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다 - 감독으로 말할 수 없었던 못다한 인생 이야기
김성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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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을 보고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의 장점을 갖고 그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끌어내는 일이 쉬운 일인가. 못하는 부분만 눈에 들어오면 그걸 야단치고 비난하고 뒤로 물러나게 만드는 일은 참 쉽다. 눈에 보이고 누구든 인정을 하는 일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가운데서도 좋은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꺼내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은 어떨까. 새로운 곳에서 야구 인생을 시작할 즈음에 그의 책이 나왔다. 바로 이 책이다. 어떤 사람일까. 웃는 얼굴 보다는 늘 심각하게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럴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감독의 얼굴 표정에서 선수들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고, 더 다른 길로 가게 만들 수 있게 때문이리라. 이 책 속에서도 그렇게 표현한다.

 

“어떤 경우에도 리더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감독의 불안이 선수들에게 전해지면 이미 진 것이다.“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 있어야 할 시간을 더 가진 감독이다. 팀웍을 만들고 선수단을 이끄는 것은 감독의 재량일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고독과 외로움을 선택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그의 선택을 따랐다. 그렇게 해서 선수들은 우승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며 부딪히는 여러 순간들을 풀어낸 이야기이다. 그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책이며 지난 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순간들의 기억보다는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좀 더 잘 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나는 늘 최악의 상황을 그린다. 그게 습관이 됐다. 가난하게 살았던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그것에 책임을 져야 했다. 프로 야구 감독이 되면서도 늘 결과로 말하고 책임을 져야 하니까 어떻게든 결과를 내기 위해서 악착같이 해오지 않았나 싶다. “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그는 뛴다. 전심전력을 다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이다. 선수들간의 규칙과 약속, 그리고 예의를 챙기며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그의 다른 출발이 또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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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1 -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흙의 숨소리, 자연의 웃음소리 텃밭 1
최민호 지음 / 거북이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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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은 땅에서 시작된다. 겨울을 이겨낸 땅 속의 수많은 미생물들이 꿈틀 거리면서 새싹들을 틔울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순리에 따라서 돌고 돈다. 그런데 이러한 땅들이 점점 도시화되면서 사라져 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작은 땅, 텃밭에서나마 그 순환을 지켜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반길 일이다. 이 책은 2권의 시리즈로 구성된 책 가운데 첫 번째 책으로 만화가이며 애니메이터로 활약중인 저자가 직접 텃밭을 일구어가며 키운 채소들에 대한 이야기와 밭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그렸다. 이 책을 덮으며 든 첫 번째 생각은 땅과 사람이 왜 한 몸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땅은 그렇게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기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만 인간은 그 치유능력을 기계에 의존해가는 동안 잃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빽빽한 건물들 속에서 초록빛 그림들이 가득한 이 책을 펼쳐보는 동안 마음 속 텃밭이 하나 들어 있는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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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 시인선 80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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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에 대해서 사실 아는 바가 크지 않다. 거의 모른다고 봐야지. 일전에 마광수 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마 교수는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으로 기형도를 이야기하며 그의 시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입 속의 검은 잎은 일전에 사두고 읽어두려 했다가 다른 이에게 전해주고는 정작 읽지 못한 시다. 오늘 다시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난해하지는 않지만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다. 절망과 고통 뿐이다. 그것을 통해서 그 힘든 시간들을 쓸어내리고 있다. 마 교수는 시는 시대를 떠나서 읽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때 상황에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시가 아니라 말이다.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해놓고 보니 좋은 시, 사랑받는 시가 어떤 시인가 하는 생각이 같이 들어왔다.

 

이 밤, 빛과 어둠을 분간할 수 없는

꽝꽝 빛나는, 이 무서운 白夜

(白夜 중에서)

 

어두운 차창 밖에는 공중에 뜬 생선 가시처럼

(鳥致院 중에서)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오래된 書籍 중에서)

 

그렇다. 이에 몇 줄에서 보듯 그는 시를 통해서 그 무섭고 어두운 것들을 증오했다. 토해냈다. 그의 상처, 고난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 하다. 그리고 그의 어린시절의 추억과 가족들을 이야기하며, 생을 돌아본다. 사랑을 갈구하지만 누구도 사랑을 주지 않는다.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고통을 담았다. 삶이 힘들 때 시인의 시가 오히려 위로를 해주는 것은, 내 일상의 소소한 불편함들은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위로해주고 무엇으로 감쌀 수 있겠는가. 시대를 흐르며 살아간 그 수많은 이름모를 사람들...

 

비 내리는 봄 날에 읽으니 더 와닿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그의 시 ‘빈 집’을 옮겨본다. 그의 삶이 짧았던 것은 그의 시에서 이미 다 드러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 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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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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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의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줄을 읽고나서 나는 이 책이 주는 것은 무엇인가를 동시에 생각했다. 그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다 죽는다는 거? 그 진리를 알려주는 것인가? 아니면 딴 짓 하지 말고 가정생활 충실히 하며 살라는 건가?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는데 좀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길지 않은 글 속에서 그는 몇가지, 특히 죽음이라는 주제를 던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게의 이름이지만 결국 보통의 모든 사람들을 보석가게와 연결지음으로 해서 귀하거나 평범하거나 사람, 그것은 결국 모두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해석을 나름대로 해보며, 나는 저자의 바람이 무엇인가, 의도는 무엇인가라는 국어숙제의 질문처럼 던져보며 겸손하게 살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먼저 생각했다. 나는. 그렇다고 더 치열하게 더 애착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지 말아야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평범한 사람 모두 인생의 끝은 같다는 것이다. 같다는 것에 위로를 받는 것은 그렇다고 아니다. 먼저가 있고 나중은 있지만 결국은 동일한 삶의 결과이다. 다만 그렇다보니 그 삶의 시간을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문제를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는동안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의 삶을 이 책의 주인공을 통해 되돌아보며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따라간다. 가족을 잃고 동료를 잃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자신도 떠난다. 생의 희망을 열어보려했지만 알 수 없는 길, 두가지 길에서 그는 한 길로 떠났다.

 

책의 시작은 ‘그’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모습에서 시작하고 마지막은 ‘그’의 죽음의 순간으로 끝이 난다. 처음 이야기는 다소 지루한 듯 하지만 뒤로 가면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들이 잘 드러난다. 끝까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가 생각게 하는 힘이 있는 글이다. 번역가의 이름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뒤에서 세 동료의 병을 알게 되고 위로차 전화를 하는데 그들의 대화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건 바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삶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충만해지기를 갈망하며 밑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삶의 과정은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무엇을 하며, 나를 위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상대를 위해 사는 것이며 존재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여긴다. 내가 편함으로 해서 상대의 불편함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옆에 누군가 자리를 들어가질 수 있는데 내가 그 사람이 앉을 자리까지 차지하며 내가 편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들 ‘이름’을 남기기 위해 애를 쓴다.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몸부림친다. 생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끝없이 달려간다. 오늘 주어진 내 삶의 길에 겸손한 마음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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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훈련소 - 간단하고 쉽게 글 잘 쓰는 전략
임정섭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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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어디까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도 되지만 어떠한 것든 써놓고 보면 속이 시원하다. 누구를 고려한다면 글이 되지를 않는다. 거짓이고 포장이 될 때는 글이 편치 않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위한을 준다. 그런데 이러한 글이 있는가 하면 상대를, 읽는 사람을 편하게 하고 더 감싸줄 수 있는 글도 써야 한다. 성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 경계에서 선 글쓰기를 좀 더 끌어 올려놓고 싶은 생각이다. 여전히 바닥을 기는 글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글쓰기 훈련소는 그런 시간들에 놓여 있는 자신을 더욱 끌어 당겨주는 채찍이며 당근같은 것이다. 더 재촉하고 더 끌어주고, 지금의 상태가 그리 또 나쁘지 않음을 일깨워주며 앞으로 나가게 하니 말이다. 서평을 쓰는 방법에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 결국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 구분하게 하는 일, 좀 더 강할 필요가 있는데 두리뭉술하게 넘어간다면 이게 읽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니 말이다.

 

글쓰기는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글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이 들어있어야 한다. 글감이 중요하다.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일상의 삶 속에서 시작하는 일이 필요하다. 대부분 여기서 이게 글이 될까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펼쳐 놓는 것이 기술이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성이 최근 많이 부각되고 있다. 그 만큼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술을 보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구조를 짜는 일과 더불어 세부적으로 그 안에서 글을 이어가는 방법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중복되는 표현, 불필요한 언어 등 글쓰기에 나타나는 불필요한 습관들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책은 언론인에서 전문강사로 변신한 저자가 그간의 강의와 경험을 녹여낸 글쓰기 가이드북이다. 처음 글쓰기를 하는 분들이나 어느 정도 더 글을 잘 써보 싶은 분, 특히 책을 읽고 난 후 독후감 혹은 서평을 제대로 쓰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쓰는 일도 필요함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글의 중심이 되는 포인트를 찾아내는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며, 그것이 풀리면 그 다음은 거기에 맞게 펼쳐놓으면 되는데, 이 포인트 라이팅을 못하는데서 발길이 걸리고 마는 것이 처음 글쓰기에서 마주치는 일들이다. 이 걸림돌을 제거하는 방법이 들어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포인트 라이팅의 방법을 소개하고 후반부에서는 서평의 실례를 통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서평을 쓸 수 있는지 다른 이들의 글을 통해 비교해볼 수 있게 해준다. 윌리엄 케인이 쓴 ‘작가처럼 써라’에서는 다른 이들의 글쓰기 방법을 모방함으로 해서 자신의 글을 완성하는 일을 권하고 있는데, 이것을 보면 다른 이들의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은 큰 힘이 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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