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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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의 책이 모두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가 낸 책 모두를 읽고 이런 말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 접한 이 책은 내가 이전의 다른 책에 기대했던 그의 문장과는 좀 다르다. 아무래도 한 가지 주제를 갖고 접근한 소설과는 다른 여행일기 형식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가 다녀온 곳들을 여행 에세이로 기록하고 다른 잡지나 매체에 실었던 글들을 모은 책이어서 그런가. 중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라오스에서 그가 느낀 바를 기록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여유를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는 부분 말이다. 여행은 삶을 풍부하게 만들고 삶을 깊이 있게 다듬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계를 좁혀주고 한 곳에 머물러 사는 삶의 편협함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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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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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이라는 말을 사실 잘 이해를 하지 못 했다. 제목이 각각 달라서 단편들을 한 가지 주제로 모은 소설로 이해를 했다. 그게 맞는 건가. 각각 다른 시점에서 쓴 소설들이지만 그것들이 퍼즐 식으로 다 연결이 되는 내용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각각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내용이나 소재는 개인적인 취향은 사실 아니다. 말 그대로 충격적이다. 다른 소설도 이 번 소재처럼 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맨 부커상 타이틀을 단 책이라니 더 읽어보고 싶었던 책. 작가 한강의 다음 작품은 언제나 나올까. 이번 책보다 더 강한 소재를 다룬 책이 나올까. 


"나는 아내의 움켜쥔 오른손을 펼쳤다. 아내의 손아귀에 목이 눌려 있던 새 한마리가 벤치로 떨어졌다. 깃털이 군데군데 떨어져나간 작은 동박새였다. 포식자에게 뜯긴 듯한 거친 이빨자국 아래로, 붉은 혈흔이 선명하게 번져 있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으로 이어진 <채식주의자> 인간의 꿈과 현실을 오고가는 동안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복잡하기도 하지만 한 가지 주제로 다시 돌아오는 작가의 소설 구성은 독특하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그녀가 그토록 한국인들이 바라는 그 상을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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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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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배철현 교수의 인간 마음 살펴보기다. 저자 배철현 교수는 이 책 심연을 4부로 구성하여, 각 소재별 하루 10분 정도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사람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본다. 


본문 읽다 보니 밑줄 긋고 싶은 내용들이 많다. 따라 옮겨 적어 놓은 텍스트들이 많다. 책 읽고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실 강한 요즘에 이 책은 쉬어 읽어라고 하는 듯 말을 건넨다. 인생의 쉼표가 필요하듯 책도 쉬어가며 읽어 무엇을 말하려는지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이 책 안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들, '침묵', '실패' 등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내용이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저자가 삶을 통해 얻어낸 영감을 글로 풀어 냈다.


4부 중 개인적으로는 2부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들에 대해서 관심이 더 간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연습, 관찰'은 인상적인 소재다. 


"관찰이란 가시적으로 보는 것을 넘어 '안 보이는 것을 보는' 행위다. 우리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도록 뇌와 눈을 훈련해왔다. 하지만 그 대상의 배후에 있는 어떤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닌 관습과 편견의 시선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보기' 때문이다."-136쪽


사람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것들, 그것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만한 일이 없다. 책 제목과 같은 본문, 심연의 내용은 이 책의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곳, 그 안으로 들어가서 들여다봐야 한다. 각자의 심연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나올 때 보이지 않던 희망을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길가메시는 먼 길의 여정에서 그리고 죽음의 고통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생명의 힘을 얻었다. 죽음 속에서 삶을 발견하고, 고통 속에서 삶의 희열을 발굴했다. 그렇다면 내가 감행해야 하는 인생의 여정은 어디로 향해 있는가. 내가 추구해야 하는 나의 심연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157쪽


살아남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 되어버린 듯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화나고 짜증 나는 순간, 우리는 그 긴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까. 난폭해지는 삶에 갇힌 우리는 좀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우리 마음을 꺼내놓아야 한다. 그게 살아가는 길이다. 


앞으로 나아가 갈 길이 막혔다면 돌아서 생각하자. 그건 내가 더 멀리 나아가는 길이다. 


"사유란 내 손에 쥐어져 있는 정과 망치를 통해 어제까지 내가 알게 모르게 습득한 구태의연함을 쪼아버리는 작업이다.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나의 생각을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마술이다. 그러면 내가 만들어낼 조각품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내 손에 들려 있는 정을 부단히 움직이게 하는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122쪽


무심코 넘겨짚었던 단어들을 한자로 다시 풀어 생각을 깊게 만들고 신화 속 인물들을 데려와 생각의 길이를 넓혀 준다. <심연>의 저자 배철현 교수는 현재 2105년에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인문-과학-예술 혁신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건명원의 운영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뭔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갇혀 멈춘 사고를 키우려면, <심연>이 기 실마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배철현 교수의 전작, <신의 위대한 질문>도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이 무엇이며, 얼마나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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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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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김하나의 <내가 좋아하는 농담>은 그가 경험하고 접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 지난 2013년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매일매일 부딪히는 일들을 담아 그곳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는 빼고 붙여 놓으면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부터 해서 공유의 경제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관심사 만큼 이야기 내용도 다양하다. 그만큼 그는 유연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선택과 집중, 과감성 등을 가진 삶의 태도 기업 운영 방침은 큰 기업이든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든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디어'라고 하면 무언가를 새로 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여기던 거들을 없앰으로써 기존과는 다르게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탄생시킬 수 있다. 우리 주위에도 그런 것은 무수히 많다. 뼈 없는 순살치킨, 무테안경, 디카페인 커피, 씨 없는 수박, 미러리스 카메라, 끈 없는 브래지어, 무선 인터넷 등등"-191쪽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아이디어들이 큰 기쁨을 주는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아무나 시도하지 않는 일들을 통해, 아차, 나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데 하는 것들 말이다. 


"지금은 모두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들도 처음부터 그런 모습으로 탄생한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의 발상과 시도가 더해지고 더해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문득 이런 사실을 깨달을 때 타성으로 굳어 있던 우이의 내부는 좀 더 유연해진다."-56쪽


더불어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책, 영화, 광고 등 그의 다양한 관심 분야만큼 다양한 소재들의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다양성 추구를 재촉 받을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난 수많은 일들을 다시 점검하고 그것들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살펴보며 삶의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펴보게 된다.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농담>은 아이디어에 목말라하는 삶을 위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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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남자 - 다시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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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끝에 남는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 


남자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 누구나 한번쯤 갖게 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저런 걱정 없이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앞뒤가 보인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눈에 더 보이는 것은 아닌가. 


저자 김형경이 쓴 <오늘의 남자>는 중년, 그리고 노년이 이르는 남자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 문제가 풀리면 세상 사는 일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 막혀 있어서 그런건지. 뉴스를 보면 제대로 볼 만한 뉴스가 없다. 경쟁하고 대립하고 싸우고 터지는 일들이 가득한 사회면을 보면 답답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보니 남자들이 왜 그토록 그렇게 사는 가 하는 생각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보도록 재촉하고 있다, 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의 잘못된 행동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추적하고 있는 저자의 남자 보고서. 권력과 지위를 탐하는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짧게 짧게 이어진다. 


"본질적으로 남자가 권력과 지위를 탐하는 이유는 가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모든 인간이 꿈꾸는 '불멸'을, 자식과 재산을 통해 성취한 듯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안정감을 원하는 이들은 더 큰 권력을 탐하며, 정의조차 힘이 있어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서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나 이타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가 거기 있을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힘 그 자체일 뿐이다. 힘을 얻기 만 하면 나머지 좋은 것, 선한 것들은 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165쪽.


동감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다양한 남자들의 세계 그러나 어찌보면 남자들은 똑같다라는 이야기처럼 사는 모습은 달라도 가는 길은 다르지 않은가 보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남자의 나이, 성, 노년의 삶 등을 통해서 우리 시대 문제적 남자들의 이유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모색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어떤 남자인지 생각해고 싶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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