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마션‘처럼 ‘아르테미스‘ 역시 최악의 상황으로 몰린 주인공을 유쾌한 결말로 이끌어 내어 부담없이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철저한 과학적 기술 묘사 역시 여전. 이번 작품도 영화화가 기대된달까. 다만 영화 ‘마션‘처럼 몇몇 인물의 인종을 마음대로 바꾸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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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호의 악몽 2 버티고 시리즈
댄 시먼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가 따뜻해져서 만년빙이 녹아내리고 한 번도 인간에게 내주지 않았던 빙해의 항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2030년이 되면 북극에는 더이상 얼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마저 들린다.

이런 시대에 여름에도 모든 바다를 꽁꽁 얼려버리는 북극에 대한 소설을 읽고 있으니 기분이 참 묘하다. 댄 시먼스의 필력이 대단한건지 맛깔스레 우리 글로 옮겨낸 역자의 역량이 대단한 건지 소설 속 선원들의 추위와 언제 나타나 덮쳐올지 모르는 괴물에 대한 공포는 시종일관 무겁게 옥죄어져왔다.

부족한 난방과 애초 난방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추위, 그리고 보잘 것 없는 기준 이하의 식사가 이어지는 좌절 속에 진작 포기하고 쓰러졌어야 할 선장과 선원들은 내내 묵묵히 평상의 일과처럼 함선을 유지하기 위한 업무를 감내해낸다. 3년을 넘게 말이다!

그런 가운데 잊을만 하면 갑자기 튀어나와 이해불가능한 위력을 발휘하여 종이장처럼 선원들을 찟어발기고 잡아먹고 농락하며 안개처럼 사라지는 괴물의 존재는 존 W. 캠밸 주니어의 단편소설 《Who goes there?('The thing'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을 연상하게 했지만, 댄 시먼스의 소설은 시종일관 인간의 발걸음을 거부하는 북극이라는 미지의 자연이 주는 절망감이 주는 심연의 공포에 촞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자연의 경이 앞에 종교에 귀의하듯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가는 함장 크로지어의 마지막 반전적 결말은 댄 시먼스가 독자에게 주는 보너스같다.

올 봄, 리틀리 스콧 감독에 의해 AMC를 통해 드라마화되기까지 했으니 댄 시먼스의 필력은 공인된 듯하다. 호러물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용기를 내서 드라마도 도전을 해볼까한다.

그리고, "북극곰을 살립시다!" 우리 시대에 더이상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만년빙 속 북극은 역사 속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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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24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샘님 늘 건강하시고 메리크리스마스^^
 
[eBook] [세트] 견인 도시 연대기 (전4권) 견인 도시 연대기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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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기대되는 SF영화의 원작이라는 이유로 연대기 세트를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는 동화처럼 단순했으나 몇몇 장면과 결말은 좀 과하게 잔인할 정도로 냉혹한 면이 있어 언발런스한 독특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얼굴에 커다란 흉터를 가진 다분히 비뚤어진 심성의 사이코패스적인 헤스터와 그녀가 끝까지 인간성을 지킬 수 있도록 곁을 지켜준 인정어린 톰과 같은 메인 히로인들외에 헤스터를 사랑한 스토커 등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캐릭터들과 '도시진화론'을 따라 약육강식으로 생활한다는 견인도시들의 세계관도 남달랐다.

1편만으로도 잘 끝맺음된 소설이었지만 2편과 3편은 속편 격으로 4편의 결말을 위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2, 3편에서 읽다가 살짝 지루해져서 잠깐 덮어두기까지 했다는건 아쉬움이 남는다. 매력적인 히로인과 특별한 세계관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하겠지만 그에 반에 왠지 낯익은 스토리 매편마다 반복되는 결말과 어딘지 익숙하고 낯익은 장면들은 아쉬웠다. 특히 4편 마지막 씬은 분명 감동적이었지만 일본 애니에 나옴직한 전형적인 장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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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관내분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 로그 + 라디오 장례식 + 독립의 오단계
김초엽 외 지음 / 허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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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 첫 SF소설은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였던것 같다. 그후로 SF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였고 지금도 틈날 때마다 즐겨 읽고 있다. 읽었던 작품의 작가는 거의 모두가 서양 작가였고 최근에 들어서야 류츠 신과 같은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동양적이면서 중국적이라고 느껴지는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잘 버물여 낸 작품들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린 SF단편집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읽으면서 우리에게도 이렇게 신선한 소재를 담은 걸출한 SF 작가들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비록 대가들의 거대하고 세련된 세계관에 비해서는 아직은 신변잡기적인 소재에 머물러 있고 스토리의 흐름도 때로는 거친듯하지만 새내기 신인 작가들의 풋풋한 단편들을 통해 우리만의 정서와 세계관을 담은 SF 작품들의 시작을 엿보는 즐거움을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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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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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안개 긴 밤이었다. 서울 도심 곳곳에 벽이 나타났다."

서울 도심 한 복판에 갑자기 나타난 벽. 물리적인 현상이 아닌 '요새빙의'라는 형태로 도시 규모로 발생한 심령현상의 해결을 위해 시에서는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고고심령학자'들을 동원한다.

그들은 심령현상을 과거를 발굴하기 위한 도구로써 제한하고 심령현상 자체에 매몰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객관적인 자세로 관찰한다. 그래서 이른바 '유령'과 같은 심령현상이 일어나는 현장을 '발굴현장'으로 규정하고 철저하게 그 현상에서 객관적 관찰자의 자세를 유지하고 유령의 목소리를 통해 옛 언어나 복식 등을 찾아내도록 훈련받는다.

"그럼 발굴 원칙 숙지하고. 뭐뭐였죠? 개별 연구자가 될 것. 옆 사람을 적국 스파이라고 가정할 것. 자, 이제 오 분 전부터 조은수 학생 옆에 앉아 있던 5세기 혼령에 대해서 기록해보세요. 놀라는 건 상관없지만 손은 멈추지 말고."

역시 유령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야 제맛이라는 느낌. 이 책에서 유일하게 섬뜻했하게 놀랐던 장면. 이 마지막 현장실습 과정을 통해 처음 심령현상을 마주하게 되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심령학자로 학자의 길로 갈지 아니면 두려움에 굴복해 무속인(!)의 길로 들어설지 결정이 된다.

SF작품으로 특이한 제목의 '고고심령학자'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건 라디오의 책소개 코너를 통해서였다. 이영도의 '드래곤라자' 이후로는 국내 작가가 쓴 판타지 소설은 거의 읽지 않는 편이라 '고고심령학자'라는 판타지 소설같은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올리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손에 잡고 읽자마자 이야기속으로 빠져든건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고고심령학'이라는 특이한 소재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학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었다.

"아무리 작은 천제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천문학자라도 어느 밤 권태에 지쳐 그 일을 함부로 내팽개쳐서는 안 됐다. 그가 보지 않으면 인류 저체를 통틀어 그 별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 지 모른다. 하필 그 순간 그 천체가 무슨 특별한 신호를 발산하기라도 한다면, 불운하게도 인류는 그 신호를 놓치고 마는 셈이다.
고고심령학자가 된다는 것은 그런 의무를 지는 일이었다. 남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의무였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큰 임무였다."

그리고 그들은 '요새빙의'로 인해 모두가 파멸의 위험 앞에 서 있게 되었을 때조차 전문가로서의 마지막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

"대피해야 되는 건 다들 마찬가지잖아요. 모두가 대피해야 되는 재난 상황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해당 분야 전문가 몇 명은 현장을 지켜보고 있어야 되는 거니까.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분야 전문가가 우리다 보니. 빙의가 완성될 게 확실시되는 날인데 이 사람들이 달리 어디를 가겠어요?"

배명훈 작가는 심령현상이라는 빤해보이는 소재를 이용해 생각지 못한 시선으로 탄탄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영리하게 만들어간다. SF단편과 중단편을 꾸준하게 발표해 온 작가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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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8-07-25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가의 작품중 춤추는 사신이라는 작품 읽어봤는데 어느 멸망하는 작은 나라에 말과 문자를 구사하지 않고 기묘한 몸짓으로 표현하는 사신이 등장하는데 읽다보니 테트창의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한국sf작품중 이작가의 작품이 가장 세련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비가꾸는꿈 2018-07-26 01:46   좋아요 0 | URL
오, 꼭 챙겨서 읽어봐야겠습니다.