파 루비오)

프랭키 프레스토(루비오)

엘 마에스트로(카를로스 안드레스 프레스토, 카르멘시타의 남편)

카르멘시타

알베르토

오로라 요크

카이

노파(조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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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후와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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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그의 작품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미즈마루가 함께 만든 그림책, 후와후와. 집으로 어느 날 찾아 온 고양이에 대한 하루키의 소감이 미즈마루의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고양이는 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사실 고양이나 개를 키워 본 일이 없다. 그러다보니 뭘 그렇게 끼고 사는지 싶다. 자는 곳까지도 데리고 와서 같이 자지를 않나. 하루키의 소감을 들으니 안키워볼 수 없는 동물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고양이는 사실 단순한 동물이 아니지 않나. 인간 옆에서 인간의 삶을 보고 사는 동물이다.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하루키, 그의 고양이 예찬을 들어봐라. 고양이 털이 주는 온기...털과 그 몸에 흐르는 온기에 대해서


"나는 그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털에 
손을 뻗어, 통통한 목덜미며
끝이 동그래진 차가운 귀 옆을, 가만가만
같은 리듬으로 쓰다듬어주다가
가르릉거리는 고양이 소리 듣는 것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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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괴테처럼 - 세상에 흔들리지 말고 세상을 흔들어라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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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에 대해서는 수없이 들어도 정작 그가 남긴 작품에 대해서는 읽지 않았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듯한 이 느낌은 뭘까. 허세 혹은 자만. 그가 남은 작품이 한 둘이 아니다. 그가 남긴 작품은 그의 삶의 이야기이다.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고민과 갈등과 방황이 들어 있다. 방황하지 않는 삶은 삶은 아닌 듯한 느낌마저 든다. 


많은 작품들에 대한 프리뷰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 이남석은 괴테의 작품을 그의 삶과 독서를 통해서 다시 보여준다. <젊은 베르터의 고통>,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시와 진실>, <친화력>, <이탈리아 기행>이다. 이 책을 중심으로 괴테는 왜 그렇게 삶의 고통과 방황에 대해 집착을 했는지 살펴보고 독자로 하여금 인간 삶의 이유를 찾아 떠날 것을 권한다. 


"괴테가 고민한 사랑, 성장, 구원, 실존, 좌절과 희망 등의 주제들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괴테는 탁월한 이성을 바탕으로 삶의 조건을 꼼꼼히 분석하여 각 주제를 인간의 지성과 감성으로 사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에서 다루었다. 사회에 대한 불만, 꿈에 대한 열정, 성공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 자기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혐오,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에 대한 시기심, 기성세대와의 갈등, 인생을 단 한 번에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헛된 욕심, 노력 없이 성공하고 싶은 조급함 등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삶에 뒤따르는 번민과 갈등은 괴테의 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27쪽.


성숙한 삶은 고통에서 시작한다.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괴테는 "마음으로 원한다는 것은 무언가가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분명히 느끼는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원하는 것은 그 부분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제어하고 상대방을 확인한 뒤 나의 요소와 상대의 요소를 결합하려 노력해야 한다."-163쪽.


이 책은 괴테의 작품의 흐름과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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