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6. -올해의 45번째 책

★★★☆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목욕이 하고 싶어졌다.
마침 개그콘서트에 정신이 팔려 있는 딸아이와,
할아버지 할머니 방에서 뭘 하는지 조용한 아들아이를 따돌리고 몰래몰래 물을 채웠다.
수건으로 우아하게 머리를 싸매고, 커피를 한 잔 타다가 욕조 곁에 올려두고,
이제 몇 장 남지 않은 책의 말미를 즐기려는 순간....들켰다. ^^;

엄마와 목욕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두 녀석,
큰 녀석은 감기가 심해 안 된다는 말에 토라져 눈물이라도 흘릴 태세고,
둘째는 그 곁에서 "목욕! 목욕!!"을 외치며 옷을 벗기에 여념이 없다.
서방님의 수습으로 광풍은 어찌어찌 넘어갔지만, 그 때는 이미 흥이 깨진 상태.^^;

터키와 터키탕만큼이나 이탈리아와 거리가 먼 이태리 타월로 때를 밀어내며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냉열사에 후한 별점을 줄 수가 없는, 이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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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각하면서 웃겨요^^;;;

진/우맘 2006-11-2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마노아님, 제 논조를 정확히 읽어내셨군요!
"터키와 터키탕만큼이나 이탈리아와 거리가 먼 이태리 타월로 때를 밀어내며 생각한다."
오늘의 주력 문장입니다. ㅎ...ㅎㅎ...^^;;

클리오 2006-11-27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한 목욕탕과 목욕을 외치는 아들래미의 광경이 눈에 선해서 아니 웃을 수 없군요...

해리포터7 2006-11-27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이책의 영향으로 쭈욱 반신욕을 거의 매일 하고 있답니다...

책읽는나무 2006-12-0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을 읽고서 반신욕에 독서를 하고 싶다라는 갈망이 있긴 했었는데.....실천이 좀 어렵지요. 책에서는 우아함이 곁들인 반신욕 독서이지만 현실은......ㅠ.ㅠ

sooninara 2006-12-0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터키탕은 뭐하는 곳인지..이름은 아는데 정확한 내용을 모름..ㅎㅎ

저자의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는 의외로 웃기던걸.
사보기보다는 빌려 보기 추천.
 

 2006. 11. 23. - 올해의 44번째 책

★★★☆

그러고보니, 도쿄타워 이후 딱, 두 번째다. 에쿠니 가오리는.
냉열사같은 책은, 너무 유명해서 읽기 싫었다고 치자. 그래도, 이제야 두 권이라는 건 좀 야박하다.

그래...맞다, 맞아. ㅋㅋ 어느 리스트였던가 리뷰에서, 플라시보님이 가한 일침이 너무도 예리하게 가슴을 후벼파버린게다.
정확한 표현은 생각나지 않지만, "인간 가오리가 쓴 건지 물고기 가오리가 쓴 건지 알 수가 없는"  어쩌고 하는 기발한 비판에 뒤로 넘어갔던 기억. ^^

무츠키, 곤, 쇼코는 제목 그대로 반짝반짝 빛난다. 하지만 그들이 빛날 수 있는 건 단지, 소설 속에서 뿐. 결코, 소설 밖으로 배어나오지는 못할 인물들이다.
그냥, 책 안에서 그렇게, 이쁘게 빛나거라.


쫓아가 검색해봤다. 플라시보님의 리스트 중 '읽으면서 왜 샀나 겁나게 후회한 책들' 리스트 안에 '반짝반짝 빛나는'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한줄 평...이 책을 읽고난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진짜 물고기 가오리가 환생해서 쓴 소설 아닐까? ㅋㅋㅋ 정말이지, 촌철살인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첨언> 난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정말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작고 예쁜 것을 들여다보는, 그런 기분으로....가볍게 읽기 딱,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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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1-2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4권이라...늘 저보다 많이 읽으셨는데 정말 바쁘신가봐요.

진/우맘 2006-11-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늘....은요. ^^; 그리고 사실, 바쁜 것과 독서는 별 상관 없더이다....그냥, 게으름, 혹은 마음이 딴데 가 있었다고나 할까.^^

책읽는나무 2006-12-0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엄청 기대하고 읽었었거든요..흠~
돈 주고 샀음 엄청 후회할뻔 했었다는~~
다행히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지요..^^

전 님의 말씀처럼 '책안에서 이쁘게 빛나거라'라고 한 말씀이 와닿군요.
그리고 정말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기도 하지요.
 

 2006. 11. 22. - 올해의 43번째 책

★★★★★

 왜일까....하이타니 겐지로님의 책을 읽고 나면,

 한창 좋은 꿈을 꾸다가 덜컥 깨버린 것 같은 설움이 밀려온다.

게으른 교사의 삿된 패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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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11-2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43번째라 하루 15분씩만 투자하면 1년에 36권을 읽는 다는데.......
저두 내년부터는 몇권을 읽는 지 계산을 해봐야 겠어요. 대단하십니다.

진/우맘 2006-11-2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이요.....ㅡㅡ;;
2004년에는 143권(만화 시리즈는 무조건 1권으로 카운트...), 2005년에는 71권이었는데요? 매년 1/2 수준으로 격감할까봐 9월인가 10월부터 다잡은게 겨우 요겁니다.
무엇이든, 특히 독서는 양보다는 질일수도 있지만, 훗날 양질의 독서를 위한 초벌작업 정도로, 우선은 닥치는대로, 취향껏, 될 수 있는대로 많이 읽자 주의랍니다.^^
방금 전까지 지나간 독서일지를 살피다가 왔는데요, ㅎㅎ 정말이지 "내가 이 책을 읽었더랬어?"라고, 까맣게 생각나지 않는 책도 있더라구요.^^;;
 

 2006.11.12. - 올해의 40번째 책

별점 보류

당연히, 로알드 달은 최고의 재담가이며 '맛'은 별 다섯 개가 모자랄 소설집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을 즈음, 나의 신경줄은 팽팽하게 당겨져 끊어지기 직전의 상태,
그의 예측 불허 반전과 블랙코미디를 소화할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불면증 환자에게 에스프레소 격이었다고나 할까. ㅡㅡ;;
아무리 좋은 작품도, 조우하는 시기, 그 인연이 중요하다.

2006.11.19. - 올해의 41번째 책

★★★

글쎄, 권말에 작가는, 주변 사람의 조언과 편집 덕에 책이 더 나아졌다고 하던데....
내가 볼 때는, 난삽한 편집에 발이 묶여 좀체로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다.
좀, 지루하던걸. ㅡㅡ;


2006. 11.21. - 올해의 42번째 책

★★★★☆

뭐야, 제목과 표지가 조금만 덜 괴기스러웠다면 하루키 광팬을 자처하는 내가 이렇게 뒤늦게 구비하진 않았을 거 아냐!
조금도 기이하지 않고, 딱 하루키스러운 단편소설집.
혹자는 작가가 자기복제를 거듭한다며 실망을 표하지만, 나는 그렇게 변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이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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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11-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굴데굴 (-_-) (_-_) (-_-) (_-_) (-_-) (_-_) (-_-) (_-_) (-_-) (_-_)

간만에 악플 하나-_-v

진/우맘 2006-11-2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쯧...매너야, 니 나무그림 우리 원장선생님에게 보여드렸더니, 첨엔 아동화인 줄 아시더라구........
철 좀 들어라~~~~~ =3=3=333

해적오리 2006-11-2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두분의 댓글 미학에 웃고 갑니다.

mannerist 2006-11-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화??


진/우맘 2006-11-2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아동화. 그림 협찬은 수니님네 이뿌니 은영양.

 

 2006. 10. 28. - 올해의 39번째 책

★★★★

꼼꼼한 복선이나 놀라운 반전 같은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 그럼에도 '재미 없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독특한 추리소설.

그나저나 올해 독서 패턴의 문제점.
하나. 우선, 그 양적인 실적이 매우...저조하다. ㅡ,,ㅡ;
둘. 게다가 쬐끔 읽으면서도 소설 편식이 너~무 심하다! (통계를 내 보면 아마 비소설은 5% 미만일 듯.ㅠㅠ)
셋. 인상적인 책에도(게다가 숙제인 책에도) 리뷰를 못 쓰고 있다.

우짤꼬........라고는 하나, 뭐, 대안이 읎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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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3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