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와라 신야, 여행의 순간들
후지와라 신야 글 사진,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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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신야. 


도전과 방랑이 인생을 만든 분이라 생각한다. 무서움이나 공포도 없다. 후지와라 신야에게는 그러한 것이 있다 해도 한 번쯤 걸고넘어져야 할 대상들이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내디딘 세상을 전하는 후지와라 신야의 여행기. 곤란한 상황도 그에게는 그냥 일상이다. 불편한 일상도 때로는 쿨하게 넘기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꽂히는 불편한 시선은 걷어내야 속이 풀리는 사람이다. 여행이 삶을 두텁게 만들었고 그러한 것들을 책을 통해 또 가볍게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진정한 삶을 향한 여정이 이 짧은 에세이를 통해서 우리가 모르는 혹은 알고 있던 곳이라도 그의 시선과 글로 인해 풍성해지고, 새롭게 보이고 낯선 풍경으로 전해진다. 


작가 이전에 사진가로서의 명성 또한 높다고 한다.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이 강렬하다. 


"셔터는 염불과 비슷한 데가 있다. 촬영자가 '기도'하면서, 또는 '소망'하면서 셔터를 누르면 그 기도가 이루어진다. 눈앞의 대상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언어라는 전달 수단에 도움받지 않고서도 그런 일이 이루어진다." -182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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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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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그에 대해서 뭐 다르게 할 말은 없다. 


이제 한 권 두 권 그의 책을 다시 되짚어 읽어 본다. 아니 처음 접해보는 것들이다. 물론 그전의 화제작들을 접해봤다. 베스트셀러 혹은 읽어야 할 책 목록, 화젯거리다 보니 안 읽고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니 읽어야 했던 것도 있다. 초창기에 나온 책들은 접해 보지 않은 것들. 


무라카미 하루키 회고록이라는 타이틀을 단 마라톤 이야기,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의 인생사가 들어 있다. 달리는 것은 소설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장거리 경기다. 기초 체력을 갖추어야 오래갈 수 있다. 달리기 위해서는 몸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재능과 집중력과 지속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재능이지만 후천적인 노력, 집중력과 꾸준하게 운동하듯 글을 쓰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주변 잡다한 것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그가 그토록 많은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외로움이 만들어 준 것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들을 통해서 그는 소설을 쓰고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가져왔다. 


"나는 어느 쪽이냐 하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혼자 있는 것을 별로 고통스럽게 여기지 않는 성격이다." -34페이지. 


그리고 그는 달렸다. 달리면서 생각하고 달리면서 글을 썼다. 팀 경계에 뛰는 선수보다는 혼자 하는 경기에 더 맞는 사람이라고 말하듯, 그는 같이 어울리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즐긴다. 달리는 것이 그에게 1등을 위한, 남을 이기기 위한 게임이 아니다. 그의 삶의 방식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나 직업적인 영역에 있어서나, 타인과 우열을 겨루고 승패를 다투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고 그것으로 세계는 성립되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나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그와 같은 차이는 일상적으로 조그마한 엇갈림 낳고, 몇 가지인가의 엇갈림이 모이고 쌓여 커다란 오해를 발전해갈 수도 있다."- 39페이지


나는 어떤 성격인가,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고 같이 있는 것도 좋아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내가 다가올 나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 이 회고록이 나에게 몇 가지 생각들을 던져준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더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글쓰는 것과 달리는 것은 다르지 않다. 적어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는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은 혼자와의 싸움이다. 물론 독자를 상대로 하는 것이기에 그도 생각해야겠지만 말이다. 달리는 것은 어떤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 역시. 


쓰고자 마음먹은 후 10여 년 후에 완성된 책이라고 한다. 2007년 8월에 나온 책이니 아마 97년에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을 것 같다. 10년을 기다려 준 편집자에 대한 인사도 빼놓치 않았다. 


외로움, 결핍, 상처와 경험, 자신과의 싸움이 오늘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루었다. 뭐 이밖에 다른 것들도 충분히 많이 섞여 있겠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그의 작품을 완성시키는 바탕이 되어주지 않았겠는가. '잃어버린 나를 찾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무라카미 하루키. 글을 쓰는 재능을 갖고 태어났듯, 달릴 수 있는 몸을 갖고 태어났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생 회고록으로 올 한 해 남은 하반기를 준비해보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쓰기와 달리기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문장이 뛰어가도록 한다. 


"아무튼 여기까지 쉬지 않고 계속 달려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나 스스로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다음 나 자신의 내부에서 나올 소설이 어떤 것이 될지 기다리는 그것이 낙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끌어안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 모순 투성이의 불분명한 인생의 길을 더듬어가면서 그래도 아직 그러한 마음을 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하나의 성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다소 과장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만약 매일 달리는 것이 그 같은 성취를 조금이라도 보조해주었다고 한다면, 나는 달리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127페이지.


달리는 것에 감사를 다 하는 작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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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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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냥 지나칠 만한 사건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런 호기심과 접근이 이런 재미있는 글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부러울 따음이다. 달리 본다는 그 시각 말이다. 여행, 걷기, 마라톤 등 그의 취미와 생각 등 일상생활에서 그가 궁금해하는 일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예를 들면 나는 지난 삽십 년간 매일처럼 달리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달리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는 걸 깨닫고 '이렇게 계속해서 달린다면 내 인생은 과연 어떤 식으로 달라질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끈질기게 쫓아가보기로 했다. -131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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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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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다양해야 한다. 글도 그렇다. 생각은 더 그렇다. 말과 글과 행동은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주장이 있어야 어떤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해결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언론이 막히고 토론이 없는 사회는 발전은 없고 미래는 더더욱 불투명하다. 


오늘의 사회는 어떠한가. 좋아진 세상이라고 하지만 무엇이 좋아지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겉으로는 달라졌지만 속으로 더 견고해진 것들은 없는가. 넘어설 수 없는 혹은 파고들어갈 수 없는 벽 같은 것들 말이다. 무너트릴 수 없는 공간 같은 것 말이다.' 어디에다 이야기하냐','벽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와 같은 말들을 들어보지 않았었나?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사실 혹해서 샀다. 도대체 남자들이 뭘 여자들에게 가르쳐든다는 건지 궁금했다. 내가 뭘 가르쳤다는 건지 말이다. 리베카 솔닛이라는 저자도 낯설지만 mansplain이라는 말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강박증 같은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냥 만든 말은 아닌 것 같고, 뭐지 하는 호기심이 일어났다. 


그렇군, 그런 책이구나. 남성 중심 사회구조가 이어져온 상황에서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서 들여다보지 못 했다. 100여 년 정도 전과 지금의 사회는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는가. 고착화된 성 역할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달라지고 있음은 긍정적인 변화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이루어가야 한다. 그러한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각각의 위치에서 다들 열심히 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여성 사회의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얼마나 착실하게 이루어졌는가. 


자신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싶지 않기에 그 벽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고 높아만 가고 있는 현실이다. 개방과 공유의 정신으로 만들어진 인터넷은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고리가 되어주었다. 다양한 글과 미디어는 세상을 바라보고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모든 여자들은 지금도 그들을 사라지게 하려는 세력들과 싸우는 셈이다. 여자의 이야기를 자기가 대신 말하려는 세력들과, 여자를 이야기와 족보와 인권헌장과 법률에 기록하지 않으려는 세력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단어로든 이미지로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자체로 이미 승리다. 그 자체로 이미 반란이다. -112페이지 중에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리베카 솔닛에 강간, 살인, 가정폭력, 여성 인권침해, 여성 참여 제한 등등 전 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고 왜 그러한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를 기록한 칼럼을 묶은 책이다. 시간대 순이 각각 차이가 나지만 그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남자들의 문제라거나 여자들의 문제라고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폭력적인 상황들을 살펴보는 이 책에서 저자가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급진적인 주장일까-다소 내 생각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들-아니면 당연한 권리인 건가 하는 심적 의문(?)이 들면서도 내가 아닌 다른 세상의 이야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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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 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 기술 56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전미옥 감수 / 갈매나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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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니 정말 이런 인간이 존재하지 싶은 생각도 든다. 샘 혼은 사람의 공감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의 말에 공감할 때 자신이 자치 빠질 수 있는 분노와 공포, 화 등 모든 부정적 에너지로부터 탈출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분노는 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에너지조차도 뭉그러뜨리고 만다. 그럴 이유가 있나. 그래서 그는 돌려 말고, 질문하는 일을 통해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화를 내는 것은 잠시 잠깐 내가 상대를 누르고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 지는 게임을 걸고 만 것이다. 후회가 바로 밀려오지 않나, 내가 좀 참을 것을 하고 말이다. 집어던지고 부수고 난 후에 그 난장판을 봐라. 나쁜 기운을 전하지도 말아야겠지만 그러한 기운이 혹 돌아온다면 다시 돌려 좋은 기운으로 내보내라, 그러면 더 좋은 기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계속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뉴스를 봐라, 말 때문에 싸움 나고 말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지 않나? 상대를 죽이는 말이 아니라, 상대를 살리는 말을 하면 된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배가 아프고, 내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해결책을 찾는 데 더 노력해라. 우리는 앞뒤가 바뀐 행동을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그가 대우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해라.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베풂 만큼 돌아올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사람을 얻는 기술일 것이다. 돈으로, 술로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말로 얻는 기술이 더 필요하다. 어떻게 공감의 언어로 말을 걸어보고 공감의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면 될 것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샘 혼의 책이 다시 화제다. 그래서 들춰봤다. 


지금 쓰고 있는 언어와 대화의 기술 수준을 파악해보고 나를 좀 더 성장시키는 것이 언어의 기술에 있음을 자각하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다하라고 부추긴다. 가슴에 담아두지 말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답이 없다. 우리는 돈을 잃는 한이 있어도 사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샘 혼의 이야기는 바로 그런 것이다.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나의 언어 수준을 체크해보자. 리더십은 책임 경영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리더십을 이루는 요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상대의 말, 부하의 말, 직원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리더의 자세이다.


"자 당신이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에서 어떤 부정적, 폭력적 단어가 쓰이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그 단어가 가진 축적 효과로 인해 당신은 자기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냉소적으로 변해가고 있는지 모른다. 좀 더 발고 긍정적인 표현을 찾아보라. 그리고 어두침침한 지하세계에서 벗어나 경이로운 세상을 발견하라.-12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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