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즐거움 - 남의 글을 내 글 처럼
유지훈 지음 / 말글빛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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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원하는 대로 규정대로 작업을 해서 납품하면 문제가 없다. 시간과 생산량이 산출될 수 있다. 그러한 일들이 있는가 하면 사람의 경험과 재능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일들이 있다. 그것에만 의존해서 말이다. 번역의 일도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 생각한다. 낮은 번역료에 짧은 시간, 전문분야가 아닌 특정 분야의 원고라면 더 어려운 상황들이다. 그럼에도 전문자의 자존심으로 일을 하려 하지만 뜻대로 대지 않는다. 출판사의 사정도 있고, 번역가의 사정도 돌발적으로 일어난다. 어떤 일인가. ? 번역 중단 혹은 출판 보류 등의 사태, 번역료 미지급의 상황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번역가의 힘을 뺀다. 책이 막상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 모든 힘을 다해 번역했다고 하지만 독자들의 날카로운 족집게 같은 눈은 피해갈 수 없으며, 눈에 뻔히 보이는 오역은 번역가를 쥐구멍 속으로 밀어넣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번역가의 삶과 번역 작업에 생기는 잡다한 일들을 묶어 책으로 냈다. 여러 일들에 도전해보려 하지만 쉽지는 않은 듯 하다. 출판사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또 그러한 것 같고, 번역가의 노력 또한 기대되는 시점이다. 얼마후 스티브 잡스의 전기가 번역출간된다. 누가 번역을 할까 생각했다. 그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당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번역가로 지정된 듯 하다.  

번역가의 애환을 담은 책이다. 그렇게 즐겁지만 않다. 번역하는 일의 즐거움은 있겠지만 번역가에 대한 대우나 생각에 대한 저자의 글에서는 다소 불편한 느낌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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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홈스쿨
고경태.고준석.고은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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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기획이 돋보이는 책이다. 아이들을 동원한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만큼 생생한 글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이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다소 불만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글쓰기의 방법을 좀 더 터득하고 아이들이 어떤 점에서 어려워하고 무엇이 불만인가를 알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내용이라 여겨진다. 글쓰기의 형식보다는 글을 쓰는 즐거움을 갖게 해주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 이와 달리 강압적으로 공간을 채우게 하는 현실이다.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할 일이다. 글에 대한 재미를 갖도록 말이다. 읽기와 쓰기는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많이 읽어봄으로 해서 자신의 감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만들어져야 그러한 것들을 갖고 글의 구조를 완성시켜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은서와 준석 군의 1년간의 노력이 이러한 결실을 맺게 해준 아빠도 참 멋지다. 훗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실상 아직 내 스스로도 고치지 못하는 부분이 참 많음을 생각했다. 문장 속에 사용되는 반복적인 말투나 지나친 접속사 사용 등 말이다. 능동태가 아닌 수동태 형식의 문장들. 중요한 것은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는 지루한 문장이다. 가르치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라 하니 써 먹어보면서 내 스스로의 문장력도 길러 보면 좋겠다. 시간투자, 즉 공부가 필요한 일이다. 

쓰기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생활 주변에서 찾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특징이고 인상적이다. 마지막 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편지쓰는 부분은 몇해 전에 나도 해보았다. 참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직접 답장도 보내주십사 부탁도 했다. 전화를 통해서나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글은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 여겼다. 저자도 그러한 부분을 실행했다. 아이들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그 쓴 글을 고쳐가며 잘 못된 부분이 무엇인가를 지적해주고 있는데, 그러한 부분의 지도가 도움을 준다.  

글을 무엇보다도 지루하지 않아야 하며, 그러기위해서는 솔직해야 한다. 꾸미려고 할 때 거기서 이미 글은 망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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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네골 : 중국 조선족 설화 재미마주 옛이야기 선집 1
재미마주 편집부 엮음, 홍성찬 그림 / 재미마주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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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네골의 이야기 무엇일까, 내일 남의 일 가르지 않고 그 모든 일을 다 내일로 생각하고 나서는 그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한 마을이 재미있게 산다는 소식이 바다 속 용궁에 까지 전해져, 사신이 한 사람을 제물로 데리고 오라는 명을 받고 뭍으로 나왔다. 그런데 처음만난 부락장과 대장장이, 토기장이, 농부가 서로 가겠다고 한다. 그렇게 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이 다 따라나서고 마지막에 이 집 저 집 살림을 도와주고 사는 고아 처녀가 따라나선다고 한다. 그러다 참지 못한 사신이 처녀를 데리고 용궁으로 돌아가서 용왕에게 사연을 전하니, 오히려 금은보화를 선물로 주어 도로 돌려보낸다.

우리는 자신에게 어려운 일이나 귀찮은 일이 닥치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고 하려고보다는 혹 나에게 더 피해는 오지 않을까, 힘든 일은 아닐까 하며 피하게 마련이다. 인간적으로다가 말이다.

평화로운 이유는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네 일 내 일 따로 없고 서로 돕고 먹을 것이 생기면 나누는 것이다. 진정한 평화로움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서로가 없으면 안된다고 하고 자신이 나서겠다고 하니, 그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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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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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장난'아니다. 크지 않아도 외국 책이 아니어도 이렇게 멋진 그림책이 나올 수 있다니, 이 작가 누군가 했다. 구름빵의 작가이다. 입체적인 느낌의 그림과 아파트의 풍경, 그리고 달이라는 대상을 가져다가 맛있는 샤베트로 만들고, 달맞이꽃을 만들고, 결국에는 달토끼 두 마리까지 달을 찾으러 반장할머니 댁 까지 왔다.  

토끼가 앉아있는 장면을 마주할 때는 ‘뜨악’ 웃음이 터졌다. 그 표정이라는 것이. 여름 밤 시원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갖게하고 더불어 우리가 사는 환경과 달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해준다.  

여름날 에어컨과 선풍기를 많이 쓰게 되어 정전이 되어 컴컴한데 할머니 댁만 환하다. 그 빛을 따라온 이웃들, 할머니는 달이 녹아 내린 것을 받아 집안에 두었던 것, 그것으로 샤베트로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할머니에게서 나눔을 알게 되고, 그 달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힘이 있음을 깨닫게 하고, 다시 달이 차오르는 것, 달의 모습이 달라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런 상상과 재능을 갖고 있는 작가가 있다는 것, 그건 또 큰 행복이다. 말과 그림, 글, 그리고 배경이 된 여러 장치들 하나 하나의 정성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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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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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집안이다. 그러나 희망 하나 남아 있다. 집나간 가족들을 기다리고자 남아 있는 한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따뜻하고 웃음이 넘치는 가족을 갖지 못한 열일곱살 여울이네, 온갖 문제들은 여기에 다 모여있는 것 같다. 엄마가 다 다른 오빠, 언니와 할머니, 삼촌이 함께 사는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불안하다. 식권까지 복사해서 팔다가 걸린 여울이, 코스튬플레이를 좋아하지만 하나 둘씩 그나마 묶여 있던 가족의 품을 떠나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집에서 여울이는 할매와 남는다.  

성장기 소녀가 갖고 싶어하는 부모의 품, 친구, 이성교제, 학교생활 등 오늘날 청소년들이 부딪히는 삶의 현장들을 등장인물들의 말과 작각의 글이 합쳐지면서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불완전한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제 겨우 열일곱 살이다. 아직 자유로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자유로울 자신이 없는지도 모른다.’ 힘들지만, 어렵지만 그럼에도 각자의 빛대로 빛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이 각자의 몫대로 소중하게 쓰여지고 클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다 자기 몫의 길이 있는 법이다’라는 말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불안하고 불량스러운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그렇지만 심각하게 읽을 일도 아니다. 웃음 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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